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채널 : 예수의 12제자 - 히스토리/큐 채널 프로모션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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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는 내용들이 많아 좀 지루했다.
중간에 성화들을 많이 보여준 건 좋았는데, 성서 얘기들이 너무 많아 흥미가 떨어졌다.
아마 사도들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객관적인 자료만 챙기다 보니 아는 얘기들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독교를 믿냐, 안 믿냐를 떠나서 유다 땅에서 사형당한 한 젊은 남자의 열 두 제자가 오늘날 20억 인구에 이르는 이들이 믿는 거대한 종교로 발전시켰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놀랍고 경이적이다.
이슬람교처럼 군사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오히려 박해받는 하층민의 작은 신앙 공동체에 불과했는데 대체 기독교는 어떻게 로마 세계를 집어 삼켰을까?
오늘날 문화적 관용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기독교인들 때문에 기독교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긴 하지만, 신념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킨 이런 위대한 신앙인들의 얘기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작은 형제회라는 수도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을 낮추고 평생 동정을 서약하며 어려운 이들 틈에 끼어 들어 신을 알리고 섬기는데 평생을 바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감동적이었다.
기독교가 그렇게 온전하게 개인의 신앙고백이고 믿음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신념을 지닌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
창조론을 학교에서 가르치라고 압력을 넣고 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친다는 식의 독선적이고 위선적인 행태가 기독교에 대한 엄청난 반감을 사게 만든다.
결국 종교란 권력을 갖는 순간부터 타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치유의 은사를 믿지 않지만 (물리 법칙에 위배되니까) 사도들이 엄청난 신념의 선교사였음은 확신한다.
그리고 그들이 박해를 두려워 하지 않고 복음을 전파시킬 때는 죽음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믿음이 있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놀라운 카리스마와 능력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또 베드로와 바울이 편협하게 유대교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이방인들을 받아들인 것은 놀라운 포용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구약보다 신약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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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 채널 : 리얼 스토리 - 트로이 전쟁 - 히스토리/큐 채널 프로모션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가끔 케이블에서 히스토리 채널을 보곤 하는데, DVD로 빌려서 보니 새로운 느낌이다.
이런 다큐멘터리가 더 많이 보급되면 좋겠다.
과천 도서관에서 DVD를 빌려 주는 정책으로 바뀌는 덕에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게 됐다.
DVD야 말로 두 번 보기 힘들다는 걸 생각해 보면, 책 보다도 DVD의 대여가 더 자주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이런 교양 다큐멘터리를 빌려 주는 체인점이 있으면 좋겠는데, 영화 대여점은 있어도 교양물 찾기는 참 힘들다.
그렇다고 하나에 2만원이 넘는 걸 양껏 사서 볼 수도 없고 이런 DVD는 세일도 안 하니 도서관에서 대여를 해 주지 않으면 결국 접할 기회가 없다.

하인리히 슐리만으로 대표되는 트로이 전쟁은, 아직도 그 실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어렸을 때 슐리만 이야기를 하도 인상깊게 들어 나는 당연히 사실인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지금도 트로이라는 국가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고 전쟁도 과연 실재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많다고 한다.
일리아드는 그저 창작품일 뿐일까?
수천년에 걸쳐 전해 내려오는 걸 보면 분명 뭔가 있긴 있었을 것 같은데, 증거가 명확하지 않으니 완전한 역사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장님에다가 문맹이었던 호메로스의 단독 저작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다른 책에서 전체적인 구조로 봤을 때 단일 작가의 솜씨임이 분명하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어 일단은 나는 호메로스 개인의 작품으로 믿고 싶다.
어쩌면 음유시인 따위가 (이 dvd에서는 연예인 정도로 표현했다) 그렇게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없다는 것 자체가 편견이 아닌가 싶다.
하여튼 수많은 이들이 터키 땅에 매달려 발굴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트로이의 실체는 불분명 하다.
청동기 시대의 대규모 전투, 1천 척의 배가 이 소아시아 반도를 향해 몰려 들었고 무려 10년에 걸친 싸움에다가, 목마라는 기막힌 아이디어로 승리를 얻어낸 영웅들의 이야기!
기원전 1250년 경이라고 하니 그보다 더 오래된 이집트 시대를 생각해 보면 이런 규모의 전투도 당연히 가능했을 것 같다.

