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민준 편집장의 추천 리스트 :

 Q. 올 여름, 필독을 권하는 장르소설이 있다면?

<암보스 문도스>, 기리노 나쓰오
기리노 나쓰오의 단편집. 말하자면 여름밤을 위한 납량특집이랄까. 물론 그 강도로 따지자면 그녀의 유명 장편들을 리스트에 올려야겠으나, 이후 며칠간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대서야 ‘휴가용 장르소설’로는 아무래도 결격사유 아니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상대적으로 캐주얼하다고 해도 역시 기리노는 기리노. 우리의 일상이 실은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 버티고 있음을 다시금 일깨우는 하나하나의 짧은 에피소드들은 열대야의 와중에도 서늘한 바람의 기운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신본격 추리소설은 기계적인 구성이 거슬리고 사회파 미스터리는 트릭이 없어 심심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라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들은 어떤 유행이나 사조로 규정짓기가 어려운 탓에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바꾸어 말하면 이는 곧 여러 하위장르들의 장점을 골고루 아우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용의자 X의 헌신>은 그처럼 복합적인 요소들이 엔터테인먼트적으로 훌륭히 구현된 사례. 수학과 물리학을 넘나드는 트릭의 논리정연함과 심지어는 멜로소설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법한 주인공의 순애보는 머리와 가슴 모두에 포만감을 안긴다.

Q.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장르소설 1권을 꼽는다면?

<다이디타운>, 폴 윌슨
때는 행성 이주가 가능해진 미래, 지구에서는 인간들과 클론들이 공생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사립탐정. 설정에서 보듯 <다이디타운>은 SF의 외피에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의 골격을 지니고 있는 소설이다. 말하자면 레이먼드 챈들러가 사이버펑크 소설을 쓴 느낌이랄까. 아닌게아니라 주인공의 이름부터(시그문드 챈들러 드레이어) 해서 곳곳에 고전 하드보일드, 혹은 필름 느와르에 대한 오마주가 넘쳐난다. 까칠하지만 절대 밉지 않은 남자 주인공 캐릭터 또한 이 소설의 주요한 매력 포인트. 작가 폴 윌슨은 국내에서 아직 미지의 작가이지만, 《판타스틱》 연재 당시 <다이디타운>은 독자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작품 중 하나였다.

Q. 나만의 추천작, 또는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장르소설이 있다면?

<외딴집>, 미야베 미유키
흔히 미야베 미유키의 최고 걸작으로 <모방범>, <이유>, <화차>의 세 편을 꼽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거기에 그녀의 이 시대 미스터리를 더해야 한다고 믿는 입장이다. 당대의 사회적 문제들을 다룬 그녀의 작품들에서 현상에 대한 놀랍도록 치밀한 접근이 경이로 다가왔다면,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외딴집>을 통해서는 인간과 공동체에 관한 미야베 미유키의 통찰력이 이미 대가의 경지에 이르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타의 작품들에서처럼 훈계조에 가까운 윤리적 강박의 흔적이 비교적 덜한 부분이라든지, 또 그녀의 어떤 소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덤덤하면서도 냉혹한 전개는 ‘새로운 미야베 미유키 읽기’의 재미를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2. 김용언 수석 에디터의 추천 리스트 :

Q. 올 여름, 필독을 권하는 장르소설이 있다면?

<그것>, 스티븐 킹
카프카의 말마따나 “사람들은 자기 집에 뭐가 있는지도 모른다니까요”라는 상황을 가장 뛰어나게 구현하는 작가라면 단연 스티븐 킹이다. 혹은 깊은 밤 잠결에 몸을 뒤척이다가 무언가 흉측한 존재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환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던 그 어린 시절의 미열과 뭔지 모를 흥분이 빚어내는 생생한 공포를 가장 뛰어나게 포착하는 작가도 스티븐 킹이다. 그리고 그런 장점이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난 걸작이 바로 <그것>이다. 무려 1812페이지에 이르는 빽빽한 페이지의 이 장편소설을 읽어내려가던 한밤중,  어느 순간 눈을 돌리면 ‘그것’이 나만 알 수 있는 어린 시절 아픈 기억의 형태로 되살아나 멀뚱거리고 나를 쳐다보고 있을까봐 무서웠다. 길고 긴 여름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피부에는 오소소 닭살이 돋아있었다.

Q.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장르소설 1권과,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작품 1권을 꼽는다면?

<고스트 라이터>, 로버트 해리스
<당신들의 조국>과 <폼페이>로 팩션계의 ‘형님’으로 군림하던 로버트 해리스가 쓴 첫 번째 현대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고스트 라이터>에 대한 기대는 컸다.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토니 블레어 전 수상을 연상시키는 영국의 전 수상 애덤 랭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숨막히는 사건 속에서, 정작 주인공은 대필작가다. ‘고스트 라이터’, 유명인의 이름 너머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뜻이자, 말 그대로 ‘유령’ 작가를 의미하기도 하는 이 중의적인 제목은 보는 자와 보이지 않는 자, 산자와 죽은 자 사이의 팽팽한 대결을 기막히게 압축한다. 소설의 중심 축인 영국과 미국 사이의 숨막히는 첩보전은 근래 우리가 현실에서 선명하게 경험하고 있는 정치의 추악한 이면을 기막히게 포착하고 있으며, 마지막의 반전 역시 억지스럽지 않고 깔끔하다. 스릴러의 완벽한 정석이다.

하반기 기대작은 헌터 톰슨의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
헌터 톰슨의 악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1960년대 미국의 카운터컬터의 아이콘이자, 필자가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그에 대한 주관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쓰는 기사인 이른바 ‘곤조 저널리즘’을 개척했고, 너무나도 멋진 잡지인 [롤링 스톤]의 주요 필진이었던 사내. 게다가 멋쟁이 조니 뎁이 평생에 걸쳐 그를 흠모하며 우정을 나누었고, 급기야 그의 소설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를 영화화할 때에는 헌터 톰슨의 자전적인 역할 ‘라울 듀크’ 역을 맡았으며, 톰슨이 2005년 권총자살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을 때 그 장례식을 전부 도맡아 치렀다고도 들었다. 그 전설적인 사내의 대표작을 우리도 한글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환각제에 사로잡혀 흥청망청 미국 횡단 여행을 즐기면서 형편없이 더러워진 아메리칸 드림의 실체를 목격한다는 괴상망측한 소설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는, 과연 한글로 번역이 가능할지의 여부에 대해 의문스러웠지만 놀랍게도 곧 출간된다고 한다. 곧, 곧.

Q. 나만의 추천작, 또는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장르소설이 있다면?

<고목탄>, 나카가미 겐지
<고목탄>을 장르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사실 조심스럽다. 굳이 우겨본다면... ‘일본의 어촌 느와르’? 당신이 만약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들을, 양석일이라는 재일교포 작가를, 그리고 기타노 다케시와 양석일이 조우했던 그 박력의 영화 <피와 뼈>에 매혹당했다면 조심스럽게 나카가미 겐지라는 작가도 추천하고 싶다. 장르소설적인 모든 요소가 들어있지만, 그 어떤 전형성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예상치 못한 격렬함으로 독자를 몰아가는 뜨겁고 선굵은 소설이다. 격렬한 해풍과 도도한 고목탄과 뜨거운 태양빛이 이글거리는 해안 마을을 배경으로 세 명의 여자를 동시에 임신시킨 욕망과 권력의 화신 류조, 그리고 그의 친아들이지만 아버지를 죽도록 증오하고 또한 스스로를 더럽힘으로써 혈연을 부정하려 하는 청년 아키유키의 대립 구도는 독자를 가파르게 압박해 들어온다. 인간은, 더럽고도 두려운 존재다.

#3. 홍지은 소설 에디터의 추천 리스트 :

Q. 올 여름, 필독을 권하는 장르소설이 있다면?

<부활하는 남자들>, 이언 랜킨
<트레인스포팅>의 도시 에든버러, 영락하고 부패한 경찰들이 교정 기간을 보내러 경찰학교에 모여 벌이는 진실게임. 과장되고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미국 하드보일드 대신 건조한 유머와 인물화, 그리고 스코틀랜드.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 존 르 카레
<콘스탄트 가드너>의 다국적 기업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현대정치의 이슈를 반세기 넘게 그려온 존 르 카레는 그 사회적 관심에 일단 경의를 표하게 된다. 그의 데뷔작이자 조지 스마일리가 처음 등장하는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는 이를테면 E. M. 포스터가 스릴러를 썼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은 작품. 20세기 초, 제국주의와 고전주의의 영향 아래 놓인 사람들이 냉전을 대하는 태도.

<최후의 날 그후>, 할란 엘리슨, 아서 클라크 등
이유는, 할란 엘리슨의 단편 ‘소년과 개’다. SF라는 장르 구분을 떠나서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는 ‘초’ 마초의 단단함이 독자를 처음부터 넉다운시킨다. 60년대 미국, 랫팩과 어울리고 반전운동 했던 걸출한 작가라면 말 다하지 않았나.

Q.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장르소설 1권을 꼽는다면?

<색, 계>, 장아이링
<뜬구름>, 하야시 후미코
굳이 따지자면 장르소설은 아니지만 올 상반기 단 한권을 꼽으라면 <뜬구름>이 아닐까. 각각 영화 <색, 계>와 <부운>의 원작인 두 소설은 2차 대전과 전후의 그늘 속에서 사랑이라는 허상을 부여잡고 파멸해가는, 너무나 모던한 그녀들을 보여준다. 맹랑하거나 차갑고 건조하거나.

