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와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같이 읽었다. 총 세 권이나 되는 책을 읽으면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읽다가 좋은 문장들을 문자메세지로 딩동- 보냈다. 그 세 권을 읽는 동안 그 시간들이 좋아서, 어떤 날은 집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읽다가 길동역에서 내려, 서둘러 집에 가는 대신 벤치에 앉아 책을 조금 더 읽고 들어가기도 했다. 나는 J 와 내가 그런 친구라는 사실이 무척 좋았다. J 와 내가 나누는 대화는, 다른 사람들(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와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책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일상을 얘기할 때도 직접적이기 보다는 돌리고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도 많았는데, 이걸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도, J 이기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며칠전에, 우리는 아주 오랜만에 다시 대화를 나누었다. 아, 좋다.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J 도 내게 그랬다. 내가 J 에게 까페라떼 같다고. 나는 J 에게 말했다. J 와의 대화는 광합성을 하는 기분을 준다고. 나는 당신과의 대화를 온몸으로 쭉쭉 빨아들인다고. 이런 대화를 하면서도, 이런 대화를 문자메세지로 나눌 수 있는 건, 우리가 'J 와 나' 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J 와 나의 대화는 이런 식이다. 우리 둘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좋아하는데, 어느 한날 뜬금없이 J 가 내게 문자메세지를 보내는거다. '지금 새벽 세시에서 아무데나 한 문장만 골라서 보내줘요' 라고. 그러면 나는 후다닥 그 문자를 보고 책장으로 달려가 새벽 세시를 꺼내서 이렇게 답을 보내는 거다.



<305페이지. 에미, 나에게 와요.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택시비는 내가 낼게요.>



J 는 너무나 마음에 든다고 좋아하고, 나는 이런 문장을 보내줄 수 있음에 좋아한다. 쉽게 말하자면 이런 대화를 하고 둘이 꺅꺅 거린다는 거다. 나는 이런 대화가 몹시도 마음에 드는데, 이런 대화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J 와 나이기에 가능하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 대화는 몹시도 오글거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둘의 대화는 우리 둘만의 것이므로, 나는 개의치 않는다. 나에게 J 와의 대화는 순간순간 소중하다. 그런 J 와 나는 '다시' 대화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몹시 기쁘다. 하나하나, 나는 J 와의 대화를 흡수한다. 쭉쭉 빨아들인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에 대해서는 하아- 할 말이 많은데, 나는 제일 처음 이 책을 조선일보의 신간소개코너를 통해서 알게 됐다. 제목이 너무 좋아서 그 신문을 보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주문했고 그러므로 내가 받은건 당연히 1쇄였다. 너무 좋아서 참 낡아질 정도로 들여다보고 밑줄 긋고 그랬는데, 몇 년후에 남동생도 이 책을 보고 그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이 책을 빌려줬다. 그리고 이 책을 돌려받기 전 남동생 커플은 헤어졌다. 하아- 나는 남동생에게 '내 책은?' 하고 물었지만, 남동생이 '헤어졌는데 차마 누나 책 돌려달라고 말할 수가 없더라' 하는거다. 나도 그럴거라고 생각해서 너무나 아깝지만 포기했다. 그리고 다시 샀어 ㅠㅠ 오늘 내가 가진 책을 보니 15쇄였다. 히잉-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났다. 몇 년전에 소개팅한 남자에게는 소개팅한 그 날 사귀기로 하고 그 다음번 만남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빌려줬는데, 돌려받기 전 헤어졌다(근데 이 책은 다시 사고 싶진 않다). 얼마전에 회사를 그만둔 직원에게 '에이모 토올스'의 《우아한 연인》을 빌려줬다는 걸, 그 직원이 더이상 출근하지 않게 된 다음에야 기억해냈다. 하아- 그만두기 전에 그런것 좀 챙겨주고 가....이렇게 책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와 다시 안 볼 사이가 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사실 책 한 권에 만 원 남짓하고, 또 책이라는 물건의 특성상 그걸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받을 생각 안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한테 책 한권 선물 못하겠냐, 하는 마음으로. 다른 것도 아닌 책인데. 그렇지만...그게 내가 읽은 '내 책' 이라서 짜증이난다. 이왕 책 선물을 할거라면, 내걸 돌려받고 새 책으로 하고싶다. 내가 밑줄 긋고 내가 접은 책, 그건 돌려받고 싶다. 내가 그렇게 주었던 책들을, 그중에 정말 좋았던 책들을 다시 사긴 하지만, 이미 그 책들은 내 책 같지가 않다. 그 새 책 냄새 풀풀 풍기는 것들을, 내가 좋아했던 예전 그 감정 그대로 좋아하게 되질 않더라. 그래서 우아한 연인은 지금 사지도 못하고 있다. 어차피 사봤자, 그건 내 책이 아니야, 더이상... 하아-




