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가지를 진득하게 못해서 큰일이라는 꾸중을 숱하게 듣고 자랐는데 글쓰기라는 업(業) 만큼은 30여 년 매일 지켰다는 저자는 중학생 때 처음 필사하기 시작했고 19살 적부터 본격적으로 노트에 옮겨 써서 10포인트로 1500매 분량입니다. 그럼, "어른의 어휘력", "감정 어휘" 등 '어휘력' 관련 최다 판매를 기록한 저자의 첫 필사 책,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를 보겠습니다.



어휘와 친해지는 첫 번째 걸음으로,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해서 느낌 있는 글쓰기'는 고전에서 많이 뽑았습니다. '모모', '토지', '봄봄'과 다양한 시, 산문까지 제시된 글을 직접 써보며 그 속에 담긴 의성어와 의태어를 음미할 수 있습니다. 뜻을 잘 모르는 어휘들은 아래 뜻을 알려주고, 어떤 어휘엔 저자의 생각도 실었습니다. 언어의 직관을 터득할 수 있는 '말맛 체험하기'에는 서로 다른 낱말이 어우러졌을 때 제3의 의미로 변화하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눈에 밟히다, 가슴에 못을 박다, 피를 말리다, 배꼽 잡는다' 등의 관용어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뜻과 맛 때문입니다. 관용구의 의도는 아는 맛을 통해 상상하게 만들어 뜻에 닿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에 더해 내용의 수위까지 전달합니다. 단순히 긴장했다거나 잔뜩 긴장했다는 말로는 담기 힘든 극도의 스트레스를 '피를 말리다'라는 관용어는 담아냅니다. 이것이 말맛의 힘이자 어휘의 힘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문장을 눈으로 읽고, 눈으로 읽었던 문장을 입으로 소리 내 다시 읽고 난 뒤에 옮겨 쓰면 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어휘에도 승자독식이 있습니다. 신조어나 유행어로, 대다수가 자주 쓰는 어휘는 언젠가 표준어로 채택이 됩니다. '좋다, 싫다'도 다양한 감정을 단 두 글자로 뭉뚱그려 버립니다. 이런 말을 아무런 생각 없이 사용하는 동안 감정이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어휘가 화석화됩니다. 반복되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구체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남에게 전달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소개한 글을 그대로 필사한 뒤 저자가 밑줄 친 어휘 자리에 다양한 어휘에서 자신의 말맛에 맞는 어휘를 골라 그 어휘를 문장에 넣어 새로 고쳐 필사해 보세요.

어휘력을 기르는 두 번째 걸음에선, 관심을 가지라고 합니다. 마냥 보던 것만 보지 말고,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말고, 보던 식대로 보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어휘가 나와 관계를 맺고 존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주변의 대상과 사물에 새 눈을 뜰 수 있도록 이끄는 문장들을 소개합니다. 관심이 어휘력을 늘리는 첫 번째 비결이라면, 관찰과 묘사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비결입니다. 자연을 놓치지 않고 자세히 살펴보는 훈련을 꾸준히 익히면 보는 방식이 저절로 사람과 현상에게로 이어집니다. 관심에서 출발해 궁금증을 가지고 관찰과 조사를 하며 그 과정이나 결과를 서술하거나 묘사하는 동안에, 또는 마친 뒤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관조와 성찰입니다. 그것이 통찰로 이어집니다.

어휘력을 기르는 세 번째 걸음으론 어휘가 주는 힘을 알아봅니다. 공감력과 이해력, 통찰력, 자기조절력, 그리고 표현력입니다. 이 다섯 가지는 어휘가 가진 힘이기에 우리가 어휘를 통해 기를 수 있는 힘입니다. 필사를 통해 어휘가 주는 힘을 느끼면서,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힘을 깨닫도록 해봅시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세상이 변하겠느냐고 물어보고 알아봅니다. 저자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답니다. 그보다 어떻게 해야 세상을 대하는 당신이 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답니다. 세상은 그 후에야 변하기 때문이죠. 이런 변화를 이끄는 시작은 바로 '앎'에 달려 있습니다. 많이가 아니라 '올바로'에 말입니다. 어휘력이나 문해력을 목적은 단순히 잘 읽고 잘 말하며 잘 쓰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살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읽고 말하며 쓰는 것은 우리가 살기 위한 방법이며, 인생의 다양한 과제와 문제를 예측하고 대비하며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통찰은 간단히 얻을 수 없습니다. 세밀하고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세상을 움직이고 변하 시키는 정보와 지식도 글로 전달됩니다. 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당연히 '어휘력','문해력'일 것입니다. 어휘력과 문해력을 늘리기 위해 책 읽기만 해선 힘듭니다. 어휘력과 문해력, 문장력은 '독서'와 '필사', '글쓰기'를 함께 실행할 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효과적으로 성장합니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에 실린 글, 시를 눈으로 보고, 소리 내어 읽고, 손으로 쓰며 '나의 글쓰기' 페이지에 직접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하면 이 책을 다 쓸 때쯤 달라질 자신의 어휘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인의 오만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인 저자는 1961년 일본 기후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 후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라는 특유의 세계관 속에 다양한 테마, 참신한 시점, 충격적인 전개를 담아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며,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은수의 레퀴엠", "악덕의 윤무곡", "일곱 색의 독", "하멜른의 유괴마" 등을 썼습니다. 그럼,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카인의 오만>을 보겠습니다.



