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시대 - 생존 이상의 가치를 꿈꾸다 아르테 S 6
홍기빈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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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맞이한 대위기로 인해 우리는 기본소득 시대를 임시 체험할 수 있었다. 그 이전까지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먼 미래의 실현될지도 모를 사회복지안 중 하나에 대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난 5월 이후로 기본소득은 손에 닿는 복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낸 것이다. 때문에 '기본소득 시대'를 봤을때 이런 경험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시선을 제시하지 않을까 기대가 되어 읽어보고 싶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확정되고 지급, 사용 그리고 종료 이후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고려되기까지 우리 사회가 보인 모습이 꽤나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다. 이 뿐 아니라 코로나 위기를 겪고 이를 헤쳐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꽤 많은 자랑스러움을 경험하지 않았던가. 재난지원금도 그 자랑스러움의 연장선 위에 자연스럽게 올라가 있었다. 재난지원금이 이런저런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할 것이다. 국가에서 지원한 일정 금액의 돈이 모두에게 주어지고, 그것을 사용하는 경험이 이전에 있었을까 생각해보는데 떠올리기로는 전무했다.

 

 우리 사회 시스템에서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여겼는데 '기본소득 시대'를 읽으면서 "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요긴한 역할을 했다고 여겨지는 한국식 긴급재난지원금은 이른바 '선진국'중에서 복지 제도가 유독 약한 나라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고육지책'이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79) " 는 대목에 이르러 주춤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범위의 지적이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을 높이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긴급재난지원금이 던진 파장은 컸다.  

 

 물론 가장 인상깊게 읽은 것은 백희원의 '모두를 위한 우리 각자의 기본소득'이었다. 시선도 다양하고 친밀했고 특히나 5년간 기본소득을 지급받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본 워크숍의 내용이 눈에 띄었다. 이번에 받은 지원금을 어떻게 소진하였던가 다시 떠올려보기도 하고 만약 나라면 어떤 식으로 계획을 세울까 고민해보기도 했다. 그전까지는 재난지원금을 염두에 두고 기본소득에 대해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면 이 부분에 이르러서는 기본소득의 다양한 계층과 영향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기본소득은 반드시 찾아올 예견된 수순일까, 아니면 2020년의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던 것처럼 미래는 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찾아오게 될 것인가 '기본소득 시대'를 읽으며 알아보고 싶었다. 로봇세와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고, 올해 우리가 경험한 복지가 어떤 식으로든 사회보장 제도와 연결되어 있는만큼 앞으로 어떤 구조와 제도가 마련되어야 혼란을 줄이고 삶의 안정을 보장해줄 수 있는지 등의 문제가 특히 요즘들어 궁금했다. 이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 가볍고 얇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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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마지막 공부 - 운명을 넘어선다는 것
김승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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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역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허무맹랑한 것, 불확실한 것을 의식적으로 멀리하려고 한다. 그 이유가 너무 좌우되기 때문인지 아니면 성격이 그런 것인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뭉뚱그려 '점'이라 할만한 것을 본 일은 한손에 꼽는다. 그런 말들은 대부분 지나고보면 아니면 말고 싶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졌을만한 보편을 슬며시 찔러넣는 말 같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데 작년이었나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다는 말을 꺼낸 일은 마음에 크게 남았다. 상대방에 대한 신뢰만큼 동양철학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였다. 주역에 대한 책을 평소라면 관심갖지 않았겠지만, 나도 한 번 알아보고 싶어져서 읽어보았다. 아무래도 본 취향과는 거리감있는 주제였기 때문에 64괘의 개념을 한번 읽고 정리하기란 어려웠다.  

 

 전통적인 개념, 어찌되었든 보편의 이해가 깔려있는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처음 괘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부터 어쩐지 마음에 걸렸다. 음과 양을 설명하면서 '가정은 아버지로 시작하고, 연애는 남자의 구애로부터 시작하는 것(17)'이란 말이 한번, '여자의 수동적인 태도는 여기서 나오는 것(19)'이란 말이 또 한번 눈을 멈추게 한다. 사람의 마음이 아닌 '여자의 마음(25)'으로 집어 말하는 부분처럼 사사로운 말꼬리에 전부 발을 걸 생각은 없지만 굳이 이런 표현을? 싶은 부분이기는 했다. 철학과 통계로서의 주역에 접근해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무사히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염려도 됐다.

