[누리말(인터넷말) 55] BookDaily

 날마다 책을 읽으며 살아갑니다. 날마다 종이로 된 책을 몇 권씩 읽고, 날마다 사람 책을 여러 권씩 읽습니다. 종이로 된 책도 책이고, 사람들 누구나 책이며, 우리 멧골집 텃밭이든 멧길이든 풀과 나무이든 한결같이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저로서는 ‘날마다책읽기’나 ‘날마다책’이나 ‘늘책’으로 살아가는 셈입니다. 날마다 책이야기를 몇 꼭지씩 쓰면서 생각합니다. 대단한 글이나 대단할 글이란 없고, 살가이 나눌 글이나 따스히 나눌 글만 있다고 느낍니다. 나 스스로 대단하다 싶은 글을 쓸 수도 없을 뿐더러, 쓰려고 생각할 일 또한 없으며, 나 스스로 내가 되읽을 때에 살갑거나 따스하다 싶은 글이 되도록 힘을 써야 즐거우리라 느낍니다. 저처럼 날마다 책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꾸리는 누리신문으로 ‘BookDaily’가 있습니다. 정치 이야기를 다루는 누리신문으로 ‘Ohmynews’가 있듯이, 이곳은 ‘BookDaily’입니다. 그러나 ‘Ohmynews’라 하더라도 여느 때에는 누리신문 이름을 한글로 ‘오마이뉴스’라 적습니다. 여느 기사에 알파벳으로 이름을 쓰면 사람들이 잘 못 읽거나 걸리적거리기 때문입니다. 대문에는 큼지막한 알파벳을 씁니다. ‘북데일리’도 여느 때에는 한글로 누리신문 이름을 씁니다. 그리고 대문에는 커다란 알파벳을 씁니다. 누리신문 이름부터 영어이기 때문에 ‘북 밴’이라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BookDaily’라는 이름 밑에 “매일매일 재미있는 책뉴스”가 적습니다. 뜻밖에 ‘북뉴스’라 적지 않습니다. 책을 읽어 조금이나마 생각을 깨우쳤다면 ‘책소식’이라 했겠지만, 또 ‘책행사’라는 게시판 이름을 볼 때면 ‘책뉴스’ 아닌 ‘책소식’이어야 했을 텐데, 누리신문 틀을 짜면서 알맞거나 바른 이름을 도무지 못 느끼는구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아이엠리치’ 같은 게시판(또는 다른 방) 이름이란 무엇을 나타낼까요. ‘아이엠리치’란 무엇일까요. 차라리 알파벳으로 적든지, 옳고 바른 우리 말로 옮겨적든지 해야지요. (4344.3.19.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43. 꼭 영어를 배워야 하나요
 : 배우고 싶은 사람이면 배워야 하고, 영어로 어떤 일을 하거나 영어로 된 책이나 영화를 즐기고 싶으면 영어를 배워야 합니다. 외국여행을 즐기고 싶거나 외국사람을 사귀고 싶을 때에도 영어를 배워야 할 테지요.

 44. 왜 맞춤법에 맞추어서 써야 하나요?
 : 맞춤법에 맞추어서 글을 쓰지 않으면, 아무도 내 글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45. 왜 우리나라는 쉬운 우리말 놔두고 어려운 한자말을 섞어서 말을 할까요
 : 어쩌면, 우리는 너무 바보에다가 멍청이인 탓이 아닐까요. 그토록 일제강점기에 짓눌렸고, 조선 때에는 봉건신분제로 시달렸으면서도, 참말로 왜 어른들은 쉬운 우리말은 젖히고 어려운 한자말을 이토록 좋아할까요. 궁금하기 짝이 없이 없습니다.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46. 말에 영어나 한자말을 많이 섞어 쓰면 뭐가 문제가 되나요
 : 내 넋을 잃습니다.

 47. 깨끗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려서 쓴 글 또는 시를 나에게 보여주세요
 : 백석 님과 현덕 님과 이원수 님과 권정생 님과 임길택 님이 쓴 동화하고, 신동엽 님이 쓴 시를 읽으면 됩니다. 이오덕 님이 쓴 《농사꾼 아이들의 노래》나 《나무처럼 산처럼》도 좋은 글입니다.