나는 현재 개인 도서관이다. 살아있는, 숨쉬는 도서관. 회사 직원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있는데 지금 나한테 책 빌려가서 읽는 직원들이 여러명이다. 어떤 직원은 금세 금세 반납하고 어떤 직원들은 몇 개월이 지나도 안가져온다. 뭐, 재촉하지 않고 내버려두는데, 아마도 그래서 그만둘 때 본의 아니게 먹튀..하는 듯.. Orz


최근에 나에게 빌린 책을 다시 가져다주는 직원들은 하하하하, 가져다줄때 마다 뭔가 하나씩을 꼭 끼워준다. 커피이기도 하고, 젤리이기도 하고, 과자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한 직원은 무려 스타벅스 카드를 주더라!




내가 너무 놀라서 아니, 이런걸 주면 내가 앞으로 책을 어떻게 빌려주냐고 했는데, 직원은 그냥 꼭 드리고 싶었어요, 라며 주고 사라진다. 아마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뭐, 나를 좋아하는 게 이 직원뿐만은 아니지만. 인기투표 하면 이 회사에서 내가 일등할 자신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내가 먼저 책 읽어볼래요? 하고 시작한건데, 어쨌든 지금 그래서 책 읽는 직원들이 늘어나 씐난다!! >.<















나는 아주 오래전에 토이 1집에서 '조규찬'이 부른 <내 마음속에>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같은 노래도 좋아한다. 좋아했다. 이번 새로운 앨범을 들으며 약간 두근두근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들으면서 '아, 나는 이제 에피톤이 더 좋다' 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레 비교를 하며 생각했다. 


예전의 토이는 '나'를  노래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아프고 내가 서운한, 그런 노래. 그런데 지금의 토이는 약간 거리를 두고 '우리' 혹은 '너희들'을 노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다 이렇지' 의 느낌. 그런데 에피톤은 다르다. 에피톤은 지금, '나'의 노래를 한다. 지금 '나'의 상황, 감정, 생각에 푹 빠져서 부르는 '나'의 노래. 나는 그쪽에 언제나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오늘 출근길에 양재역에서 회사까지 걸으면서 들은 노래는 토이의 새 앨범에서, 이 노래가 신났다. 크리스마스 사랑 고백 송.





아하하- 하고 혼자 웃으면서, 이건 크리스마스에 사랑을 고백할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들어야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혹은,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듣고 크리스마스에 고백하면 되겠다, 라고도 생각했다. 혼자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사랑고백 송, 사랑고백 용기부여 송, 이라고 하면 좋을텐데, 그래서 나는, 

이 노래로 고백하기는 싫다, 


라고 생각했다. 그게 내가 이번 토이보다 에피톤을 사랑하는 이유로 연결된다. 모두가 고백할만한 노래로 고백하고 싶진 않다. 모두가 고백할만한 노래로 고백 받고 싶지도 않다. 이건 대놓고 '이걸로 고백해', '이 노래 고백에 좋겠지' 하는 노래라서 듣기에 유쾌했지만 '아 너무 좋아' 하게 되진 않더란 말이다. 그보다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회전목마>쪽을 선호하게 된다, 나는. 그런데 왜 이렇게 쓰면서 희열이 형한테 미안한 마음이 드는걸까...왜 내가 배신한 마음이 드는걸까......희열이 형, 미안해요. 뭔가...좀 미안하네요...새 앨범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이제는 내 취향이 에피톤으로 옮겨갔다는 거 뿐이에요.



그리고 다시, 
저 택시비에 대한 구절이 몇 페이지였나 찾으려다가 다시, J 에게 보내주고 싶은 이런 구절을 보았다. 267-268 페이지. 또 포스트잇을 붙였다. 차곡차곡, 포스트 잇을 붙이는 책장이 늘어난다.



2시간 뒤
Re:
떠나기 전에 하나만 더. 레오,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저에 대한 관심을 잃었나요?