 

 주역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로 책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문왕의 이야기, 복희씨와 여와 전설 등의 이야기가 새롭고 흥미로웠다. 애초에 흙방울로 사람을 만들 일이었으면 잡기같은 것은 안해도 됐을텐데 싶기도 하고. 주역의 대단함과 공자의 위대함을 반복하여 강조하는 내용을 읽고있다 보면 긴가민가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람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혈액형, 12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별자리, 16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MBTI 같은 것들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만물이 64괘 안에 담길 수 있다고? 우주 문명의 개입이 있었다고? 이런 내용들은 주역을 앞세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1장은 새로움과 혼란을 안겨주었다.  

 

 이후로 이어지는 64괘에 대한 설명은 하나하나 새로웠다. '육효를 뽑다(김동리/화랑의 후예)'는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다만 우직하게 풀이만 담겨 있는 책이다보니 전혀 모르는 부분에 대한 해석을 읽다보면 이런거구나 싶다가도, 이게 다 뭘까 싶어졌다. 이 책의 선후가 애매했는데, 아무래도 주역에 대해 좀 아는 사람이 읽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의미파악부터 시작하기에 좋은 책인가 싶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풀이를 반복적으로 읽어내는 것이 좀 난감했기 때문에 뭘 좀 아는 사람이 읽는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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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17 0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운 겨울인데, 몸조심 하십시오.공자님은 하늘이 내려보내신 성인. 성인임금이시자, 인류의 위대한 스승. 이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교는 인간이 민물의 영장이며, 하늘의 기품과 땅의 형상을 가장 고귀하게 부여받은 중간적 존재. 하느님이 인간창조(天生蒸民).

하느님(天)을 최고신으로 하여,상고시대숭배 五帝(하늘로승천,계절주관)를 하위신으로 모시며,오제이전 초월적 자연天(태극과연계)이 함께어우러져 형이상학적 天숭배하던 공자 이전의 始原유교.요순우탕등 성인임금도숭배.불교는 나약한 부처Monkey가 창조신보다높다며 인도창조신 브라만내리깔고 항거.

고조선의 기자조선은 은나라 왕족의 후손으로, 지배층이 공자님이전의 始原유교문화에서 사용하던 한문성씨를 사용. 이후 기자조선 지배층은 삼한등의 지배층으로 이어짐. 삼한은 제천의식인 상달제.시월제, 단오절을 거행. 삼한의 영토에서 가야나 백제.신라등이 발생.



한국 세계사 교과서나 역사 교과서로 볼 때, 한국은 한나라 때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지역에서 세계종교로 성립된 유교국가로 이어짐. 한국 국사는 고려는 치국의 도 유교, 수신의 도 불교라고 가르침. 고려시대는 유교 최고대학 국자감을 중심으로, 고구려 태학, 백제 오경박사, 통일신라 국학의 유교교육을 계승하여 유교교육 실시함. 유교사관 삼국사기가 정사(正史)이던 나라 고려.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계가 옳음.한나라이후 세계종교로 동아시아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아온 유교전통.

공자님이후 한나라때 성립된 세계종교 유교는 하느님(天),五帝(조상신에서 승천,하느님의 하위신이 되심),지신,산천신,오사(五祀, 조상신계열).공자숭배.부엌신(火관련)도 제사하는 다신교.불교는 Chimpanzee,부처(인도창조신 브라만에항거 후발Monkey부처가 창조신내리깔고덤빔)계열로,성씨없는賤民점쇠(점쇠가 한국에 마당쇠賤民.불교Monkey서울대 전신 경성제대설립)를 천황옹립,하느님보다높다하다 원자탄패전.일본 항복후, 미군정때 조선성명복구령,전국민이 조선 유교 한문성명.본관을 의무등록해야 하는 행정법.관습법 유교한국. 5,000만이 유교도임. 일제강점기 강제포교된 일본 신도(불교),불교,기독교는 한국영토에 주권없음.

