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 지음 / 수박설탕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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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초판이 나온 이래 2022년 기준 110쇄까지 나왔다고 하니 이 책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젊을 때도 읽지 않았던 로맨스물을 이제야 읽는 건 저 통계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어떤 책이길래 110쇄...? 하는) 순순하게 책 읽는 재미를 느껴 보고 싶어서일 뿐이었다.


일단 작가가 물 흐르듯 막힘없이 글을 잘 쓴다. 무슨 단막극이나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수채화 같기도 하다. 수채화가 같은 이야기가 그렇듯 등장인물들이 대체로 착하고 밝은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공진솔도 좋지만 이건의 캐릭터가 마음에 끌린다. 꾸밈이 없고, 담백하고, 으샤으샤를 잘하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이런 캐릭터 흔할 것 같지만 사실 흔하지 않다. 설혹 있다고 해도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 같은 단점이 있다. 그런 사람은 내 차지가 되지 못하며 이미 누군가의 애인이 되어 있다는 점. 내가 로맨스물을 좋아하지 않는 데는 그 특유의 오글거림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시 남의 얘기 같아서다. 이 책도 봐라. 건은 진솔의 남자라는 걸 확인시켜 줄 뿐이다.


여기엔 크게 사랑에 대한 4가지 태도를 가진 사람이 등장한다. 사랑에 빠져들지만 신중한 진솔. 사랑 같은 거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결국 사랑하게 되는 건. 사랑보다는 자유가 더 좋다고 하는 건의 친구 선우. 그런 선우를 언제나 무한히 기다리는 애리. 그런데 읽다 보면 왠지 애리와 선우는 진솔과 건의 페르소나 같기도 하고 어쨌든 뭔가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우리의 건. 다 좋은데 때로 종잡을 수가 없다. 남한테 잔뜩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내가? 언제? 하며 발뺌하는 혼미한 스타일이기도 하다. 하긴 인간이란 원래 종잡을 수 없는 구석이 있다. 진솔이 좋아할 만한 짓은 다 해 놓고 심지어 진솔의 구애도 받고, 그 구애에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더니 역시 건은 아직 진솔을 사랑할 마음이 없는가 보다.


어느 날 애리와 선우가 싸우는데 갑자기 끼어들어서 화를 막 내더니 애리에게 자기에게 오라며 진솔과 차곡차곡 쌓아갔던 연애에 찬물을 끼얹는다. 그렇다. 건은 바보스럽게도 친구의 애인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진솔의 사랑에 미온적이었고. 아무리 애리에 대한 감정을 정리했다고 해도 불온하다. 거기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고 보면 감정이란 건 마음의 작용이 아니라 뇌의 작용인지도 모르겠다. 그 작용이 정확히 인지한 대로만 작동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뒤통수를 가격한다. 그때 상대도 당황하겠지만 본인은 또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고 세상이 얼음으로 변한 것 같다.


건은 어쩌면 어떤 부조리한 상황에서 트라우마가 건드려진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그들은 사랑하다 길을 잃었다. 단 한순간의 행동으로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지는 상황이다. 그럴 때 내가 진솔이라면 또는 건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일단 책을 덮고 (또는 다 읽고라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솔직히 이들의 관계가 '여기서 돌아킬 수 없는 파국'이라면 얘기할 가치도 없다. 하지만 계속 사랑할 마음이 있다면 위에서 말한 뇌의 작용, 쉽게 말하면 부조리한 상황은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벌어질지 모른다. 이번엔 건이지만 다음번엔 진솔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남녀의 사랑이라고 하지만 사랑은 정염, 즐거움, 애틋함, 그리움 뭐 이런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랑은 어려운 일이다. 바다를 가르고, 높은 산을 넘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랑을 한다. 사랑하는 일이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나으니까 그러는 것이겠지. 즉 관건은 그럴 때(마다) 관계의 회복을 위해 서로가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아닐까?


건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건, 자신이 그런 실수에도 불구하고 진솔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물론 노력만 했다고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다가도 어느 순간은 진솔을 포기한 것도 같다. 원래 사랑은 아니 세상의 모든 관계는 다 밀당 아닌가. 단시간 내에 뭔가를 결판내려고 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도 없다. 그런 점에서 건은 고단수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는 가운데 천천히 진솔의 마음을 자신에게로 끌어오는 것이다. 어떻게 얻은 사랑인데 뇌의 순간적인 오작동으로 사랑을 잃어버리겠는가. 그러다 보면 상대도 자신의 사랑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줘봐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책에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기원했는가 보다.


