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와 마감의 공통점과 차이점

군대와 마감의 공통점은
거꾸로 매달려도 시간은 간다는 거겠죠.

다만 차이점이라면
군대는 시간이 갈수록 고참이 되면서 편해지는데
마감은 시간이 갈수록 쫓기게 되면서 어려워진다는...

다음주에 마감하고나면...

곧바로 4월 10일 안으로 새로운 책을 한 권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다음 주엔 대학원 OT....

그 다음엔 개강....

그 다음엔 여름호....

그리고 방학....

방학 중에 가을호 내고,

다시 개강...

겨울호 내고 나면 올해도 다가버릴 테지...

헉, 다 살았다.

당신은 어떤 짐승을 닮았습니까?

오늘 원고 교정 작업을 하기 위해 나서는 중 후배랑 나눈 대화다.

바람구두 : "XX야! 넌 내가 어떤 짐승을 닮았다고 한다면 뭘 거 같아?"
(내심 뭐 그리 좋은 짐승이 나오진 않겠으나 늑대까지는 아니어도 '개' 정도는 나오리라 생각하며)

후배 : "음, 선배는 코알라요."

바람구두 : (뭐, 이런 생뚱맞은 반응을 전혀 예상치 못하고, 목소리가 좀 올라간다)
"뭐? 코, 코알라?"
(하지만 후배가 뭔가 좀 긍정적인 뜻으로 말한 것이려니 한다)

후배 : "네, 곰만한 코알라요."

바람구두 : (헉, 곰만한... 그래도 코알라는 좋은 거 아닌가? 순간 단순하게 이렇게 저 편하게 생각한다)
"흐흐, 그래 너도 아메리칸 너구리처럼 귀엽게 생겼어."

후배 : "맞아요, 저는 그렇죠, 뭐. 헤헤, 하지만 코알라는 생긴 거와는 달리 성격이 좀 드럽다고 하더라구요."

.

.

.

바람구두 : (에구구궁, 진정 그런 거였냐?)

* 좀 전에 편집과 관련한 걸 상의하기 위해 쪼로록 달려와서 이 글을 보고 가면서 마지막으로 날린 필살기...

"하지만 편집장님은 코알라처럼 나무에 붙어 있진 못할 거예요." 라고 하더니 가버렸다.

"흥, 너두 아메리칸 너구리 옆으로 늘여놓은 거 같다, 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옆에 와서 목을 졸랐다... 으억으억

이걸 "민음사" 다운 이벤트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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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왕 순위는 2월 2일부터 매일 1회 업데이트됩니다.

배길휴(\283,060)

이영숙(\151,170)	최춘하(\139,200)	최대영(\130,800)	손리향(\115,120)
염혜경(\110,250)	박혜연(\97,200)	조선호(\91,000)	유순하(\91,000)
고재현(\85,100)	윤혜영(\81,900)

최경숙(\80,500)	김은정(\68,250)	이금주(\65,000)	심선아(\64,800)
이인구(\64,700)	정연수(\62,640)	조우경(\60,900)	이정화(\60,170)
이은주(\58,500)	정혜리(\58,500)

* 구매왕이라니... 미지왕 같잖아.

이벤트 첫 번째. 전종 최고 35% 세일이다.
- 별로 새로울 것 없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류는 계속해서 30%의 할인율이었고, "통섭" 같은 이 분야 신간에 속하는 책들은 예전에도 이번 이벤트에도 여전히 10%의 할인율만 적용된다.

이른바 덤핑 재고 처분용으로 주택가 골목에 붙어있는 창고 대바겐세일처럼 파격 세일 50%라고 해서 가보면 입을 만하고 마음에 드는 것들은 죄다 정가에 가까운 가격표 붙어 있는 경우와 흡사하다. 자세하게 읽어보면 거짓말한 건 아니지만 막상 들어갔다 나와보면 속은 기분이 든다.

이벤트 두 번째. 100만원 적립금
- 100명에게 만원씩 주는 거다. 이건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벤트 세 번째. 구매왕에게 세계문학전집 100권 세트
- 위의 이벤트들이야 어딜 가나 다 하는 눈속임 같은 거니 그렇다쳐도, 내가 가장 열받은 건 세번째 이벤트다. 이건 추첨이 아니라 경쟁이다. 마치 포커 게임 배팅하듯 세계문학전집 100권 세트를 갖고 싶은 사람은 이번 기회에 민음사 책으로만 한 100만원 어치 정도 구입하면 일등 할 것 같다.  좋은 책이 많이 나오는 출판사니까, 그간 내가 사들인 민음사 책만 해도 100만원은 훌쩍 넘어갈 듯 하긴 하다. 그런데 창사 40주년 기념 이벤트를 꼭 이런 식으로 염치불구, 체면불구하게 독자들을 꼭 이런 식으로 줄세워야야 하나? 명색이 출판도 문화산업이라고들 하고, 민음사라면 우리나라 출판계의 사관학교라고도 했었는데.... 도박판에서 돈으로 죽이자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구매왕 순위를 일일단위로 업데이트 한다니... 생명보험회사 보험설계사들 실적 보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걸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민음사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이벤트라고 생각하란 건지... 민음사다운 이벤트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시대가 그러하니 어쩌겠나 해야 하는 건지....

2006년 병술 새해가

2006년 병술 새해가 곧 시작됩니다.
그간 서재에서 함께 놀고, 함께 웃고, 함께 이야기하며
이 자리를 지켜오신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당장 새로운 출발을 이야기하기는 쉬워도
막상 새롭게 출발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앞으로 새해의 새 모습을 상상해보고 있습니다.
이왕 시작한 일이니, 끝도 있어야 하고
그로부터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지점도 찾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지난 한 해 함께 해준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당신에게 특별한 안부를 전합니다.

2006년 병술 새해에...
우리 모두 소망하는 바를 평화와 건강 속에 성취하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