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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정호승 / 시가있는마을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시를 좋아한다. 시는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가슴 아프게 할 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고, 환희에 찬 마음에는 더욱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태주며, 내 마음을 아주 곱게 다듬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종종 시집을 사곤 한다. 이 책은 '사랑하는 당신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에 빠져 버려라,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라.'라는 4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 테마에 맞게 정호승, 윤동주, 이정하, 경요, 헤르만 헤세... 등의 시 등을 모아 놓았다. 사랑의 기술을 쓴 에리히 프롬은 이렇게 말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 소극성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것이 최고의 적극성이다.'
우리는 사랑의 기술을 배워야 할 지도 모른다. 어쩜 그것은 좀더 성숙한 사랑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은 좋은 관계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점을 인식하라고 한다. 이 말은 우리에게 사랑이 우선이 아니라 노력이 우선이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언제나 사랑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제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그 다음의 일이다. 나는 남자친구와 300일이 지났다. 그래서 때로는 처음과 다른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사랑이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시집을 읽곤 했다. 시집은 나의 마음을 풍부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의 그러한 과정을 도와 주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