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교회 모 집사님이 부탁을 하셨다. 실은 부탁받은지 좀 되었는데, 어떻게 추천을 해줘야할지 잘 모르겠더라. 내가 청소년 시절 읽었더라면 인생이 좀 달라졌을까, 싶은 책으로 골라서 담아 보니, 이건 뭐 집사님이 날 빨갱이 취급을 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ㅎㅎ 하여 오늘 다시 만나 여쭤보니, 애들에게 뭔가 지식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책을 원하시는 것 같더라. 중학생인 재혁이와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재현이는 나도 매우 예뻐하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책 읽는 건, 그러고보니 본 적이 없네. 애들이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도움이 될망한 게 뭘까, 고민을.
재현/재혁이를 위해 고른 다섯권의 책
이 책이야, 뭐 워낙 유명한 책이지. 지식적으로 도움이 되면서 흥미로운 지식들로 가득한 책이니까. 최근 나온 걸 살까 하고 보니, 의외로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있어서, 1권은 내가 읽어서 아니까, 지식은 최신판이라고 꼭 좋은 게 아니고, 구간이니 이게 더 값도 싸니까, 결국은 이 녀석으로 결정.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유명하다고 해서 망설일 이유도 없는 책이다.
절판이 되어 매우 아쉬웠는데, 알고보니 개정판을 준비중이었나보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재현이를 위해 골랐다. 이 책은 내게도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강만길 선생님이 매우 공들여 작성하신 이 책은 근현대사에 대한 건강하고 탄탄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바로 어제 읽은 책을 추천도서로 넣는 센스. ㅎㅎ 실은 애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을 살짝 했지만, 김두식 선생님이 본인의 딸 얘기와 지랄 총량의 법칙까지 들어가며, '청소년' 인권 문제로 시작한 책인지라, 청소년인 아이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이 예민한 인권 감수성을 가지고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에서 골라보았다.
이 책은, 알라딘 명사추천도서 서재에서 김두식 교수님이 추천한 책. 그의 젊은 시절을 뜨겁게 했고, 의사의 길로 그를 이끌 뻔했던 장기려의 삶을 세세하게 기술한 책. 재혁이는 한 때,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려운 사람들 고쳐주는 한의사가 되고 싶어했다. 그런 재혁이를 생각하며 골랐다. 누구나 꾸는 평범한 꿈이지만, 때로 이런 책 한권이, 평범한 꿈을, 평범하지 않은 현실로 바꿔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꿔본다.
최규석의 최근작을 넣을까 하다가, 그 책도 좋았지만, 그래도 나는 최규석의 책 중, 이 책과 습지생태보고서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데, 아무래도 재혁/재현이네 엄마는 이 책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나야 좋아하지만 남의 집 애들한테 '지지리 궁상'을 선물할 수는 없으니 원 ;;;;) 요즘 질풍 노도의 시기라는 재혁이는 엄마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엄마의 세대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바람도 담아 보았다.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이 좀 더 따뜻해지는 여름 방학이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