네리마구 다케시타숲 녹지에서 개를 산책하던 남성이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12월 4일 오전 6시 40분에 들어왔습니다. 관할서인 샤쿠지이 경찰서와 기동수사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서무 담당 관리관이 사건성을 확인한 뒤 수사 1과 아소반이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시신이 있는 천막 안에는 샤쿠지이 경찰서 강력계 소속 나가쓰카와 미쿠리야 검시관이 있습니다. 검시를 해보니 피해자는 10대 소년으로 사망 직전에는 제대로 된 생활도 못 했습니다. 겨우 연명하다가 간을 절반 적출당했고 어설픈 마취 때문에 쇼크로 사망한 뒤 버려졌습니다. 무라세 관리관, 소바시마 갸쿠지이 경찰서장, 쓰무라 1과장, 아소 반장을 필두로 한 수사본부가 세워졌고,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리무중입니다. 경시청 에이스 형사 이누카이 하아토의 파트너 다카치호 아스카의 눈썰미로 피해자가 아시아계 외국인으로 생각해, 출입국재류관리국에 문의한 결과 중국 후난성 출신 12살 왕지엔순이라 밝혀집니다. 나리타 공항 지국에 근무하는 입국심사관 구마라이의 도움으로 동행자 중국 푸젠성 출신 32살 저우밍룬을 특정했고, 중국어를 전공하고 유학한 경험이 있는 아스카가 출장 갑니다.

빈곤가정이 많은 빈곤현에 사는 왕지엔순의 엄마는 입양 중 개인을 통해 일본 가정에 입양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 동네는 먹고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입양은 축복받은 일이라고 합니다. 아들의 간이 적출된 채 죽었다는 말을 듣자,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던 엄마의 얼굴에서 흉계를 들킨 교활한 여자의 얼굴로 한순간 변했습니다. 엄마는 다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지만, 아스카는 엄마가 왕지엔순을 돈 받고 판 것을 눈치챕니다. 장기 확보에 사활을 건 브로커의 요구와 벌금을 내지 못한 둘째 이상을 낳은 농가의 이해관계에 맞아떨어져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답니다.

오타구 하네다 길 위에서 소년의 시신이 발견됐고 배에 남아 있는 한 줄기 봉합 자국으로 두 번째 피해자임을 알게 됩니다. 피해자는 중학교 2학년 오지오 마사토로 가정환경을 조사했더니 아빠의 빚 때문에 도망쳐서 엄마와 살았고, 돌려 막기로 빚을 진 엄마가 얼마 전에 모두 갚았습니다. 돈의 출처가 의심스러운 이누카이가 엄마를 추궁했더니, 힘들어하는 엄마를 생각한 마사토가 장기매매를 했답니다.

배에 봉합 흔적과 목을 조른 흔적이 발견된 15살 요나미네 데루오, 사실을 밝히기 전에 죽은 도호 대학교 의학부 2학년 류하오위, 교통사고를 당한 후 뇌사 상태로 도호대 부속병원에 인계되었으나 다음날 간이 사라진 채 죽은 13살 마카다이 히로타카. 5명의 피해자들의 위해 이누카이와 아스카의 수사는 계속되는데 누가 범인일지, <카인의 오만>에서 확인하세요.




