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상

언니언니, 정줄놓이 뭔줄 알아요?
뭔데?
정신줄 놓고다닌다의 약자요

반차를 냈으나, 우여곡절 끝에 반차를 낼 수 없게 된, 하여 부장님 허락 하에 2시간 먼저 퇴근하게 된 오후, 반차대신 땡땡이가 되버린 그 한가롭던 시간에, 길을 걸으며 언니들에게 물었다. 그 뜻을 들은 언니들은 오늘 우리가 정줄놓이로구나, 라고 이야기하며 정말 정줄놓 모드로 웃으며 길을 걸었다

점심겸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곳에서, 역시나 정줄놓 모드로 대화를 하는데 ㅅ언니의 주머니에서 나사가 나왔다. 어머, 언니, 정신줄 놓더니, 그건 또 어디서 풀린 나사에요- 라고 얘기하고 우리는 또 쓰러질 듯 웃었다. 안되겠다. 이제 언어개그가 안되니 몸개그를 넘어 소품개그의 세계로 진입해야겠다. 한손에는 줄을, 한손에는 나사를 들고, 나 이제 정신줄 놓는다, 하고 줄을 놓아버리고 어, 어, 어, 나사 빠졌다, 하면서 손에 쥔 나사를 보여주는거야, 그러다가 발에 끈을 하나 묶고는 발끈! 하는 거지. ㅋㅋㅋ 

2. 원인

점을 잘 보지 않는 편인데, ㅈ과장님이 보는 타로점은 두번째로 봤다. 우리는 ㅈ과장님께 약간 신기가 있다고 얘기하곤 하는데, 글쎄, 믿는다기보다는, 타로카드 해석에 플러스 알파로 가미될수 밖에 없는, ㅈ과장님의 평소에 우리를 보는 시각이 묻어나서 재밌다고나 할까. 

막내 ㅎ씨에게, 잡생각이 많다고, 계속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얘기하셔서 그렇구나 했는데, 내 카드들을 보시더니, ㅎ씨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잡생각은 정말 최고라고, ㅎ씨의 잡생각은 그래도 수습이 좀 되는 잡생각인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잡생각들은 뭉탱이 뭉탱이로 덩어리져있어 여러개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어서 끝도 없고 수습도 안되고 일도 손에 안잡힌다고. 난 또 그만 뜨끔. 요즘들어 정말 심각하다는 자각이 있었는데 말이다 ;; 이렇게 잡생각에 빠져 있으니, 정줄놓이 될 수 밖에...

3. 부작용

얼마 전, 대학 때부터 알았으나, 최근들어 부쩍 친해진 친구 ㅎ의 생일이어서 케잌을 사들고 가는데, 초 몇개 드릴까요? 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나는 얘가 빠른 81이니까 28개를 달라고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는 그렇게 얘기를 했다. 그리고 달랑 달랑 케잌 상자를 들고가 잠시 후 초를 꽂는 내게 사람들이 '너 초를 몇개 가져온거야?'라고 묻는다. '28개'라고 대답하는 내게 '왜?'라고 되묻는 사람들. '왜긴 ㅎ는 빠른 81이니까, 우리보다 한살 어리잖아' 순간 정적- '야, 7월생이 어떻게 빠른 81이 될 수 있니' 쿠쿵! 그렇구나 -_- 갑자기 급 충격

그리고 오늘, 매거진 T에서 김현진과 함께 연애상담소라는 칼럼을 시작한 김명현의 글 밑 소개를 읽는데 '천칭자리'라고 나와 있다. 여기서 어이 없는 생각의 진행.

'어, 천칭자리라니, 나와 동갑이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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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 2008-07-31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발끈 ㅋㅋ~ 나사는 정말 나온 건가요? ㅎ~

웽스북스 2008-07-31 11:25   좋아요 0 | URL
언니 주머니에서 정말 나사가 나왔어요 ㅋㅋㅋ

시비돌이 2008-08-02 23:48   좋아요 0 | URL
음, 나사, 미항공우주국에서나 만든다는 첨단 우주장비를 말씀하시는거죠?

웽스북스 2008-08-04 22:58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죠, 나사가 없이는 그 우주장비를 만들 수가 없죠

Mephistopheles 2008-07-31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것을 뭉퉁그려 "출랠래 팔랠래"란 명쾌한 단어가 있다죠..