헌법(대한민국 임시정부 반영중)중심으로 해야함. 패전국 불교Monkey일본이 강점기에,유일무이 최고교육기관 성균관(해방후 성균관대로 복구)격하,폐지.해방후 성균관대로 복구. 강점기에 세계종교 유교국일원 한국유교(공자나라)를 종교로 불인정.최근 다시 주권.자격.학벌없는 일제 강점기 잔재 패전국 奴隸.賤民,불교 Monkey서울대와 그 하인.奴卑들이 한국 최고대학 성균관대에 대중언론에서 항거해온 습관으로 유교에도 도전중. 중국의 문화대혁명이후, 세계종교 유교가 위기를 겪고 있지만, 교과서자격은 유효하므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연계하여 세계종교 유교, 가톨릭의 유구한 역사를 계승하고, 세계 최초의 대학인 한나라 태학[그 이후의 국자감, 원.명.청의 국자감은 베이징대로 계승됨], 볼로냐.파리대학의 교과서 자격을 이어가면서, 교황성하 윤허의 서강대와 2인삼각체제로 정사인 한국사와 세계사를 연계하고자 함.

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계가 옳음.한나라이후 세계종교로 동아시아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아온 유교전통.

해방후 유교국 조선.대한제국 최고대학 지위는 성균관대로 계승,제사(석전)는 성균관으로 분리.최고제사장 지위는 황사손(이원)이 승계.한국의 Royal대는 성균관대. 세계사 반영시 교황 윤허 서강대도 성대 다음 국제관습법상 학벌이 높고 좋은 예우 Royal대학.경성제대 후신 서울대는 한국영토에 주권.자격.학벌 없음.일본항복후 한국에 주권없었음.현행헌법 임시정부 반영,을사조약.한일병합무효.국사성균관자격 Royal성균관대(조선.대한제국 유일무이 최고교육기관 성균관승계,한국 最古.最高대).Royal서강대(세계사반영,교황윤허,성대다음예우)는 일류,명문.주권,자격,학벌없이 대중언론항거해온 패전국奴隸.賤民불교Monkey서울대.주권,자격,학벌없는 서울대.추종세력 지속청산

http://blog.daum.net/macmaca/733



http://blog.daum.net/macmaca/2967
 
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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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퍼지기 전에 몇몇 전시의 표를 구해두었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때때로 전시장을 찾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 결과였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갔고, 여러 사정이 겹쳐 기껏 구해놓은 표는 기한을 넘긴채 사용하지 못하고 말았다. 문득 예술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본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다녀오려고 마음을 먹었음에도, 전염병이 도는 불안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된 예술작품 관람은 과연 삶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일까. 반년 이상 찾지 않은 도서관, 예매했다 취소된 콘서트 표 등을 떠올리면,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기꺼이 포기하고 있는 것들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을 예술 분야가 차지하고 있을까?

 

 아주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투모로우'라는 영화다. 재난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봤을 법한 이 영화는 한국인의 성향에 맞춰 제목을 바꿔 성공한 사례로 이미 유명할 것이다. 영화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추위때문에 위기 상황에 처한 주인공 일행이 도서관에서 생존을 위해 책을 불태우는 장면이 나온다. 인류의 문화유산과도 같은 책을 불태우다니, 물론 그들도 책을 분야에 따라 선별하여 불태우기는 했지만 꽤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환경을 보호하지 않으면 언젠가 인류가 쌓아온 문명이 자연앞에서 무력해질 때가 오리라는 예고같았다. 버리지 않고 서랍에 넣어둔 관람 기간이 지나버린 표를 보면서 문득 그때의 장면을 떠올린다.

