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77 : 운전 -ㄴ 로망 가지고 있었다


나는 운전에 대단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 나는 부릉부릉 몰고 싶었다

→ 나는 손수 몰고 싶었다

《어린이의 여행법》(이지나, 라이프앤페이지, 2023) 17쪽


남이 모는 곳에 탈 수 있으나, 손수 몰고 싶을 만합니다. 스스로 몰면서 바람을 가르고 싶을 만합니다. 꿈을 품어요. 이루려고 하는 일을 가만히 그려서 마음에 담습니다. 보기글에서 “대단한 로망”은 옮김말씨에 일본말씨입니다. ‘-ㄴ’으로 적으니 옮김말씨요, 프랑스말 ‘roman’을 ‘로망’으로 읽으니 일본말씨입니다. “가지고 있었다”도 옮김말씨하고 일본말씨가 섞여 얄궂습니다. ㅅㄴㄹ


운전(運轉) : 1. 기계나 자동차 따위를 움직여 부림 2. 사업이나 자본 따위를 조절하여 움직임

로망(<프>roman) : [문학] 12∼13세기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통속 소설. 애정담, 무용담을 중심으로 하면서 전기적(傳奇的)이고 공상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 로맨스(romanc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78 : 하지만 공부 것 나의 일천


하지만 고작 열 달 공부한 것으로 나의 스페인어는 일천했다

→ 그렇지만 고작 열 달 배운 스페인말은 얕았다

→ 그러나 고작 열 달 배운 스페인말은 허술했다

《어린이의 여행법》(이지나, 라이프앤페이지, 2023) 86쪽


‘그러나’를 ‘러나’나 ‘나’로 줄여서 쓰지 않듯 ‘그렇지만(그러하지만)’을 ‘지만·하지만’으로 줄이지 않습니다. 말을 배워서 쓰는데, 열 달은 짧거나 모자랄 수 있어요. 아직 어설프거나 얕을 만합니다. 엉성하거나 허술할 수 있습니다. 어설프니 다독입니다. 엉성하니 추스릅니다. 얕으니 다지고, 허술하니 채웁니다. ㅅㄴㄹ


공부(工夫) :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일천(日淺) : 시작한 뒤로, 날짜가 얼마 되지 아니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24.

오늘말. 물


어디에서나 물을 마십니다. 시골집에서는 멧골에서 샘솟는 물을 마십니다. 서울에서는 내도 가람도 아닌 꼭지를 틀면 나오는 물을 마십니다. 물마다 빛결이 다릅니다. 시골물에는 숲빛이 서리고, 서울물에는 매캐하거나 어지러운 빛깔이 섞입니다. 누구나 샘물을 마신다면 샘처럼 새롭게 빛나는 하루를 누립니다. 누구나 샘물을 모른다면, 그만 빛기운이 모자란 나머지 자꾸 싸워요. 안팎으로 다투거나 치고받더군요. 자꾸 부딪치면서 미워하고 말아요. 숲에서 비롯하는 숲물을 마시는 사람은 엇갈리지 않아요. 들에서 퍼지는 들물을 머금는 사람은 들끓거나 툭탁거리지 않습니다. 가두리에 고이고 만 물을 마셔야 하니 내처 갈리면서 으르렁거립니다. 새벽마다 잎에 맺는 이슬을 마시는 풀벌레하고 새하고 숲짐승은 포근히 어우러지는 숲살림을 헤아립니다. 잎물도 꽃물도 잊은 채 꼭짓물에 갇힌다면, 빛접은 물빛이 비었으니 어느새 처지면서 어둡게 잠깁니다. 해는 빈자리에도 비춥니다. 들숲바다뿐 아니라 서울도 비추고 귀퉁이도 고르게 비추는 해예요. 비는 어디에나 내립니다. 비가 안 내리는 곳은 없습니다. 봄날에 봄빛으로 물들면서 봄노래이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안다툼·안싸움·집안싸움·집싸움·갈리다·엇갈리다·다투다·싸우다·치고받다·툭탁거리다·부딪치다·미워하다·싫어하다·으르렁·어지럽다·어수선하다·끓다·들끓다 ← 내란(內亂), 내분(內紛), 내전(內戰), 부부싸움(夫婦-)


모자라다·없다·떨어지다·빠지다·빠뜨리다·비다·빈자리·빈곳·빈구멍·빈구석·적다·줄다·다 팔다·모두 팔다·몽땅 팔다·동나다 ← 결품(欠品·缺品)


결·맛·물·꽃물·꽃빛물·꽃물감·빛·빛깔·빛결·빛기운·빛값·빛나다·빛있다·빛접다·빛살·빛발 ← 색감(色感), 발색(發色)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24.