5분 뒤
Aw:
정말로 솔직한 답을 바라세요?


8분 뒤
Re:
네, 물론이에요. 솔직하게, 그리고 빨리요! 요나스 깁스 풀러 병원에 데려가야 한단 말이에요.


50초 뒤
Aw:
당신에게서 이메일이 와 있는 걸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어제 그랬고 일곱 달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꼭 그래요. 




엊그제는 뭐 좀 찾아볼 게 있어서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를 뒤져야 했다. 페이퍼를 쓰던 중이었고, 그 페이퍼에 넣기 위한 인용문을 찾는거였는데, 음, 독서공감에 그 인용문이 없더라. 아, 여기에 없군, 어쩐다, 기억에 의해 쓰자, 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독서공감이 너무 재미있어서 다시 페이퍼 쓰기로 돌아오기까지 엄청 시간이 걸렸다. 어딜 넘겨도 재미있어서, 아, 지구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인 것 같다, 고 혼자 감탄했다. 세상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나는 어디든 낯선 곳으로 여행 갈 때마다 이 독서공감을 한 권씩 배낭에 혹은 캐리어에 넣어가야겠다. 이 재미를 나만 아는 건 지나치게 이기적이니까. 어딜 가든 두고 와야겠어... 이 재미를 모두와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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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9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19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4-11-19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빌려간다고 하면서, 돌려주지 않는 사람도 많은데, 책과 함께 돌아온다니 좋은일이네요. 좋은 분들이구요.^^

다락방 2014-11-20 11:45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게 읽고 돌려주고 또 빌려주고 재미있게 읽고 하는 게 전 참 좋아요. 헤헷

moonnight 2014-11-1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다락방님 ^^ 저는 저부터도 책을 빌려읽지 않지만, 제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책 안 빌려줘요. 누가 이 책 재미있겠네 빌려주세요. 하면 차라리 한 권 사서 줘요. -_-;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는 제가 별로 안 좋아했는데-_- 매번 제 책들을 허락도 없이 빌려가곤 했어요. 물론 돌려주지는 않고. ㅠ_ㅠ 이후 그 동료가 직장을 관뒀는데, 자기 물건들을 정리하지 않고 나갔어요. 놔두고 간 책들을 다른 동료들이 지금 돌려읽고 있는데 그 중 태반이 제 책이더라는. -_-;;;;;; 지금 직원들은 관둔 동료를 언급하며 다른 사람들 읽으라고 책도 많이 놔두고 가시고 좋다. 라고 하지요. 내 책들인데 말이죠. -_-;;;;;;;;;;;;;;;;;;;;;;;;;;;;;;;;;;; 그런 책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ㅠ_ㅠ;

다락방님께 책을 빌리고 저렇게 고마워하는 분들은 책의 소중함을 잘 알고 또 다락방님이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해하고 계시는 것 같아 흐뭇해지네요. ^^ 그치만.. 역시, `개인도서관;이라니. 다락방님 존경스러워요. ㅜ_ㅜ;;


태그에 완벽 공감하며. 그리고, 맞습니다. 맞아요.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의 재미를 혼자만 알고 있는 건 너무 이기적이지요. ^^

다락방 2014-11-20 11:48   좋아요 0 | URL
저도 책 안빌려주는 쪽이었는데요,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 주변의 책 읽지 않는 사람들이 책을 읽게 된다면 책의 재미를 알게 될테고 생각도 하게 될테고 결과적으로 또 다른 책을 읽고 싶어할테니, 그 밑거름을 제공하는 건 뜻깊지 않은가! 하고 말이지요. 집에 두면 그저 `내가 읽은 책` 이지만 나누어 읽으면 쓰임이 더 널리 퍼지는 것 같아서요. 마구마구 빌려주고 있는데, 사실 리스트 작성을 따로 해두지는 않으니 어디에 무슨 책이 가있는 지 모르고 있는 실정이에요. ㅠㅠ

이젠 리스트 작성을 해둘까 싶기도 하고. 헤헷.

책 잘 안읽던 동료들이 저 때문에 책을 읽게 된다는 게 전 너무 좋습니다, 문나잇님. 행복해요 ♡

마립간 2014-11-1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청소년 시절에 책을 빌려주고 마음 졸였던 기억때문에 책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마치 아이를 맡긴 것 같아서요. (pek0501 님 댓글에도 남겼지만) 학대 받거나 (라면 냄비 받침) 무시 당할 수도 (읽히지 않고 쳐박혀 있는 것) 있기 때문이죠. 누군가 책을 빌려 달라고 하면 새책으로 주문해서 선물합니다.

