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쇠망사 2 로마제국쇠망사 2
에드워드 기번 지음, 김희용.윤수인 옮김 / 민음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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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로마제국 쇠망사 2권을 읽었다. 서기 324년에서 서기 395년까지 로마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시기는 서로마와 동로마로 고착화되고, 페르시아와의 반복된 전쟁, 훈족의 이동으로 인해 도나우강을 넘어 동로마 트리키아 속주 일대로 거주지를 옮길 수밖에 없었던 고트족과의 전쟁 등으로 인해 로마제국이 점차 국력이 약해져 가는 시기였다.

많은 시간 동안 이 책을 읽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책 초반부에 그리스도교에 대한 설명 때문이었다. 다신교와의 갈등, 무수한 종파의 난립, 서로마와 동로마와 나누어져 세력을 키워가는 종교 세력, 그리스도교에 갈팡질팡 흔들리는 로마 황제들. 종교만큼 재미없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논리적인 이야기가 안 통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넌더리가 났다.

로마제국이 쇠망하게 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이므로 어떠한 검증도 거치지 않았음을 밝힌다.

1. 너무 넓은 영토
아래 지도를 보면, 로마제국이 얼마나 큰 영토를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저 수많은 속주들에 사는 많은 이민족들을 하나의 로마인들로 만들기는 분명히 어려웠을 것이다. 한 명의 황제가 통치하기에는 불가능했고, 각 속주마다 총독을 두었어도 중앙집권적 정치가 그대로 펴져 가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로마에 동화된 이민족들도 많았지만, 국경선 여기저기에서 군사적 충돌은 계속 있었다.




2. 용병
희대의 명장 한니발을 소유한 카르타고가 로마와의 전쟁에서 끝내 패배하고, 지중해에서 사라진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카르타고의 주 병력이 용병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강인한 정신과 로마를 지키겠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로마 시민 군들은 전투에서 질 수는 있어도 굴복하지 않고,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전쟁을 이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기 300년을 넘어가면서 로마제국은 게르마니 부족들, 갈리아 부족들, 아랍인, 고트족, 아르메니아인, 이집트인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 용병을 확대했고, 이들은 아무리 로마군의 훈련과 교육을 받아 정예화되었다고 해도 본질적인 정신력에서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나라가 약해질수록 점차 분열되는 모습은 어쩌면 예상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3. 종교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 가치관, 정치에 도움을 주었는지 모르지만, 잦은 종교 분쟁, 이단과의 분란, 쓸데없이 종교에 집착하는 지배 계층의 혼란 등으로 점차 로마제국에 악영향을 끼쳤다. 각 지역마다 종파들의 지배권 강화는 로마제국 내 지역을 더욱 분열시켰고, 그리스도교들은 복음의 정신 따위는 이미 잊은 지 오래였고, 맹목적인 종교열과 복수심은 온 지역을 집어삼켰다. 

위기 때마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황제의 출현으로 인해 로마제국을 지탱했지만, 혼자만의 역량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제 서기 5세기에 접어들면서 로마제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로마제국 쇠망사 3권이 나의 궁금증을 풀어줄 것이다.


2018.05.1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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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지음, 박세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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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은 The Price of Prosperity이다. 번영의 값, 비용 정도로 해석 가능할 거 같은데, 책을 다 읽어보면 책 제목이 이해가 간다. 국가가 번영할수록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쇠퇴의 길로 들어간다는 내용인데, 국가가 번영할수록 부는 늘어나지만, 그에 대한 지출, 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이 커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의 비용은 희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면, 왜 한국어판은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을까? 1판 1쇄 날짜가 2017년 4월 26일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숨 가쁘게 달려왔던 대한민국이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의 내용이 국내 현실과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책 후반부에 국가를 개혁하고, 번영으로 이끈 인물들을 소개한 것을 보면, 국가적 운명이 달린 중요한 때에 과연 누가 국가를 이끌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한국어판 제목이 나름 잘 선정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책은 크게 1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국가가 번영할수록 발생하는 문제들을 설명하고, 2부에서는 국가가 정체되거나 위기에 있을 때 다시 번영을 이끈 위대한 리더들을 설명한다.

