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뗏목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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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캠핑을 떠났다.

카라반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당장 그들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말과 수레뿐.

수레에 매트리스, 담요, 취사도구 등을 챙겨

지금 포르투갈, 스페인이 속해있는 이베리아 반도는 혼자 여행을 떠나 대서양을 횡단하며 아조라스 제도와 충돌하기 며칠 . 포르투칼이 박살날 위기에서

그나마 내륙으로 가는 편이 안전하므로

그들은 바닷가에서 내륙 쪽으로

카라반 여행 대신 말과 수레에 이끌려.

 

그들은 책의 주인공들 누구누구누구

그들은 최초로 환상의 현실화를 깨달은 이들 혹은 참여한 이들이다.

 

결국 땅의 진동을 느끼던 페드로 오르세가 죽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포루투갈, 스페인의 모든 여자들은 임신을 .

 

정영목은 낙관이라고 했다. 그의 낙관이 좋았다고, 낙관은 경계해야 것일 있지만 주름 잡힌 낙관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작가의 말인가

어쩌면 인간은 위로받을 수도 없고 위로받지도 않는 존재일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어떤 행동, 어느 모로 보나 무의미하다는 외에 다른 아무런 의미도 없는 어떤 행동을 보면, 인간이 언젠가는 인간의 어깨에 기대 것이라는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이미 너무 늦었을 때일 수도 있고, 이제 달리 있는 일이 없을 때일 수도 있지만.


20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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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 법정 스님이 추천하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50권
문학의숲 편집부 엮음 / 문학의숲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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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고 물러나면 겸손해진다. 이상하지. 멀어지면 대상은 작아지는데. 그러고보면 자만은 가까이서 커보이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소개한 책을 읽고 싶던 때가 있었다. (20140903)


그때의 또 다른 메모

매일 내게 

사는 것은 대단한 거야 엄청 좋은 일이야 라

라고 말해주는 책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차근차근

추천도서를 모두 사 읽기로 함


그리고 4 정도 읽은 같다. 여기서 보고 사놓은 책도 있는데, 읽지는 않았다. 시간이 주어졌으니 읽게 되겠지.




우리 모두에게 인간은 제약인 반면 자연은 자유이다. 인간은 우리로 하여금 또 다른 세상을 그리워하게 만들지만 자연은 우리를 이 세상에 만족하게 한다. (월든)
- P17

삶을 살 줄 아는 사람은 당장 움켜쥐기보다는 쓰다듬기를 좋아한다. (슬로 라이프) - P109

식물들을 단지 아름다움이나 겉보기를 위해서, 또는 어떤 특수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재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전체의 현현이라는 마음으로 길러야 합니다. 당신도 역시 그 전체의 일부분인 것입니다. 당신은 흙과 꽃과 햇빛과 비의 일부분이며, 다른 사람의 눈 속에서 반짝이는 빛과 그 미소 속에 번지는 따스함의 일부분인 것입니다. 또한 당신은 우리들 천사 군단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핀드혼 농장 이야기) - P122

그는 우리가 만나서 진심으로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그것이 풀이든, 나무이든, 바위나 돌이든, 바다이든, 사람이든, 곤충이든 가미라 부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것, 진실한 것, 착한 것, 즐거운 것을 가미라 부르면 무슨 까닭에선지 그 순간 그 즐거움, 착함, 진실, 아름다움이 한층 깊어진다. 그것을 찾는 것이 바로 진정으로 사는 길이다. (여기에 사는 즐거움)
- P137

그 모습이 내게 보여 준 것은, 비를 맞으며 흠뻑 젖어 있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내가 가장 꽃피어 있는 시기라는, 지극히 단순한 위로였다. (여기에 사는 즐거움)
- P138

야마오는 지금 이 자리, 곧 ‘여기‘가 곧 교회인 삶을 살고자 했다. 따로 사원을 짓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삶을 추구했다. 그리고 그곳이 어디든 언제나 다음 두 가지 것을 지키려고 했다.
‘서두르지 않는다. 집중한다.‘(여기에 사는 즐거움)
- P138

"‘여기에 사는 즐거움‘이란 ‘여기에 사는 슬픔‘이자 ‘여기에 사는 괴로움‘인 동시에 ‘여기에 사는 기쁨‘이자 그것들을 넘어서 ‘모든 것은 즐거움‘이라고 하는 삶에 대한 찬가입니다. 그것을 엮은 것이 이 책입니다."(여기에 사는 즐거움)
- P141

결국 백스터는 인간의 감각기관에 의지한 지각이야말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식물들은 보거나 듣지 못해도 어떤 근원적인 에너지를 느끼고 이에 반응한다고 결론짓는다. 떡갈나무는 나무꾼이 다가가면 부들부들 떨고, 홍당무는 토끼가 나타나면 사색이 된다는 것을 수차례의 실험을 통해 증명해 낸 것이다.
(식물의 정신세계)
- P266