개인주의 2008-07-31 03:40   좋아요 0 | URL
후히히히

웽스북스 2008-07-31 11:25   좋아요 0 | URL
오웃, 그 단어 마음에 들어요 흐흐

Arch 2008-07-3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줄놓은 웬디양님, 그래도 귀여우네요^^

웽스북스 2008-07-31 11:25   좋아요 0 | URL
시니에님, 우리 함께 놓아요
정신줄 붙들고 살기 어려운 세상이에요

무스탕 2008-07-3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끈의 새로운 정의였군요.. ㅋㅋ

웽스북스 2008-07-31 11: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소품개그 좀더 발전시켜보려구요

사과나무 2008-07-3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뜬금없지만, 복주클럽에서 류대영 선생님 글 보고 구글링을 해 보니, 학교채플 때 읽으신 기도문이 있더군. 캐감동. 요즘은 싸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급상승 중.

니나 2008-07-31 10:38   좋아요 0 | URL
죽음이죠.ㅎㅎ

웽스북스 2008-07-31 11:27   좋아요 0 | URL
으흐 캐감동이죠, 그거 제 미니홈피에도 있는데 흐흣
우리 류선생님 정말 좀 짱이에요

아, 갑자기 생각나네, 으흑
(초기미국 선교사연구 빌려드릴까요?)

전호인 2008-07-3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요즘 말이 너무 어려붜요.
따라가기가 숨찹니다.
역시 왕성한 웬디양을 오랫만에 보니 힘이 불끈 솟습니다.
홧팅!

웽스북스 2008-08-02 22:43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이쁜 해아는 잘 있죠? ^_^
상큼한 해아를 보면 저도 힘이 솟을 것 같은데 말이죠~

도넛공주 2008-08-0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친구가 그러는데 타로카드도 볼 때 영이 들어와서 봐주는 거래요.그러니까 그 과장님도 영이 잘 들어오시는 몸체인 것..친구가 저한테는 "기 빠지니까 갖고 놀지마"하더라고요.

웽스북스 2008-08-02 22:44   좋아요 0 | URL
사실 우리 과장님이 쫌 타로 보고 이럴 때는 딴사람 같아요

네꼬 2008-08-0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씨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잡생각은 정말 최고라고


하하하. 미안해요, 웬디양님. 나 웃어버렸어요. 정줄놓이 오래 가도 내가 놀아줄 테니까 걱정 말고 맘편히 지내요. (응? 이거 위로?)

웽스북스 2008-08-02 22:44   좋아요 0 | URL
흐흐 위로인지아닌지 아리까리해하는 네꼬님 앞에서
정작 위로받은 웬디양 ㅋㅋㅋㅋ

진짜 놀아줄꺼죠? 후울쩍!

다락방 2008-08-0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자자리는 모두 저랑 동갑이란 말인거죠, 웬디양님? ㅎㅎ

웽스북스 2008-08-02 22:45   좋아요 0 | URL
나또 순간, 너무 오래되서 내가 쓴글 까먹고
응? 사자자리면 몇살이지? 이러고있었어요 ㅜㅜ
 



엄마의 훌라는 어느덧 딸의 스트레스 해소용에서 엄마의 협박및 회유용으로 전락했다

어제, 메피님이 보라고 하셨던 영화를 보러 간만에 TV를 켜는 나를 보더니 엄마 왈,
웬일로 TV를 다 보냐며, 한가하구나? 그럼 엄마랑 훌라나 하자 ㅜㅜ

나는 이내 TV를 끄고 도망 나와 방에 있다

엄마는 저녁을 먹고 들어왔는데, 누구와 먹었느냐는 나의 물음에 끝까지 답하지 않아
나의 궁금증을 자아내더니, 엄마와 훌라 10판을 해서 이기면 알려주겠다는 말을 남겼다 ㅜㅜ
결국 엄마와 훌라를 하고, 이기고, 비밀을 들었으나
너무 심하게 별거 아니었던 사건


오늘은 집에 들어오니 엄마가 동생과 훌라를 한다고 기다리고 있다
동생과 훌라를 하는 걸 본 아빠는
애가 밤새 게임도 안하고 얌전히 있는데 왜 훌라를 하냐고 묻는다
영문을 모르는 내가 아빠에게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
엄마가 동생을 협박했다고 한다

너, 앞으로 외박하면 엄마랑 훌라 100판 해야돼






아, 즐거운 게임 훌라가 너무 벌칙으로 전락해버렸다, 어째 좀 슬프기도 하다
내 동생은 그날 이후 한번도 외박을 하지 않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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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2-04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요새 훌라의 재미에 폭 빠지신듯... 저거 좀 오래 갈텐데요. ㅎㅎ 하다 도저히 안되면 온라인 훌라도 재밌습니다. ^^

웽스북스 2008-02-04 11:54   좋아요 0 | URL
하하하, 온라인 훌라도 있군요-
그래도 게임은 얼굴 맞대고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게 제일 재밌긴 한데 말이죠 ^-^