이 책이 나온 지도 내년이면 20년이 된다. 그동안 (작가의) 건이와 진솔의 기원이 변함없이 이루어졌을까? 아직도 우리의 사랑은 조금의 잘못도 용납하지 못하고 헤어지니 마니하며 유아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마치 사랑하면 헤어지는 게 목적인 양 빨리 만나고, 빨리 헤어져 온 것은 아닐까. 거쳐야 할 뭔가의 단계를 훌쩍 뛰어넘고 결국 혼자가 되는 것이다. 그 얼마나 사랑을 소모적으로 하는 것일까. 또는 그와는 반대로 연애에 실패만 해 오다가 귀찮아서 다시 시작도 못하는 건 아닐까. 모르긴 해도 이게 갈수록 가속화되지 느려지거나 완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건 아마도 미디어의 영향도 클 것이다. 짤 영상을 그리도 많이 보니 사랑도 짤로 하는 거 아닌가.) 그러고 보면 이런 잘 쓴 로맨스물 그것도 4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만약 읽는다면 말이다.


내년이면 20년.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비결이 뭔지 궁금하기도 하다. 왠지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도 들지만 이야기 자체는 그리 오래지 않은 느낌이다. 작가가 이 소설을 썼을 때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진솔과 엇비슷하지 않았을까. 원래 작가들은 자신의 현재의 나이를 등장인물에게 투영을 잘 하는 법이니까. (더구나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 아닌가.)


초반에 진솔이 아직 건을 사랑하기 전 무슨 말 끝에 이런 말을 한다. 나이 먹어서 사랑이 힘들어지는 건 남자 여자라는 정체성이 점점 사라지고 더 이상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본능이 없어져 가기 때문이라고. 글쎄, 정체성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계가 모호해진다고 해야 맞는 말 아닐까? 아무튼 나도 한때는 작가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작가도 중년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나이 들면 연애 세포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아주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것도 언제 어느 때 불쑥 나타나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지 알 수가 없다. 앞서 말했던 건이의 실수처럼 말이다. 그래도 사람이 나이가 든다는 건 지킬 것이 많아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가정이나 쌓아 온 명예, 권위, 신망 등. 게다가 꼰대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도덕과 윤리까지 생각해야 한다. 언제까지 사랑 하나에 목숨을 걸 수 없다. 젊었을 땐 그래도 된다. 그래야 좋은 유전자를 남길 테니까. 하지만 나이 들면 그보단 인류애, 전우애, 자바와 긍휼 등으로 확장된다. 그것도 분명 사랑은 사랑이다. 그게 하찮은가? 대신 그들에겐 중후미라는 게 있다. 이건 절대로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젊었을 때부터 가꾸고 다듬어야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나도 기원하고 싶다. 이들의 이런 사랑도 무사하기를. (아, 그렇다고 오해하지 말기를. 나이 든 사람도 정열적으로 사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작가의 사랑도 무사하기를 독자의 한 사람으로 기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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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9-25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애세포 나이와 반비례로 줄어드나요?^^,,,사실 물음표 문장이지만, 이미 긍정하고 있는 슬픈 냉담^^;; 세포를 돌려다오 하고 싶습니다 ㅋ

stella.K 2023-09-26 09:41   좋아요 1 | URL
ㅎㅎ 얄라님 뭐 어때요 줄어들면. 제가 저기에 생각이 안나서 못 쓴 단어가 있는데 확장적이란 말입니다. 우린 연애 세포가 주는대신 인류애, 전우애, 자비와 긍휼 뭐 이런 쪽으로 획장되어져 나가고 있는 겁니다. 으하하~

얄라알라 2023-09-26 0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네 읽었었어요 긍휼이라는.단어를 진짜 오랜만에 보면서 어제.살짝. 위안^^ trade off 가.인간의.감정계에도 있나봐요 연애대신 인류애로.차원바꾸기 ㅋ

stella.K 2023-09-26 10:07   좋아요 1 | URL
아, 그래도 좀 서운하다 싶으면 이런 로맨스 영화나 소설 보는 걸로 대리만족해야죠 뭐. 가끔 에로틱한 것도 봐 주면서. 다 사는 방법이 있어요. ㅎㅎ

2023-09-26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23-09-26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10쇄, 20년의 기록을 가진 소설이라니 정말 대단합니다.
일단 조세희 소설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최인훈의 <광장>이 떠오르는데
그 외에 100쇄 이상 찍은 책들로 또 뭐가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스텔라님, 생각나는 책 있어요.

stella.K 2023-09-26 18:09   좋아요 1 | URL
설마 그 생각 나는 책이 제가 생각하는 그 책은 아니죠? ㅋㅋㅋㅋ
난쏘공은 읽었는데 광장은 안 읽었네요. 100쇄 이상인데도.ㅠ
추석 잘 지내십시오.^^

2023-09-27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27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3-09-27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20년 동안 110쇄라니 대단한데요!!
전 완전 몰루는 책인데....저자두 완전 몰랐구요..ㅎㅎ
100쇄 이상 찍는 한국 소설은 정말 손에 꼽는데....서정인의 혼자뜨는 달도 100쇄를 못 넘겼을 거 같은데...암튼 이런 책이 있었다니..