국가가 번영할수록 어떤 문제가 나올까? 지금 미국, 서유럽 등 번영하고 있는 국가들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한 국가들은 출생률이 낮아지고, 애국심이 낮아지며, 빚이 늘어나고, 근로 의지가 약해지며, 정체에 빠진다. 이것을 회피하기 위해 이민이 늘어나지만, 이로 인해 사회적 결합은 더 낮아지고, 앞서 이야기한 문제가 다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과거 로마, 스파르타, 합스부르크 제국, 명나라 등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아직 망하지 않았으면, 위의 문제들은 요즘 번영하고 있는 국가들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심각도의 차이가 날 뿐이다. 

2부에서는 역사책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드로스, 터키 공화국의 아타튀르크, 일본의 료마, 메이지 천황, 코스타리카의 돈 페페,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를 소개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한때 번영하던 국가들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과 문제에 봉착하지만, 그를 극복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다른 것은 둘째치고, 일본의 경우는 한 번 짚고 가고 싶다. 200년 넘게 지속되던 봉건 에도 막부 체제, 그리고, 아무 도움이 안 되지만, 강력한 계급인 사무라이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환경 속에서 일본의 발전은 참으로 어려웠다. 더구나, 강력한 미국의 함대에 굴복해 개항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웃 나라 러시아의 함대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세계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혁명들 중 하나인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켰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라스트 사무라이'가 기억난다. 이 영화를 볼 때는 사무라이들이 불쌍하게 생각되었고, 그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서 전통을 없애려는 일본 정부가 나쁘게 생각되었지만, 메이지 정부의 결단이 그 후 제국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과연 누가 선이고, 악이었는지 판단하기 힘들다.



미국 함대의 페리 제독이 기차 모형을 선물을 주고 간 이후 20년이 지나지 않아 일본은 실제 기차를 가동했다. 그리고, 러일 전쟁, 청일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그들의 힘을 과시했다. 
일본은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전통은 유지하고, 계급제와 조합, 사무라이 계급을 없애 버리면서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해 국가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이웃나라 조선은 한치 앞도 못 보고, 당파 싸움을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었고, 결국 이때의 차이가 나중에 비참한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칭 우익,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은 선진국을 좋아하면서 그들에게서 국가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들의 이익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그들은 우익, 보수의 자격이 없다. 일본의 메이지 유신처럼 국가의 적폐 세력을 몰아내야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국가의 번영을 꾀할 수 있다. 
다른 나라를 침범하고, 무시하는 일본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 속에서 국가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의도는 우리도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일본의 지도층, 기득권들도 점차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8월 15일 광복절이 지난지 얼마 안 되었다. 청나라, 러시아, 일본, 그리고 여러 식민지를 탐하던 국가들로부터 위협을 당하던 20세기 초 조선의 국제 정세나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강대국 들에 둘러싸여 있는 21세기 초 현재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 상황은 아닐까? 그래도 20세기 초에는 한반도는 통일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한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있으니 통탄스러운 일이다.
개인의 이익을 탐하는 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어쩔 수 없는데, 이런 자들이 국가의 지도자나 지도층이 되어서는 안된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 하는 강력한 지도자가 이 나라를 이끌 때 비로소 우리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올바른 판단을 하고, 제대로 투표를 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7.08.1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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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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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커다란 여정을 끝낸 느낌이었다. 
총, 균, 쇠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알기 위해서 어쩌면 약 600페이지의 분량이 적을 수도 있지만, 정독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읽을 수는 없었다. 참으로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방대한 지식과 뉴기니에서 체류하면서 탐사 활동을 한 것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도 역사를 역사과학으로 생각하며, 논리적 전개를 통해 하나씩 궁금증을 풀어 나간다. 이렇게 풀어 나갈 때 설득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책이 재미있다.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 어찌 재미있지 않겠는가.