Mephistopheles 2008-02-04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은근히 따짜신 겁니다....^^

웽스북스 2008-02-04 11:55   좋아요 0 | URL
흠,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타짜의 피가 흐르고 있었군요
그러기엔 실력이 너무 안늘긴 하구요 ㅋㅋ

순오기 2008-02-04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라가 그렇게 잼있나요? 난, 그런거 젬병이라......
동생을 확실히 제압한 훌라가 훌륭해요! ^^

웽스북스 2008-02-04 12:57   좋아요 0 | URL
음 엄마는 치매 방지용이라는 명분을 갖다 붙이시죠 ㅋㅋㅋ
니들이 엄마랑 이렇게 놀아주는게 미래를 위해 효도하는 거야, 라며

보석 2008-02-04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한줄에 웃었습니다.^^ 벌칙이라도 평화적이고 좋네요.ㅎㅎ

웽스북스 2008-02-04 12: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어제 나 막 이거 쓰고 있는데 엄마가 동생한테
"너 좀 즐거운 표정으로 승부욕에 불타서 하면 안되니???" 라고 얘기하시고
동생은 "재미가 없는데 어떻게 재미있는 척 해" 이랬다는 ㅋㅋ

깐따삐야 2008-02-04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되게 귀여우시당~ ㅎㅎㅎ

웽스북스 2008-02-04 12:58   좋아요 0 | URL
우리 엄마지만 쫌 귀엽긴 해요 ㅋㅋㅋ
거울 보면서, 사람들이 엄마한테 자꾸 이쁘다구 그러네? 막 이러고 -_-

전호인 2008-02-0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라의 효과를 보신게로군요.
꾸준해야 가능한 일일텐데 어머니의 인내가 대단하신가봐요. ㅎㅎ

웽스북스 2008-02-04 12:59   좋아요 0 | URL
인내라기보다는 집착? ㅋㅋ
암튼 동생 입장에서는 어차피 하는 훌라
외박하고 하나 안하고 하나 똑같을 것 같기도 하구요 ㅋㅋ

Jade 2008-02-0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저 "그날 거기 있었습니까?" 보고 왔어요 ㅎㅎ 칭찬해주세요! ㅋㅋ

"12시 8분 전에 아무도 없었다면, 우리 마을에선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군요"이말이 어찌나 웃기던지....ㅎㅎ

웽스북스 2008-02-04 16:15   좋아요 0 | URL
우와우, 잘했어요 제이드님 ^_^
재밌게 봤어요?

세실 2008-02-0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멋지신데요~~ 훌라 훌라~~
저두 한동안 훌라의 재미에 푹 빠진적이 있었답니다.

웽스북스 2008-02-05 00:13   좋아요 0 | URL
어머 세실님도 훌라에요?
어쩐지 세실님은 우아하셔서 그런 거 안좋아할 것 같은데 말이죠 ^_^

세실 2008-02-05 14:47   좋아요 0 | URL
ㅎ 저는 무늬만 우아합니다.
저얼대 우아하지 않아요.
님 행복한 설날 되세요~~~

웽스북스 2008-02-05 22:13   좋아요 0 | URL
아아 무늬만 우아하다니, 더 멋져요! ^_^
세실님도 행복한 설날 되세요
 
마당쇠의 생활백서 #31



오늘 저녁에 친구 Y의 어머니가 숭실대 입구 쪽에 조그맣게 개업하신 분식집에서 Y의 조촐한 생일 모임이 있었다. 어머니, Y, 그리고 Y의 동생까지 함께 나와 일을 돕고 있다. Y의 동생이 참 Y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쯤

Y는 자기 동생을 가리켜, 얘 토마스와 친구들에 나오잖아
모두 그 말을 이해하며 웃고 있는데 나는 왜 웃는지 영문을 모른 채 진지하게 되물었다

"아, 동생은 지금 거기 출연하고 있는 거야?"


순간 뒤집어진 좌중 ㅠ_ㅠ

"저기...누나...그거 애니메이션인데..."



ㅜ_ㅜ
친구의 동생이 거기 나오는 뭔가의 캐릭터와 닮았다는 이야기였다 흑
난 동생의 직업이 개그맨이라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집에 오니 메피님 페이퍼에 토마스기차 이야기가 써있네
그거 디게 유명한 거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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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8-01-2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다리 아저씨'에서 주디가 친구들이 미켈란젤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와중에 심상하게 묻지요. "걔도 신입생이니?" 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1-28 00:16   좋아요 0 | URL
걔는 닌자거북이 아니었나요? 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1-28 01:16   좋아요 0 | URL
푸하핫..코아붕가....를 외쳐야 하는 시기군요..