근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랑 얘기인듯해서 저는 패쓰하렵니다. 이런 책도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페이퍼를 읽은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stella.K 2023-09-27 20:00   좋아요 0 | URL
이 책 오래 전부터 나름 유명합니다.
저도 로맨스물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하도 유명해서
이번에 거의 충동구매했습니다.
그냥 무난한 것 같아요. 출간 당시 드라마로 만드냐 마냐
설왕설래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 드라마로 만들기는
때가 늦었죠? 이미 이만하거나 이 보다 더 괜찮은 로맨스물이
만들어졌을테니. 하지만 이 정도라면 책의 기세는 꽤 오래 가지않을까
싶네요.^^

희선 2023-09-2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는 자기 책이 오래 사랑 받아서 좋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읽어 보기는 했지만 다 잊어버렸네요 예전에는 라디오 방송 주소가 사서함이었죠 저는 라디오 방송 때문에 봤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도 라디오 듣는군요

stella.K 님 명절 잘 쇠시고 연휴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3-09-28 20:16   좋아요 0 | URL
앗, 사서함 110호가 그뜻이었나요?
그렇지 않아도 이 제목의 뜻이 뭘까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책을 잘못 읽었나 봅니다.ㅠ
근데 110쇄라니 뭔가 절묘하지 않습니까?
작가가 방송작가라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글을 잘 쓰는 것 같아요.
딱히 제 스탈은 아니지만...ㅎ

네. 희선님도 행복한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2023-10-01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1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2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0. 엊그제 비가 오더니 오늘은 완전 여느 가을 날씨다. 

그동안은 습도가 떨어지지 않아 실제로는 그리 더운 날씨도 아니었는데도 후텁지근 했다. 역시 계절의 변화는 늦게라도 오는가 보다.남반구의 어느 나라는 지금이 한창 겨울인데 거의 30도에 육박하는 날씨를 보인다고 하던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심란하긴 하다. 


1.나는 별로 집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도 책 읽고 리뷰 쓰는 것엔 집착이 생겼다. 전엔 리뷰 한 번 쓰면 하루를 다 잡아먹곤 했는데 지금은 그럴만한 여력은 없고 대신 며칠에 걸쳐 쓰게 된다. 읽을 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리뷰를 쓰게되면 뭔가 정리가 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맛에 리뷰를 쓰는 것이겠지만 강제성이나 보상이 (항상)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족도가 그리 높은 건 아니다.게다가 쉽게 올리지도 못하겠다. 또 새로운 생각들어 더해지거나 쓸데없는 문장이 생각나 올리면 다시 안 볼 가능성도 많으니 신중해지는 것이다. 

또 그러느라 리뷰를 쓰는 동안엔 거의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어제도 며칠 전에 읽은 책을 리뷰 하느라 아무 것도 못했다. 딴엔 빨리 쓰고 딴 거 해야지 하는 게 그렇게 됐다.(정확히는 하던 걸 연이어서 해야지 하던 건데) 이렇게 될 것 같으면 차라리 리뷰를 안 쓰는 것이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리뷰를 계속 쓰면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 물론 앞에서 말한 유익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신 다른 일을 못하고 있으니 해서 하는 말이다. 내가 무슨 대단한 서평가가 될 것도 아니고, 쓰기만하면 당선작이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제 겨우 생각이 정리가 된 리뷰를 다듬어서 올리기만 하면 되는데 오늘은 진력이나서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리뷰를 쓰다 쓰다 이렇게 진을 빼는 건 보다가도 첨 본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ㅠ


2. 

 <<낭만닥터 김사부 3>>을 보고 있다. 드라마라는 게 원래 시즌을 거듭할수록 약간 쳐진다는 느낌적 느낌이 있는데 이건 벌써 시즌 3인데도 매회 만족도 100% 달성이다. 이야기를 꽤 세련된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한석규는 김사부에 최적화된 배우는 아닌가 싶다. 보면서 병원도 매일 저런 사건과 사고의 연속일까 싶기도 하다. 그럼 의사들 못 살텐데. 