 


Q. 나만의 추천작, 또는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장르소설이 있다면?

<전우치전>
홍길동, 일지매 등등 옛 영웅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지만 뭐니해도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전우치 아닐까. 캐릭터, 상상력 놀랍고 흥겹다. 보리에서 출간하고 있는 겨례고전문학선집은 여러 문학선집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인다. 옛날과 오늘날의 말결을 함께 살려낸 데다 원문과 한자, 주석까지 수록한 데선 북학 학자들의 정성과 녹록치 않은 태도를 느낄 수 있다. <홍길동전> <박씨부인전>도 함께 실렸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도 기다려진다.

#4. 이다혜 Book 섹션 담당 에디터의 추천 리스트 :

Q. 올 여름, 필독을 권하는 장르소설이 있다면?

<폐허>, 스콧 스미스
한밤의 숲은 무섭다.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캄캄한 어둠이 무섭고,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는 생명체(식물 포함)의 존재증명인 각종 소리가 무섭다. <폐허>의 주인공들이 운전사의 만류에도 폐허에 굳이 다가가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내내 무서웠다. 자연의 ‘그것들’이 주는 공포가 생생하게 다가오는 책. 너무 잘써서 예측가능한 면도 있는 책이긴 하지만 한여름밤의 독서로는 권할만한 수준의 ‘덜덜덜’이다.




<낙원>, 미야베 미유키
미야베 미유키의 베스트는 <이유>, <화차>, <외딴집>이라고 생각하지만, 원래 후속작이라는 게 전작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기 마련이지만(<낙원>은 <모방범>의 ‘일종의’ 후속작이다), 현재형 작가로서의 미야베 미유키를 좋아하게 만든 게 <낙원>이다. <모방범> 사건의 후일담을 살짝이나마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미스터리물의 종결 뒤에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작가의 따뜻함이 좋았다.




Q.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장르소설 1권을 꼽는다면?

<골든 슬럼버>, 이사카 고타로
개인적으로 누명을 쓴 남자 설정을 좋아한다. 억울함이라는 정서에 공감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골든 슬럼버>는 일본 총리 암살 사건을 교묘한 시간 배치와 매력적 인물 설정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책이다. 올해 만난 중 가장 매력적인 주인공인 동시에 가장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Q. 나만의 추천작, 또는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장르소설이 있다면?


<망량의 상자>, 교고쿠 나츠히코
해마다 여름이 되면 읽는다. 휴가 갈 때 가져간 적도 두 번이나 된다. 일단 국내에 나온 교고쿠도 시리즈 중 가장 재밌기도 하고(라고 하기엔 고작 세 권 나와있다), 읽고 나면 으스스 몸이 쑤시면서 “호오~”의 환청이 들리는 게 아주 피서용으로 그만이다.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약한가, 마음 때문에 인간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에 꽤 웃기기까지 한 책.




#5. 최원택 SF.판타지 전문 에디터의 추천 리스트 :

Q. 올 여름, 필독을 권하는 장르소설이 있다면?

<비잔티움의 첩자>,  해리 터틀도브
무함마드는 이슬람교를 창시할 당시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바 있다. 헌데 그 이슬람의 창시자가 만약 이슬람을 창시하지 않고 기독교의 성자가 된다면? 이러한 가정하에 이슬람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진 14세기의 로마(비잔틴) 제국을 배경으로 007을 방불케 하는 아르길로스의 다양한 첩보활동이 펼쳐진다. 14세기 인물답게 적국의 신기술을 보고 ‘악마의 장난’이라며 신의 이름부터 찾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냉정을 되찾고 조화로운 완력과 재치로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이 화끈하면서도 지적인 어드벤처를 갈망하는 이들을 행간 사이로 확 잡아당긴다.  

Q.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장르소설 1권을 꼽는다면?

<사이버리아드>, 스타니스와프 렘
그 동안 <솔라리스> 덕분에 본의 아니게 심각하기만 한 작가란 인식을 받아왔던 렘의 또 다른 걸작 <사이버리아드>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그 분위기나 내용이 <솔라리스>의 정 반대 위치에 있다할 만큼 재기발랄하고 유쾌한 풍자가 돋보인다. 일견 창조주의 전지전능함을 갖췄지만 구멍 숭숭 뚫린 에멘탈 치즈처럼  허술한 그들의 성격이나 실력이 시시각각 우주에 유쾌한 재앙을 불러일으킨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나 애니메이션 <퓨처라마>의 우주적 스케일의 시트콤을 좋아하는 이라면 <사이버리아드>가 두 작품의 선조까지는 아니겠지만 큰외삼촌 격정도 되는 이 작품을 쌍수 들어 반길 듯.

Q. 나만의 추천작, 또는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장르소설이 있다면?

<핑거포스트 1633>, 이안 피어스
17세기 영국 한 여자의 비참한 죽음을 둘러 싼 네 남자의 너무나도 다른 시각과 묘사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이 인상적인 역사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 소설의 가장 강력한 강점은 마치 독자들로 하여금 그 시대에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작가의 세심하고 치밀한 필력이다. 우선 영국을 방문한 이탈리아 귀족의 기행문과 같은 시각으로 17세기 영국을 묘사한 뒤 여러 실존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 당대의 정치 종교적 사건들과 철학 사조들의 앙상블 그리고 그 이면의 추악한 음모와 배반이 정교하면서도 웅장한 빅벤의 톱니바퀴처럼 철컥철컥 움직인다.      

#6. 김남훈 만화 에디터의 추천 리스트 :

Q. 올 여름, 필독을 권하는 장르소설이 있다면?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르귄
소위 말하는 판타지 3대 고전 명작 중에 하나이면서 판타지 입문용으로도 아주 좋아서 판타지 장르에 친숙하지 않은 친구에게 ‘여름에 어울리는 바다 이야기’라고 읽게 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 하다. 주인공 게드는 타고난 마법의 역량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실수로 어둠의 존재가 풀려난다. 어둠의 존재는 게드의 모습을 하고 다니는데, 이제 그는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수습해야 한다.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히라야마 유메아키
여름에는 호러 소설이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막상 호러를 읽어보면 그리 무섭지 않고 꿀꿀하기만 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즉, 습도가 높으면 여름용으론 실격이라는 것인데,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은 잔인하고 고어한 매력을 발산하는 드라이한 작품이다. 수록된 단편 간에 편차가 있긴 하지만 〈괴물 같은 얼굴을 한 여자와 녹은 시계 같은 머리의 남자〉 같은 경우 자신이 문자로 잔인한 표현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될 듯.

 

Q.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장르소설 1권을 꼽는다면?

<엔더의 게임>, 오슨 스콧 카드
오슨 스콧 카드의 ‘엔더의 게임’은 SF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 필독의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벌레 형의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는 미래의 지구는 소질이 있는 소년들을 교육하여 다가올 대전쟁의 전술 사령관으로 육성하려 한다.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될 세 번째 아이 ‘엔더’는 크게 주목을 받는데... 속편의 스토리에도 찬동하냐고 물으면 그건 약간 주저되긴 하지만 첫권인 <엔더의 게임>만큼은 ‘흡입력 있는 스토리 텔링’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Q. 나만의 추천작, 또는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장르소설이 있다면?

<아발론의 안개>, 매리언 짐머 브래들리
매리언 짐머 브래들리가 쓴 소설 중 유일하게 번역된 <아발론의 안개>. 무려 2000년에 출간된 소설이라 지금은 절판. 그러나 구할 수 있다면, 그리고 당신이 판타지 팬이거나 아더 왕 전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일독을 권하고 싶다. 사실 페미니즘에 기반한 신화의 해석이라거나, 아더왕 이야기를 기독교와 켈트 토착신앙의 대립으로 부분이라거나, 요새는 그리 기발한 아이템이라 할 수 없지만 그것이 실제로 소설로 구현된 것을 보는 재미는 만만치 않다. 더구나 모르간 르 페이가 주인공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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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따라해보는 판타스틱기자들이 권하는 이 여름 필독 장르소설
    from little miss coffee 2008-07-02 11:35 
    * 들어가기 전에 판타스틱 기자님들의 리스트중 아직 안 읽은 관심가는 책들 --------------------------------------------------------------------------------------------- #99. 하이드의 추천 리스트 : Q. 올 여름, 필독을 권하는 장르소설이 있다면? 데이비드 리스 <암스테르담의 커피상인> 저자의 수상작인
 
 
미니반쪽 2008-06-30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는 히가시노 게이고 님의 소설과 미야베 미유키 님 소설을 더 읽어보려고 맘먹고 있어요. 오츠이치님 소설도요^^ ZOO 아주 재밌게 읽었거든요^^ 그리고 전우치전이 책으로 있는지 몰랐는데 강동원 주연으로 영화소식도 있어서 한번 읽어보고 싶내요. 그리고 어스시의 마법사는 저도 1권만 좀 오래 전에 읽었는데 어서 뒷편을 읽어봐야겠내요.. 읽을책이 정말 많내요^^ 안타까운 장르소설.. 적어두어야겠내요. 그리고 저도 얼마전 색,계..구입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기대됩니다^^

Skyblue #3 2008-07-0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거포스트는 예전에 나온 판본으로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중고 서점을 뒤져서라도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더니 다시 나와줘서 기뻤어요. 비록 판본 크기는 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아발론의 안개도 정말 좋았는데 시리즈 전체를 영어로 보려고 찍어둔 작품이 되었습니다.

비로그인 2008-07-01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거포스트. 예전에 읽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꾸만 신작에 밀렸군요;
이번 여름엔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겠군요. ^^

2008-07-02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스시는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이야기. 졸업논문도 이걸로 썼음..

tataaz 2008-07-0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스시보다는 어둠의 왼손을 추천하고 싶은데..