속세 밖에서 속세를 외면하는 게 아니라, 세상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한 거리를 두는 것, 삶을 명랑하게 만드는 여백으로서의 세계를 마음에 품는 것 (숨어 사는 즐거움) - P382

그(허균)는 세상을 버린 은둔자가 아니라 세상을 사랑을 은둔자였다. (숨어 사는 즐거움)
- P383

비록 역사는 이 은둔자로부터 달아났으나 그 스스로 그린 세상은 허균을 버리지 않았다.(숨어 사는 즐거움)
- 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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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 고흐의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한 내면의 기록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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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공부하던 시절에 봤다면...

치열함

시대를 초월한 고민

그의 소망이 이루어졌다는 아이러니

삶의 방식

끝까지 밀고 나감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이제야 정리한다. (20140805)


마지막까지 읽고 울었는데 말이다. 


-책을 읽을 때 해놓았던 또 다른 메모


이제 막 고흐가 귀를 자르고 병원에 들어간 뒤 사이프러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갔던 많은 전시회 중 유일하게 화가가 누군지 몰라도 사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림이 사이프러스가 있는 풍경이었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 대한 부채감, 자신의 신념을 밀어부쳐 증명해보이기 위한 애타는 몸부림으로 미쳐간다. 그 편지를 읽고 있으면 그의 절박함, 이를 감추기 위한 몸부림이 눈물겨워 100년 전 이 사람땜에 맘이 아프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증명해보이려한 것이 한 목숨을 앗아갔으나 진실이란 것. 그가 그림을 못 그리게 만든 그 시점에서야 그 진실이 자다 깬 듯 눈을 뜬다는 것.

고딩때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란 무라카미 오라버니 소설을 읽었다. 내가 인생에서 읽은 가장 야한 책을 물으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얘기하곤 한다. 섭 시간에 몰래 읽으며 나 이거 걸리면 맞아 죽을 수 있겠단 생각도 했던, SM이란 단어를 처음 알게해준 이 소설.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이 소설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좀 그 연관성을 알 것도 같다. 생과 그 사이에 밀당이 얼마나 극심했는가를. (20140821)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 P13

예술가는 초기에는 자연의 저항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가 자연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대립으로 기가 꺾이기는커녕 자연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사실 자연과 정직한 데생화가는 하나다. 자연은 손으로 움켜쥘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자연을 움켜쥐어야 하며 그것도 두 손으로 힘껏 붙잡아야 한다. - P29

꾸준함이 항복보다 낫다 - P29

즉 모든 주의를 그 나무에 기울여서 그안에서 어떤 생명이 살아 숨쉬게 되는 경지까지 이른다면 부수적인 배경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 P29

실의에 빠지거나 감정을 억제하거나 꺼버리지 말고, 맑은 머리를 유지하도록 하자. 그리고 "신이여 고맙습니다.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하고 말하자.
- P35

위험의 한가운데에 안전이 있다. - P38

모베는 내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게 가르쳐주었다. - P38

뭐가 중요하지? 논리인가, 나 자신인가? 논리가 나를 위해 존재하는가, 내가 논리를 위해 존재하는가? 비합리적이고 분별없는 내 성격에 어떤 이유도, 의미도 없는 것일까?
- P39

봄에 딸기를 먹는 일도 인생의 일부이긴 하지만, 그건 1년 가운데 아주 짧은 순간에 불과하고, 지금은 가야 할 길이 멀다. - P40

테오야, 내 안에 어떤 힘이 있는 걸 느낀다. 난 그걸 밖으로 꺼내 풀어놓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 P49

결국은 나 자신이 관심을 갖는 환경, 표현하고 싶은 환경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지 않겠니.
- P50

모베는 내가 "나는 예술가입니다"라고 말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취소할 마음이 없다. 왜냐하면 나에게 그 말은 무엇인가를 온전하게 찾아낼 때까지 늘 노력하는 걸 의미하거든. 그건 "난 그것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이미 그걸 찾아냈지요"라는 이야기와는 정반대되는 말이다. 나에게는 그 말이 "나는 무엇인가를 찾고 있고, 아주 열중하고 있다"는 걸 뜻한다.
- P52

나는 이 그림을 그리면서 인물에 부여했던 것과 같은 감정을 풍경에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 힘없고 연약한 여인의 초상화에서처럼, 온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대지에 달라붙어 있지만 폭풍으로 반쯤 뽑혀나온 이 시커멓고 울퉁불퉁하고 옹이투성이 뿌리들 속에 살아가기 위한 발버둥을 담아내고 싶었다. 자연에 대해 이론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대로 충실하게 다루려 노력하다 보면 여인 속에도, 뿌리 속에도 위대한 몸부림이 저절로 드러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내 눈에는 이 그림들 속에 어떤 감정이 들어 있는 것 같구나.
- P56