놀라운 건, 아직까지 이 유명한 드라마가 단 한 권도 책으로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 다른 왠만한 성공한 드라마들 대본집이든 소설로든 나오고 있는데 말이다. 난 클릭만하면 책이 뜰 줄 알았다. 그런데 저렇게 OST만 뜬다.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어디 누구한테 물어 볼 수도 없고. 귀에 영원히 담아두고 싶은 김사부의 영혼을 찔러 쪼개는듯한 대사가 인상적인데 왜 안 나오는 건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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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3-09-22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록 한낮에는 열기가 뜨거워도 아침 저녁으로 찬 기운이 제법입니다.
새벽녘에는 추워서 창문, 방문 다 닫고 잠을 잔지도 며칠 되었구요.
9월 하순에 추석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 절기는 못 속이는 것 같습니다.
스텔라님, 이럴 때 일수록 감기 조심하시구요.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즌을 거듭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모양입니다.
한석규씨가 출연한 드라마는 아주 오래 전 <서울의 달>을 주말마다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드라마 시간 맞춰 텔레비젼에 눈마중을 하던 시절이
아주 오래 전 일이 되었습니다.
하기사 볼 거리가 없던 시절이라 애국가 나올 때까지 주구장창 티브이를 보고 있으면
전기세 많이 나오니 티브이를 그만 끄라고 어머니한테 지청구도 많이 받았지요.
다 호랭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가 되었구만요. ㅎㅎ

stella.K 2023-09-23 10:0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제 정말 가을이다 생각하니 약한 센치해지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ㅋ
한석규 좋아 하시면 이 드라마는 강추입니다.
그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 몹시 그리워지는 때가 있어요. 그렇죠, 니르바나님?^^

페크pek0501 2023-09-23 1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낭만닥터 김사부, 저도 몇 편 본 적 있어요. 아마 시리지1이었을 거예요. 재밌더라고요.
어제로 D.P.시즌2까지 다 봤네요. 넷플릭스. 6화씩이니까 총 12화일 거예요. 이렇게 재밌는 드라마를 본 적이 없네요. 디피가 탈영범을 잡아오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대요. 탈영하는 데는 제각기 이유가 다 있기 마련이잖아요. 흥미진진합니다. 군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데 액션물 영화 같아요.

리뷰 쓰고 나면 진이 빠져요. 그래서 안 쓰게 되더라고요. 쓰고 나면 뭔가 빠진 게 있고. 그래서 페이퍼를 쓰게 되더라고요. 이거야 빠진 게 있어도 괜찮으니까 편해요.^^

stella.K 2023-09-23 18:00   좋아요 1 | URL
D.P가 그렇게 재밌어요? 그게 좀 불만이긴 해요. 넷ㅍ플은TV에서 볼 수 없다는거요. 제가 tv는 잘 안 보려고 하거든요. 결제도 따로해야하고. 그래서 그냥 포기하게돼요. ㅠ
아마도 저도 언니처럼 되지않을까 싶어요. 리뷰 쓰는 거 넘 힘들어요. 그래서 말인데 이달의 당선작도 산정방식을 좀 달리하면 좋겠어요. 😢

2023-09-23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24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24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3-09-25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엔날에는 책 읽고 리뷰 쓰는 거에 집착했었습니다. 특히 알라딘 적립금 당첨 제도가 바뀌기 전에...알라딘 엠디가 선정했을 때는 좀 집착했었습니다. 몇 개 페이퍼 신경써서 올리면 뽑아줄 확률이 매변 높았으니까요. 근데 제도가 바뀌면서 리뷰 쓰는 거에 이제 거의 신경도 안쓰게 됬습니다. 적립금 당첨도 이젠 신경도 안씁니다. 그저 그림그리기 바빠요~~^^;;

스텔라 님은 여전히 리뷰 쓰실 때 신경을 되게 많이 쓰시네요...글쓰기는 욕심을 내려놓을 때 더 좋은 글이 되는 듯합니다.

스텔라 님 파이팅!!^^

stella.K 2023-09-25 11:20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고것이 뭐라고.ㅠ 잘 쓰면 무슨 신경이겠습니까. 꼭 어중간해서 욕심만 많은게 문제죠. ㅋ
근데 리뷰는 안 쓰는 거 보다 쓰는 게 좋은 거 같아요.
그림에 빠져계신 야무님이 부럽네요.^^
 

1. 오늘은 인천상륙작전이 있던 날이었다.