 48. 토박이말은 한자말보다 말 만들기가 참말 어렵나요
 : 한국사람이 한국말 만들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나 스스로 내 쓸모에 걸맞게 내 말을 써 버릇해야 내 한국말을 내 슬기로 아름다이 빛냅니다. 책을 읽으면 ‘책읽기’이고, 책을 쓰는 사람은 ‘책쓰기’를 하고, 책을 만드는 사람은 ‘책만들기’나 ‘책엮기’를 합니다. 책을 파는 사람은 ‘책팔이’를 하는 셈일 테지요. 책을 만드는 사람을 일컫는 이름은 ‘책꾼’이 될 테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쟁이’가 됩니다. 늦게 낳은 아이를 ‘늦둥이’라 하듯 늘 제때에 못 맞추는 사람을 가리켜 ‘늦기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말이기에 ‘새말’이며, 오랜 옛날부터 써 온 말이라 ‘옛말’이요, 새말을 빚는 일은 ‘말짓기’ 또는 ‘새말짓기’입니다.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까다롬쟁이’처럼 일컬을 수 있어요.

 49. 왜 한자말을 많이 쓰면 더 똑똑해 보인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 예부터 궁궐사람이나 양반이나 지식인처럼 ‘여느 사람을 다스리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한문을 배워 한문으로 생각을 펴고 한문으로 말을 나누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똑똑한 사람은 양반이거나 지식인으로 여겼고, 이들은 으레 한문을 썼기 때문에 한자말을 쓰면 똑똑해 보인다고 잘못 생각하는 버릇이 배고 말았습니다. 요사이는 영어를 써야 똑똑해 보인다고 이야기합니다. 지난날 한문(한자말) 쓰던 사람을 똑똑하게 보던 버릇하고 매한가지입니다.

 50. 동사무소나 군대나 법원에서 쓰는 말은 왜 생활에서 쓰는 말과 다른가요
 : 아직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찌꺼기를 털지 못했습니다. 동사무소 같은 관공서뿐 아니라 군대나 법원에서 쓰는 말은 일제강점기에 스며든 일본 한자말이 수두룩합니다. 더구나 공무원이 되도록 시험을 치를 때에 보는 교재라든지 공무원이 되어 써야 하는 서류마저 지난날 일제강점기 일본 한자말 판입니다. 아마, 말사랑벗이 나중에 짝꿍을 만나 혼인을 해서 아이를 낳을 즈음 ‘출생신고서’를 쓰려 하면, 한 마디도 못 알아들으리라 생각해요. 그런데 나라일을 맡은 공무원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일할 뿐, 스스로 여느 말로 여느 사람을 돕는 몫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관공서를 비롯해 군대나 법원, 여기에 기자들이 만드는 신문이나 잡지조차 쉬운 살림말(생활말)하고는 동떨어지고 맙니다. 말사랑벗이 읽을 역사책이나 인문책이나 철학책도 여느 자리 여느 말하고는 사뭇 돌떨어진 말로 가득합니다.

 51. ‘ㅋㅋㅋ’같은 말을 어른들은 ‘경박하다’며 안 좋아하시는데 우리끼리는 괜찮은가요
 : 가벼이 보든 무거이 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서로서로 쓰고픈 말을 써야 좋습니다. 괜히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며 쓰는 말이 될 수 없어요. 다만, ‘ㅋㅋㅋ’를 쓰든 ‘ㄴㄴㄴ’를 쓰든 내 마음을 따뜻하게 담아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말을 쓰니까 나쁘다는 잣대는 없습니다. 옳고 바른 마음을 착하며 곱게 담아서 쓸 수 있는 말인가 아닌가를 곰곰이 살펴야 합니다.

 52. ‘뭥미’처럼 인터넷에서 ‘우리집’, ‘우리엄마’ 따위를 ‘울집’, ‘울엄마’로 줄여쓰는데, 나중에는 ‘울-’같은 말들이 사전에도 오를 수 있을까요
 : ‘울-’ 또한 국어사전에 오를 수 있어요. 그러나 이런 말이 국어사전에 안 실리더라도 우리들이 이 말을 쓰고 싶어 한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으며, 국어사전에 안 실릴지라도 우리들은 즐겁고 신나게 쓸 수 있습니다.