예외적으로 책을 빌려 주는 경우가 있는데, 상대가 독서가이며, 장서가인 애서가들에게만 빌려줍니다.

1970년 대 단막극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부부싸움을 할 때, 상대에 대해 인신공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취향의 대결 예를 들면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선호를 경쟁하는 것이죠. J 님과의 에피소드에서 그 드라마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다락방 2014-11-20 11:50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는 책을 빌려주고 마음 졸였었는데, 이제는 전혀 마음 졸이지 않아요. 한 번은 동료가 한참 갖고 있어서 낡은 상태로 돌려주며 미안해하길래 괜찮다고 했어요. 전 정말 괜찮았거든요. 또 한번은 돌려주며 이 책 너무 좋아서 사야겠다고 하길래, 그냥 제 책을 가지라고 줬어요. 제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좋아하게 되는 것`인것 같아요. 물론, 돌려주지 않고 사라져버리면 몹시 서운하지만 말입니다.

J 와는 취향이 아주 많이 갈리는 데, 저렇게 어떤 부분에서 겹쳐요. 그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들고 말이지요. 흣 :)

조선인 2014-11-1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난 아직도 비빔툰 1권을 못 돌려받았어요. 인연이 끊긴 후배도 아닌데. 그애와 페이스북에서 잡담을 나눌 때마다 비빔툰 1권은? 속으로 삼켜요. ㅠㅠ

다락방 2014-11-20 11:51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그게 신경 쓰이신다면 말씀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전 엊그제도 K 에게 책을 빌려주고 싶은데 L 이 가져오질 않길래 말했거든요. 그 책 집에 두지 말고 갖다달라 고요. 그래서 L 이 가져왔어요. 이 책은 K 빌려줄거에요.

무스탕 2014-11-19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작년에 같이 근무하던 직원에게 태백산맥 1~3권을 빌려줬는데 며칠전에 겨우 3권만 돌려받았어요.
이눔이 글쎄, 1권 반도 안 읽은눔이 꼭 읽겠다고 책을 안 돌려주네요.
1년이 넘어서도 못 보고 있으니 넌 그 책 못 읽는다, 책 보리지 말고 내 놔라, 해도 말을 안 듣네요 -_-+++
제가 갖고 있는 태백산맥은 30년 가까이 된 책이라 이젠 잃어버리면 짝도 체울수 없는데 이눔이 말을 안들으니 이를 어쩌죠?

다락방 2014-11-20 11:52   좋아요 0 | URL
아니 ... 그렇게 장기간 가지고 있으면서 꼭 읽을거라면..... 본인이 사면 되는 거 아닌가요? 우선 1권만 사도 될텐데 왜 그렇게 오래 가지고 있기만 하면서 민폐를.. -_- 나쁘네요 그사람. 나쁘다.. ㅠㅠ

2014-11-19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0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4-11-20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주 오래전에는 가끔 책을 빌려주기도 했었는데, 몇 번인가 너무 늦게 돌려받거나 내 허락없이 여럿이 돌려보고, 또 누군가는 잃어버린 경험을 하고나서는 아무도 빌려주지 않게 되었어요. 사실 좋아하는 책은 어떻게하든 사보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것도 싫어하고 빌려주는 것도 싫어해요. 유일하게 책을 빌려주는 대상은 가족뿐이랍니다.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네요. 모아놓은 책을 보면서 요란하게 관심을 표하는 분들일수록 책을 읽지는 않고 빌려가서 오래 keeping하는걸 많이 보는데, 저는 빌려주지 않으니까 고민은 없네요.ㅎㅎ

다락방 2014-11-20 11:57   좋아요 0 | URL
저는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서운하고 속상하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빌려주는 거에는 꺼리질 않는 편이에요. 물론 예전부터 이랬던 건 아니고요, 예전에는 어쩌다 한 번 빌려주면 돌려받을 때까지 신경을 쏟았거든요. 그렇지만 이제는 어차피 내 방 책장에 두면 그저 내 소유물일 뿐이고 빌려줘서 다른 이에게 읽히면 그 순간 책이 된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위의 댓글들에서도 썼지만, 저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의 재미를 알게 되는 걸 원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뭐 제가 특별히 착하다거나 선량한 사람이어서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과는 거리가 멀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걸 제 스스로가 원하기 때문에 막 빌려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책에 관심 없어 보이는 동료에겐 제가 먼저 막 책 줄거리 얘기하면서 관심을 유도하기도 해요. ㅎㅎ 재밌겠지, 재밌겠지, 읽어볼래? 이러면서요. 히히.