1-1. 동시에 나의 생일. 아침부터 성경공부 모임에서 톡으로 다소 요란한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별로 생각 안 했는데 받고 보니 나름 기뻤다. 이 나이에 생일 축하야 받으면 좋고 못 받아도 그만이지만 아무래도 받으면 좋긴 하다. 또 그러다 보니 친구 년들은 정작 오늘이 내 생일인 줄도 모르고 있는지 하루 종일 톡이 조용했다. 그래도 저녁엔 미역국은 끓여 먹었으면 됐지 했는데 왙! 케이크가 마땅한 게 없다며 친구 하나가 치킨 기프티콘을 쏴 줬다. 너 왜 시키지 않는 짓을 하냐고 버럭 해 줬지만 신경 써 주는 마음이 고맙다.



2. 작년인가부터 박상미란 상담 학자가 뜨기 시작해서 좀 궁금했다. 난 억양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았다. 부산 출신인가 본데 말끝이 약간 함경도 스티일이라고나 할까? ...했습메다. 뭐 이런 식이다. 40대 중후반쯤 되었는가 본데 항상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도 인상적이고.


어쨌든 그런 그녀가 얼마 전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 나와서 유심히 보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너무 긍정적이고 좀 교과서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 같아 오히려 약간의 반감이 없지 않은데 지금의 그녀가 있기까지의 라이프 스토리를 들으니 그도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뭐 그녀의 이야기는 너튜브에 가면 들을 수 있을 테니 여기선 건너뛰고, 프로그램 말미에 사회자가 그런 질문을 한다. 주위에 자신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그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주고 싶냐고 묻는다. 역시 여기에도 그녀다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건 좀 기억에 남아 여기에 정리해 본다.


그녀는 우선 열 손가락을 펴고는 그중 셋을 접으며, 이 사람은 내가 어떻게 해도 나를 미워하고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 맞는 거 같긴 하다. 반대쪽 손가락 세 개를 접으며, 이 사람들은 무조건 내가 잘 되기를 바라고 응원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런 사람 한 둘은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되는 것도 같고. 그리고 나머지 네 사람은 내가 잘 되든지 못되든지 관심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듣고 보니 그도 그렇다 싶다. 이들은 중도층으로 내 사람이 되도록 끌어들이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크게 해 될 사람은 아니다. 아무튼 이렇게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세 사람밖에 없는데 그것에 매여 인생을 낭비한다면 억울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듣고 보니 그도 그렇다 싶다.


근데 나도 거기에 한 가지를 추가하고 싶다. 인간관계란 건 다 상대적이어서 반대로 내가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크든 작든 나도 누군가를 어렵게 만드는 사람 중 한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또 어느 누군가에겐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사람 중 한 사람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사람이 잘 되든 못 되든 하등 관심도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그러니 현재 나를 어렵게 만드는 사람도 그냥 한때 그러는 것이려니 하고 넘어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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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5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16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시우행 2023-09-15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깨달음입니다. 나또한 그러하니까.

stella.K 2023-09-16 10:3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그날 그거 보고 참 많은 걸 생각하게되더군요.^^

페크pek0501 2023-09-15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스텔라 님의 생일인 겁니까? 축하합니다.(말로만 해도 되는 건가요? 헤헤~~)
기프티콘이 유용할 때가 있긴 해요. 저도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받아본 적 있는데 기분 좋더라고요.
커피 두 잔에 치즈케익이 끼어 있는 거였어요. 시동생이 제 생일에 보내곤 해요.
저도 분명히 제가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선의로 하든, 무심코 하든 말로 상처를 주었을 거예요.ㅋㅋ

stella.K 2023-09-16 10:38   좋아요 2 | URL
와, 시동생분 좋으신 분이네요. 형수를 위해 그러기 쉽지 않을텐데. 살짝 샘나는데요? ㅋ
아유, 인사만으로도 감지덕지죠. 고맙습니다.^^

니르바나 2023-09-16 0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이가 어찌 고맙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은 무게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다 관종 스펙트럼 안에 살고 있지요.
미역국에 기프티콘 받으셨으니 나름 괜찮은 기념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텔라님, 생일 축하드려요!

stella.K 2023-09-16 10:39   좋아요 1 | URL
그럼요. 이렇게 니르바나님 축하도 받고 괜찮은 생일입니다. 고맙습니다.^^

hnine 2023-09-16 0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스무번째 생일? ^^

stella.K 2023-09-16 10:42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러게요. 마음은 이제 겨우 스물인데ᆢ 말 해 뭐하겠습니까? ㅎㅎ h님 생일도 같은 달인 줄 아는데 미리 축하해요.^^

책읽는나무 2023-09-16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합니다. 🎂

stella.K 2023-09-16 10:43   좋아요 1 | URL
ㅎㅎ 시크하신데요? 고맙슴다!^^

yamoo 2023-09-16 1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이 페이퍼로 새롭게 안 사실 하나! 스텔라 님 생일이 9.17.이라는 거~~ㅎㅎ
생일 축하드립니다~~~