미니반쪽 2008-07-1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둠의 왼손...그것도 기억할께요^^

bubbles 2008-08-29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거포스트도 어스시도 정말 훌륭한 작품이죠.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도 수작이구요. 전 비잔티움의 첩자를 읽어보고싶네요.
 

제 13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알라딘에서는 문학동네와 함께 수상작가 김진규씨의 인터뷰를 최초로 공개합니다. 중학생 딸을 둔 주부이자 작년 10월 이전에는 소설을 써 본적이 없다는 작가와 지난 해 <캐비닛>으로 제 12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김언수 작가와의 '고요하고 낯선'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고요하고 낯선 화단

 

제 13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달을 먹다>의 작가 김진규 인터뷰 (진행 : 김언수)

 



 
 

 

이 소설을 읽고 내가 처음 한 일은 동네 이발소로 머리를 깎으러 간 것이었다. 갑자기 단정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래, 아주 단정한 모습으로 만나러 가는 거야.’ 이발소를 향해 걸어가면서 나는 나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그러니 이 소설은 내게 이발 충동을 불러일으킨 최초의 소설인 셈이다.

“어떻게 깎아드릴까요?” 시골 이발사가 물었다.

“최대한 단정하게 보이도록 깎아주세요.” 내가 말했다.

“짧게 깎아달라는 말씀인가요?”

“네? 그게 그런 뜻인가요?”

“그럼요.” 시골 이발사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네, 그럼, 그렇게.”

이발이 끝났을 때 나는 하사관 스타일의 군인이 되어 있었다. ‘아니 아저씨. 그래도 이 스타일은 정말, 너무해요’ 항변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시골 이발사가 “아주 단정하죠?” 하고 흡족한 듯 물었기에 그냥 꾸벅 인사를 하고 이발소를 나왔다. ‘이게 단정한 게 맞을 거야. 내가 단정함에 대해서 뭘 안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인생 자체가 단정치 못한 내가, 게다가 단정하게 살아보자는 결심도 해본 적이 없는 내가, 왜 갑자기 단정해지고 싶어졌을까. 그것은 아마 이 소설의 작가가 가지고 있을 저수지 바닥 같은 적요가 두려웠기 때문일 거다. 저수지 바닥. 그것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그린 작가의 이미지였다. 그것은 또한 소설 속에 나오는 ‘너무 말이 없기로 작정한’ 묘연과 닮아 있다. 사대부가의 며느리로 한평생을 살면서 그 누구에게도 심중을 토해놓지 않았던 그토록 무서운 침묵. 나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사람들이 항상 두려웠다. 인터뷰어로서 나의 임무는 한 번도 동요한 적 없는 고요한 저수지 바닥을 흔들어 부유하는 갖가지 먼지들과 그 동안 쌓였던 퇴적물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일 텐데 도무지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헤어스타일마저 하사관이다. 아이, 정말.

문학동네 회의실로 들어선 그녀의 얼굴은 중학생 딸을 가진 엄마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이었다. 그러나 내가 상상했던 것처럼 단단해 보였고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 모습은 단호해 보이기까지 했다. 인터뷰를 위해 문학동네 회의실에 단둘만 남았을 때 나는 약간 떨고 있었다. 아마 그녀도 약간은 떨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몇 개의 싱거운 농담과 건조한 질문을 던졌고 그녀는 단답형의 몇 마디 말을 내뱉었다. 서먹서먹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나는 그녀에게 최대한 양해를 구하고 맥주 두 캔을 마셨다. 그리고 겉으로는 씩씩해 보이지만 사실 기분장애환자여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굉장히 떤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자 그녀는 처음으로 경계를 풀고 나를 향해 따뜻하게 웃어주면서 자신에게 우울증 병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녀가 나에게 보여준 웃음이 고마웠다. 문을 열고 상대방을 따뜻하게 받아주는 그런 웃음이 나는 항상 고맙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예전엔 우울증으로 아주 힘든 시절들이 있었죠.”

―혹시 앤드류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이라는 책 읽어보셨어요? 저는 그 책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어머! 『한낮의 우울』은 제 바이블이에요. 그처럼 많은 줄을 그어가며 읽은 책은 여태 없었어요. 거의 외우도록 읽었죠. 그리고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책을 꼭 추천했어요.”

나도 그랬다. 나도 그 책을 몇 번이나 읽었고 지금까지 정서적으로 위험해 보이는(?) 네 명의 사람에게 그 책을 선물했다. 그 책은 내게 책이라는 것이 의학적인 측면에서 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 최초의 책이었다.

“책 속에서 우울증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의 사연들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어떻게 내 맘을 이렇게 잘 표현할까. 어떻게 내 맘과 이렇게 똑같을까.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 나와 같은 이유로 아파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만 아픈 게 아니라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되었어요.”

―혹시 겪으셨던 우울증 삽화 중에 하나만 들려주실 수 있나요?

“한동안 미친 듯이 전자오락실을 드나들었어요. 거기서 테트리스니, 1945니, 갤러그니, 틀린그림찾기니, 보글보글이니 하는 게임들을 했어요. 그중에선 틀린그림찾기가 제일 재미있어요. 동전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죠. (웃음) 이상하게도 정신을 빼놓을 만큼 시끄러운 그곳이 아주 편안했어요. 한 일 년 정도 그랬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돈 주면서 가라고 해도 못 가겠지만.”

앤드류 솔로몬에 따르면 우울은 사랑의 결여상태다. 우울증은 자신과 타인과 일과 생활에서 사랑이 사라져버린 삶이며, 그 무엇에서도 기쁨을 얻지 못하는 무의미함과 황폐함으로 가득 찬 쓸쓸한 내면이다. 그리고 건강한 삶을 회복할 에너지를 상실한 상태를 뜻한다. 그들에게 남아 있는 것은 끝없이 반복되는 생활에 대한 무의미한 감정과 외로움이다. 그러므로 우울증 환자에게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프로작이나 리튬 같은 약이 아니라 황폐해진 내면을 다독거려줄 사랑이다.

그런데 우울증 환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공포는 누군가에게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은 사실 굉장하다. 그들은 열렬하게 외롭지만 사람들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뜨겁게 사랑을 갈구하면서 동시에 사랑으로부터 맹렬하게 도망가는 것. 이 모순적인 삶을 그들은 견뎌야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살아가고, 어떤 사람은 광대가 되어 살며, 어떤 사람은 광인이 되어 떠돈다. 그러나 침묵하는 자는 이해받을 수 없고 광대는 오해받으며 광인은 배제되므로, 이 소설 속에서 얽히고설킨 많은 관계들처럼 문 앞에서의 머뭇거림은 죽음까지 지속되고 오해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다. 중증 우울증 환자였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속 인물들이 우울증에 감염되어 있듯이 그녀의 소설 속 인물들도 그렇다. 침묵하는 묘연과 김희우에게서, 사람들의 온갖 비웃음과 모멸 속에 광대로 살아가는 류호에게서, 광인으로 떠도는 여문과 향이에게서 나는 우울이라는 비극적인 병을 본다. 그래서 아마 작가는 이 소설의 인물들 중에 누구와 닮은 것 같냐는 나의 질문에 모두와 조금씩 닮아 있다고 말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원래 이 소설을 쓸 때 제목은 ‘푼’이었어요. 푼은 아주 적은 양을 의미하는 거잖아요. 저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항상 푼 단위만큼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는 오해와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고 항상 외로운 거죠. 소설 속에서 향이는 여문이 자신을 사랑하는지를 모르죠. 여문은 향이가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둘은 그렇게 모르는 채로 죽어갑니다.

―속내를 잘 안 드러내는 스타일이시죠?

“네, 말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

―그럼 인터뷰 어떻게 하죠? (웃음)

“사실 저는 말을 잘 못하는 편이라 상대방에게 아무리 화가 나도 할말을 또박또박 다 하지 못하고 대충 얼버무리는 타입이에요. 답답함이 습관이 되어 있죠. 그런데 편지를 쓰거나 글을 쓰면 이상하게 내용이 점점 독해져요. 걱정입니다.”

―저랑 정반대군요. 저는 글을 쓰면 유순해지는데 말을 하면 독설이 되거든요.

 

―문학동네소설상으로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나셔서 작가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다. 독자들은 작가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또 뭐 하고 살았는지 이런 걸 더 궁금해하더라고요. 사실은 소설을 읽다보니까 제가 더 궁금해진 거지만.

“경기도 오산이라는 곳에서 태어났어요. 아주 시골이었죠.”

―소설을 보면 한옥에서 자랐을 것 같은데요?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엄청난 한옥은 절대 아니고요. (웃음) 아주 작은 한옥이었어요. 지붕도 낮고, 덩달아 담도 낮고, 작은 뜰이 있는 시골 한옥이었죠. 문을 열면 바로 흙길이 있고, 그 앞에 논이 있는 그런 집 말이에요. 집 주위로 국화가 아주 많아서 사람들이 우리 집을 ‘국화집’이라고 불렀대요. 그런데 어쩐지 제가 자라면서부터는 그 많던 국화들이 다 사라지고 그 자리에 채송화며 나팔꽃 같은 풀꽃들이 자라기 시작했어요.” 

―소설에 보면 발뒤꿈치로 밟아 누룩을 만들고 명주천으로 닦은 풀잎에 이슬을 모아서 만든 국화주가 나오던데 정말 한잔 얻어먹고 싶은 술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게 다 연유가 있는 거군요.