 

 코로나로 인한 혼란과 함께 단기간에 찾아온 예술에 대한 냉담을 추스리고 책을 찾아 들었다. '예술의 쓸모'라니, 그건 무용한데서 오는 가치 아니었나. 사회적 혼란속에서 가장 먼저 포기해버린 것들 중 하나인 예술에게서 저자가 어떤 쓸모를 발견했을지, 그리고 독자로하여금 그 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이도록 할지 궁금했다. 그리고 뜻밖에도 아주 쉽게 굳은 마음이 풀리는 경험을 했다.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새우는 사람들'이란 그림을 마주했을 때였다. 유명한 그림이라 전에도 본 적이 있는데, 생각이 복잡한 와중에 만나게 되니 또 새로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주는 은근한 스트레스와 고독감, 그리고 때로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던 밤이 그림속에 녹아드는 기분이었다. 이 평범한 거리의 그림이 왜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지 찬찬한 설명을 곁들여 읽으며 공감했다.

 

 일단 마음을 열고 나니 친절한 책의 내용도 눈에 들어왔다. 일부러 전시장을 찾아다니는 서툰 관람객에게 딱 적당한 눈높이로 다양한 시각을 일깨워주는 내용이다. 책에 실린 그림들 대부분이 어디서 한번쯤 봤을 법한 대중적인 작품들이라 모르는 작품들을 보면서 배워야한다는 부담도 없이 읽을 수 있다. 오히려 그림에 눈도장을 찍으며 반갑게 느낄만한 목록들이다. 그림 뿐 아니라 도자기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게 읽었는데, 얼마 전 찻잔을 살려고 이리저리 살펴봤던 웨지우드나 로열코펜하겐 등의 브랜드에 대한 얘기도 나와서 재밌었다. 이 그릇들이 왜 이렇게나 비싼걸까 생각했었던 부분을 정곡으로 찌르는 대목도 나온다. "과학과 예술의 접점에서 꽃피운 아름다움이자, 끊임없는 노력의 성과물(228)"이니, 찻잔의 차도 더 향기롭겠지 생각하기로 했다. 

 

 한동안 메말랐던 감성적 부분을 다시 채워주는 책이었다. 쓸모라는 것이 기능적인 용도를 채우는 것에만 있는것이 아니고, 예술은 여전히 무용하지만 거기에서 오는 마음의 곁은 무한하단 생각을 했다. 한동안 모든 것에서 거리를 두고, 현생을 살아내는데 벅차게 지내느라 마음이 좀 딱딱해졌다면 '예술의 쓸모'로 굳어가는 감성을 되살리는 준비운동을 해줘도 좋을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은 내용으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관심을 이끌어줄 것이다. 긴 연휴를 맞아 집에서 감상하는 마음 편한 전시 '예술의 쓸모' 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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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89호 - 2020.가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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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과 비평의 2020년 가을호 계간지가 나왔다. 계간지를 읽은 것이 십여년 전이었는데, 그때보다 지금 더 새삼스러운 마음으로 계절을 받는다.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손안에 들어오는 책 한 권으로 느낀다는 것이 이제는 왜 남다른 느낌이 들까. 계간지를 읽는 방식이 달라져서 그런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이 훨씬 즐겁다.

 

 여름호를 읽는 동안은 우한 폐렴의 직격탄을 맞은 생생한 상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면 가을호에서는 아마 이어지는 삶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을까 싶었다. 특집으로 다루고 있는 코로나 19를 보며 역시, 하고는 계속해서 막막했다. 이어지는 흐름으로 리베카 솔닛의 글을 실은 현장 부분도 흥미로웠다. '팬데믹과 마스크 쓰지 않는 남자들'이라니.  

 

 작가조명에는 출간전 미리보기를 했었던 '철도원 삼대'의 황석영 작가가 등장했다. 제목이나 작가나 전부 독자에게 한껏 부담을 주는 이름들이다. 삼대 그리고 황석영. 내심 작가조명에 등장한 노작가를 향한 치켜세움을 의심하던 눈길도, 스스로에게 읽고 싶은 것만 읽어도 된다고 습관적인 관대함을 펼치려던 마음도 접었다. 작가조명을 통해 책도 다시보게 되었다.