사람 목숨에 경중은 없지만 그래도 아이는 특별한 경우입니다. 강제로 미래를 빼앗기고 저항조차 못하기에, 수사관뿐만 아니라 사건을 알게 되는 일반인들도 분노가 치솟습니다. 그런 10 대 4명이 간의 일부 혹은 전부가 적출된 채 죽었습니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빈곤하거나 부모의 관심이 일절 없는 가정에서 자라 행복해야만 할 아이의 삶이 힘듦으로만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빈곤 가정은 청소년 문제를 발생시키고, 복지 사각지대에서 외면받는 사람들은 돈 때문에 장기매매에 동참합니다. 자신이 아니라 자식의 장기를 팔아서 말입니다. 중국에선 사형수가 장기를 기증하는 경우가 많은데, 죄수도 구원받고, 유족도 대가를 받고, 장기가 필요한 사람을 살릴 수 있고, 이식 수술 건수가 늘어 의사의 실력이 는다며, 본인의 의사가 존중된다면 장기매매가 나쁜 것은 아니랍니다. 이런 사생관(死生觀) 혹은 윤리관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언뜻 생각하면 합리적인 것 같지만, 사람을 똑같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차별주의자의 말로 생각됩니다. 만약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돈도 많고 권력도 있다면 어떻게 될지, 생명을 사고파는 세상을 상상하니 끔찍합니다. 신부전 딸을 둔 이누카이 형사가 느끼는 형사와 아버지로의 고뇌가, 일본에서 이미 출간된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에선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중국과 일본. 국가로서 체제도 다르고 지리상으로도 떨어져 있다.

하지만 두 소년이 겪은 고통은 흡사했다.

빈곤한 가정환경과 고달픈 삶.

언제 어디서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아이들이었다.

p. 168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일 완성 니팅쌤 코바늘 - 손뜨개가 처음인 당신을 위한
신은영 지음 / 시원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뜨개 전문 브랜드 '브랜드얀'의 디자이너인 작가는 150개가 넘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 보그 대바늘 입문 및 강사과 과정, 한국수예협회 탑다운 스웨터 고급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일본 50년 전통의 뜨개 잡지 "모사다마"의 한국어판 "털실타래" 2023년 봄호에 작품을 수록했고, 2023년 고양시 수공예경진대회에서 '뜨개 조각보 인테리어 스툴' 작품으로 동상을 수상했습니다. 클래스101, 다이소, EBS 평생학교에서 손뜨개 작가와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5일 완성 니팅쌤 코바늘>을 보겠습니다.



손뜨개를 시작하기 전에 기본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기초 5일 연습 과정에 필요한 준비물을 사진과 설명으로 소개합니다. 어떤 뜨개 실이 초보자들에게 적당한지, 몇 호 코바늘이 괜찮은지, 살 라벨을 보는 법과, 실 끝 빼내는 법을 포함한 다양한 준비재료를 보여줍니다. 코바늘 기호와 도안 보는 법을 평면뜨기/원형뜨기/원통뜨기 방법으로 알려줍니다.

1장엔 5일 동안 배울 수 있는 코바늘 기초 기법과 그에 따른 작품을 소개합니다. 실 거는 법부터 바늘 잡는 법, 사슬뜨기와 짧은뜨기 뜨는 법을 배우고, 배운 방법으로 사각 티코스터를 만들어봅니다. 평면뜨기 단 세는 법과 시작실과 끝실 숨기는 방법도 있으니 확인하세요. 매직링 만들기, 늘여뜨기와 모아뜨기, 빼뜨기를 함께 배우고 배운 방법으로 미니공을 만듭니다. 다음은 한길긴뜨기를 배운 뒤 그래니스퀘어 모티브를 떠봅니다. 한길긴뜨기 모티브에 가장자리 짧은뜨기 뜨는 법과 모티브끼리 연결하는 방법, 한길긴뜨기 배색하는 법 등을 알려줍니다. 배우는 날짜마다 '니팅쌤 톡' 상자에서 니팅쌤의 수업을 듣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5일 완성 기초를 배웠다면 2장엔 13개의 응용 작품을 뜰 수 있습니다. 1번부터 13번까지 순서대로 난이도가 올라가지만 할 수 있다면 원하는 작품을 골라서 도전해도 좋습니다. 그러면 성취감도 더욱 커질 것입니다.