책의 구성도 정말 짜임새가 있다. 
1부 인간 사회의 다양한 운명의 갈림길에서 왜 민족마다 다른 진화를 하고, 어떤 민족은 멸망의 길로 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힘의 원천이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과정은 피사로가 잉카 문명의 절대 군주 아타우알파를 생포한 사건을 통해 궁금증의 절정으로 유도한다.


2부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3부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에서 각 대륙마다 다른 진화 속도로 인해 발전이 달랐고, 민족의 우수성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고, 환경의 차이 때문에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을 하나씩 설명한다. 사실 위주의 역사 내용을 기술하는 것을 뛰어넘어 진화생물학, 지질학, 생태지리학 등의 역사적 과학의 접근 방법을 통해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저자가 역사학이 아닌 역사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4부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와 방향에서는 2부, 3부에서 설명한 내용을 토대로 각 대륙의 발전 과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2부, 3부 설명의 예제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반복되는 내용이 다소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반복됨으로써 머릿속에 잘 각인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2부, 3부의 원인들이 떠올랐다.

특별 증보판에서는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추가 논문이 있다. 
뭐. 어디에서 왔을까? 당연히 한반도에서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남을 침략하는 짓과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를 보면, 우리와 너무 달라서 그들의 조상은 대체 누구였는지 납득이 안 간다. 일본인들은 태생 자체에 열등 콤플렉스가 있어서 역사를 왜곡하고, 우등 콤플렉스로 때문에 자신을 포장하는 거 같다.

그러면, 저자의 주장을 간단하게 요약해 본다. 인류 역사의 방대한 전개를 내가 요약해 본다는 것은 재레미 다이아몬드가 책을 얼마나 잘 썼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여러 가지 역사학 자료와 과학적 논증, 추론을 통해 유라시아/남북 아메리카는 약 5000년 정도의 발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라시아(크게 보면 유럽, 아시아이지만 발전 시기로 보면 지금의 지중해 동안, 중동지역)가 가장 발전이 빨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식량생산에 유리한 종자와 가축화된 대형 포유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럼 왜 식량생산과 가축화가 중요한 것일까? 


수렵 채집 생활을 떠나 정주형 생활을 하게 된 결정적 동기가 식량생산이 가능한 곳을 찾은 것이다. 식량생산을 할 수 있으면 굳이 돌아다닐 필요가 없고, 필요한 것만큼만 구해서 나누어 먹을 필요가 없다. 계속 그 자리에서 식량을 생산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잉여 농작물이 생겨나고, 식량생산을 담당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나타나 이들이 군인, 관료, 기술자 등의 전문화 계층이 생긴다. 전문화 계층은 자신들의 분야에 힘쓰게 되고, 인구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서로 경쟁하면서 기술발전을 초래한다.

 
가축화된 대형 포유류를 통해 식량생산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들 동물을 통해 병원균이 인간에게 전파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짧은 시기 동안에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지만, 점차 인간은 면역체계를 통해 극복한다. 유럽에서 창궐한 많은 유행병에서 살아남은 인간의 후예들이 아즈텍, 잉카 제국을 공격하여 치명적인 병원균을 현지인에게 퍼뜨렸고, 현지인들이 극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나머지 건강한 소수의 현지인들을 잔혹하게 말살함으로써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를 정복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인디언, 멕시코의 아즈텍, 페루의 잉카 모두 같은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종자와 포유류가 존재했지만, 대규모 식량생산으로 확대되거나 가축화된 포유류 비율이 현저히 낮았기 때문에 유라시아가 월등하게 좋은 환경에서 출발한 것이다.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은 모두 엇비슷하고, 가축화할 수 없는 동물은 가축화할 수 없는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 문장에서 몇 마디만 바꾸면 바로 톨스토이의 위대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유명한 첫 문장이 되기 때문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 결혼 생활이 행복해지려면 수많은 요소들이 성공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서로 성적 매력을 느껴야 하고 돈, 자녀 교육, 종교, 인척 등등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행복에 필요한 이 중요한 요소들 중에서 어느 한 가지라도 어긋난다면 그 나머지 요소들이 모두 성립하더라도 그 결혼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중동 지역이 점차 사막화되고, 서유럽이 점차 비옥한 토지가 되면서 점차 서쪽으로 발전이 옮겨가고, 서유럽의 집중된 인구밀도와 민족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무기, 항해술, 중앙집권제, 군사기술 등이 발전한다. 
서유럽의 백인들이 뛰어난 것이 아니고, 환경적,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발전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만약 서유럽에서 빼어나지 않고, 미국 미시시피나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면, 그들도 인디언들과 똑같은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상당히 설득력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말에 일본 홋카이도를 방문했을 때 아이누족 마을을 방문하고, 공연을 본 적이 있다. 마을에는 곰을 사육하는 장소도 있었다. 홋카이도는 곰을 많은 지역이고, 아이누족은 새끼 곰을 포획하여 키우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저자는 그들이 새끼 곰이 어느 정도 크면 잡아먹는다고 한다. 