Mephistopheles 2008-01-27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설마..거기 나오는 주연급 인간이라고는 사장님밖에 없는데...
실크햇쓰고 연미복 입은 배불뚝이 사장...그리고 애니메이션이 아니라..실물인형극라고 봐야 할꺼에요..만화가 아닌 진짜 달리는 미니어쳐 기관차와 얼굴표정들...
아이들이 열광할만큼 정말 잘 만들었다는..

웽스북스 2008-01-28 00:1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집에와서 찾아보니 가운데 기차랑 닮았더라고요 ㅋㅋㅋ

바람돌이 2008-01-27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 있는 사람은 다 압니다. ㅎㅎ

웽스북스 2008-01-28 00:16   좋아요 0 | URL
거기 애 없는 사람들도 다 알더라고요 ㅠㅠ

마노아 2008-01-28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가 있는 저도 토마스 압니다^^ㅎㅎㅎ

웽스북스 2008-01-28 00:1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어쩐지 좋아하실 것 같아요 ㅋㅋ
 
지청구꾸러기


숟가락 친구 C는 우리 집에서 2년 정도를 함께 살았었다. 그래서 우리 엄마, 우리 아빠와 우리집, 나, 모두를 잘 아는 친구다. 그녀가 내게 하는 말이 있다. 너는 횡단보도를 기점으로 애가 바뀌는 것 같더라. 그러니까 지하철 역을 가기 위해 집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집밖 모드로 애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표정부터 말투까지. 마법의 횡단보도다.

C의 말에 의하면 나의 '눈풀린 모드'가 있는데, 이는 주로 집안에서 늦은 밤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초점없는 눈동자로 못자게 괴롭힌다거나, 쓸데없는 소리를 하며 흐느적거리는 말투로 헤헤거리는 모드인데, 거의 긴장이 풀어진 상태로 집에서 지내다 보니, 집에서는 거의 이런 상태이다. 그런데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나의 딱딱 떨어지는 말투가 나오기 시작한다는 거다.

집에서의 나는 한마디로, 방 꼬라지는 귀신 나올 것 같고, 화장도 안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며, 엄마가 뭐 시키면 까먹기 일쑤이고, 흘리고 다니고, 덤벙거리고, 하는 게 거의 전부이다. 어느 날, 이런 나를 보다 못한 엄마가 한 한마디는.

너, 회사에서 일은 제대로 하니? 였다. -_-

우리 회사 사람들은, 특히 후배들은 내가 집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며 산다는 얘기를 하면 적응을 못한다. 왜냐하면 회사를 가기 위해 난 마법의 횡단보도를 건넜으니까. 이런 본성들을 억눌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회사라는 곳이고,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꽤 잘 억누르고 있어, 그래도 일 못한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으니까. 그래도 연차가 늘다보니 가끔 회사가 집처럼 편하게 느껴져 헐렁헐렁한 모습을 회사사람들에게 보이는 빈도가 늘어나긴 하지만 다행히 가식적 이미지들이 기초를 워낙 튼튼하게 닦아놔서, 사람들은 나의 가끔 보이는 헐렁함이 일부인 줄 알고, 오히려 인간적이라며, 의외로 좋아한다. 실은 나는 헐렁으로 점철된 인간인데 말이다.

하지만 나와는 마법의 횡단보도 안쪽 세계에서만 사는 엄마는 이런 나를 믿지 못한다. 엄마와 함께 속한 집단인 교회는 불행히도 횡단보도 안에 있다. 그래서 우리 교회 사람들은 옛날에는 나한테 설거지도 안시켰다. 덜렁덜렁한다는 걸 다 알았기도 했거니와, 실은 엄마가 "얘는 이런 거 시키면 그릇 다 깨먹어" 라고 소문내고 다닌 탓이다. 나는 집에 와서는 늘 짜증을 내며, 엄마, 내가 그래도 밖에서는 잘 하거든? 이라고 말하지만, 엄마는 도무지 믿지 않는다. C가 우리 엄마에게 그래도 얘가 횡단보도 건너면 달라져요, 라고 이야기하며 어떻게 바뀌는지 대신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믿을 수 없다는 눈빛 반, 안도의 눈빛 반이다.