“그런데 저는 사실 술을 못 마셔요. 국화주를 담가본 적도 없고요.”

―엥?

“대신 국화주 빛깔은 아주 좋아해요. 사실 국화과의 꽃들이 굉장히 다양하거든요. 특히나 가을엔 웬만하면 국화라고 해도 아주 틀리지 않을 정도니까요. 그러니 당연히 국화주 담그는 방법도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한 번도 담가본 적은 없어요.”

―대가족이었을 것 같은데 가족관계는?

“이남 사녀 중에 막내인데 굉장히 늦둥이에요. 아버지가 쉰 살에 저를 낳았어요. 바로 위의 언니하고 아홉 살 차이가 나고요. 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다니면 시골 어른들이 손녀냐고 항상 물어볼 정도였죠. 아버지는 공무원이셨는데, 몸이 아프셔서 일찍 퇴임을 했어요. 그후로 아버지는 대서소를 하시면서 소일하셨어요. 아버지가 글씨를 아주 잘 쓰셨거든요. 붓글씨도 잘 쓰시고 펜글씨도 잘 쓰셨죠. 어쨌든 그때부터 가족의 생계는 언니, 오빠들이 책임지게 되었어요.”

 

―소설을 보면 아버지에 대해 애증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아버지로 인해 항상 그늘이 있었어요. 어린 마음에 늙고 아픈 아버지가 속상했거든요. ‘효’라는 것이 원래 타고나는 건가봐요. 그런 면에서 저는 참 못된 딸이었죠.”

 

이 소설 속에는 ‘너는 나로 인해 죽는다’라는 부채의식이 많은 인물에게서 보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런 위험한 부채의식을 가진 사람을 별로 만나본 적이 없어요. 보통은 ‘너 때문에 내가 못 산다’라는 식 아닌가요?

“아무래도 가족사에서 출발한 것이겠죠. 엄마는 마흔에 저를 낳으시고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 하셨어요. 그래서 늘 아프셨죠. 엄마가 아프실 때마다 혹시 나를 낳아서 엄마가 아프게 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저희 언니와 오빠들은 아주 똑똑한 사람들이었는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일찍 일을 시작했어요. 집에서 저 혼자 누린 호사가 얼마나 큰지 몰라요. 게다가 언니, 오빠들이 돌아가면서 한 번씩 제 학비를 내야 했어요. 거의 저를 키우다시피 했죠. 저는 사는 게 늘 미안했어요. 엄마가 아픈 것도 미안하고, 언니, 오빠들이 고생하는 것도 미안하고, 공부를 못하는 것도 미안하고, 약하고 비리비리한 것도 미안하고, 상업고등학교에 가지 않고 멀리 수원까지 가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닌 것도 미안하고, 대학을 졸업했으면 일도 좀 하고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한 것도 미안하고, 그리고 결혼한 다음해에 바로 애기 낳고 그뒤부터는 육아에 신경쓴다고, 참……

 

―한국외대 이란어과를 나오셨는데, 이란어과를 나온 소설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굉장히 낯선 느낌이 들었어요. 왜 이란어를 전공할 생각을 하셨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떠밀려 들어간 느낌이 들어요. 선지원후시험 제도의 희생양이랄까. 붙고도 남는다, 하는 곳에만 원서를 낼 수 있었으니까요. 안 그러면 담임선생님이 원서를 안 써주셨거든요.”

―그럼 원래는 무슨 과를 가고 싶었나요?

“꼭 가고 싶었다기보다는 그냥 호기심에 문예창작과를 알아보기는 했어요. 하지만 이런 거 저런 거 따질 형편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대학 시절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시간이었어요. 사실 이슬람세계가 굉장히 매력적이거든요.

―소설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하셨죠?

“작년 10월부터요.”

―네? 그전에는 쓰신 적이 없고요?

“네. 그전에는 단편소설도 시도 써본 적이 없어요.”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참 억울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보통 우리 같은 사람들은 한 십 년 우울한 문학청년 시절 보내고, 신춘문예 때문에 또 몇 년 우울한 크리스마스 보내고, 그러면서 잔뜩 패배의식에 절어 있다가 겨우 나오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처럼 어느 날 갑자기 필받아서 한 방에 나오시면…… (웃음)

“우울한 크리스마스요?”

―신춘문예 당선통보가 보통 크리스마스 전에 나거든요.

어릴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어요. 그런데 글을 잘 못 썼어요. 중고등학교 때도 별 소질이 없었어요. 작가들을 보면 벌써 중고등학교 때 두각을 나타내잖아요. 그게 아니라도 백일장에서 상을 타오거나 하다못해 국어선생님에게 칭찬을 받거나.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저는 그런 것도 없었어요. 어쩌다가 선생님에게 글을 내면 빨간 펜으로 줄만 잔뜩 그어져서 돌아오곤 했죠. 어릴 때 저희 집 다락에 책이 아주 많았어요. 깨알 같은 작은 글씨에 세로줄로 활판인쇄되어 있는 책들이었는데 법전에서부터 난중일기니 조선왕비열전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한 책들이었죠. 나중에 이사를 할 때 보니까 종이가 부스러질 정도로 낡은 책들이었는데, 구석에 앉아 그 책들을 이해도 못 하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읽으면서 나도 작가가 되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죠. 하지만 글쓰기에는 별로 소질이 없는 것 같아서……”

그럼 작년 10월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왜 갑자기 소설을, 그것도 단편도 아니고 장편을?

“단편을 쓸 생각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에요. 근데 도저히 진행이 안 되더군요. 남편이 언젠가 그런 말을 했어요. 제가 매일 책만 붙들고 사니까, 쏟아내지 않고 그렇게 계속 구겨넣기만 하면 미쳐버릴지도 모른다고. 정말 그랬나봐요. 할말이 많아서 단편으로는 부족했다, 뭐 그런. 그리고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한 건, 표면장력의 끝을 보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 방울만 더 얹으면 바로 터질 것 같은 위태로움을 제 안에서 느꼈던 거죠.”

 

―저는 틈틈이 쓰는 장편소설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쩐지 장편소설은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휘몰아쳐서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한 아이의 엄마이고 또 주부이니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썼을까 궁금했습니다.

“말 그대로 대중없이 써요. 아침에도 쓰고, 밤에도 쓰고, 설거지 끝내고 쓰고, 드라마 보다가도 쓰고, 정말 틈나는 대로 써요. 가끔 컴퓨터를 한 번도 못 켜는 날도 있거든요. 그런 날에는 주로 수첩에다 정리를 해두지요. 아무래도 남편과 딸에게 피해가 좀 있었을 거예요. 대중없이 틈나는 대로 쓴다지만 그 틈을 일부러 만들기도 했으니까요.”

―소설에는 조선시대 풍속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으셨던가봐요?

“예전부터 그런 군내나는 책들을 좋아했어요. 체질이죠. 고등학교를 수원에서 다녔는데 정조가 세운 화성이 내려다보이는 곳이었거든요. 게다가 국사선생님이 얼마나 재미있고 좋으셨는지 역사에 대한 관심이 그때 많이 생겼어요. 그리고 『조선의 뒷골목 풍경』이라는 책 이후로 기죽지 않으면서 읽을 수 있는 역사 관련 책들이 굉장히 많이 쏟아져나왔어요. 그 한 권, 한 권이 다 소설의 자료가 되었지요.”

 

조선시대를 소설의 시대적 배경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다면요?

우리가 생각하기에 조선시대라 하면 온갖 제약과 규약이 여러모로 가해졌던 시대 아니겠어요? 신분의 차이만 해도 그렇고 후기 쪽으로 접어들면 남녀의 차별도 갈수록 심해지니까요. 그러니 그 시대 사람들은 사회에서 학습된 방식으로 살아야 했겠죠. 당연히 차마 하지 못한 말이며 감히 하지 못한 행동들이 많았겠죠. 그 시대에 비한다면 오늘날은 훨씬 자유로워진 것 같지만 소통이라는 측면에선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아요. 소통의 부재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별다를 게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옛 시절을 빌려왔죠. 그래서 사실 처음에 이 소설을 쓸 때는 퓨전을 생각했어요. 시대를 구분하지 않고 넘나들며 양쪽을 다 아우르는 소설을 쓸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어쭙잖은 시도가 되어버렸죠. 한쪽에도 충실하지 못하면서 양쪽을 다 품는다는 건 말이 안 됐으니까요. 그래서 수정하는 데 어마어마한 시간을 들여야 했어요. 이중의 고통이었죠.”

 

―저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 작가는 묘연과 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묘연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도 자주 받았고요.

“네, 아무래도.”

―묘연을 빼고 나면 누구와 가장 많이 닮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여기 나오는 인물들 모두와 조금씩 닮아 있겠죠. (웃음) 그런데 굳이 꼽으라면 후인과 설희를 반반씩 닮은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제가 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자식을 버리고 사랑을 찾아 떠나는 후인 같은 여자에게 깊게 동의해줄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후인의 삶을 끝까지 따라갈 수 없었죠.”

―누군가는 소설이 그 시대의 도덕과 싸우는 일이라고 하던데요. 그러니까 후인에게 조금 더……

“그런 면에서 제가 좀 소심한가봐요. CCTV를 놓고 시민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가 첨예하게 대립하면 저는 안전 쪽에 손을 들어주는 편이거든요. 그 말은 제 인물이 도덕과 금기의 경계에 서 있다면 저는 아마 도덕을 선택할 거라는 뜻이겠죠. 이거 어째 동문서답의 느낌이 오는데요?” 