<5일 완성 니팅쌤 코바늘>은 코바늘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예비 뜨개인을 위해 저자가 만든 손뜨개 기본서입니다. 책 한 권으로 코바늘의 기초부터 입문, 기본 연습과 다양한 작품 제작까지 모두 가능하도록 자세하고 알차게 구성했습니다. 코바늘 연습과 작품 제작을 쉽고 편하게 돕기 위해 서술형 도안과 그림 도안을 함께 수록하고, 작품 제작 과정 사진(단계별로 사진에 번호를 매기고 설명)과 작품 완성 사진, 제작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QR 코드를 실었습니다. 하다가 막히면 책과 동영상으로 참고하면 될 것이고, 만약 도안 수정이 필요한 경우 정오표는 출판사 홈페이지와 니팅쌤 인스타그램에 공유할 예정입니다. 또한 작품 도안 관련해 추가로 궁금한 내용은 출판사 이메일로 문의하면 됩니다. 코바늘 기초 기법을 찬찬히 배우고, 기초 기법을 이용한 사각 티코스터, 미니공, 그래니스퀘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손뜨개 응용 작품으로 와인 캐리어, 원형 티슈 케이스, 사각 티슈 케이스, 미니 숄더백, 스트라이프 핸드폰 가방, 네트 핸드폰 가방, 테블릿 파우치, 블루투스 이어폰 파우치, 인테리어 선인장 쿠션, 벚꽃 수세미, 리트위스트 빅백, 세로 스트라이프 빅백, 지그재그 버킷백의 13가지 작품을 수록했습니다. 책을 참고해서 예쁘고 실용성 가득한 손뜨개 작품을 혼자도 좋지만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만들어야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앤드 앤솔러지
조예은 외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한 조예은 작가, 2019년 문학사상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임선우 작가, 2009년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의 삽화로 데뷔한 리단 작가, 제8회 브런치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정지음 작가, "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에 단편소설을 수록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전건우 작가까지, 5명의 작가가 쓴 앤솔러지,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아메이니아스의 칼'은 물질적과 정신적 사랑을 완전히 구별해 공평하게 키워진 일란성 쌍둥이 수미, 선희의 이야기입니다. 자매의 생일날 선물을 하나만 사서 누가 이 선물을 양보할 것인지를 엄마는 묻습니다. 언니 수미는 이번에 양보하면 내년에 선물을 자신이 받을 수 있겠다는 계산에 동생 선희에게 양보했고, 엄마는 수미를 다정하게 안아주며 온갖 칭찬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선희에게 선물을 건네며 양쪽 뺨을 세게 때리고 양보도 배려도 모르는 나쁜 아이라고 훈계를 합니다. 그렇습니다. 선희는 선물을 얻었지만 생일날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과 축하는 조금도 얻지 못했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포기해야 합니다. 그 이후로 수미는 계속 양보해서 칭찬과 포옹을 받았고, 선희는 선물을 받고서 뺨을 맞았습니다. 뺨 한쪽을 대가로 더 많은 아이템을 가진 선희는 자신을 꾸미는 데 사용했고, 수미에게 죄책감을 가진 선희는 수미의 말이면 다 따랐습니다. 어릴 때 교통사고로 아이들의 아빠는 죽고, 고등학생이 되던 해 집을 나간 엄마를 대신해 수미는 일을 하며 선희에게 용돈, 대학 학비와 생활비도 줍니다. 미안해하는 선희를 보며 수미는 선희의 의사를 조종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얻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없는 사람'은 15년 차 소설가가 문화센터에서 8주 동안 수강생에게 단편소설 작품을 완성하는 수업을 하는 중에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수강생들은 매주 쓴 분량만큼 정리해서 이메일로 소설가에게 보내는데, 수강생 L은 정해진 요일에 가장 먼저 과제를 제출했고, 그의 글은 상당히 재미있어 다음 이야기가 기대될 정도입니다. 특히 묘사 솜씨가 훌륭했고, 3년 동안 신작을 발표하지 못한 소설가는 그의 재능이 훔치고 싶을 만큼 부러웠습니다. 마포구에서 연쇄 살인이 발생했다는 동료 작가의 말에 알아봤더니 공교롭게도 수강생이 쓴 소설의 내용과 많이 비슷합니다.




책의 제목이면서 인격장애의 종류 중 하나인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뜻합니다. 소시오패스는 우리 가족 중에, 학교에, 혹은 직장에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중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시오패스가 사이코패스에 비해 훨씬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전 인구의 4% 정도, 즉 25명 중 1명이 소시오패스라고 합니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으로 충동적이고 즉흥적이며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며 윤리나 법적 개념이 없어 옳고 그름에 대해 구별할 수 없지만, 사이코패스는 자라온 가정이나 사회적 환경에 의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에는 다양한 인격장애를 소개합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쌍둥이 자매를 이야기하는 '아메이니아스의 칼', 해파리로 변신해 바다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픈 히키코모리의 '지상의 밤', 우울증과 약물 남용에 충동적인 특징을 갖는 경계선 성격장애 소설 지망생의 '레지던시', 부모가 죽고 큰아빠의 집에 얹혀살면서 보고 배우게 된 정원의 이야기 '안뜰에 봄',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이야기를 쓴 수강생의 소설이 탐나는 소설가 '없는 사람'까지. 소설의 등장인물을 읽으면서 처음엔 조금 이상하다 정도였는데, 갈수록 묘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그런 이질감에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아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다가 결국 소름 끼치는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스릴러와 미스터리의 대가 조예은 작가와 전건우 작가가 참여한 앤드 앤솔러지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은 우리 주변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서 더욱 섬찟하게 다가옵니다.