시크발랄 2014-11-2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번 토이는 느낌이 좀 달랐어요.

다락방 2014-11-24 08:34   좋아요 0 | URL
크- 시크발랄님의 이미지를 볼 때마다 나도 저런 몸으로 거듭나겠다! 라는 생각이 불끈!! 강해집니다.
그래봤자 이런 비루한 몸뚱아리인채 머물러 있지만 ㅠㅠㅠㅠㅠ

열매 2014-12-0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새벽 세시... 를 정말 좋아하시는군요!
다락방님의 친구 J분과의 관계도 무척 부럽습니다...
안나카레니나를 같이 읽고, 새벽 세시에 그 책 속의 문장을 나누는 사이란,,,
제가 보기엔 두분의 관계가 정말 근사하고 멋져 보여요.^^
이 페이퍼를 읽으니 책을 읽던 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기분이에요.
에이미와 레오의 메일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으로 설렘 반 긴장 반 책장을 넘겼었는데^^
저는 새벽 세시까지 깨어있을 때면 언제나 이책이 떠오르고,
누군가에게 메일을 보내고 싶은 생각도 들고,
나의 메일을 받은 상대가 우연히 그 시각 깨어있어서 나에게 답장을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기분이거든요^^

+책 2쇄 찍으신 것 축하드립니다.^0^

다락방 2014-12-02 08:48   좋아요 0 | URL
네, 꿀이님. 저는 새벽 세시를 엄청나게 좋아해요. 레오를 사랑합니다. 에미는 분신처럼 여겨지고요. ㅎㅎㅎㅎ
저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책장을 덮고 나서 되게 먹먹했었어요. 이제 이들을 어떡하면 좋으냐 대체, 하고 말이지요. 또한 어마어마하게 이메일을 쓰고 싶어졌지요.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당시에 메신저 대화명을 <당신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싶어요> 라고 바꿔 놓았는데, 갑자기 메신저에 로그인한 남자가 제게 다짜고짜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제가 엄청 좋아했던 남자였어요. 물론 이메일 주소쯤은 알고 있었고요. 크- 추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

새벽 세시, 아름다운 시간이죠.
새벽 세시에 바람이 부는지 묻는 것도 아름답고요.

축하, 고맙습니다, 꿀이님.
:)
 
오후의 문장
김애현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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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외당한 사람들의 멈춰있는 삶. 빛과 어둠이 그들에겐 공존할 수 없고 더 나은 곳으로 발을 뻗을 힘조차 없다. 그저 여기서 버텨낼 뿐. 버티는 삶은 늘 그렇듯,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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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11-21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표지는 따뜻해보이는데..

다락방 2014-11-24 09:32   좋아요 0 | URL
서늘- 해요.
 
산사나무 아래
아이미 지음, 이원주 옮김 / 포레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조차 끔찍하게 구속하는 사회에서의 슬픈 사랑 이야기.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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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4-11-1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께 선물 드려 보세요. 엄마들이 은근 몰입을 잘 하시더라구요. 저희 엄만 쑨젠신앓이를 심하게 하셨어요 ㅋ

다락방 2014-11-18 09:13   좋아요 0 | URL
어휴 제가 그때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그렇게 몰래 숨어서 만나야 하는 연애라니...답답하고 짜증나더라고요. 쑨젠신앓이 ㅎㅎㅎㅎㅎ
 

그 대화가 모린에게 오래 남았다. -레이철 조이스,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中

 

 

 

 

 

 

 