독자들에게 『달을 먹다』가 의미하는 바를 들려주신다면?

이해와 오해 사이의 간격이라고 하면 될까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진실을 가지고 살아가죠. 한 가지 사실을 놓고도 입장과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 누구도 진정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이 될 수는 없는 거거든요. 저는 그 진실의 개별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영향받은 작가가 있었다면 누구를 꼽고 싶습니까?

“영향은 무수히 받았죠. 그러면서 제 능력에 절망했고요. 어쨌든 제게 충격을 준 작품들은 분명히 있어요. 우리나라 작가들의 경우, 우선은 최명희의 『혼불』이 그랬고, 제 정서를 들었다 놨다 한 작품은 김훈의 『칼의 노래』죠.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는 학창 시절에 구라에 대한 하나의 교과서가 되어주었고, 단편집으로는 이문구의 『나는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하고 김형경의 『단종은 키가 작다』가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외국작품으로는 알바니아 작가인 이스마일 카다레의 『부서진 사월』하고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그리고 쥘리앙 그라크의 『시르트의 바닷가』를 들고 싶네요. A.J.크로닌도 말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그의 소설 내용이 기억이 안 나서……”

―작가들에게는 대체로 소설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소설을 들려주신다면?

독립운동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내 안에 쟁여진 무수한 감정들이 글자 한 자 한 자의 등에 업혀 나로부터 독립을 하는…… 그게 잘되면 만세를 부르는 거구요.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요?

글 잘 쓰는 작가요. (웃음) 영화를 보면 감독들마다 스타일이라는 게 있잖아요. 드라마도 그렇구요. 그 스타일 때문에 마니아도 생기고 안티도 생기고…… 그런 저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싶어요. 보편적이고 무난해서 편안하기보다는 무언가를 건드려서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종류의 스타일.   

 

―저는 소설가가 21세기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시대에 소설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 저는 소설가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개념으로 봅니다. 하지만 될 수 있다면 소비자의 호불호에 휘둘리는 수동적인 작가가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가 눈치를 봐야 할 정도의 주체성을 가진 작가가 되고 싶어요. 물론 그러려면 그만한 힘을 갖춰야겠죠.

 

이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사랑은 대부분 치명적입니다. 죽거나 불구가 되거나 하는 식이죠. 원래 사랑이 이렇게 무서운 건가요?

저는 사랑은 치명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치명적이지 않으면?

“사랑이 아닌 거죠.”

―이렇게 위험한 정서를 가지고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결혼이라든가.

“그것은 생활이겠죠. 사랑이 우리를 흔들고 간 다음에 남아 있는 것. 자신이 가진 성격대로 살아가야 하는……”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셨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조금 무섭네요. 작년에 어떠셨나요?”

―벌벌 떨었죠. 무섭잖아요. 갑자기 세상에 나가는 거.

“그 기분 정말 이해가 될 것 같아요.”

인터뷰를 정리하는 며칠 동안 나는 밤마다 그녀의 블로그에 들어가 이것저것을 둘러보고 나왔다. 물론 도둑처럼 살금살금 들어가서 흔적도 없이 나온다. 그녀의 집엔 인형을 껴안고 잠을 자는 왈왈양이라는 앙증맞은 강아지가 있고, 그녀가 키우는 꽃과 새싹채소들이 있고, 전업주부의 하소연과 푸념이 있다. 나는 그곳에서 꽃기린, 제비꽃, 석류꽃, 능소화 같은 꽃들을 본다. 나는 웰빙과 청결을 삶의 모토로 삼고 있어 더러운 이불에서는 결코 잠을 자지 않고 몸에 좋다면 냄새 지독한 한약도 마다하지 않는 왈왈양의 일기를 읽고, 밥心이라는 폴더 속에서 요리의 실패사들을 읽으면서 ‘음 저 타이밍에 저걸 집어넣으면 확실히 실패하는군’ 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리고 소설에서 건축학까지 두서없이 읽어대는 활자중독자의 독서일기를 읽는다. 블로그 속 그녀의 글들은 센스 만점이다. 그녀는 홈쇼핑에서 만난 상품에게 ‘솔직하게 말해봐, 내가 너로 인해 적어도 상식적인 인간이 될 수 있는지’를 묻고,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임금이 월 백육십칠만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잊을 만하면 신문에서 떠들어대는 것에 정부 차원의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닐까 갸우뚱거린다. 확실히 그녀의 블로그는 내가 읽은 그녀의 소설과 다르고 내가 만난 그녀와도 다르다. 그래서인지 어째서인지 나는 깔깔거리면서 블로그를 빠져나올 때마다 그녀의 다음 소설은 『365일 반찬 백과의 비극』이나 『웰빙 강아지 왈왈양의 투쟁사』같이 엉뚱하고 기발한 소설일지도 모른다고 혼자 중얼거리곤 한다. 


* 인터뷰 및 정리 : 김언수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국문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2년 진주신문 가을문예공모에 단편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과 「단발장 스트리트」가,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프라이데이와 결별하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캐비닛>으로 제 12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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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07-11-2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을 먹다.. 제목이 인상적이네요. 궁금하네요.

러블리아련 2007-11-25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수상작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시선의 글들이 많은 것 같아요.기대됩니다.

진달래 2007-12-06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상 받는 글 중에 '달'이 많네요. ^^;;
꼭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이 작품. ^^
성함과 얼굴이 좀 안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글로 풀어낸 대화가 참 이름답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따귀가 아니라 정말 뽀뽀를 해주고 싶었던 김언수 작가님,
절대 하사관 같지 않으세요~!
<캐비닛>에 나왔던 사진에 비하면 정말 더 여유있어 보이시는데요. ^^
김진규 작가, 앞으로도 눈여겨 볼게요. ^^
근데 김언수 작가님, 다음 작품 기다리고 있어요~ 언제 나와요? ^^;;

모리 2007-12-1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시네요. 작년 10월부터 글을 써서 화려하게 등단하다니...작가 자체가 흥미진진한 소설 같습니다. 인터뷰 재미있게 읽었어요~!

상그레 2008-12-2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작가의 뒷이야기를 듣는 재미는 정말 쏠쏠합니다.
작가의 얼굴이 책에 중첩되는 느낌이 들어요.
 






- Interview with kimji 님






Q. 안녕하세요. kimji님, 그간 잘 지내셨나요?

A. 안녕하세요.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더위도 꺾이고, 선선한 바람 부니 영락없이 가을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저도, 우리집 꼬마도요^^ 아이엄마,로 사는 일상이 고만고만하듯이 저도 고만고만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해서, 이렇게 인터뷰 요청을 해주셔서 어찌나 반갑던지요^^ 너무 뻔한 핑계 같지만 아이엄마가 된 이후로 독서량이 욕심을 따라가지 못해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주변엔 언제나 읽을 책들을 숨겨두고 짬짬히 읽기도 하고요.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알라딘과 오랜 인연을 맺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덕분에 오래된 리뷰를 꺼내봤습니다. 2003년 9월 21일에 올린 첫번째 리뷰로 알라딘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네요. 새삼스러워요. 제가 알라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집니다. 제가 처음 리뷰를 올렸던 그때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도 리뷰를 쓸 수 있었고, 리뷰 하단에 추천하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yes와 no를 선택해서 체크할 수도 있었죠. 글자 수 제한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일, 자체가 알라딘이 처음이었어요. 알라딘 외의 온라인서점을 가본적도 없었고요. 그냥 첫걸음에 단박 물건을 사는 손님, 이 되었던거죠. 첫 결제를 하는데 무척 떨리던 기억도 생생하구요. 아무튼, 책을 사려고 알라딘에 들어왔고, 책정보를 찾다보니 리뷰의 도움을 받게 되었고, '아, 이런 공간이 있구나!'를 깨닫고, '그럼 나도?'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더불어 그때 당시 스터디 모임에서 읽은 책들의 간략한 평가를 남겨야 했어요. 알라딘 리뷰가 그 정리 공간으로 적격이었고요. 굳이 커리큘럼이 아니어도 내가 읽는 것들에 대한 기록,은 습관적으로 해오던 일이었고, 그것을 종이와 펜, 이 아니라 컴퓨터와 인터넷, 웹페이지로 자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알라딘과의 조우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Q. kimji님께서 특별히 리뷰 쓰기를 즐기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예를 들어준 이유 모두 두루뭉술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처음 알라딘에 리뷰를 쓸 때는 알라딘이 놓치는 책정보를 대신 남겨놓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었어요. '이 얘기도 하면 더 좋을텐데, 이건 너무 작은 부분이어서 공식적인 소개가 안 되었나보다. 그럼 내가 써 놔야지' 하는 마음 말이죠. 그러다가 개인적인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서나, 그 책에 대한 덧붙일 정보는 페이퍼가 그 역할을 대신 해줄수 있어서 리뷰쓰기가 좀 부담스러웠던 시기가 있었어요. 지금은 '내 식대로 읽은 이 책의 내 식대로의 감상'이 되고 있고요.

제가 주로 읽는 책이 문학서이다보니 리뷰도 대부분 소설입니다. 게다 한국소설에 많이 치중되어 있고. 제 관심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소외받는 한국소설에 대한 애정도 얼마간은 담겨 있어요. 알라딘에서 소설에 관한 리뷰어하면 kimji,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리뷰를 쓰는 것을 즐기는 이유, 라 할 수 있다면 '읽기'와 '쓰기'가 일상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책읽기를 좋아해도 쓰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힘겨워 하면, 쓰는 것을 잘 해도 읽질 못하면 쓸 수 없는 게 리뷰니까. 저는 그저 보편적인 사람이에요. 대다수가 읽는 만큼 읽고, 대다수가 쓸 수 있는 만큼 쓰니까요. 따지면 특별할 것도 없다,라는 말같지만 적어도 독서와 독후 활동을 제대로 취미 활동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겠죠.