방이 엉망일 때마다 한숨을 쉬며, 내가 널 잘못 키웠나보다고 말하며 엄마가 방을 치워주고, 나는 앗싸~ 하며 철없이 좋아한다. 그럼 엄마는 저걸 도대체 누가 데려갈지, 남편이 참 불쌍하다고 응대하고, 나는 똑같은 사람 만나면 되지요- 라고 태연스레 말한다. 엄마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지 다시 한번 더 깊은 한숨을 쉰다. 방에 먼지 많아서 너무 한숨 많이 쉬면 몸 속으로 먼지 들어갈텐데 말이다. 흐흐흐. 신랑감 데려오면 큰절부터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엄마는 그냥 봐도봐도 내가 그저 불안불안한가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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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24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아무리봐도 웨디양님은 페이퍼의 봇물이 터졌다고 밖에는....
2.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빙글빙글 돌며 세일러문처럼 변신하는 웬디양인 겁니까..
3.그렇다면 변신주문은?

웽스북스 2008-01-24 01:53   좋아요 0 | URL
1. 저 태그패밀리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깐따삐야님의 명에 응답한 것이지요
2. 빙글빙글 돌면서 건너면 제시간에 못건넙니다
3. 샬랑얄랑 빰빠라밤빰~

Mephistopheles 2008-01-24 01:57   좋아요 0 | URL
오홈마니 베베움...짱꼴라가...아니였다니....

깐따삐야 2008-01-24 02:00   좋아요 0 | URL
요즘 읽은 나쓰메 소세키 소설 '그 후'에 짱꼴라가 나와서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1-24 09:58   좋아요 0 | URL
오홈마니베베움짱꼴라는
집으로 돌아오는 횡단보도를 건너며 헐렁모드로 다시 돌아올 때 외우는 주문이지요 ㅎㅎㅎ

휴일에 놀러갈 때는 야발라바히기야~

깐따삐야 2008-01-24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너무 재밌어서 쿡쿡거리면서 읽었어요.^^
웬디양님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져서 갑자기 넘흐 보고파요. 흑!
난 집에선 예민했다, 멍했다를 무한반복하는데 밖에 나가면 웃겨줬다, 우스워졌다를 시간차로 반복해요. ㅋㅋ

웽스북스 2008-01-24 10:49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그래서 전 스스로를 모순덩어리라고 부른답니다 ㅋㅋㅋ

순오기 2008-01-24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마법의 횡단보도~~~~ 너무 멋져요!!
태그 패밀리의 의리에 강추!!

웽스북스 2008-01-24 18:54   좋아요 0 | URL
흐흐흐 고마워요 순오기님~~ ^_^

네꼬 2008-01-24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인간적이라며, 의외로 좋아한다

웃다가 뜨끔.
저는 만날 실수만 하면서 이걸 강요해요. "내가 이러니까 인간적이지? 좋지?" 하고요. 돌아오는 대답은 이래요; "그냥 평소에 너무너무 인간적이거든?" -_-

웬디양님, 저 다면적인 사람 쫌 좋아해요. 그런 거 매력이예요.

웽스북스 2008-01-24 18:55   좋아요 0 | URL
흐흐흐 인간적이라는 말의 부정적 측면이 마구 강조된 대화네요 ^_^

저도 의외로 깨고 이런 사람 좋아해요
근데 전 시간이 좀 걸려요 ㅎㅎ

하늘바람 2008-10-03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같은 제목인데 정말 재미있네요. 마법의 횡단보도라. 언젠가 제가 어디 소재를쓸지 몰라요 쩝.
사실 저도 그랫답니다.
그런데 저와 정반대인 사람만나서 고생 중입니다.

웽스북스 2008-10-03 12:17   좋아요 0 | URL
어머, 여기까지 읽어주시고.. 이렇게 고마울 때가요 ^_^

언젠가 어디 소재를 쓰기 전에 알려주시기만 하면 저야 매우 감사하죠.
정반대면.. 남편분께서는 횡단보도 건너기 전엔 정갈하다가 밖에만 나가면 흐트러지시는 분?
 



성적표라, 알라딘이 자꾸만 나의 과거를 떠오르게 하네, 흐흐

대학에 들어가, 스스로 정한 두가지 소박한 목표가 있었다.

1. 3.0 밑으로 떨어지지 않기
2. F안맞기

남들은 4.0 넘고 막 이런 게 목표일 때, 나의 목표는 정말 너무나도 저렴해주신 관계로, 나는 저 목표를 매번 달성했다. 학보사 생활을 함께 병행했던 나는 자랑스레 학고를 맞았다고 하는 선배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치 학고가 열심히 신문사 생활을 했던 것의 반증이라는 양. 신문사 장학금은 2.0이 넘어야만 주어졌는데, 나는 신문사를 너무 열심히 하느라, 학고를 맞아 장학금도 못받았다,라는 호기가 은근한 자랑이던 시절. 나는 꿋꿋이 매학기 장학금을 타냈다.