2. 그리고 오늘이 인천상륙작전날이었다는 거..^^;;

3. 이 페이퍼로 스텔라님이 교회에 다니는 교인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했다는 거..ㅎㅎ 것두 무려 성경공부를 참석하는 독실한 교인..^^;;

4. 박상미란 삼담자는 첨 듣는데....교과서적인 처방을 내리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조언으로 손까락를 꼽으며...하~
그냥 미움받을 용기 한권만 읽으면 되리라고 봅니다..ㅎㅎ

2023-09-16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3-09-16 15:06   좋아요 1 | URL
1. 땡! 오늘은 16일이고 이 페이퍼는 어제 작성한 것이랍니다. 그러므로 저의 생일은 어제였습니다. 흥~

2. 인천상륙작전은 9.15입니당~

3. 전 신앙생활은 오래했는데 성경은 참 좋아하기 힘들더군요. 그나마 꾸역꾸역하니까 요즘엔 싫지는 않더군요.ㅎㅎ

4. 이 사람 인터뷰 들으니까 좋아지더군요. 특히 항상 웃는 얼굴인데 그런 얼굴에 침 못 뱉죠. 좋은 일도 많이하더군요. 빅터 프랭크의 로고 테라피 박사 받았다더군요.

2023-09-16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3-09-16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생일 축하드립니다! 좋은 계절에 태어나셨네요 덥지 않아 좋은 날씨요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23-09-16 15:12   좋아요 1 | URL
저 어렸을땐 9월만되도 제법 선선하다 못해 쓸쓸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좀 후텁지근하네요.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서곡님도 좋은 주말보내십시오.^^

서곡 2023-09-16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그러게요 그래도 팔월보다는 살 것 같아서 좋습니다 프사가 바뀌셨네요 달이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계절의 변화처럼 보여요 저녁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23-09-16 18:37   좋아요 1 | URL
ㅎㅎ 저 프사 여름부터 시리즈로 단거 아시나요? 사실은 순서가 정반대였어요. 원래는 달이 뜨는 과정이었는데 순서가 바뀌다 보니 달이지는 것처럼 보여진거랍니다. ㅋ

희선 2023-09-16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났지만 stella.K 님 태어난 날 축하합니다 친구분이 치킨을 보내주셨군요 잊지 않은 친구분도 있었네요 stella.K 님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stella.K 2023-09-18 09:37   좋아요 1 | URL
희선님, 고맙습니다.
저도 생일에 치킨 선물 받아보기는 첨인데 이색적이고 좋더군요. ㅋ
희선님도 누구에게 선물하실 일 있으시면 참고해 보시죠.^^

2023-09-22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22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 전 '모범택시 2'를 보고 생각한 건데,

이들은 이제 이 일만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1 때 그들은 임무를 마치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그들은 무슨 일을 해도 신나지가 않다. 

그게 그들만이 팀워크를 이뤄 일했던 끈끈한 연대의식의 추억 때문이겠는가.

물론 그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함께 생사의 갈림길에서 서로 도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약자를 보호하고 나쁜 사람을 혼내주는 똘기로 충만한 캐릭터다. 복수심과 정의감으로 충만해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마음이 없나? 아니 있다.

단지 다른 건 우린 차마 그것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이고

이들은 실현한다는 것이다. (물론 드라마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복수심과 정의감이 성공할 때마다 이들의 영혼을 사로잡았을 것이고 

그때마다 느끼는 쾌감도 최고조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과감하게 복수 대행 서비스를 하는 것일 테다. 

그러니 무슨 일을 대신하면 이만한 느낌을 갖겠는가.

새삼 복수 대행과 정의감도 중독되는 것일까 싶기도 하다.

이들의 행동을 더욱 공고히 했던 건 드라마 중간 무렵에 모범택시를 이용한

기자가 그런 말을 하지 않던가. 당신들은 정의롭진 않지만 정당했다고.

그래. 사실 이들은 정의로운 것이 아니라 정당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당감이란 단어는 없다. 정의감만 있다.

정당하든 정의롭든 그런 마음을 갖는 건 좋긴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자칫 자기들만이 정의롭고 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까 봐 그건 좀 우려스럽긴 하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600만 불의 사나이'를 보고 높은 데서 떨어져 부상을 당하거나 죽는 어린아이들이그렇게 많았다고 하지 않는가. 자신에게도 초능력이 생겼다고 착각하여.

그건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여 일어났던 불상사였다.

그처럼 그런 일이 이들 사이에도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드라마를 보면서 세상에 이런 사람들 좀 없나 하면서 봤다. 