 53. 어른들은 왜 이렇게 우리말을 못 할까요
 : 어른들은 어른들 삶을 제대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말을 못 합니다. 어른들 스스로 어른들 삶을 참답게 돌아보면서 올바로 아낄 수 있다면, 어른들부터 우리말을 제대로 쓰거나 바르게 나누겠지요. 어른들부터 우리말을 알뜰살뜰 써야 말사랑벗 또한 우리말을 알뜰살뜰 쓸 수 있으며, 이렇게 모두들 우리말을 알뜰살뜰 쓸 수 있는 때에 비로소 우리 삶터에 착한 사랑과 너른 믿음이 아름다이 자리잡으며 좋은 민주와 평화와 독립과 통일과 평등이 뿌리내리리라 봅니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33. 안 써서 없어진 한글에는 무엇이 있나요
 : ‘ㆁㆆㅸㅱㆍㆅㆀ’ 같은 한글을 오늘날에는 쓰지 않습니다. 이러한 한글을 쓸 까닭이 없어서 안 쓸는지 모르나, 나날이 말소리가 달라질 뿐 아니라 좁아지기 때문에 ‘더 넓게 더 많은 소리값을 담던’ 낱말 쓰임새가 줄어듭니다. 앞으로 이런 한글이 다시 쓰임새가 생길 수 있으며, 앞으로도 이 한글은 안 쓰일 수 있습니다.

 34. 우리말이 있는데 왜 사람들은 영어나 일본말 같은 외국말을 즐겨쓸까요
 : 사람들 생각과 마음이 올바르거나 튼튼하거나 아름답게 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라사랑이나 겨레사랑 때문에 옳고 바르게 쓰는 우리말이 아닙니다.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아름다이 다스리는 길을 찾으며 저절로 알맞으며 바르게 가다듬는 우리말입니다. 굳이 영어나 일본말을 써야 내 이름값이나 얼굴이나 학력이나 지식이 높아 보인다고 여기니, 오늘날 같은 모습은 앞으로도 바뀌기 어렵습니다. 입시지옥을 우리 손으로 걷어내고, 학력차별이나 도시문명이 잦아들도록 힘쓰지 않는다면, 또한 밥과 옷과 집을 내 손으로 알뜰히 일구는 ‘작으면서 예쁘고 착한 내 삶’을 돌보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우리말보다 영어나 일본말 사랑은 그칠 수 없습니다.

 35. 꼭 표준어를 써야 하나요
 : 표준말이란 내가 인천에 살든 울릉섬에 살든 마산에 살든, 서로서로 생각과 마음을 나누려고 마련한 말입니다. 표준말을 쓰지 않으면 내 생각이나 마음을 내 동무나 이웃이 알아들을 수 없겠지요.

 36. 편지로 욕을 써도 되나요
 : 말사랑벗이 편지에 욕을 썼을 때에, 이 욕을 읽을 사람이 어떠한 마음이 될는지를 헤아려 보셔요.

 37. 맞춤법이 뭐죠
 :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에, 내가 하는 말이나 내가 쓰는 글을 남들이 옳고 바르며 알맞게 알아듣도록 맞추어서 쓰자는 말법입니다.

 38. 꼭을 책을 많이 읽어야 우리글을 잘 쓰나요
 : 옳지 못하고 바르지 못한 글로 된 책이 무척 많습니다. 책을 많이 읽거나 책을 좀 읽는다 해서 우리말을 잘 쓰지는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어야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곧바로 알아채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느냐를 살펴야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대로 내 말이 되니까, 내 삶을 어떻게 추스르느냐에 따라 내 말을 내 이웃과 동무가 어떻게 알아듣거나 받아들이느냐가 달라집니다.

 39. 우리나라에서 왜 사람이름은 세 글자인가요
 : 한자로 두 글자로 이름을 지어 버릇하니까, 성씨하고 더해서 세 글자이기 일쑤입니다. 성씨가 두 글자인 분들 가운데 이름을 한 자로 쓰는 분이 많아, 성씨가 두 글자여도 성과 이름을 더해 세 글자인 사람이 매우 많아요.

 40. 우리글 이름을 왜 한글이라고 하나요
 : 우리나라를 이룬 겨레는 ‘한겨레’입니다. ‘한’은 토박이말로 우리 겨레한테 붙는 이름입니다. 한자로 우리나라 이름을 ‘韓國’으로 쓰지만, 토박이말로는 ‘한나라’로 씁니다. 지난날 한힌샘 주시경 님이 ‘훈민정음’이던 우리 글이름에 ‘한글’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습니다. 한겨레 말이기에 ‘한말’이라는 뜻이고, ‘한’에서 가지를 치는 낱말로 ‘한길-하늘-하나-하느님’이 있어서, ‘한글’일 때에는 ‘큰글’이나 ‘높은 글’이나 ‘하나 있는 하나된 글’을 뜻하기도 합니다.