Q. 처음 책과 가까워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특별하지 않더라도 좋습니다.

A. 계기, 라기 보다는 성향 같아요. 아버지가 문자중독처럼 늘 책이나 읽을 거리를 가까이에 두고 계신 분이었고, 읽지 않으면 쓰고 계시던 분이었거든요. 하다못해 광고전단지를 읽거나, 딸아이 연습장에 같이 낙서를 하시는 분이었어요. 그런 아버지의 기질이 제게도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어릴 때 유난히 책을 좋아하거나, 책에 파뭍혀 있거나 하는 아이도 아니었어요. 그건 조금 더 커서 변질되는데, 그러니까, 조금 구체적으로 소설책과 가까워지게 된 계기, 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이 말이 뭐가 어렵다고;; ) 문학지망생이었어요. 소설을 쓰고 싶어했고. 해서 소설만 들입다 읽게 되었습니다. 참 간단하지요? ^^

Q. 우선은 kimji님께서 수상하신 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수상하신 기분을 여쭙겠습니다.

A. 제가 쓴 리뷰가 좀 길었어요. 제가 봐도 좀 지루했어요. 해서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리뷰대회 도서,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런 큰 상을 받게 될 지는 전혀 생각지 못했죠. 그때 임신중이었으니까 제일 먼저 부른 배를 쓰다듬었던 것 같아요^^ 좋은 일이니까 기뻤어요. 신났구요^^ 제일 먼저 신랑에게 전화를 걸고, 친정 엄마한테 전화걸고, 그랬던 것 같아요^^

Q. 이상한 궁금증일지도 모르지만, 상으로 받으신 적립금은 어떻게 사용하셨는지요.

A. 상금이 무려 백만원,이었습니다. 백만원. 그 큰돈을 상금으로 받아도 되는지, 그런 걱정도 들고. 많은 리뷰대회 참가자분들에게도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임신중이어서, 아, 이 아이에게 선물을 주시는구나, 뭐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했더니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습니다만^^
적립금은 모두 책 샀어요^^ 가족들, 지인들에게 선물하고(다음 해 제가 축하턱을 낼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적립금 덕을 좀 보았습니다) 남은 금액 모두 제 책을 샀습니다. 알라딘 지인들과 나눌 수 있는 이벤트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신혼살림에 욕심껏 제 책을 사볼 수 없던 터였고, 출산 예정 중이어서 아이에게 줄 선물 등을 생각하다보니 많이 나누지 못했어요.

나의계정에 적립금 1,000,000원이 써 있는 걸 보고서 새삼 깜짝 놀라 캡쳐까지 해두었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좋은 책 많이 읽을 수 있었고, 아이에게도 좋은 책을 많이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적립금을 쓸 수 있는 일년 동안 무척 행복했고요^^

Q. kimji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서평이란? 

A. 제가 쓰는 리뷰들은 대체로 별이 4개, 혹은 5개 만점입니다. 예전, 딱 한 번 제외하고는 늘 그래왔어요. 제 기준으로 별 3개 이하면 아예 리뷰를 쓸 이유가 없다고 판단을 내리는 편입니다. 나쁜 책(나쁜 책,이라는 의미가 참 모호하지만) 혹은 기대를 접을 책, 혹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책은 별로더라,를 알리는 것도 서평을 쓰는 의미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저 좋은 것, 그래서 같이 읽으면 좋은 것,에 더 많이 치중하고 있어요. 그리고 더욱 그러고 싶고요. 제가 쓰는 서평으로써 좋은 서평이란, 서평을 읽는 사람을 너무 의식하지 않으면서 내 감정을 제법 솔직하게 적은 서평, 인간의 삶과 맞닿은 성찰이 담긴 서평, 내용이 명확한 서평, 등이 해당됩니다.

다른 방향에서 본, 일반적인 '좋은 서평'이란, 작가와의 대화를 용이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내는 글, 이라고 생각해요. 좋으면 무엇이 좋은지, 나쁘면 무엇이 나쁜지 명확하게 집어주는 서평이 좋은 서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독서, 란 개인적인 행위여서 같은 책이어도 사람마다 다 다르게 느껴지기 나름이니까, 자신의 느낌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기본일테구요. 더 나아가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이 나에게도 어떤 울림으로 전달될 때, 그래서 그 책에(그 책을 쓴 작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그 울림을 조금 더 깊게 공유하기 위해 그 책을 읽게 되는 적극적인 행위를 유발하는 것도 좋은 서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은, 그 책을 읽고 싶게끔 만드는 서평은 못 되어도 서평이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의미를 다하는 서평도 나름의 존재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서평이란 독후의 감을 적는 일이니까 말이죠. 독후의 감,이 어떤 이에게는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거나, 내 존재의미를 떠올리게 하거나, 타인을, 인생을, 삶을 반추하게 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면 그것 역시 훌륭한 서평으로써의 존재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Q. '좋은 서평이 좋은 책을 살린다'는 매 대회 때마다 내걸어온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이 말이 유효하다고 생각하세요?

A. (단호하고, 강하게) 네!
예전, 어느 관계자분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좋은 인터넷 서점이란 어느 도서관보다 더 훌륭한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고 말하더군요. 그때 많은 감동을 받았어요. 저는 이 나라의 출판, 유통 과정, 온/오프라인 서점의 시스템이나 메커니즘에 대해서 전혀 모릅니다. 상업적인 장치, 혹은 그런 영업 정책에 관해서도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저 캐치프레이즈, 의 힘을 맹신합니다. 말 그대로, 어떤 목적 없이 순수 의미로써 말이죠.

좋은 서평 중에 하나는 그 책을 나도 읽어보고 싶고, 같이 읽은 후 함께 공유하고 싶고, 그래서 더 큰 울림을 가지고 싶다 라는 마음을 (긍정적인 의미로) 부추깁니다. '좋다'라는 개념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복잡해지겠지만, 좋은 책을 알리는 일은 출판사의 영업이나 할인율, 마일리지, 웹에 얼마나 노출되느냐의 문제, 이벤트 여부와 별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것이 좋은 서평, 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라고 여겨지고요. 좋은 서평을 쓰는 일이 그래서 더욱 중요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대회가 그런 순기능을 많이 발휘하는 일이 되었음 하는 바람이기도 하고요.

Q. 이런 서평은 대단하다, 이 사람의 서평은 참 좋다. 하는 식으로 선호하시는 스타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알라딘 분들께 소개하고픈 서재나 서재인, 특별히 감동적이었던 서평이 있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A. 어떤 서평이 좋은가, 에 대해서는 이미 앞서 말했으니까 제가 좋아하는 서재인을 소개하는 걸로.
: 플레져님. 플레져님 역시 한국문학에 집중된 서평이 많은 서재입니다. 리뷰들도 모두 주옥같구요. 특히나 감각적인 언어구사로 서평만 읽어도 만족감이 드는 서평을 많이 쓰는 분입니다.

: 오즈마님. 관심 스팩트럼이 다양해서 흥미로운 리뷰들이 잔뜩 있는 서재입니다. 예를 들어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의 리뷰 '스누피, 당신의 건필을 빌어' 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리뷰 '고마워 역시 박민규야' 같은 리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고, <소진의 기억>의 리뷰인 '그리움이 힘이 된다'같은 울림 강한 리뷰도 큰 감동을.

: 2회 수상자인 드팀전님의 리뷰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 어린이분야 책에도 정성들여 세세히 리뷰를 작성하는 '책읽는 나무'님 서재도 아이엄마들에게는 필독 서재가 될 듯 합니다.
: 이상하게 제게는 '아, 이 책 꼭 사서 봐야지!'라고 자극하는 서평을 쓰시는 '로드무비'님 서재도 훌륭합니다^^
: 요즘에는 좀 뜸하신듯 한, 독특한 색채를 가진 'endo'님의 서재도 저는 좋아라 했습니다.

Q. 최근 읽은 책 중에 널리 읽혀도 좋을 책을 소개해 주신다면?

A. 최근, 권여선 소설 <분홍 리본의 시절>을 읽고 너무 좋아서 열심히 리뷰를 썼습니다. 이 가을에 읽기 힘든 소설이지만, 이 가을에 읽기 참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리뷰 쓰려고 벼르고 있는 편혜영의 소설 <사육장 쪽으로>도 좋더군요. 일상의 폭력과 공포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마음에 들었어요. ('널리'라는 표현 때문에 참 힘드네요^^;;) 방향을 조금 바꿔, 백지혜 글.그림인 <꽃이 핀다>가 어른이 봐도 가슴 짠하게 하는 아름다운 책이었다고 기억이 되네요.