곰을 가축화할 수 있다면, 엄청난 이점이 되지 않았을까? 만약, 말처럼 키울 수 있다면, 전쟁에서 수천 마리의 말을 대신해서 수천 마리의 곰이 달려든다면, 전쟁의 양상을 바꾸었을 수도 있다. 일본인을 몰아내고, 다시 일본 본토를 수복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이 같은 생각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동물에게 미안하지만, 인간에게 있어서 가축화는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이다. 영토 면적과 인구에서 중국, 일본과 확실하게 차이가 나면서도 역사적으로 고난을 겪으면서도 아직까지 잘 버티고, 어찌 보면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의 식민지를 피했음에도 가까운 나라 일본에 당한 치욕은 있지만, 결국 그것도 극복했다. 물론, 아직까지 민족적 사고가 뒤떨어진 친일파들이 이 나라를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축출하는 당면 과제는 안고 있다. 

중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우리 나름대로 기술도 발전시켰고, 한글이라는 위대한 문자도 만들었고, 일본에도 가르침을 주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유라시아보다 다소 늦지만, 중국도 고대 문명사회를 이룩했기 때문에 그 후 강력한 중앙집권제의 통일국가로 폐쇄적인 정책을 피지 않고, 서로 경쟁하는 국가들로 구성되어서 좀 더 세계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했다면, 어쩌면 서유럽보다 동아시아가 먼저 북아메리카를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미국을 백인이 아닌 동아시아인이 건국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환경적, 지리적 요인이 많이 줄어든 상태이고, 정보와 지식을 구하기는 쉬워졌다. 민족과 국가의 발전을 환경적, 지리적 요인으로 핑계를 댈 수 없다는 뜻이다. 어쩌면 더 힘든 시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민족과 국가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전 세계가 비웃는 작금의 사태를 인지도 못해 태극기를 온몸에 둘러메고 거리에 나타나서 국가를 구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 민족과 국가를 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대로 정세 판단을 못 해서 왜에게 침략을 당한 선조나 아무 힘도 없으면서 잘난 체하다가 청나라에게 침략 당한 인조 같은 사람들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긴장해야 한다. 천년 후에도 우리 후세에게 민족과 국가를 넘겨주기 위해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거시적인 측면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중국이 장거리 항해를 못하도록 막고, 조선소를 모두 불태운 것으로 인해 나중에 서양의 각 국가들에게 치욕을 당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2017.02.11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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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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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두 번째로 읽은 책은 바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입니다.
이윤기 선생님이 쓰신 그리스 로마 신화 5권 시리즈 중에 세 번째 책입니다. 2010년 63세 나이에 심장마비로 별세하셔서 많은 독자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아직은 더 활동하셔도 충분한 나이이고, 번역가로도 유명하셨기 때문에 좋은 책을 저술 또는 번역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이 책의 부제는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입니다. 어떤 특정 주제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많은 신과 인간들의 이야기를 본인의 생각, 동양의 신화 등도 함께 재미있게 소개해 줍니다. 
그리스 로마 신들은 참 질투도 많고, 고집도 세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면을 많이 보여서 정말 신인가라고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자신들이 더 예쁘다고 혜라, 아프로디테, 아테나는 서로 경쟁을 벌이고, 파리스를 통해 승리한 아프로디테는 헬레나와 파리스가 서로 반하게 하여 그 유명한 트로이아 전쟁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전쟁으로 인해 많은 인간들은 죽고, 아킬레우스라는 희대의 영웅도 결국 죽음을 맞이하죠. 물론, 신이 원하는 대로 인간은 안 하면 좋겠지만, 약한 존재인 인간은 그런 힘이 없습니다. 

