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은 싸움을 이겨내고 승리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렇게 해보니 되더라고, 동성애자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그리고 언젠가 성미산학교의 남학생과 웃으며, 세상이 변하긴 변하더라, 살다 보니 달라지더라는 얘기를 나누고 싶다.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 동화 속 공주님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은 아니더라도, 레즈비언 할머니 부부는 드디어 건강보험료를 같이 낼 수 있게 됐다는 해피엔딩이면 좋겠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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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00억 또는 200억 년 전에 빅뱅Big Bang이라고 불리는 대폭발의 순간이 있었고 우주는 그 대폭발에서 비롯됐다. 왜 그런 폭발이 있었는지는 신비 중의 신비다. 그러나 폭발이 있었음은 거의 틀림없는 사실이다. 현존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대폭발의 순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밀도로 모여 있었을 것이다. 그 상태는 부피를 전혀 갖지 않는 수학적 의미의 점이었다. 바로 그 점이 ‘우주의 알‘ 이었다. - P482

초기의 우주는 강력한 복사와 고온 고밀도의 물질로 가득 차 있었다. 소립자로 충만하던 고온 고밀도의 원시 화구가 점차적으로 냉각되자 거기에서 수소와 헬륨 원자들이 먼저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우주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시기가 한때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 관찰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주가 완전히 균질하다면 어디를 둘러보나 다 똑같아서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과 마찬가지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밀도가 주위보다 약간 높은 지역이 군데군데 생기면서 가느다란 실과 덩굴손 모양의 가스 주머니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자라 가스 구름으로 태어났다. 이 가스 구름이 거대한 회전 원반체로 변신하여 반짝이는 점들을 수천억 개씩 품으면서 자신의 밝기를 더해 갔다.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거대한 구조물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것들을 은하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우리 자신도 이러한 구조물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 P484

우주 공간을 눈여겨보면 하나의 거푸집에서 찍어 낸 것처럼 모양이 아주 비슷한 은하들이 우주 도처에 널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은하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력의 법칙과 각운동량 보존 법칙이 우주 어디에서든지 그대로 성립하기 때문이다. - P486

대폭발에서 은하단, 은하, 항성, 행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행성에서 생명이 출현하게 되고 생명은 곧 지능을 가진 생물로 진화하게 된다. 물질에서 출현한 생물이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자신의 기원을 대폭발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식할 수 있다니, 이것이 우주의 대서사시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 P487

여러분이 은하를 모양이 잘 변하지 않는 튼튼한 강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오해다. 은하는 약 1000억 개의 별들로 만들어진 유동성의 구조물이다. 어느 한 순간 사람은 대략 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을 구성하는 세포가 늘 같은 세포는 아니다. 100조 개의 일부는 죽어 없어지고 동시에 새 세포가 다시 만들어짐으로써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인간의 육체이다. 은하도 마찬가지이다. - P492

우주 팽창과 대폭발 이론이 전반적으로 옳다고 한다면, 우리는 좀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대폭발의 순간은 어떤 상태였는가? 대폭발 이전의 상황은? 그 당시 우주의 크기는? 어떻게 물질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던 우주에서 갑자기 물질이 생겨났는가? 이러한 물음은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사람들은 보통 특이점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한 설명을 신의 몫으로 떠넘긴다. 이것은 여러 문화권에 공통된 현상이다. 하지만 신이 무無에서 우주를 창조했다는 답은 임시변통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근원을 묻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대결하려면 당연히 "그렇다면 그 창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해결해야 한다. - P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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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불가능하고 기형적인 대상물을 이해 불가능하고 기형적인 거울에 비추어 보았을 때 훌륭한 결과가 나타난 거지요. 부정의 부정은 긍정을 낳았고, 모든 것은 복구되었고, 모든 것은 좋아졌어요. (…) 새롭고 이해할 수 없는 네트카를 들고 거울로 다가가 그 안에서 손은 완전히 분해되지만 무의미한 네트카는 대단히 분명하고 매력적인 장면을 이루는 것을 보았을 때, 아, 얼마나 즐거웠던지 기억이 나네요......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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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쩌자는 것이냐, 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자본주의의 도구적 합리성이 어쩌고 신자유주의가 어쩌고 하는 말을 늘어놓는다면 그거야말로 ‘난 정말 모른다’는 고백이 되리라.
작가로서의 저와 시민으로서의 저를 분리하고 있습니다, 라고 변명할 때도 있다. 그런데 어떤 종류의 감수성에서, 작가로서의 나는 이득을 취하고 시민으로서의 나는 고개를 돌릴 수 있는 걸까.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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