영상으로 본 덕분에 고고학 발굴이라는 게 얼마나 중노동인지 새삼 느꼈다.
곡갱이와 삽을 들고 허리를 구부리고 땅을 파 들어가는 지지멸멸한 작업들!
인디애나 존스와 같은 모험은 진짜 고고학 발굴에서는 없는 것 같다.
단 하나의 쇠조각이라도 번호를 매기고 연대를 밝히며 소중히 다루는 학자들의 모습에서 일종의 경외심을 느꼈다.
인간이란 존재는 자신들의 기원을 밝히는데 얼마나 집요하고 열정적인가!
결국 인간이 그저 자연계를 구성하는 동물의 한 종류일 뿐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이런 창의적이고 호기심 어린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는 뭔가 다르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하여튼 일리아드를 읽어 주는 고고학자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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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궁전
루이스 만도키 감독, 수잔 서랜든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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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가 나는 영화다.
수전 서랜든이라면 <Deadman walking>에서 무척 인상깊게 본 지적인 여배우인데, 역시 나이 앞에서는 빛이 죽는 것 같다.
열 네살이나 어리게 나온 남자 주인공에게 한참 뒤져 정말 퇴기처럼 보인다.
그래서 더욱 사실적이다.
임성한이 쓴 드라마 <아현동 마님>에서도 여자가 남자볻 열 두 살 많은 설정이 있는데, 실제로는 한 살인가 밖에 차이가 안 나는 여배우라 도대체가 현실 감각이 없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정말 열 네 살이라는 나이를 보는 내내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리얼했다.
열 네 살 어린 남자와 같이 사는 기분은 어떨까?
그것도 남자는 중산층의 잘 나가는 카피 라이터고 음악도 대중음악 대신 오페라를 들을 정도로 지적이고 교양있다.
반면 여자는 나이만 많은 게 아니라,  햄버거 가게 종업원에 사는 곳도 가난한 동네이고 청소라고는 안 하는 지저분한 여자이며 술 담배를 진창 해댄다.
정말 완벽한 부조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맥스는 여자에게 푹 빠진다.
당신과 떨어져 있으면 비참해져, 함께 있으면 다른 의미로 비참해...
맥스의 이런 독백이야 말로 그의 심리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것 같다.
함께 있지 않으면 비참하다는 말, 정말 최고의 사랑 고백이 아닐까?
또 함께 있으면 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계급차로 모든 게 엇갈리고 여자는 차라리 떠나라고 종용하니, 또다른 의미로 비참해진다.
스물 일곱의 지적인 남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현실 같다.

<명랑소녀성공기>의 양순이나, <너는 내 운명>의 장새벽, <별난 남자 별난 여자>의 종남이, 양국화 등등 드라마에 나오는 가난한 신데렐라들은 죄다 어리고 착하고 예쁘다.
누구하나 문화적 차이로 고민하지 않는다.
부자 남친이 옷만 비싼 걸로 입혀주면 그 때부터는 어느 귀족 아가씨 못지 않게 자연스럽게 우아한 여자로 바뀐다.
옷차림만 바뀌면 그게 다일까?
그래서 드라마는 어쩔 수 없이 전형적이고 진부하고 또 유치한 것 같다.
왜 현실에서는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화적 차이를 간과하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나라는 계급차가 심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동등하다는 생각이 유난히 강한 나라니 말이다.