이 책에는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하나의 주제가 눈에 띕니다. 바로 인간의 '오만'입니다. 신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감사를 표하지 않았거나 자신의 뛰어남을 믿고, 신을 넘어서라고 하거나 또는 신이 되고자 했던 인간들이 어떻게 종말을 맞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항상 겸손하고, 감사를 표하라는 단순한 진리를 신화를 통해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히포메네스가 아프로디테의 도움을 받아 아탈란타와 결혼하지만, 아프로디테에게 제물도 안 받치고, 명예로 돌리지 않아서 결국 짐승으로 변해 버렸다는 이야기를 읽고, 자신의 능력으로 얻지 못한 행복은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인간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은 피리 연주 솜씨를 가진 마르쉬아스가 아폴론과 경쟁을 하다가 결국 살가죽이 벗겨진 이야기는 얼핏 보면, 아폴론이 잔인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마르쉬아스가 주운 피리는 결국 아테나가 버린 피리였다는 점에서 마르쉬아스도 본인의 능력이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태양신의 아들 파에톤이 태양신에게 태양 마차를 몰고 싶다고 고집 피우다가 제우스에게 벼락을 맞은 이야기,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로스가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태양 있는 곳까지 날아오르다가 땅에 떨어져 죽은 이야기, 천마 페가소스를 타고, 키마이라를 죽인 벨레로폰이 올림푸스 산에 올라가려다 제우스가 보낸 등에에 의해 땅에 떨어져 죽은 이야기 등.. 모두 한결같이 잘난 척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라는 교훈을 줍니다. 
물론, 신들의 장난, 특히 제우스의 난잡한 행동 등은 마음에 안 들지만, 신화는 원래 이런 것이 아닐까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의 인간에 대한 사랑은 기존의 올림푸스 신들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줍니다. 신들이 인간을 도와주는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이윤기 선생님이 책 후반부 '나오는 말'에 쓰신 내용이 참 공감이 갑니다. 

나의 실은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설명해도 남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하지만, 이걸 꼭 붙잡고 있는 한, 길 잃을 염려는 없단다.

...

나도 신화라는 이름의 내 실을 꼭 붙잡되 놓치지 않으려 한다. 독자들도 각자의 실꾸리를 하나씩 마련하기 바란다.

우리들의 실꾸리는 뭘까요? 인생을 살면서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실꾸리가 뭔지 생각해 볼만합니다.


2016.01.11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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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 - 용, 사무라이를 꺾다 1928~1945
권성욱 지음 / 미지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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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북한에서 핵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참 이상하죠? 총선을 앞두고, 북한은 뭔가를 또 합니다. 언제나 잊을만하면, 북한의 존재를 알려주네요. 그것도 총선, 대선 등의 선거를 앞두고 말입니다.

그동안 중일전쟁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미지북스(저자 권성욱)에서 나온 중일전쟁을 읽었습니다. 전 2차 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주로 유럽 전선에 관련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태평양 전선에 대해서는 일본과 미국이 싸웠다는 것만 압니다. 영화에 나오는 정도가 다입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항하여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싸웠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허황된 꿈을 좇는 일본이 중국과 교착 상태에 빠지자 자원을 위해 동남아로 진출하고, 그로 인해 미국에 영향을 주니 아예 진주만을 공격해서 미국과 전쟁을 합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을 동시에 싸우니 승산이 없었죠.
만약, 중국이 일본에 완전히 패해서 우리나라처럼 식민지가 되었다면, 어떤 양상이 펼쳐졌을까는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중국이 끝까지 저항할 수 있었던 대륙의 힘이 어찌 보면, 일본 패배의 한 요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무도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는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입니다. 오늘의 우방이 내일이 우방이 절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인도주의 같은 것은 국가 간에 없습니다. 자국의 이익이 아니면, 남의 나라가 어떻게 되던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다입니다.
중일전쟁(1928년 ~ 1945년) 때 중요한 국가 간의 조약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936년 4월 독일-중국 차관 조약(1억 마르크 차관, 각종 광물 제공)