그 그림 안에는 내 심장에서 바로 튀어나온 무언가가 들어 있다.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깊이 고뇌하고 있다고,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 흔히들 말하는 내 그림의 거친 특성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 거친 특성 때문에 더 절실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말하면 자만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그런 경지에 이르고 싶다. - P64

그래, 좋다. 설령 그 말이 옳다 해도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기이한 사람, 그런 보잘 것 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여주겠다.
이것이 나의 야망이다. 이 야망은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원한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왔고, 열정이 아니라 평온한 느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따금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도 내 안에는 평온함, 순수한 조화, 그리고 음악이 존재한다. 나는 이것을 가장 가난한 초기의 가장 지저분한 구석에서 발견한다. 그러면 마음이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런 분위기에 도달한다.
다른 것은 점점 내 관심 영역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그럴수록 회화적인 것에 더 빨리 눈을 뜨게 된다. 예술은 끈질긴 작업, 다른 모든 것을 무시한 작업, 지속적인 관찰을 필요로 한다. ‘끈질기다‘는 표현은, 일차적으로 쉼없는 노동을 뜻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에 휩쓸려 자신의 견해를 포기하지 않는 것도 포함한다.
- P64

"사물 자체에 대한 느낌, 현실에 대한 느낌은 그림에 대한 느낌보다 훨씬 더 중요하네. 그것이 더 생산적이고 더 많은 영감을 주거든." - P65

작은 창문 너머로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풍경을 바라보고, 신념과 사랑으로 그것을 그리는 싸움 말이다. - P67

참되고 가치 있는 작품을 그리는 게 가장 기본이 되는 거니까. 그렇게 되려면 작품이 팔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작업할 것이 아니라, 작품에 정말 훌륭한 어떤 것이 들어 있어야 할 테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에 대한 정직한 탐구가 필요할 것이다. - P79

일상생활 속에서 신선한 활기를 유지하는 것은 강물을 거슬러 헤엄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여기보다 그곳에서 생활하기가 더 힘들겠지. 파리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절망에 빠지겠니. 조용히,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그리고 정당하게 절망하겠지.
- P91

문제는 추상적인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 있다. 규칙은 지켰을 때에만 인정받을 수 있고 가치가 있다. - P91

그림이란 게 뭐냐? 어떻게 해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까? 그건 우리가 느끼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서 있는, 보이지 않는 철벽을 뚫는 것과 같다. 아무리 두드려도 부서지지 않는 그 벽을 어떻게 통과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인내심을 갖고 삽질을 해서 그 벽 밑을 파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P93

사람을 바보처럼 노려보는 텅 빈 캔버스를 마주할 때면, 그 위에 무엇이든 그려야 한다. 너는 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 비어 있는 캔버스의 응시, 그것은 화가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캔버스의 백치 같은 마법에 홀린 화가들은 결국 바보가 되어버리지. 많은 화가들은 텅 빈 캔버스 앞에 서면 두려움을 느낀다. 반면에 텅 빈 캔버스는 "넌 할 수 없어"라는 마법을 깨부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화가를 두려워한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 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으로 돌려놓는다. 그것도 영원히! 텅 빈 캔버스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 P115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간단히 말해, 그는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 P115

게으르게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느니 실패하는 쪽을 택하겠다. - P125

전 시대 그림의 등장인물이 하지 않은 것, 그건 바로 노동이다. - P129

대상을 변형하고 재구성하고 전환해서 그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 그 ‘부정확성‘을 배우고 싶다. 그걸 거짓말이라 부르겠다면, 그래도 좋다. 그러나 그 거짓말은 있는 그대로의 융통성 없는 진실보다 더 ‘진실한 거짓말‘이다.
- P131

진정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캔버스가 그를 두려워한다. - P134

화가가 자기 그림에 너무 몰두해서 감정적으로 점점 피폐해지고 가정생활이나 다른 일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간다고 할 때, 그래서 그가 단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자기 희생과 자기 부정, 그리고 상처받은 영혼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면,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일 역시 그만큼 힘든 일이다. 너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 화가와 똑같은 방식으로 너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 P197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항상 어떤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나그네처럼 느껴진다. 내가 그 ‘목적지‘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아주 솔직하게 들리겠지.
- P198

나는 성공이 끔찍스럽다. 인상파 화가들이 성공해서 축제를 열 수도 있겠지.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그 축제의 다음날이다.
- P201

나는 늘 두 가지 생각 중 하나에 사로잡혀 있다. 하나는 물질적인 어려움에 대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색에 대한 탐구다.
- P208