영화의 강점은 중산층과 노동자 계급의 문화적 차이를 현실적으로 그려낸 점이다.
맥스와 노라의 집은 두 계급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강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중산층과 상류층의 차이보다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차이가 더 클지도 모르겠다.
중산층은 상류층에 비해 돈만 없을 뿐 적어도 교육 수준이나 문화적 교양 면에서는 오히려 더 우월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부르디외의 주장처럼, 혹은 <희망의 인문학>처럼 인문학적 또는 문화적 측면의 지원이 계급 격차를 좁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맥스 역을 맡은 배우 제임스 스파이더는 정말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는 굉장한 미남이다.
수잔 서랜든이 빛을 바랠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죽은 아내를 그리워해 몇 년 째 정조를 지키고, 대중음악 대신 오페라를 듣고 담배도 안 피운다.
모든 게 너무 완벽하지 않은가?
잘 생겼는데 바람둥이도 아니라니, 더구나 교양있고 지적이기까지 하다니!
영화 속의 노라는 대체 무슨 복으로 이런 남자를 꿰찼는지 모르겠다.
사실 둘은 성적 궁합이 기막히게 잘 맞는다.
단지 섹스를 위해서였다면 맥스는 노라를 자기 삶 속으로 들여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맥스는 문화적 차이와 계급 차이에 대해 괴로워 하면서도 그녀를 용감하게 자신의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노라를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그녀가 자격지심으로 떠났을 때 직장마저 팽개치고 안정된 기반을 버린 채 그녀를 찾아 나선다.
마지막 결말이 약간 비현실적이긴 했지만 하여튼 나이차와 계급차, 문화차이 등을 뛰어넘는 사랑을 현실적으로 잘 그려낸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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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유령 - 아웃케이스 없음
밀로스 포만 감독, 나탈리 포트만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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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어 보게 됐다.
사실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정확히 모르겠다.
굉장히 독특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초반에는 살짝 지루했지만 곧 집중해서 보게 됐다.
결말이 인상적이고 여운이 남았다.
나탈리 포트만이란 여배우는 이름만 들었지 실제 영화에서 본 건 처음인데 정말 연기를 잘 한다.
로렌조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잘 그려냈다.
마지막 사형 장면, 그리고 그의 시체가 달구지에 실려 골목길을 지나가는 장면은 영화의 끝마무리로 훌륭했다.
역동의 시대를 살아간 이들, 문득 스페인의 역사가 한 많은 한국인의 역사처럼 구구절절하게 느껴지고 <스페인사>를 빨리 읽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고야는 내가 좋아하는 화가 중 하나인데, 그 번득이는 감각과 필력이 인상적이다.
스페인과 고야는 분리해서 생각하기 힘들 만큼 고야는 스페인 그 자체인 것 같다.
고야의 그림에 대해서는 큰 언급은 없었지만, 고야라는 위대한 화가와 혁명의 시대를 잘 버무려 놨다.
종교재판에 관해서는, 이미 기독교라는 것에 대해 신앙과는 별개로 회의가 들 만큼 들었기 때문에 더 분노하고 말 것도 없는 상태라 담담했다.
신의 이름으로 자행한 그 끔찍한 고문과 억압의 시대, 권력과 밀착된 교회 조직의 무자비함, 교조주의, 정말 종교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인가?
종교가 개인 차원에서 국한되지 않고 사회와 국가에 영향력을 끼칠 때 어떻게 변질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이슬람 국가의 종교적 억압과 통치도 함께 혐오한다.
자백과 심문, 고문을 통해 신의 자비를 구하다니, 너무나 끔찍하고 혐오스러워 더 언급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
정말 우리의 구세주 주님은, 어떤 세상을 원하시는 것일까?
나는 여전히 기독교인이지만, 종교의 이런 만행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해져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나라나 마냥 행복하고 순탄할 수 만은 없음을 느낀다.
그러고 보면 특별히 한국이라 해서 역동의 세월을 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것도 어찌 보면 패배주의일 수 있다.
스페인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기독교의 그 어두운 역사에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기회가 되면 스페인을 방문해 보고 싶다.
인상적인 영화였고 더불어 스페인 회화에 대한 관심도 많이 생겼다.
영화가 주는 두 시간의 즐거움을 만끽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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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스마일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마이크 뉴웰 감독, 줄리아 로버츠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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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보고 있는 영화 중에는 비교적 최근 것에 속한다.
일단 컬러라는 점이 그렇고, 아직도 활동하는 배우가 나왔으며, DVD 서플도 풍성하다.
그런데 배경은 1953년대이다.
아이젠하워가 지배하는 시기, 2차 대전이 끝난 상황, 군수물자 보급에 동원됐던 여성들은 이제 참전용사들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시대!