1936년 11월 독일-일본 방공협정 체결, 중국에 대한 독일 원조 차단

1937년 8월 중국-소련 불가침 조약(1억 달러 차관, 1억 5천만 달러  무기 제공)

1939년 7월 크레이기-아리타 협정(영국은 중국에 대한 일본 침략 묵인)

1940년 9월 삼국 주축 동맹 결성(독일, 이탈리아, 일본, 10년 기한)

1940년 11월 미국이 중국에 1억 달러 차관 제공

1940년 12월 영국이 중국에 500만 파운드 차관 제공

1941년 4월 소련-일본 중립 조약(소련은 4천만 톤 석탄, 1억 4천만 톤 목재, 5천만 톤 철 제공, 5년 기한)

이게 뭔가요? 독일이 중국에 원조하다가 일본과 손잡고, 소련은 중국에 원조하다가 끊고, 일본과 중립 조약을 맺고, 이번에는 일본에 원조하고, 미국과 영국은 경제적 이익 앞세워 일본의 만주침략, 상하이 침략, 난징 대학살 등을 무시하다가 삼국 주축 동맹 결성되니 그제야 중국에 원조를 합니다. 

10년도 안되는 시간 동안 정신없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합니다. 이게 국가 간의 관계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중국의 힘이 커지니 이번에는 미국과 일본이 가까워집니다. 러시아는 미국과 일본을 견제해야 하니 중국과 친해집니다. 이 두 세력간의 충돌이 우리 나라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모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힘입니다. 우리나라가 힘이 있어야 이 강대국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통일 가능성에 대해서 상당히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4개 강대국이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서 한반도 전체가 어느 세력에도 속하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를 무참히 지배했던 일본이 중국,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서 지지 않았다면, 만약, 만주만 점령하고 만족했다면, 중국이나 미국이 우리나라를 식민지에서 독립시켜 주었을까요? 만약, 장제스가 마오쩌둥에게 이겼다면, 국민당이 중국 대륙을 통일했다면, 우리나라는 어땠을까요?
1차, 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나라에 쥐꼬리만한 관심을 가져준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다들 자기들 이익 챙기는 데 바빴을 뿐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보면 참 답답합니다. 옛날에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 모릅니다. 난징 대학살, 유태인 포로수용소 같은 것을 그렇게 회담 몇 번 하고, 청산했으니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할 수 있나요?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고요? 임진왜란, 정유재란, 한일합방.. 과거는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이 또다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킵니다. 대동아 공영권을 주장하던 일본이 이제는 자위대 해외 파견을 합니다. 중일전쟁 당시 일본은 전함 9척, 항공모함 4척, 순양함 33척, 구축함 102척, 잠수함 64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영국의 요청으로 지중해에도 전함을 파견할 정도였습니다.
이때, 조선에는 처음에는 2개 사단이 있다가 1개 사단만 주둔합니다. 사단 병력은 3만 명이 안됩니다. 3만 명도 안되는 병력으로 조선 한반도 전체를 통제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비참한 존재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역사의 희생이 되지 않기 위해서 제대로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6.01.06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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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2016-02-20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습니다. 우리나라가 살아남을려면 힘을 키워야 합니다.백날 다른나라 욕만 해봤자 달라지는건 없지요. 국력을 키울 생각은 않고 전쟁 일어나면 무조건 강대국에게 의존하려고 드니 계속 강대국의 속국으로 남아있는거죠. 결론은, 통일이 되어서 아무도 우리나라를 업신여기지 않는 강력한 나라를 우리 스스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