세상이 하도 기가막하게 돌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꼭 이런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 평소 서로 조금씩만 약한 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추구하며 산다면 

그게 더 합법적이고 안전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모범택시 5인방 같은 사람들이 있기를 바란다면 

그건 그렇게 건강한 사회는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우린 중독은 부정적인대 사용해 왔다. 마약중독이나 알코올중독이니.

하지만 선하고 정의로운 것도 우린 충분히 중독될 수 있고 이런 중독은 

널리 확산돼도 좋을 것이다.

사실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아니면 그냥 드라마답게 불의에 대한 심판은 우리에게 맡겨주시고 

당신은 열심히 행복하게 사시기만 하세요. 

뭐 이런 깜찍한 발상인지도 모르고.ㅋ 


그런데 '모범택시 3'이 제작을 확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벌써 제작에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시즌 3을 볼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참고로 이 드라마가 외국에선 완전인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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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9-13 0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울 남편은 재밌다며 보더군요.
전 몇 번 같이 보다가 내용을 잘 몰라 그냥 보다가 포기했었네요.^^;;

stella.K 2023-09-13 10:13   좋아요 1 | URL
이게 좀 사회파 범죄 드라마라 보기에 따라선 좀 버거울 수도 있을 것같아요. 저도 시즌2까지는 재밌게 봤는데 3을 한다니까 이거까지 내가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전 판타지를 못 보겠더군요. ㅠ

니르바나 2023-09-14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좋아하는 배우를 완존 좋아하는 사람이 우리 집에도 한 분 계십니다.
모범택시 시즌3가 방영되면 완전 볼 꺼라는 데 니르바나는 백원 걸겠습니다. ㅎㅎ

stella.K 2023-09-14 10:11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는 아무리 좋은 배우가 나와도 내용이 별로다 싶으면 안 보기도 해요. 제가 이래뵈도 눈이 좀 높습니다. ㅋㅋ 물론 처음은 볼거같긴 합니다.ㅠ
 

0. 5월이 둘

전반적으로 더위가 꺾인 건 확실한데 이맘 때 밤 더위를 타는 건 매우 이례적이긴 하다. 이 더위는 새벽이나 돼야 선선해져 그때야 비로소 이불을 덥고 자게 된다. 물론 매스컴은 그럴 때마다 지구 온난화를 얘기하지만, 가끔은 절기가 주는 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하지 않을까.  

올해 유난히 늦더위가 심한 건 5월이 둘이라 그런 (음력 윤5월) 건 아닐까. 물론 우리가 지구 온난화에 대해선 끊이없이 경각심을 가져야겠지만 예전에 우리 선조들은 그러면서 더위를 또는 추위를 좀 여유있게 견디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난 때로 그런 자세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또한 지나가는 거 아닌가.   


1. 북태평야 고기압이란 말

올핸 태풍이 벌써 3개가 발생됐지만 우리나라엔 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나갔다. 그 이유가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조금만 이상 기후면 북태평양 고기압이라고 하지 않나? 그러다보면 듣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화 낼 것 같기도 하다. 늬들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알아?  


2. 활자중독자

나는 지금까지 책벌레를 다른 말로 활자중독자라고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알쓸별잡>을 보면서 이게 꼭 같은 의미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책벌레는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별명처럼 쓰이는 거고, 활자중독자는 좀 전문용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그 프로에 나오는 심채경 씨가 자신은 활자중독자라고 고백했는데 그 문장을 이해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냥 활자를 보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거란다. 순간 나는 책벌레도 활자중독자도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가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꾸역꾸역 읽는 책이 있다. 그런 책을 읽을 때마다 왜 내가 이 책을 이렇게 곤혹스럽게 읽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리며 겨우 읽기를 마치곤 한다. 활자중독자면 내용이 나와 맞든 안 맞든 즐겁게 읽을 거 아닌가? 그러자 난 또 얼마 전 읽다 중단한 옥타비아 버틀러의 <<와일드 시드>>가 생각났다. 중간쯤 읽다 중단했는데 그때까지 난 역시 SF는 아니라고만 생각했는데 왠지 활자중독자의 정체를 알게되자 그냥 접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3. 이 책이 궁금하다

이 책을 기다려 온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 마크 피셔의 블로그 선집 그 첫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름은 왠지 낮설지는 않는데 그냥 이름만 어디서 들은 듯하고 확실히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다. 영국의 비평가란다. 특이한 건 그가 활동한 주 무대가 블로그였단다. 2000년대 초반, 블로그는 그에게 단지 글을 발행하는 창구 정도가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수많은 지식인들이 여러 주제들에 대해 저마다의 글을 쏟아냈고, 온라인 글쓰기의 형식적 캐주얼함, 즉각성, 상호작용적 특성을 기반으로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는 공론장으로서 만들었다고.             