그들은 우리의 일상 속에 늘 함께 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을 알아야 한다.

심리학자 마샤 스타우트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기모토 산포는 내일이 좋아 무기모토 산포 시리즈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물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묘사하여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내는 스토리로 모든 연령층의 호평을 받으며 특히 10대에서 20대 젊은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는 저자는 2014년 고등학생 시절 '요루노 야스미'라는 필명으로 투고 웹사이트에 올린 원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책으로 출간되며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일본 서점 대상 2위에 오르며 250만 부 이상 판매되어 각종 출판 집계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나「」만「」의「」비「」밀「", "무기모토 산포는 오늘이 좋아", "배를 가르면 피가 나올 뿐이야"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스미노 월드'에서 가장 귀여운 주인공인 무기모토 산포의 두 번째 이야기 <무기모토 산포는 내일이 좋아>를 보겠습니다.



대학 도서관 사서 3년 차인 무기모토 산포에게 신입 후배가 들어옵니다. 산포보다 3살 어린 22살이며 중국인인 신입 후배는 낮에 일하고 밤에 대학원에서 공부를 한답니다. 그녀는 일할 때도 매우 성실하게 업무를 배웠고 뭐든지 정확하게 해냈습니다. 직장에서 후배가 생긴 건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지만 산포는 나름대로 후배를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그녀가 너무 성실한 나머지 힘을 빼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모른다는 사실을 남이 말해주지 않아도 자각하도 있다면,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면, 그러면서도 성실한 면을 버리지 못해서, 거리감 없이 혼나는 산포를 부럽다고 말한다면, 만약 그렇다면 지금 해줄 말은 준비해 온 말 중에 없습니다. 좀 더 다른 말 '괜찮아.'라고 그녀에게 말합니다. 이건 그녀가 선택한 것이고, 어쩌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그녀의 개성입니다. 단점이고 뭐고 아닙니다. 만약 그녀가 지친다면 그땐 전력으로 응원해 주겠답니다.

산포의 실수로 도서관 이용자가 화를 냅니다. 산포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성심성의껏 사과를 했지만, 이용자는 화를 냅니다. 시끄러운 소리에 무서운 선배가 왔고, 함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용자는 욕을 퍼붓고,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라고 합니다. 평소의 산포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지만, 곧 그만두는 무서운 선배가 자신 때문에 고초를 겪는다고 생각하자 무릎을 꿇으려고 합니다. 무서운 선배가 그건 안 된다며 이런 일이 없게끔 재검토하겠지만, 도서관 직원으로서 존엄을 해치는 행동은 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다행히 그 이용자는 그냥 나갔고, 무서운 선배는 비굴하게 굴어서 용서를 구하는 건 안된다고 말합니다. 크게 깨달은 산포는 잘못을 저질러서 가해자가 되는 모습을 무서운 선배에게 보여주기 싫어 극단적으로 성실하게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무서운 선배가 그만두는 날, 산포는 눈물, 콧물 흘리며 뿌엥하고 웁니다.




후배에게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 옆집 언니에게 관심을 보이고 싶어서, 자길 좋게 봐준 사람이 질겁하지 않길 바라서, SNS에서 욕먹고 싶지 않아서, 어린 여자애가 호감을 품어주길 원해서, 남동생이 누나 취급을 해주길 바라서, 행복한 날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서, 떠나는 선배를 안심시키고 싶어서. 주인공 무기모토 산포는 자기가 바라는 결과를 얻고자 일부러 뒤바꾸기 위해 노력합니다. 있는 힘껏 발돋움하며 매일매일 살아갑니다. 남들이 보기엔 정말 소소하다 못해 하찮아 보이지만, 본인에겐 중요한 일이라 언제나 진지하게 임합니다. 의욕이 충만해 긴장하고 말실수도 하며, 버벅대기 일쑤지만 그런 산포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이나 예전에 좋아한 것, 앞으로 좋아하게 될 것에 절대 타협하지 못하는 산포는 행동하는 건 조금 아니 많이 서툴지 모르지만, 소중하게 여기고 싶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엔 진심입니다. 여전히 실수투성이 산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실수를 수없이 저지르겠지만, 이젠 그런 자신에게 화내며 어제보다 조금은 나아진 산포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귀엽고 기특합니다. 긍정 에너지 산포의 연애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세 번째 책도 나오길 기다리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