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날 궁금증 환자로 만들어.

김희진

은행에는 얼마나 돈이
많을까?
불안하지 않을까?

365 기계가 고장
그 안에 통장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통장 뒤
검은 줄에 자석 붙이면
기억상실증이 될까?

한 번,
두 번 가보아도
은행은 날
궁금증 환자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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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꿀돼지

김민회

우리 집 꿀돼지 밥 줄 시간이네
동전 하나 하나 모여
와와!
벌써 이만큼.

우리 집 꿀돼지 왜 가볍지?
살금살금 하나 둘 써버려
어?
이만큼 밖에 없네.

꿀돼지야
꿀돼지야
내일은 밥 많이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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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봉투 받는 날

김민회

짤랑짤랑
흰 봉투 받는 날
내 마음 콩닥콩닥.

민회야 민회야
오뎅이 나를 부른다.

아이고 맛나네.
아차! 어떻게 하지?
내일 색연필 사야 하는데.

흰 봉투는 텅텅
내 마음은
먼지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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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빚쟁이

이서경

"경아, 내 오천 원만
빌려줘."
돈이 모자라
나에게 돈을 꾸어 가시는 엄마

언제 갚을지
나도 모르게
"휴"
터져나오는 한숨

가끔씩 이렇게
나에게 돈을
꾸어 가는
엄마는 빚쟁이

가만 가만
내가 더 빚쟁이

어렵게 날 낳아주신
엄마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내가 더 빚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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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야 미안해


차섬강

학교 갔다 돌아오면
돼지가 꿀꿀꿀
밥 달라고 꿀꿀꿀.

돼지가 울어요
몇 일 동안 제대로
밥도 못 줬는데

내 주머니는 텅텅
군것질하느라
손엔 공기만 가득.

나의 돼지
며칠 굶어
배고프다 꿀꿀꿀.

돼지야 미안해
정말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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