첫학기, 풋풋한 마음으로 좋아하던 신문사 동기와 참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방학이 되고, 서로 집이 멀어 만날 수는 없었지만 거의 매일 통화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던 날들 중 언젠가 첫 성적표가 나왔고 우리는 서로의 학점을 공개했다. 우리의 학점은 딱 0.1점 차이. 하지만 그 친구는 2.95, 나는 3.05 으하하하하하! 같이놀고 비슷한 학점을 받았으나, 0.1 더받아서 나는 3점대다,라며 무지무지 뿌듯해 했던 기억. 대학시절 받았던 학점 중 저 하한선과 가장 가까운 학점이다. 3.05라니, 아슬아슬! 그 이후로는 거의 비슷한 학점을 받았던 것 같다. 4학년이 되어 신문사를 그만두기 전까지. 점점 올라가긴 했지만.

신문사를 그만두고, 나는 학생이고 싶었다. 그러니까, 공부만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4학년 1학기 때, 굉장히 많은 과목을 수강했다. (실은 학점을 적게 들었던 관계로 이래야 졸업이 가능했다 ㅋ) 전공 수업을 다섯개쯤 들었고, 진짜 교양도 좀 들었고, 언정(우리학부-언론정보문화학부)애들이 와서 맨날 죽쑤면서 꿋꿋이 와서 듣는다고 놀려대던 경경 애들이 재수없어서 마케팅 수업도 교양으로 들었다. 그래서 온전히 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냈다. 남들 다 하는 취업 준비도 1년 내내 거의 안했다. 대책 없어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내가 학생일 수 있는 그 마지막 1년을 빡빡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덕분에 취업이 좀 늦어지긴 했지만- 다시 그 때로 돌아간대도, 나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4학년 1학기 성적표는 경이로웠다. 태어나서 그런 성적표는 받아본 적도 없었다. 4.5/4.5 게다가 경경 애들이 놀려대던 그 마케팅 수업은 1등이었다. (우리학부는 등수를 알려주는 수업이 없는데 경경 수업은 등수도 알려주는 게 좀 신기하긴 했다) 아무도 나의 비장한 각오를 몰라주긴 했지만, 그냥 나는 혼자 통쾌했다. 우리 학부 무시하기만 해봐라, 흥! 

그런데 사람들이 참 간사한 것이, 2학기가 되니 사람들이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같이하자고 몰려든다. 학교에는 또 막 이상한 소문이 돈다. 쟤가 엄청 똑똑한 애였다더라, 막 이런 거. 실은 그래봤자 내 총 평점은 3.7을 겨우 넘는 수준임에도 말이다. 그래도, 나도 간사하니까- 그런 것쯤은 살짝 이용해줬다. 이제와 밝히는거지만 사실 운이 좋았다. 내가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봤자. 늦잠자느라 수업 빠지고 이런 것들은 해결이 안되는데, 같은 수업 듣는 친구가 노트필기를 워낙 꼼꼼히 하는 애라, 걔한테 다 배우고 시험을 봤는데 턱걸이로 A+ 나온 과목들이 몇개 있었다.

아, 쓰다보니 좀 재수가 없어지긴 했는데 더 재수없어지기 전에 두번째 목표 이야기로.

두번째 목표는 F 안맞기였는데, 이 목표를 향한 나의 행보는 매우 처절했다. 하하하 ㅠㅠ

2학년 1학기 때 비주얼베이직 수업을 듣는데 이게 1교시였던 데다가, 프로그래밍은 워낙 잼병이라 이 수업이 F의 위기에 놓였다. 같이 듣던 신문사 동기 H양은 이 수업을 포기하고 F를 맞았다. 하지만 난 성젹표에서 도무지 F라는 글자를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여, 수없이 많이 지각을 하고, 뭔지 하나도 모르면서도 수업과 시험은 꼭 가려고 노력했다. 그리하여 난 처절하게 이 과목에서 D+을 맞았다. 그리고 다음학기 바로 재수강.

2학년 2학기 때 성경의 이해 수업을 듣는데, 꼭 졸리거나 햇볕이 쨍쨍한 시간, 공부 죽어도 하기 싫은 시간이 이 수업 시간이어서, 나는 결석을 좀 많이 했다. 나와 함께 수업을 듣던 아까 그 H양은 역시 포기하고 F를 맞았다. 하지만 나는 또 성적표에서 도무지 F와 조우할 자신이 없었다. 하여 기말고사의 순간, H양은 가지 않았고, 나는 백지를 내는 한이 있어도 갔다. 이 수업은 한학기에 4권의 서평을 내야 하는 수업이었는데, 나는 황금같은 기말고사 기간에 책 4권을 한꺼번에 읽고 서평을 쓰느라 거의 좀비가 됐다. 그래도 난 꿋꿋이 4권의 서평을 다 내고 D를 맞았다. 사람들은 도무지 나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는 여전히 나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 F는 안맞았으니까. 물론 4학년 2학기 때 H양과 함께 나란히 재수강.