오늘말. 못쓰다


삶이라는 길에서 보면, 자잘한 곳이 따로 없습니다. 쓸데없다고 내칠 데란 없습니다. 얼핏 돌덩이로 보지만, 이 돌더미가 쉼터일 때가 있고, 이 돌무지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숨결을 느낍니다. 못쓸 살림이란 없습니다. 안 쓰다가 곱재기로 구를 뿐입니다. 쥐뿔처럼 여기면서 하찮다고 밀칠 수 있어요. 보잘것없다고 여겨서 여태 등돌릴 수 있습니다. 이때마다 문득 멈추어서 마음으로 물어봅니다. 왜 자갈밭을 걸어야 했는지 돌아봅니다. 돌밭에서 처음에는 발바닥이 아플는지 모르나, 어느새 굳은살이 박이면서 어느 길을 거닐든 든든해요. 재잘재잘 노래하는 아이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끝없이 말하고 뛰고 놀면서 까르르 웃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생각합니다. 고단하면서 덧없이 지나가는 듯 여길 수 있는 집안일이지만, 내버려둘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아니, 날마다 여미고 다스리는 집안일이기에, 늘 집살림으로 거듭나고, 조금씩 손을 쓰면서 손빛이 늘고 눈빛이 늘어요. 시시하거나 심심한 일은 없더군요. 그저 시들하게 여기는 눈길이 있어요. 아이하고 주고받는 말에는, 서로 건네고 띄우는 사랑이 흐릅니다. 이 사랑씨앗을 나누고 찾아가는 하루입니다.


ㅅㄴㄹ


못쓰다·쓰지 못하다·같잖다·꼴같잖다·안 되다·되지 않다·곱·곱재기·꼽·꼽재기·새알곱재기·버리다·내버리다·내다버리다·내버려두다·버림치·보잘것없다·볼것없다·쥐뿔·하찮다·쓸데없다·쓰잘데기없다·쓸모없다·돌덩이·돌덩어리·돌더미·돌무더기·돌무지·자갈·돌밭·돌투성이·자잘하다·크잖다·망가지다·망그러지다·못나다·졸때기·좀스럽다·쪼잔하다·손쓸 길 없다·손도 못 쓰다·시들다·심심하다·알량하다 ← 사용불가


말하다·얘기하다·알리다·묻다·여쭈다·건네다·띄우다·보내다·주고받다·오가다·나누다·찾다·찾아가다·찾아오다 ← 연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박애주의



 사랑을 헌신적으로 실천하는 박애주의자이다 → 사랑을 온몸으로 펴며 너그럽다

 박애주의적인 면이 부각되었다 → 다솜빛이 도드라진다

 분단을 초월한 박애주의 정신 → 금을 뛰어넘는 사랑


박애주의(博愛主義) : [철학] 인종에 대한 편견이나 국가적 이기심 또는 종교적 차별을 버리고 인류 전체의 복지 증진을 위하여 온 인류가 서로 평등하게 사랑하여야 한다는 주의.≒사해동포주의



  온누리나 온사람을 따스하게 품는 길은 빛납니다. 그리고 ‘곱다·너그럽다’로 나타냅니다. 이러한 마음은 ‘따뜻하다·따사롭다·따스하다’나 ‘다솜·다솜빛·다솜꽃’으로 나타낼 만하고, ‘포근하다·폭신하다·푸근하다·푹신하다·후덥다’로 나타내어도 어울려요. 따뜻하고 너그러우니 ‘도와주다·돕다·-랑·-과·-하고·부축·서로돕다’라 할 만한 빛이요, ‘사람·사람결·사람됨·사람길’이나 ‘사람빛·사람꽃·사람답다’라 할 만합니다. 수수하개 ‘사랑·살내음·살내’라 할 테고, ‘아름답다·아름길·아름꽃·아름빛’이라 할 수 있어요. ‘어깨동무·이바지·이웃사랑·이웃빛·팔짱’이나 ‘착하다·참되다·참답다·참하다’로도 나타낼 만한 살림빛입니다. ㅅㄴㄹ



박애주의 단체의 회원들은 농부들의 죽음이 미국정부 내에 있는 자기 동포들이 지원한 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 이웃사랑 모임 사람들은 미국에 있는 제 겨레가 돈을 댄 총칼에 논밭지기가 죽은 줄 알까

《체 게바라 자서전》(체 게바라/박지민 옮김, 황매, 2004) 22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