'매튜 맥커너히'가 분한 남자 주인공 '쿠퍼'는 뛰어난 파일럿이며 우주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가 집 앞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장인어른에게 '우주를 생각하면 흥분돼요' 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는 정말 놀랐다. 나는 우주에 전혀 관심이 없었으므로. 물론 나도 알고 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가 다른 모두에게도 관심 분야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의 관심 분야와 내 관심 분야는 아예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책에 관심이 많고 영화에 관심이 많고 남자에 관심이 많지만(응?), 누군가는 애니매이션에, 인형에, 축구에, 야구에, 암벽등반에, 동물에 관심이 많을 수 있다는 걸 지극히 잘 알고 있단 말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에 나는 '우주'를 끼워두질 않았다. 우주는 내게 아주 먼 곳에 있는 것이었고, 먼 곳에 있으므로 먼 것이었다. 우주선 이라는 단어, 외계인이라는 단어는 내 귀에 와 닿는 단어가 아니었고, 그런 소재로 만들어진 책이나 영화를 나는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저기 저 스크린 속에서 맥주를 마시는 저 초섹시한 남자가, 우주를 생각하면 흥분된다고 말한다. 와- 뭐지, 우주를 생각하면 흥분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쿠퍼의 말이 내게 오래 남았다. 지금까지도.

 

 

영화속에서 나오는 대화를 모두 다 이해할 순 없었다. 왜 어느 행성에서의 한시간이 지구에서의 칠년과 같은지, 그 시간의 상대성 이론에 대해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더라. 다만, 그 행성에서 사고로 시간을 지체했을 때, 그래서 이십년이상을 잃어버렸을 때, 그때 눈물이 났다. 어린 딸에게 '돌아온다'고 약속했는데, 이십년 이상이 이미 훌쩍 지나버렸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 허망함 앞에서, 아빠가 돌아오겠다고 한 약속을 잊을 거란 그 절망 앞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무엇보다 그 잃어버린 이십년 동안, 자식들의 중요한 일 앞에, 그는 있어줄 수 없었다. 그 누구보다 아들과 딸을 사랑했지만, 아들이 졸업을 하고 아이를 낳을 때도 아빠는 거기 없었고, 딸이 박사가 됐을 때도 아빠는 거기 없었다. 누구보다 그들을 사랑했지만, 아이들이 커가는 걸 볼 수 없는 아빠라니. 맙소사.

 

 

가지말라고 말하는 어린 딸아이의 울부짖음이 가슴 아팠고, 지구로부터 아주 먼 곳에 떨어져서 이십년 이상이 훌쩍 지나버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아버지 앞에서도 울었다. 나는 우주에 대해 쥐뿔도 모르고 칠판 가득 쓰여진 수학인지 화학인지 모를 공식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며, 시간의 상대성 이론은 무슨 변종괴물들이나 쓰는 말 같았지만, 그 이론들 틈틈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배신하고 구원하려고 하는 모습들 때문에 자꾸만 마음이 움직였다.

 

게다가 이 영화속 매튜 맥커너히가 보여주는 '아버지'의 모습은 내 로망의 실현이었다. 강하고 자상한 아버지. 아...정말 이런 아버지를 갖고 싶다, 라고 말하고 그의 프로필을 검색해보니 나랑 별로 차이가 안나는구나..내 아버지가 될 수가 없는 나이야. 나는 아마 앞으로 자식을 가질 일이 없을것 같지만, 만약 내가 자식을 갖게 된다면, 내 아이의 아버지는 반드시 저런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런 사람이 아니라면 내 아이의 아버지로 만들어주지 않을테닷, 하는 굳건한 의지 같은 게 생겼달까. 만약 저기에서 조금 부족하다면 '인터스텔라 보고 배워' 라고 해야겠다. 아버지가 아이를 보호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건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강하고 큰 아버지가 어린 딸을 보호해주는 사소한 장면들에 마음이 휘청휘청했다.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안아서 데리고 가는 장면, 차안에서 잠든 딸아이에게 한 손으로 운전하며 조심스레 한 손으로 이불을 덮어주는 장면 같은 것들. 그런 아버지인걸 내가 알고 있기 때문에, 우주에서 까먹은 이십년에 너무 분한 마음이 생겼다.

 

 

어린 딸은 어쨌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우주로 가는 아버지를 말린다. 울면서 가지말라고 말한다. 그 장면이 나는 또 무척이나 좋았다. 제 할머니가 집에 돌아가겠다고 하면 내 조카도 어김없이 가지마, 라고 울면서 소리친다. 이제는 제법 참기도 하지만 엉엉 울며 가지말라고 말할 때는 진짜 가슴이 찢어지는데, 나는 내 조카가 그랬듯이, 영화속에 딸이 그랬듯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여과없이 그대로 드러대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마냥 좋았다. 그래,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고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게 싫으면 떠나보내는 게 싫다고 엉엉 우는 거, 그게 맞는 거지. 그런데 왜 나는 그렇게 못할까.