   

 

 




Q. '인생의 책'이란 것이 있다면 한 편(혹은 몇 편이든) 꼽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내가 읽어 온 모든 책, 이라고 하면 너무 무책임한 답변인가 싶어도 그처럼 적절한 표현도 없는 듯 싶습니다. 영화나 음악이 계절이나 기분, 처한 상황, 낮과 밤 등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고 나름의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책도 제게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그 얘기는 머리에 쩍-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이 감동을 주는 책을 아직 못 만났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내 인생을 뒤흔들거나 어떤 영향력을 미치게 했던 책이 과연 있었나 싶은 회의에 빠지게도 하니까 말이죠. 그래도, 꼽아야 한다면 주저없이 오정희의 <불의 강>,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 조경란의 <불란서 안경원>, 윤대녕의 <많은 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 천운영의 <바늘>, 김인숙, 김연수의 소설들, 장정일의 희곡집 <긴여행>, 이윤택의 희곡집들,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최승자의 시집들을 읽으면서 문학지망생의 꿈을 키웠으니 내 인생의 책들이 바로 이 책들이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 이 있다면

A. 최근, 서평단모집을 통해 생산된 리뷰, 에 관한 생각을 해보곤 했습니다. 리뷰의 수,와 책의 질적인 부분의 상관관계가 얼마나 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리뷰의 질적인 내용보다 리뷰의 갯수가 조금 더 쉽게 그 책에 관한 인상을 좌우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없지는 않습니다. 서평단리뷰, 일 경우에는 이 리뷰가 서평단 리뷰, 라고 밝힐 수 있는 체크기능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다른 사이트에서 이런 방법을 취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서평단이 되어서 쓴 리뷰, 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 리뷰를 받아들이는 독자에게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도록 도와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좋은 리뷰를 쓰는 것도, 좋은 리뷰라고 판단하는 것은 분명 독자와 이용자의 몫입니다. 그 판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라딘에서 안내해주셨음 하는 바람을 가져봤습니다. 

- 3회째인 리뷰대회, 가 성황리에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도, 알라딘도, 그리고 그 책의 저자에게도, 그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모두 윈윈인 그런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응원의 박수를 보낼게요.

- 인터뷰 덕분에 제 개인적인 정리의 시간도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늘 건강한 알라딘이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늘 건강한 알라딘, 그 안의 건강한 편집팀이 되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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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with 드팀전 님

 

 

Q. 안녕하세요 드팀전 님, 그간 잘 지내셨나요?

A. 잘 지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비관적인 구석이 있어서 그냥 '잘 지내요'라고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 제 주변을 둘러싼 환경들이 어떤 형태로든 제게 영향을 주고 있어서요..그저 희망을 놓지 않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려고는 합니다.

Q. 알라딘과 오랜 인연을 맺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알라딘에 처음 글을 쓴 게 찾아보니까 2001년이였네요.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였습니다. 그냥 읽었던 책에 대해서 몇 자 끄적이고 싶어서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글을 쓸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는 갑자기 그림이 그리고 싶어서 창고에 들어 있는 이미 굳어버린 수채물감을 따뜻한 물로 녹여서 그림을 그린 적도 있습니다.물론 한 번만 하고 말았지요. 즉흥적인데가 있어요.알라딘에 글을 처음 쓴 것도 그냥 그런 즉흥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몇 편을 올리고 그 다음에 알라딘을 잊었지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다시 알라딘을 찾은 게 2003년인가 봅니다.

Q. 리뷰를 쓰는 이유로는 책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려는 마음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이 책을 더 많은 사람이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 등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요. 드팀전 님께선 특별히 리뷰 쓰기를 즐기시는 이유가 있나요?

A. 주관식인것 같으면서도 객관식으로 유도하는 질문이네요.^^ '소통'하는 목적과 '기억'하는 목적, 이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합니다. 책을 매개로 다른 분들을 알게 된 것이 무척 가치 있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온라인의 '소통'은 한계를 가지고 있어서 그 한계만큼만 그 '소통'을 사랑합니다. 글을 쓰다 보면 읽었던 내용을 정리할 수도 있고 성찰할 수도 있어서 그런 도구로 '글쓰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Q. 처음 책과 가까워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특별하지 않더라도 좋습니다.

A. 헤헤...아마 문자를 배우게 된 계기가 책과 가까워진 계기 아니었을까요? ^^ 습관적인 책읽기의 계기를 묻는 것으로 질문을 이해해야겠지요 ^^ 제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거워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TV와 인터넷 없이 1년 반 정도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직장 때문에 친구들과의 물리적 거리도 멀어지고 회사 사람들하고 퇴근 후에 또 회사 이야기하는 것도 지겹고..'책'과 노는게 훨씬 재미있었어요.

Q. 우선은 드팀전 님께서 수상하신 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수상하신 기분을 여쭙겠습니다.

A. 1년 전인가요..어떤 분의 댓글을 보고 알았습니다. 좋았지요... 상금이 꽤나 많잖아요. 앞으로 1년 정도 생활비 중 책값은 따로 안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와이프가 더 좋아하던데요..^^

Q. 이상한 궁금증일지도 모르지만, 상으로 받으신 적립금은 어떻게 사용하셨는지요.

A. 알라딘에서 준 적립금을 백화점에서 사용하진 못하잖아요^^ 알라딘에서 다 썼지요.다른 분들께 책 선물을 많이 했어요. 와이프의 인터넷 모임에 상품으로도 협찬하구요. 아기 돌맞이 선물로도 친구들에게 책 선물하구요...가족들에게도 책 선물하구...알라딘에서 만난 분들께도 선물하고.. 집계 내보진 않았지만 아마 책 선물을 가장 많이 한 한 해가 아니었을까 해요.


Q. 드팀전 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서평이란?

A. 드디어 어려운 질문이 나오네요. 좋은 서평이란 우선 읽기 좋은 서평이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흐름이 자연스럽고 글이 눈을 끌고 가는 힘이 있어야 된다고 할까요. 다음으로는 메시지면 메시지, 감동이면 감동, 비판이면 비판.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다음에 글을 맛깔 나게 하는 표현력이 있으면 좋겠지요.

Q. '좋은 서평이 좋은 책을 살린다'는 매 대회 때마다 내걸어온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이 말이 유효하다고 생각하세요?

A. 홍보카피로는 나쁘지 않네요. 그런데 그 말의 앞뒤를 바꾸어 보았는데요..제게는 이 편이 더 와닿습니다. "좋은 책이 좋은 서평을 만든다." 

Q. 이런 서평은 대단하다, 이 사람의 서평은 참 좋다. 하는 식으로 선호하시는 스타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알라딘 분들께 소개하고픈 서재나 서재인, 특별히 감동적이었던 서평이 있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A. 사실 제가 알라딘에 즐겨 찾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아요.30분 안팎일겁니다. 이미 많이 알려지신 분들이어서 제가 따로 소개하지 않아도 될 듯해요. 인기 없는 서재인이 인기 있는 서재인을 소개하는 건 좀 우습잖아요.^^

Q. 최근 읽은 책 중에 널리 읽혀도 좋을 책을 소개해 주신다면?

A. '널리'라는 말이...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네요.^^ 지루하고 딱딱한 책들을 읽었으면 해요. 책을 아이스크림의 대용품으로만 여기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책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책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성찰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변화하고... 그런 위대한 기능을 갖는 게 '책' 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얼 쇼리스의 <희망의 인문학>이 그런 믿음에 바탕을 둔 좋은 책이 아닐까 해요.


Q. '인생의 책'이란 것이 있다면 한 편(혹은 몇 편이든) 꼽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인생의 책까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좋아하는 책 정도라면...니코스 카잔찬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좋아해요. 제 나이에 0자가 붙을 때 마다,즉 10년 마다 한 번씩 읽을 책이에요.




- 좋은 인터뷰 감사 드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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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0-1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인터뷰도 하는군요.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책도 담아가요^^
 

- Interview with 리아트리스 님

Q. 추리소설을 읽는 이유/추리소설 읽는 즐거움은?


A. 추리소설을 읽는 이유는 곧 소설을 읽는 이유와 상통하는데, 다름 아닌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죠.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함과 스릴 넘치는 재미, 기존의 재미를 다시 뛰어넘는 새로운 재미. 우리가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궁극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책이라면 눈만 피로하고 책장을 넘기느라 손가락 관절만 아플 겁니다. 아무리 대단한 철학과, 감동과, 메시지와 문학적 진정성 같은 게 들어있다 하더라도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책이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책이라면 그냥 덮어버리죠.

또 추리소설에는 순문학에서 찾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도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마구마구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건이 터지면 독자는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 진실은 무엇인지, 책 속의 탐정과 함께 호흡하고 단서를 수집하며, 나름의 추리를 펼쳐 나갑니다. 탐정과 두뇌게임을 벌이는 것이죠. 그렇게 놀라고, 긴장하고, 추리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치며 책을 읽으니 자연히 소설에 몰입하게 됩니다. 더위를 잊고,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지요. 탐정과의 두뇌게임에서 이기든 패하든, 독자는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되고, 그 탐정의 다음 사건, 다음 소설을 기대하게 됩니다. 추리소설이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내 인생의 추리소설' 5권을 꼽는다면.

A. 
1)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가장 좋아하는 추리소설가,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대표작 중 하나죠. 이 소설이 유명한 이유는 그 대단한 반전 때문일 겁니다. 그때까지의 추리소설 상식이나 법칙들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논란과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라스트의 반전 때문에 이 소설은 추리소설 매니아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며, 이후의 추리소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과 함께 크리스티 여사 3대 걸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 <최후의 비극>, 엘러리 퀸 지음
크리스티 여사 다음으로 좋아하는 추리소설가, 엘러리 퀸의 비극 시리즈 중 마지막 작품입니다. 비극 시리즈 중에서는 <Y의 비극>이 가장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최후의 비극’에 강하게 이끌렸답니다. 이유인 즉, 가장 좋아하는 탐정인 드루리 레인의 마지막 활약상이 담긴 소설이었기 때문이죠. 비극 시리즈의 대단원을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으며, 추리소설 사상 가장 가슴 아픈 라스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3) <안녕 내 사랑>,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최고 매력남, 말로의 매력에 진정으로 빠져버린 소설입니다. 챈들러의 문장은 얼음 조각처럼 차갑고 단단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얼음이 물이 되어 녹듯 문장은 짙은 허무와 슬픔으로 녹아내리며 아득한 향수를 자극합니다. 사랑 이야기가 전면에 녹아 흐르는 이 가슴 시린 추리 소설에 더없이 어울리는 문장들이죠. <안녕 내 사랑아>는 말로 시리즈 중 가장 매력적인 소설이며, 아름답고 애처로운 소설이기도 합니다. 

