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의 차트를 볼 때도 이런 고등의 해석이 일어난다. 또한,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타인을 의식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우리는 가능한 한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싶은 본능이 있다. 하지만, 주식 세계는 철저한 익명의 세계다. 실세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배려 따윈 전혀 없고 오히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욕심과 속임수가 난무한다. - P123
새로운 종목의 상장 첫날, 이런 모습은 흔하게 나타난다. 청약을 통해 주식을 배정받은 기존 주주들의 관심은 주식을 보유할지보다 얼마나 비싼 값에 매도할지에 집중된다. 따라서 신규 투자자들, 대체로 개인투자자들이 얼마나 주식을 사주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물론 상한가로 직행하는 경우도 많지만폭락하는 경우도 많다. 폭락하는 경우 물량을 내던지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다. 이날의 상황을 늑대와 양 우화에 빗대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늑대는 기존 투자자들이고, 양은 신규 투자자들이다. - P137
‘먹구름이 끼어 어두운 오후, 배고픈 양들은 저 높은 곳에서신선한 풀 냄새가 날아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어디선가 늑대들의 오줌 냄새도 풍겨온다. 오전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기에, 그리고 이전에 저 높은 곳에서 맛있는 풀을 먹은 적이 있었기에 한 발자국씩 조심스럽게 언덕을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갔는데 아무런 위험이 없었고 풀 냄새는 바람에 실려 강하게 느껴진다. 먼저 가야 가장 연하고 맛있는 풀을 먹을 수 있으니 서둘러 올라갈 용기가 생긴다. 풀이 있는 곳이 점점 가까워질 오후 무렵, 갑자기 늑대들이 나타난다! 양들은 언덕 밑으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많은 양이 늑대들에게 몸을 물어뜯겼다. 어떤 양은 다리 하나를 물어뜯겼고, 어떤 양은 두 다리를뜯겼으며, 어떤 양은 귀만 물린 채 가까스로 바위 뒤에 숨었다. 반면, 어떤 양은 풀을 한 잎 베어 물고 도망쳤고, 어떤 양은배불리 먹고도 도망쳤다. 이 언덕 아래에는 양들의 피 냄새가진동했고, 늑대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여기서 몸을 뜯긴 양은 고점에 사서 황급히 손절한 투자자고, 바위 뒤에 숨은 양은 버티기에 돌입한 투자자다. 풀을 한입이라도 먹은 양은 저점에 주식을 사서 이익을 보고 익절한개인투자자다. 처음부터 가만히 보고 있다 양을 덮친 늑대는청약을 통해 주식을 배정받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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