 

 

무엇보다 인간을 구원하는 게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이 이 영화의 큰 미덕이다. 나는 그런 메세지들에 아주 크게 기댄다.

 

 

 


매튜  맥커너히를 사랑하게 됐다.

 

 

 

 

 

 

이 영화는 재미있다. 많이 웃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미덕은 '평범한' 남자와 여자가 주인공이라는 거다, 라고 쓰고보니 남자는 의사..가 됐고 여자는 어린 나이에 팀장의 자리에 올랐으니 안평범한가...여튼 남자와 여자가 그간 로맨스 영화에서 보여졌던 것처럼 미남 미녀가 아니라는 사실에 공감이 크게 된다.

 

남자는 여자를 보고 반했지만 여자에겐 애인이 있었다. 그런 여자가 친구가 되자고 내미는 손을 남자는 잡는다. 그들은 사이좋게 지내고 대화도 잘 통해 아주 친한 사이가 되는데, 감정이란 게 언제나 그렇듯이 '그렇게 오래' 숨길 수는 없는 법이다. '권여선'의 소설 《레가토》에서도 그런 말이 나온다. '그렇게 오래 숨길 수 있는 건 없어.' 라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남자가 한 말이다. 그래서 이 친구들에게도 위기가 닥친다. 여자는 남자에게 '처음부터 나를 여자로 봤으면서 나를 속였'다고 화를 내며 남자 앞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그러다가 자신이 그를 좋아하고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 둘이 재회했을 때 남자가 이렇게 말한다.

 

우리 관계가 뭐든간에 나는 지금 이걸 잃고 싶지 않아.

 

 

 

 

 

 

 

 

잃고 싶지 않은 사람, 잃고 싶지 않은 관계가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는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짓는 남자와 여자를 볼때마다 매우 흡족해진다.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사실 이런 게 아닌가 싶어진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대화할 수 있는 관계. 그것이 거창하게 세계 평화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도, 단순히 오늘 면도하지 않은 턱수염에 대한 것이어도, 들어줄 수 있고 맞받아 대응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물론 그 대화가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것이어도 좋고 말이다.

 

 

그렇지만 나의 경우라면..

우주에 대한 얘기에는 드립력이 발휘될 수 없어....ㅠㅠ 매튜 맥커너히, 안녕... ㅠㅠㅠ

 

 

 

 

 

 

 

 

하아- 자정을 넘겼으니 지금은 월요일...인건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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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11-17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머피가 브레이킹던 시리즈의 르네즈미더라구요. 많이 자랐어요. 총명하고 이쁜 얼굴로~
인터스텔라를 보고 돌아오는 길, 얼마나 벅차던지요. 아, 쿠퍼 짱...
아, 그리고 앤 해서웨이 짱 예뻤어요. 짧은 머리가 훨씬 낫더라구요. 전성기 때 데미 무어 같아요.^^

다락방 2014-11-17 10:37   좋아요 0 | URL
르네즈미 폭풍성장 했죠!! 그리고 똘똘한 역할이 아주 잘 어울렸어요. 그 나이에 풀어내는 모스부호라니..난 뭔 말인지도 모르겠더만...나중에 `유레카` 외치는 나이든 머피도 참 근사했어요. 저는 똑똑한 사람한테 진짜 무한 매력 느끼는 것 같아요. 모르는 거 물어봤을 때 대답해주는 남자가 섹시한 것처럼요. 히융

안그래도 앤 헤서웨이 나오는 [비커밍 제인] 요즘 다운 받아 보는중이거든요. 글쎄 굳 다운로더에서 무료더라고요! 그거 보던 중에 인터스텔라 보니까 앤 해서웨이가 또 나오지 않겠어요? 숏 컷 잘 어울리더라고요. 난 안될거야..라고 생각했어요. -0-

마태우스 2014-11-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 배우가 매튜 메커너히군요 전 뜬금없이 밴 애플릭인 줄 알았다는.... 글구 전 딸이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됐다˝고 하는 데서 마음이 아팠어요. 아무튼 참 재미있게 봤고, 보면서 이 극장은 왜 3D가 아니냐고 흥분했더랬지요. 저역시 다락님처럼 우주에 대한 관심이 없어요. 잘 모르는 곳은 가지 않는 주의라 전 절대 안갔을 거에요. 가장으로서는 제가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인류를 구원하는 사람은 될 수 없는 그런 인간형이 바로 저...^^ 님도 그러신 거 같은데, 같이 지구를 지켜요