4) <상복의 랑데부> / 윌리엄 아이리시(코넬 울리치) 지음
사랑하는 연인 도로시를 기다리는 남자, 조니 마. 그러나 연인은 오지 않습니다. 도로시는 이미 죽었지요. 범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다섯 명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조니는 다섯 번의 살인을 도모합니다. 사랑하는 도로시를 죽였을 것이라 짐작되는 다섯 명의 용의자들 모두에게 자신이 당한 것과 똑같은 고통을 선사하려는 것이죠. 도로시를 향한 사랑의 열정과, 복수의 집념에 한꺼번에 사로잡힌 비운의 사나이, 조니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아이리시는 특유의 날렵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잔혹한 복수극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아이리시의 소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5) <바늘구멍> / 켄 폴리트 지음
히틀러를 2차 대전의 승리자로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급 정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숨 막히는 도주와 추적의 파노라마. 그리고 그 속에서 전개되는 위험한 사랑! ‘바늘구멍’은 켄 폴리트의 대표작으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도중에 쉽게 책장을 덮지 못하는 강력한 흡인력과 서스펜스를 갖춘 추리소설입니다. 특히 이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엘러리 퀸이나 애거서 크리스티로 대표되던 고전 추리소설의 틀에서 완전하게 벗어나 현대 추리소설의 전형을 새롭게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선배들의 작품을 어설프게 모방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로 너무도 훌륭하게 추리소설의 역사를 새롭게 쓴 것이죠.

6) <이유>, 미야베 미유키 지음
최근에 가장 좋아하게 된 추리소설가,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미 여사의 대표작이며 역대 나오키상 수상작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걸작이죠.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하나의 사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어 있는지, 그래서 사건을 재구성하고, 진실에 접근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주는 한편, 현대사회의 고도성장에 따라 함몰되어가는 인간성에 대한 고찰과 반성의 기회도 함께 마련합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정말 이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과연, 대단하다. 정말, 재미있다. 미미 여사의 역량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Q. '올해 여름, 필독을 권하는 추리소설'이 있다면?

A.
1)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두 천재가 격돌합니다. 한 명은 천재 수학자, 또 한 명은 그의 친구인 천재 물리학자. 한 명은 너무도 완벽한 답을 던지고, 다른 한 명은 그 답이 완벽하지 않음을 증명하려 합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살인이라는 공포와 고통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시키기 위해 천재 수학자가 선택한 완전범죄의 방법은 무엇이며, 또한 천재 물리학자는 어떻게 그 완전범죄의 비밀을 풀어 낼 수 있었을까요. 라스트에 그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독자는 가슴 저미는 충격과 뜨거운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2) <살육에 이르는 병>,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살아있는 여자는 사랑하지 못 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여자를 죽이고, 시체를 훼손하며 궁극의 사랑을 꿈꿉니다. 피가 낭자하고, 끔찍한 살육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아들이 살인자일 것이라 의심하며 지켜보는 엄마와, 살인자를 쫓는 전직 형사가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시차를 보이며 진행되고, 마지막 반전을 향해 숨 가쁘게 교차되며 달려갑니다. 그리고 최후의 한 페이지에서 대반전이 펼쳐집니다. 그 반전으로 소설은 새롭게 시작되고, 다시 해석됩니다. 그 엄청난 반전 하나만으로도 이 소설은 필독의 가치가 있습니다. 반전의 강도만 놓고 본다면 어떤 선배 추리소설들도 따라오기 힘들 만큼 대단합니다. 

3) <시계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이 소설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대표작으로, 역시 라스트에 사건의 전반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핵폭탄 같은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은 공포소설로 분류되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긴장감 넘치고, 무시무시한 살인 장면들로 시종 독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듭니다. ‘살인귀’라는 전대미문의 공포소설을 발표한 작가의 저력이 이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독자는 책을 펼치는 순간 공포와 서스펜스의 이중 트랩에 꼼짝없이 걸려들며 여름밤의 무더위와 작별을 고하게 됩니다.

4) <사라진 이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아내를 살해하고 자수한 전직 경감 가지 소이치로. 맑은 눈빛에 온화한 성품을 지닌 그는 죄를 순순히 자백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아내를 살해한 후 이틀 후에 자수를 했다는 것. 그리고 일 년만 더 살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는 것. 가지 소이치로는 공백의 이틀 동안 무엇을 했나? 그 이틀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일 년을 더 살기로 작정했나? 극이 진행되고, 챕터가 바뀌면서 다양한 직업의 관찰자들이 등장하고, 나름의 소신과 수단으로 사건을 풀어가지만, 의문은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기 직전에서야 비로소 풀립니다. 가지 소이치로가 끝까지 지켜 내고 싶었던 눈물겨운 비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대중적인 재미와, 문학적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표작입니다. 

5)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이 소설은 대단히 매혹적인 추리소설입니다. 시종 서정시를 읽는 듯 아름답고 사색적인 문장과 몽환적인 분위기로 소설은 매 페이지마다 은은한 빛과 향기를 발합니다. 그러나 스토리와 플롯을 살펴보면 에코의 <장미의 이름>만큼이나 대단히 정교하고 복잡합니다. 책을 여는 순간 낯선 이국땅으로의 길고 험난한 여행이 시작됩니다. 따뜻한 감성으로 낭만적인 분위기에 젖어드는 동시에 냉철한 이성을 끊임없이 발휘하며 거미줄처럼 얽힌 서사구조를 따라가고 해석해야 하는 독특하고 멋진 여행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Q. 내 인생의 '첫' 추리소설은?

A. 추리소설 한 권을 혼자 힘으로 깔끔하게 독파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홈즈와 루팡의 대결>이라는 문고판 추리소설이었죠. 모리스 르블랑이 쓴 소설이며, 마지막에 괴도 루팡이 명탐정 홈즈를 이기는 분위기로 끝을 맺어 어린 마음에 아쉬움과 배신감 같은 걸 앙금처럼 남겼던 작품이죠. 당시 엄마에게서 홈즈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던 터라, 당연히 홈즈는 어린 시절 저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죠. 하지만 이후 심심할 때마다 그 책을 반복해서 읽었고, 그렇게 열 번 정도를 읽게 되자 나중에는 루팡도 홈즈와 똑같은 우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악당도 멋있을 수가 있고,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우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죠.

Q. 재출간을 바라거나,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길 바라는 추리소설/작가가 있다면?

A. 해문에서 출간된 빌 밸린저의 <사라진 시간(가장 긴 시간)>을 읽고, 당연히 작가와 작품에 반해버려 밸린저의 다른 작품을 찾았지만 국내에 출간된 소설은 <사라진 시간> 단 하나가 전부였습니다(그나마 품절이라 이제는 구하기 힘듭니다). 밸린저가 쓴 소설들이 얼마나 많고, 그의 대표작만 해도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인데, 어째서 그의 작품이 국내에 이다지도 소개가 되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에서 간혹 밸린저의 소설이 언급될 때마다 읽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됩니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와 손톱>, <빨간 머리 남자의 아내>, <침대 속의 시체> 등이 어서 국내 출판사의 옷을 입고 번듯하게 출간되기를 희망합니다.

또 한 작가, 그 유명한 관 시리즈를 탄생시킨 일본 신본격추리소설의 기수, 아야츠지 유키토. 아야츠지 유키토는 밸린저 못지않게 다작을 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데뷔 초창기에는 일 년에 장편을 두세 편씩 써내면서도 특유의 재미와 완성도를 잃지 않아 독자와 비평가의 사랑을 동시에 받아 왔죠. 그러나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아야츠지 유키토의 소설은 한즈미디어에서 출간된 <십각관의 살인>과 <시계관의 살인> 두 편이 전부입니다. 곧 <암흑관의 살인>이 출간된다고 하는데, 기실 제가 출간을 희망하는 소설들은 그의 초기작들입니다. <수차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인형관의 살인> 같은 초기 관시리즈와 <무월저 살인사건>, <암흑의 속삭임>, <살인귀>같은 호러/미스터리 소설들이 어서 출간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 자기 소개

코난 도일과 모리스 르블랑으로 시작해 애거서 크리스티와 엘러리 퀸을 거쳐, 지금은 미야베 미유키와 히가시노 게이코에 열광하고 있는 자칭 추리소설 매니아, 리아트리스입니다. 추리소설은 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궁극의 재미와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장르 같아요. 그래서 한번 빠져들면 도무지 헤어날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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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 2007-07-11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익한 글 잘읽고 갑니다~~ 몰랐던 추리소설도 많고, 읽어야할 추리소설도 많이 건졌어요^^

리아트리스 2007-07-1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__)

민준 2007-07-11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벨린저의 작품은 <이와 손톱> 하나가 더 나와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리아트리스 2007-07-11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과거에 출간이 되었으나, 지금은 절판된 도서죠. 여하튼 재출간을 기다리는 작품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__)

lsy78m 2008-07-23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년이 지나서야 이 인터뷰를 발견했네요~ ㅡㅡ;; 빌밸린져의 <사라진 시간> 너무 읽고싶은데 절판이라 정말 찾을 수가 없네요...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