 

 가을을 보내는 동안 천천히 아직 더 읽어야하지만 미리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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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 우리가 지나쳐 온 무의식적 편견들
돌리 추그 지음, 홍선영 옮김 / 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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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장 관심을 끌었던 책의 제목이 '선량한 차별주의자'였다. 선량한, 이란 말과 차별주의자라는 말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었는지 그 둘이 붙어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했다. 요즘은 워낙 다양성을 존중해야함이 강조되고 있다보니, 혹시 내가 어떤 다수의 시선에서 무의식적인 차별을 하고,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 매번 조심해야 한다. 돌리 추그의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도 우리가 지나쳐 온 무의식적 편견들에 대한 내용이다. 최근의 관심사가 반영된 내용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사람이 자기 위협을 얼마나 순식간에, 매끄럽게 처리하는지는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의 몸은 박테리아와 싸우게 되어 있고 마음은 자기 위협과 싸우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악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악한 일을 해도 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사람은 모두, 심지어 '선한 사람들'조차 악행을 저지른다. 다른 사람의 악행은 금세 눈에 띄지만 자기 자신의 악행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 법이다. 이렇게 우리는 자신이 완벽히 윤리적이고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히며 완벽히 '선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56) "

 

 디즈니에서 '인어공주'를 실사화 하면서 인어공주 역할로 흑인 배우를 캐스팅 한 일은 꽤 많은 논란을 낳았다. 그 전부터 넷플릭스는 자체 컨텐츠를 제작할 때 흑인 배우의 비중을 늘리고 있었고, 많은 작품들에 성소수자 캐릭터들이 들어갔다. 이런 움직임과 더불어 페미니즘이 중요한 문제로 불거지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급식이 요구되고, 흑인인권운동이 큰 규모로 퍼져나갔다. 사회는 분명한 움직임으로 변하고 있는데 우리의 의식은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우리가 차별과 편견을 직접적으로 행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지금 변화되고 있는 사회의식의 기준에 적합한 판정을 받을 수 있을까?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면면을 따져보면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했다.

 

 "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나는 선한 사람'이라는 살얼음판을 걷는다. 행여나 그릇된 말이나 그릇된 행동을 하지 않을까 끊임없이 노심초사한다.(97) " 나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누구나 자신을 악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고, 편견이 있는 사람이라는 수식을 달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 모든 변화와 변화에 대한 지지는 분명 이전과는 다름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느낌이 자신이 혹시 그릇된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꾸만 점검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공감도 하고 자신의 입장과 비교해보며 읽어보게도 됐다.

 

 " 연민은 원 안에 있는 누군가를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이다. 그 사람의 처지를 안타까워는 하지만 그가 느끼는 감정을 애써 느끼려 하지는 않는다.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서 그들의 감정을 자신의 것과 타자화한다. 선의에서 비롯된 연민도 상대보다는 자신을 위한다. 자기 감정을 중심에 두는 것이다. ...중략... 연민에는 또 다른 희생이 따른다. 누군가를 안타까워할 때 우리는 무심코 자신을 더 높은 위치에 올려 놓는다. 앞서 살펴보았듯 권력감은 쉽게 찾아온다. 믿는 사람이 이런 권력감을 느끼면 의도치 않은 인식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278)"

 

편견과 맞서고 자신의 사고를 확장시키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할지 많은 생각을 했다. 보통은, 나와 다른 사람, 혹은 소수의 입장에 있는 사람에 대해 공감보다는 연민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조차도 권력감을 느끼는 폭력적 시선이었을수도 있음을 꼬집는 부분을 읽고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책을 읽고나서 제목을 다시 보니 이 조차도 배려 없음이 느껴지는 어조다. 상처 줄 생각이 없었다는 것,도 사실은 나는 상대방의 입장과 나와 다름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반증이 되지 않을까. 기대 이상으로 깊이있게 다가온 책이었다. 지금 이 시점에 한번쯤 읽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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