다락방 2014-11-18 09:15   좋아요 0 | URL
저도 인터스텔라 보기 전에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벤 어플렉 주연이라고 생각했어요. 진짜 왜그랬는지 모르겠네요.
맞아요, 마태우스님. 딸이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됐다` 고 할 때 어휴, 막 진짜 마음이 무너지더라고요. 마태우스님 말씀처럼, 훌륭한 파일럿 아버지 보다는 옆에서 내가 자라는 걸 봐주는 아버지가 더 좋다는 생각을 저는 했어요. 실상 나에게 필요한 건 전 인류를 구원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나 하나 잘 구하고 식구를 잘 보살피는 가장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을 한 아버지는 자랑스럽긴 하지만, 무척 야속하고 원망스러울 것 같아요. 그 시간 동안 내 옆에 없었다는 사실이 말이지요.

네, 지구를 지킵시다, 마태우스님!!

그렇게혜윰 2014-11-1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남은 아니지만 매튜메커너히는 쭉 멋이 있는 것 같아요.아~~ 영화보고싶다.^^

다락방 2014-11-18 09:16   좋아요 0 | URL
아니, 그렇게혜윰님!! 저는 매튜 맥커너히야 말로 미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완전 근사하지 않아요? 이렇게 나이 드는 남자라니, 이런 남자가 아빠라니, 딸이 부럽던데요! ㅎㅎ
이 영화 좋습니다, 그렇게혜윰님!! >.<

푸른바다 2014-11-18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링차변에서의 매튜 메커너히가 훨씬 더 잘 어울리더군요. 솔직히 인터스텔라 별로였어요. 질소를 잔뜩 넣어서 크기는 빵빵한데 정작 먹을 과자는 별로 없는.^^;

다락방 2014-11-20 11:58   좋아요 0 | URL
저는 우주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으므로 어떤게 질소이고 어떤 게 과자인지 구분이 안되서 잘 모르겠어요. 다만 인간들의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링컨차에서의 매튜는 진짜 최고죠!

2014-11-18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0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1 0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4-11-18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습니다. 우주라는 것이 사전적 의미를 부여하기보단 주관적 판단으로 따진다면 어디에도 있는게 우주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면 겹겹 둘러친 살코기와 비계의 앙상플이나 소고기의 불규칙적인 방사형 마블링에도 우주는 존재하는 것이겠죠. 고로 쿠퍼가 말하는 ˝우주를 보면 흥분돼요˝ 란 말을 듣고 다락방님이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구퍼의 말은 곧 다락방님이 말하는 ˝고기를 보면 흥분돼요˝ 와 전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락방 2014-11-20 11:5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뭔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싶으면서도 뭐 아닐 건 또 뭐람? 하게 되는 댓글이네요, 메피스토님? ㅎㅎㅎㅎㅎ 저를 흥분시키는 건 많죠, 메피스토님. 고기도, 술도, 재이슨 스태덤도... ( ˝) 그들은 제게 우주입니다. 킁.
 
Damien Rice - My Favourite Faded Fantasy
데미안 라이스 (Damien Rice) 노래 / 워너뮤직(WEA)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데미안 라이스의 노래는 나를 어쩐지 우울한 기분에 젖게 하지만 그래서인지 이 계절에 무척 잘 어울린다. 이 앨범을 배경으로 걸으면 나는 멜랑콜리한 영화속의 여주인공이 된 느낌이랄까... 볼에 닿는 바람이 더 차갑게 느껴지지만, 정말이지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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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11-1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 내내 이 음반을 듣고 있어요. 좋아용 ♡

다락방 2014-11-14 10:55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처음 몇 곡 들었어요. 분위기가 참 좋아요. 우리 이거 틀어놓고 술마시자!!!!!

웽스북스 2014-11-1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주부터 계속 이 음반!!!

웽스북스 2014-11-1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노래가 너무 좋아요 It Takes A Lot To Know A Man

다락방 2014-11-14 10:55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딱 꽂히는 노래는 없는데 웬디양님이 좋다고 하니 그 노래를 다음엔 유심히 들어볼게요.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