그 때 F를 맞고 다른 과목에 주력했다면 성적이 더 높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어차피 재수강할 거. 하지만 난 아까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역시, 다시 학교로 돌아가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 거다. 그래도 난 4년 내내 F가 없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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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08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F는 없지만 D 맞아도 재수강은 안 했어요. 난 최선을 다했고 결과가 안 좋았던 것뿐이라며 배짱 부렸던... 졸업하고 후회가 되던걸요. 학점 관리 좀 더 해줄걸...하고요. 뭐, 어쩌면 지금 다시 그렇게 하라고 해도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지만요^^

웽스북스 2007-12-08 00:37   좋아요 0 | URL
근데 둘다 재수강하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비주얼베이직은 다시 들으면서 그나마 프로그래밍이 뭔지 프로세스 정도라도 알게 되서, 지금 일하는데 도움이 살짝, 매우 살짝 되요- 그니까, 개발자 앞에서 원리 정도는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랄까요 ㅋㅋ 물론 개발자 입장에서는 우스울지도 몰라요- 성경의 이해 수업은 4학년 2학기 때 다시 들으면서 진정 행복했던 수업이라지요- 저녁시간에 들었던 수업인데 뉘엿뉘엿 해지는 길을 걸어 수업들으러 가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답니다. 유일하게 재수강한 게 저 두과목이에요 ^^

깐따삐야 2007-12-0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교적 고루고루 들으셨당. 저는 거의 인문학 쪽으로 쏠려 있었는데. 물론 그 때 그 시간으로 돌아가도 또 다시 그럴 것 같긴 하지만요. 그리고 웬디양님 화끈하신 데가 있군요.^^

웽스북스 2007-12-08 00:39   좋아요 0 | URL
전산쪽은 의무였어요 12학점. 제가 듣고 싶어서 들은 게 아니라는 사건. 마케팅은 오기로 들었고 ㅋㅋ 저도 선택의 자유가 있다면 인문학 쪽 수업을 더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지금 주어진다면 더더욱 그렇구요-
그나저나 이렇게 소심하면서 화끈하기도 쉽지 않죠, 그래도 전 F가 없습니다 하하하하하 ㅋㅋㅋㅋ

마늘빵 2007-12-08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F도 없고 D도 없지만 총학점은 높지 않다는. 고만고만하게 다녔다는 이야기. 그치만 학점은 낮은데 졸업등수는 3등이었다는. 이로부터 추측가능한 결론, 교수님들이 학점을 짜게 줬다. -_- 내 학점으로 3등을 하다니.

웽스북스 2007-12-08 00:42   좋아요 0 | URL
아니 아프님 D도 한번 안맞아봤단 말이에요? 이거이거 대학생활 헛하신거 아니에요? 막 이러고 ㅋㅋ
전 먼저 졸업한 친구가 우등상을 받아서 대학교도 우등상을 준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이 먼저 졸업한 친구는 쿨함을 지향하는 C양, 이 한정된 인간관계 ㅋㅋ) 미리 알았으면 나도 공부 열심히 했을텐데, 막 이랬다지요 ㅋㅋㅋ 졸업식에 가기 싫어서 다른 친구한테 너 1등해서 앞에나가서 우등상 받으면 갈게,라고 했는데, 그 친구 진짜 1등해버려서 졸업식에 결국 가족 다 끌고 갔던 슬픈 추억도 ㅠ_ㅠ 아프님도 3등이면 우등상 받으셨겠네요 ^^ 부럽다, 나 꼭 받아보고 싶었는데 ㅋㅋㅋ

마늘빵 2007-12-08 00:53   좋아요 0 | URL
우등상 그런건 안주던데... -_- 전 몰랐어요. 제가 3등이었는지. 나중에 성적증명서 보고 알았어요. 25명중 3등. 워낙에 철학과는 인원이 적은데 졸업인원은 더 적어서. 근데 어떻게 내 학점이 3등이야. -_- 교수님들 너무해 막 요러고.