사랑하는 동생아, 너에게 진 빚이 너무 많아서 그걸 모두 갚으려면(꼭 갚게 되리라고 믿고 있다) 내 전생애가 그림 그리는노력으로 일관되어야 하고, 생의 마지막에는 진정으로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 같다. - P217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어쩌면 우리의 자잘한 슬픔들을 농담처럼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떤 점에서는 인류의 거대한 슬픔들까지도 말이다.
- P239

나는 단순하지만 지속적이고 결정적인 것을 찾아내려고 노력해 왔다. - P243

우리가 사회에 대항하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을 만한 근거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 P243

불평하지 않고 고통을 견디고, 반감 없이 고통을 직시하는 법을 배우려다 보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건 가능한 일이며, 심지어 그 과정에서 막연하게나마 희망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삶의 다른 측면에서 고통이 존재해야 할 훌륭한 이유를 깨닫게 될지도 모르지. 고통의 순간에 바라보면 마치 고통이 지평선을 가득 메울 정도로 끝없이 밀려와 몹시 절망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고통에 대해, 그 양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그러니 밀밭을 바라보는 쪽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게 그림 속의 것이라 할지라도 - P261

"나는 이런저런 것을 그리고 싶다"라고 밀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면, 아무런 예술적 편견 없이 마치 구두를 만드는 것처럼 그림을 그린다면, 항상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겠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던 때에 뜻밖의 성과를 거두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 P276

나는 스스로를 억제하며 매일의 경험과 보잘것없는 작업들이 쌓여 나중에는 저절로 원숙해지며 더 진실하고 완결된 그림을 그리게 된다고 믿는다.
- P277

우리가 계속 살아남고 싶다면 더 열심히, 그리고 자만심 없이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 - P277

화가는 눈에 보이는 것에 너무 빠져 있는 사람이어서, 살아가면서 다른 것을 잘 움켜쥐지 못한다는 말.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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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나의 삶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에드몽 보두앵, 트룹스 지음, 정혜용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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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릴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을 만날 훨씬 많은 이야기를 있겠구나 싶어서.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에 있는 도시를 찾아간 만화가

꿈이 뭐냐고 사람들에게 묻는다.

어떤 공간에 정주한다는 것의 의미

실은 얼마나 흔들리면서도 인간들은 얼마나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얼마나 아무렇지 않게 잔인한가.

발을 딛고 있는 지구 귀퉁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것을 기록하고 그곳 사람들의 깊은 곳을 들여다봄으로써

삶이 얼마나 다양한 표정을 하고 있나

기록한다.

 

 

그래서 나의 꿈은 뭐지

가끔 생각한다.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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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5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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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날의 삽화 4>

 고추밭이 떠오르기도 했다. 누구더라. G으로 시작하는 작가인데. 나른한 단편보다 나른하다.


남편과 나의 늙어감. 환약을 털어넣는 남편과 무릎이 쑤셔 경동시장에서 약을 해온 .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다 애처로워하는. 그들이 추석 성묘를 갔다 차를 가진 조카들을 만나고 선산을 돌보는 집에 갔다가 기계치인 남편이 차를 사고, 운전을 하며 욕설을 내뱉고, 자신은 그런 남편의 딱지를 개나 혼자 처리해주고, 그들이 고속도로에서 차가 서는 바람에 사람이 차를 밀고 간다.

이것을 뭐라 해야 할까.

 

 

<저문 날의 삽화 5>

때로 박완서는 미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문장의 아름다움, 이야기의 아름다움 면에서 박완서는 뒤지지 않는다. (여기서 미는 선이 아니다. 균형? 글쎄,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들???)

소설은 초반은 늙음과 한적함, 여유로움 등등 사이를 오가는 미묘한 느낌을 그린다.

 

이런 문장으로.

관능보다 진한 슬픔 때문에 발기하지 않는 노처(老妻) 젖꼭지에 이빨 자국을 내기도 했다.

 

뒷부분은 아내가 애타게 기도하는 내용에 대한 남편의 의심과 내용이 식구들이 태어난 순대로 죽게 해달라는 것이라는 대한 남편의 안타까움(식구들의 죽음에 끼어든 전쟁의 참혹함과 그로 인한 인간의 상처) 다루고, 이웃집 아이 보람이에 대한 아내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거기에는 가족들에게는 정도의 사랑을 베푸는 면구스러운 노인이 되어가는 자들의 애환이 얇게 껴있다.


전화 소리에 기울이라던 아내의 부탁, 전화가 통도 울리지 않은 이유가 수화기가 잘못 놓여 있음(보람이가 사탕을 먹고 전화기를 가지고 놀았었다), 바로 받은 전화는 아들 내외의 교통 사고 소식으로 끝이 난다.


끝은 약간 서운하지만, 여기까지 끌고 오는 디테일과 노년을 그리는 아름다운 문장(서릿하게 살아온 날을 이들의 슬픔 같은 것을 보여주는) 반하고 말았다.




201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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