 41. 왜 서울사람들이 쓰는 말을 표준어라고 하나요
 : 서울이 우리나라 한복판에 자리한 곳이며,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모두 이곳에 모였기 때문에,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쓰는 말을 표준으로 삼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표준말이 곧 서울말이지는 않습니다. 표준말을 쓰는 사람이 서울에 가장 많이 살기 때문에 표준말이 서울말처럼 들릴 뿐입니다. 그러니까, 나라를 다스리면서 온 나라 사람들이 두루 알아듣도록 세운 표준말을 서울사람이 먼저 쓰도록 하면서 표준말이 서울말처럼 되는데, 서울에도 서울 사투리가 있어서 표준말과 서울말이 아주 똑같지는 않아요.

 42. 우리말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고 우수하다고 하는데 왜 세계어로 안 쓰나요
 : 세계어란 세계를 주름잡거나 세계 권력을 움켜쥐는 나라가 쓰는 말입니다. 오늘날 지구별을 뒤흔드는 권력을 움켜쥔 나라는 미국입니다. 이와 함께 유럽 여러 나라가 권력이 대단히 셉니다. 우리가 배우는 ‘제2외국어’로 프랑스말과 독일말이 있는데, 미국말·프랑스말·독일말은 지구별 권력을 누리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우리 이웃에 중국과 일본과 러시아가 있는 터라, 이들 나라 말을 함께 배우도록 이끌기도 합니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함께 살아가는 말 43] 맑은터

 태어나서 자란 고향을 떠나 열 몇 해쯤 다른 곳에서 지내다가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여러모로 놀랐습니다. 그동안 거의 바뀌지 않은 골목동네 모습을 보면서도 놀랐으나, 도무지 알아볼 수 없도록 바뀐 학교이름을 보면서도 놀랐습니다. ‘정보산업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바뀐 학교는 예전부터 이 이름이 아니었는데 어느덧 이런 이름이 되었습니다. ‘비즈니스고등학교’라는 데는 아마 인천에만 있는가 하며 놀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온 나라 곳곳에 이런 이름으로 바뀐 학교가 수두룩한 줄을 깨닫습니다. 아무래도 영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지구별인 만큼 학교이름을 ‘푸른배움터’라든지 ‘푸른학교’로조차 붙이지 않을 테니까 어쩔 수 없는 셈이겠지요. 학교라는 데는 머리에 지식을 가득 집어넣거나 시험점수 잘 치르도록 내모는 곳이 아니었는데, 우리 나라만큼은 아이와 어른 모두 삶을 느끼며 사랑을 북돋우는 맑은 터전이 못 됩니다. 생각해 보면 “배우는 터”가 학교라기보다 “맑은 삶터”가 학교여야 올바를 테고, ‘배움터’로 풀어쓰기보다 ‘맑은터’로 새 이름을 붙여야 알맞지 않으랴 싶습니다. 그런데 인천에는 어느 ‘공업고등학교’가 올해부터 ‘유비쿼터스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꾸는군요. (4344.3.17.나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함께 살아가는 말 44] 먹는빵

 먹지 않는 빵이란 없습니다. 그런데 식빵은 ‘먹는빵’이라 이름이 붙습니다. 어릴 때부터 식빵이라는 이름이 참 얄궂다고 느꼈습니다. 한자로 ‘먹을 食’을 붙여 ‘食빵’이라니, 밥을 가리켜 ‘食밥’이라 하지 않는데, 빵 가운데에서 ‘식빵’은 아주 다른 빵을 가리키는 이름이 되고 맙니다. 밥처럼 먹는 빵이래서 식빵이라 이름을 붙였는지 모릅니다. 여느 빵과는 다르게 밥처럼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빵이기에 식빵이라는 이름이 걸맞는지 모릅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마시는 물을 놓고도 굳이 ‘먹는물’이라 따로 가리키기도 하고, 이를 한자말로 옮겨 ‘食水’나 ‘食用水’라고도 합니다. 물이라면 으레 마시기 마련이지만 ‘마실물’이라 하는 한편, 한자말로 거듭 옮겨 ‘飮料水’나 ‘飮用水’라고까지 하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음료수’는 여느 마실거리가 아닌 탄산음료 같은 마실거리를 가리키는군요. 어떻게 바라본다면 딱히 얄궂다 하기 어려운 낱말인 ‘식빵’일는지 모릅니다. 우리 말삶에서는 이런 말마디 아니고는 좀처럼 알맞다 싶은 낱말을 빚기 어려운지 모릅니다. 밥처럼 먹는다면 ‘밥빵’일 텐데, 우리 말로 이름을 붙이면 우습거나 안 어울린다고 여겼을까요. 예쁘면서 잘 어울릴 이름은 ‘식빵’뿐일까요. (4344.3.16.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