영화 자체가 아주 재밌거나 흥미롭지는 않지만, 미국의 명문여대를 배경으로 담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고,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 줬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반 고흐 따라 그리기가 기술적인 면의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영화 속의 캐서린 왓슨처럼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은 어쩌면 예술이 아니라 그냥 기술일 따름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학생들이 자기들의 관점으로 그린 해바라기를 선물한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고흐의 해바라기에 열광하는 것도 실물과 똑같은 훌륭한 묘사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욕망과 고뇌를 느끼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잭슨 폴락의 그림은 사실 예술로써 공감하기 어려웠으나 어쨌든 캐서린 왓슨의 예술론은 동의하는 바다.
규범적인 것, 기술적인 것, 똑같은 것, 시대가 인정해주는 것, 이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정말 예술이 이런 것만 추구한다면 예술가라 대접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강인한 정신력과 자유로운 사고 방식을 사랑한다.
줄리아 로버츠처럼 잘 어울리는 배우도 없을 것이다.

항상 이 배우를 볼 때면, 키만 크고 입만 덩그레한 좀 못 생긴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굽힐 줄 모르는 강인한 이미지를 풍겨서 독특한 개성을 분출한다.
캐서린 왓슨가 비슷한 캐릭터를 주변에서 본다면 분명히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영화 평론에서는 2% 부족하다고 평했던 기억이 나는데 나로서는 1950년대 미국 사회를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또 예술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 생각할 꺼리를 줬다는 점에서 의의있게 다가온다.

1950년대라면 한국은 6.25를 막 끝낸 전후 상황이었고 여성의 사회 진출 이따위는 화두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기껏해야 나혜석의 에피소드 정도가 회자될 뿐이었으니.
미국 여성들은 지금의 눈으로 보면 꽤나 구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유분방하고 진취적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여성도 대학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점, 주부가 되든 뭐가 되든 간에 고등 교육이 필요하다고 믿은 점이 일단 그렇다.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비록 이들은 졸업 후 아내가 되야 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지만, 그래도 기숙사 내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섹스를 즐기며 연애를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흡연이 문제가 되는데 말이다.
확실히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덜 경직된 사회다.
문화의 차이라고 할까?
미니 스커트는 아직 유행할 때가 아니라 그런지 다들 무릎 아래로 내려온 치마를 입고 신나게 댄스를 춘다.
원정온 하버드생들은 우스광스럽게도 가슴에 H 라고 쓰여진 조끼를 맞춰 입었다.
영화 속의 조앤은 예일대 법대에 합격할 정도로 똑똑하다.
그런데도 그것은 그저 명예일 뿐 진짜로 변호사가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대신 결혼을 선택해 집에 안주한다.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완벽하게 자유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좀 더 사회가 발전한다면 이제 남자들도 자유롭게 주부라는 직업을 택할 날이 올까?

결국 캐서린 선생은 재임용 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떠나 유럽으로 간다.
미술사를 전공하면서도 한 번도 유럽에 가 보지 못했다는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녀는 유럽 여행 후 훨씬 더 성숙해져 돌아올 것이다.
결혼이 여성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님을 그녀는 삶으로써 보여준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결혼을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기지 않고 가족과 이웃 집단과 심지어 사회에서마저 압력을 가한다.
독신은 나쁜 것이고 아이를 안 낳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혼전관계는 도덕적으로 부당하다고 역설한다.
섹스가 본능적인 것이라면 독신으로 사는 이상 여성은 결국 본능을 포기하란 얘기니, 독신이야 말로 매우 비도덕적인 것이 된다.
결혼이 개인의 전적인 선택이 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요원한 문제지만 말이다.
동성애도 조금씩 허용해 주는 분위기를 보면,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도 존중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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