이 책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블로그에 쓴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인데, 원서로는 단권 벽돌책으로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선 주제별로 나누어 총 4권으로 출간할 예정이라나? 지금까지 내가 알아 본 바에 의하면 앞으로 계속 나올거라면서 한 두권 나오고 마는 책도 적잖이 목격한지라 그건 앞으로 나와봐야 아는 일 아닐까. 

아무튼 이렇게 열심히 블로그 활동을 한 사람이 있었다니 왠지 좀 찔리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난 언제부턴가 서재질도 잘 안하고 있지 않은가. 한때 서재질 열심히해서 책도 냈지만 책은 역시 마크 피셔 같은 사람이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지식의 유무를 떠나서 그는 블로그를 열심히 정력적으로 했다지 않은가. 나도 지금 블로그질을 안해도 너무 안한다. 그게 어쩌면 책을 내고 난 후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걸까? 아니면 출판 후유증 같은 건가? 

어쨌든 이런 책을 보니 나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블로그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또 이렇게 쓰고 여전히 뜸하게 글을 올릴지도 모른다. 말을 말아야 하는데...ㅠ) 이 책 어떤 책인지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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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9-11 0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로그를 주 무대로 활동한 건 저도 그런대요.. ㅎㅎㅎㅎ
예전처럼 매일 글 한 편 못 내놓고 있지만, 그래도 알라딘 블로그를 13년째 하고 있으니 저는 한결같은 사람이네요. 나쁘게 말하면 안정을 선호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성격일 수도 있고요.

stella.K 2023-09-11 11:21   좋아요 0 | URL
맞아. 너도 그렇지. 계속 열심히 해. 누가 아니? 한국의 마크 피셔가 될지. ㅋ 넌 아직 젊다. 계속 변화하고 발전해야지. 안정은 나 같은 사람이 하는거고. ㅋㅋ

페크pek0501 2023-09-11 2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이 궁금하군요. 외국인 블로거는, 그것도 유명한 블로거는 블로그에 어떤 글을 올렸을까 궁금합니다. 사 보고 싶군요.
저는 여러 책을 돌려 읽는데 3분의 2를 읽은 지점에서 멈춘 책들이 있어요. 3분의 2까지 읽으면 저자의 생각을 다 알게 된 것 같아 다른 책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언젠가는 완독할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요, 유혹하는 책들이 워낙 많은지라 새로운 책이 궁금해서 들추게 되는 거지요.

stella.K 2023-09-12 10:54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3분의 2정도되면 읽기가 싫어지더군요. 그래서 소설로 돌아서려고 하죠. 완독하기가 그나마 용이하니까요. ㅋ ㅋ
이 사람 지난 17년도에 사망했더군요.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썼나봐요. 근데 이런 책은 나하고 맞으면 잘 읽히겠지만 안 맞으면 죽을 맛일 것 같아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ㅎ

yamoo 2023-09-12 2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마크 피셔 책이 궁금하긴합니다~~ 근데 출판사가 분권으로 내는 거 같습니다. 벽돌이면 살려구랬는뎅...

stella.K 2023-09-12 20:38   좋아요 0 | URL
1권이 400페이지 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
나머지 세 권도 그 정도되지 않을까요?
어쨌든 모르긴해도 천 페이지가 넘을 것 같은데
그러면 분권이 낫지 않을까 싶어요.
1권 읽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때려 치우는데도 부담이 없을 것 같고.ㅎ
물론 마음에 드는 경우 돈이 좀 더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니르바나 2023-09-14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이 블로그질(?) 그 중 알라딘 서재에 글 쓰는게 뜸하기 시작한 시기는
알라딘 서재에 재미있고 유익한 글을 올리던 많는 분들이
대거 SNS로 이동한 후 스텔라님이 글을 올려도 별 반응이 없고 부터 아닐까 싶네요.

아무리 늦더위가 길어진다 해도 추석 얼마 안 있어 찬 기운이 돌기 시작할 겁니다.
블로그질이나 날씨나 다 성하면 쇠하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고 그러니까요.
오랜만에 도사같은 말씀 드렸습니다. ㅎㅎ

stella.K 2023-09-14 10:08   좋아요 1 | URL
마지막 말씀이...ㅎㅎㅎ 그런가요? 그래서 제가 알라딘에 발을 끊지 못하는 건 니르바나님을 비롯한 몇몇분의 소중한 인연 때문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종종 베어요.
어제 비가 오더니 오늘은 많이 선선해졌네요. 앞으로 좋은 날이 펼쳐지게죠?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