웽스북스 2007-12-08 01:04   좋아요 0 | URL
우등상 아무도 안줬어요? 아니면 1등만 줬나? 우리학교만 우등상이 있었나? 근데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니 성적이 살짜쿵 궁금해지는데요? 흐흐흐흐

순오기 2007-12-0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설문에선가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 순위를 물었는데, 10대부터 60대까지 모두 1순위는 '공부를 열심히 할 걸!'이었다는군요. 결과야 어쨋든 나름대로 열심히 했으면 자존심 팍~ 서는 일 아닌가요? 난, 대학원 갈려고 C는 봐줘도 D는 절대 용서못해...이랬는데, 아직도 대학원은 문턱에도 못갔다는...ㅠㅠ

웽스북스 2007-12-08 00:45   좋아요 0 | URL
전 공부를 열심히할 걸!이 아닙니다 ㅋㅋㅋㅋ 공부엔 이제 별 미련이 없습니다. 다만 그 외 다른 것들에 열심을 내지 못한 게 좀 후회되긴 해요.
순오기님은 대학원에서 뭘 공부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하네요 ^^ 얼마전에 탔던 택시기사아저씨 부인은 나이 50에 지금 또 대학에 가셔서 열심히 공부하신다던데, 순오기님도 화이링이에요! ^^

라주미힌 2007-12-08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우등생들... 내가 못 볼 것을 보았도다...
b 맞은거 재수강해서 d 맞고 열받아서 삼수강 해서 간신히 C 맞은 아름다운 추억이 있죠 ㅡ.ㅡ;
그것도 1학년과목... 상대평가로 바뀌는 바람에.. 1학년들이 취업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하는 줄 몰랐음...

웽스북스 2007-12-08 01:10   좋아요 0 | URL
아 요즘 대학생들 정말 열심히 하긴 하더라고요- 전 B맞은 거 재수강하는 사실 자체를 증오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말이죠, 그러니까 라주미힌님은 B맞은 걸 재수강하는 수준의 학점이셨단 말이죠? 전 그랬음 학교 3년은 더 다녔을 거에요 ㅋㅋ (자랑이다~)

라주미힌 2007-12-08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가 별로 없어서 ...
1학년 과목이라 만만했거든요.. (아.. 이런것도 해명 해야되다니 ㅠㅠ)

웽스북스 2007-12-08 02:03   좋아요 0 | URL
푸흐흐흐 그만 웃어버린 사건! ^^

Mephistopheles 2007-12-08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에서...
신나게 놀고 마시고 자화자 하면서 졸업시 평균 3.8 받은 이가 댓글 남기고 갑니다.

웽스북스 2007-12-08 10:27   좋아요 0 | URL
어라, 메피님 그런 분이셨군요 -_- 쳇

비로그인 2007-12-0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에는 열심히 공부하던 우리 과 한 친구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제 대학시절은 님과 찜닭과 캡틴을 함께 했던 H양과 흡사하구요.
혹시 내 친구 ㅇㅇ아니세요?

웽스북스 2007-12-08 10:27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럼 승연이 본명이 아니어야하는데 말이지요 ㅎㅎ

잉크냄새 2007-12-0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공대출신이면서 1학년 물리학을 F 받았죠. 놀고 먹은 1학기 중간고사 15점, 빡세게 공부한 기말고사 15점...4학년 재수강시 석양의 무법자 동기와 정말 열심히 해서 6년 후배들을 제치고 2등으로 교과를 마칠시 물리학 교수가 교실에서 일으켜세워 칭찬을 해줬는데,이거 칭찬이 아니라 왠지 무덤을 손수 파주시는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밖에 생각할수가 없더군요. 너거들 빵구내고 저렇게 다시 할래?

웽스북스 2007-12-08 11:57   좋아요 0 | URL
아 이거야말로 이건 칭찬도 아니고 욕도 아니야의 오묘한 경지에 서 있는 그래서 기뻐해야할지도 슬퍼해야할지도 모르겠는 경계에서 몸둘바를 모르겠는 그 사건이시군요- 그럼 1등은 그 동기였나요?

다락방 2007-12-08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이 밑에 댓글달면 안되는 1人 이로군요. 이로서 웬디양님과 제 관계는 아주 멀어져버렸어요.

저는 학고도 먹었고, F는 달고 살았고, F가 안나오면 D였고,A는 받아본적도 없고, 친구에게 "만점은 3점이지?"라고 물었던 그런 학생이었거든요. 전공 교수님은 "오늘 다락방 나왔으니 출석은 안부른다" 고 말씀까지 하셨던. orz
애들은 수업끝나고 만화방에 있는 절 찾으러 오곤했죠.

네, 전 이런사람이예요. 흑 ㅜㅡ

웽스북스 2007-12-09 01:22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
무지 매력적인 학생이셨군요-
전 이런 친구들 굉장히 좋아했었답니다

F가 없는 건 제가 유능해서가 아니라 소심해서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