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레이철 조이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이제 100쪽쯤 읽고 있는데 이 책, 참 좋다. 나도 당신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다. 당신에게 닿기 위해 걷지만 그 시간들은 충분히 나를 위한 시간이 될것이다. 잊혀진 기억들과의 마주침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줄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참 좋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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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향신문을 넘겨보다가 [경향시선-미래에서 온 詩] 를 읽게됐는데, 오, 인용된 시가 훅- 들어왔다.





시, 시, 비, 비

사랑해라고 고백하기에 그 자리에서 오줌을 싸버렸다 이보다 더 화끈한 대답이 또 어디 있을까 너무 좋아 뒤로 자빠지라는 얘기였는데 그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신다면서 그 흔한 줄행랑에 바쁘셨다 내 탓이냐 네 탓이냐 서로 손가락질하는 기쁨이었다지만 우리 사랑에 시비를 가릴 수 없는 건 결국 시 때문이다 줘도 못 먹는 건 그러니까 내 잘못이 아니란 말이다 

- 김민정(1976~ )



사랑해라는 고백 앞에 오줌을 싸버리는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어마어마한 것이었을까.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심장이 덜컹거렸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줌을 싸버리는 것도 그리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줌이라도 싸버리면 나았을까. 오줌을 참았던 건, 어쩌면 이 시 속에서 말한것처럼 역겨워 떠나버릴까 두려웠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는 말은 진심으로 말한다고 해서 상대에게 가 닿거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고백하는 사람의 진심을 안다고 해도,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해도,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건 그저 나를 좋아한다는 친구나 직장 동료들의 말과 별로 다를 바없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저 스치듯 한마디 하는 것에도 얼마나 쿵쿵거리던가. 사랑한다는 고백은 말하는 이의 진심이 아니라 듣는이의 마음앞에 효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저 시가 있는 시집이 무엇인가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저 제목 좀 보라지.


 














제4부 뛰는 여자 위에 나는 시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피해라는 이름의 해피 
어느 날 가리노래방을 지날 때 
정현종탁구교실 
뛰는 여자 위에 나는 시 
예상 밖의 효과 
한밤의 숨바꼭질 
콜! 
시라는 이름의 시답지 않음 
시는 그래, 그렇게나 기똥찬 것 
시, 시, 비, 비 
시가 밥 먹여주다 
어떤 절망 
이상은 김유정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 






가을이 시의 계절인건지

내가 시의 계절인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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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가장 오랜기간 가장 많이 좋아한 가수이고, 사춘기 시절 가장 처음 연예인 사진을 사게 한 가수이고 우리 삼남매가 모두 좋아했던 가수이다. 그의 노래들 중 무엇이 좋았는지를 얘기하는 건, 너무나 많은 곡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부질없고, 어제는 계속 이 노래가 생각났다. 그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까워, 대체 왜 이런 노래를 만들었던 거냐고 묻고 싶어졌다. 대학시절, 졸업여행에서 나는 이 노래를 불렀었는데.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흐린창문 사이로 하얗게 별이 뜨던 그 교실
나는 기억 해요
내소년 시절에 파랗던 그꿈을
세상이 변해가듯 같이 닮아가는 내 모습에 
때론 실망하며 때로는 변명도 해보앗지만
흐르는 시간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무엇을 찾아 이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앞에 생이 끝나갈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회 없노라고
그대여



감히 그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살아온 세월을 당신은 후회하지 않아도 좋을거라고. 

당신이 간건 너무나 안타깝고 야속하지만, 여전히 믿고 싶지 않고 믿기지도 않지만, 

나는 아직 당신을 보내지 못하겠지만,

부디 가신 곳에서 평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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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10-2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당시 그룹 이룸으로 무한궤도라는 이름 부터 튀었었죠.
지구레코드라는 앨범 자켓이 반갑고 또 쓸쓸하네요.

다락방 2014-10-28 14:04   좋아요 0 | URL
밤의 디스크쇼를 들으면서 신해철의 웃음소리가 들릴때마다 막 가슴이 뛰었었어요. 하하.
무한궤도의 노래는 다 좋았습니다, hnine님.
여름이야기, 난 그대만을 같은 노래들은 정말 어찌나 좋은지요.
야속하고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hnine님.

책읽는여름 2014-10-2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마왕 어쩌구 하면서의 모습은 별로였지만....무한궤도와 넥스트 시절의 신해철은 정말....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리는가 싶어서 슬프네요 ㅠㅠ

다락방 2014-10-28 14:35   좋아요 0 | URL
저는 최근의 노래들도 무척 좋아했어요. 야, 어디 안가는구나, 역시 신해철이구나, 하면서요...하아-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일공일삼 94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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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미 어린 시절을 겪고난 후라는 게 다행이라 여겨지고 앞으로 어린 아이들이 맞닥뜨리게 될 세상이 겁난다. 학교는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것일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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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거짓말 놀 청소년문학 22
발레리 쉐러드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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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거짓말을 낳고 결국엔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그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괴물이 되는 것 밖에는 없다. 그러나 세상 누구 하나는 반드시 진실을 알거나 알게되는 법. 거짓말은 영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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