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님께서 이벤트 당첨자를 발표하시던 날, 저는 서점에서 몇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이런 저런 책들에 눈길을 주고, 한참을 헤매다가, 그만 가야겠다 했는데, 사진 코너를 들르지 않은게 생각났습니다.

사진집들을 또 한참 들여다 보다가 그 아이를 만났어요.

눈이 마주쳤는데, 도저히 시선을 돌릴 수가 없는 겁니다.

당장 집으로 데려갈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나왔어요.  어쩐지 그럴 기분은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내내 그 눈빛이 잊혀지지가 않았습니다.

 

돌아오니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스텔라님이 이벤트에 당첨되었다고, 얼른 책을 고르라고 하시는 겁니다.

냉큼 그 아이를 달라 했지요.

 

오늘 그 아이가 도착했습니다.

다시 한번 시선을 마주했지요. 가슴이 싸해요.

이 아이랍니다.

 



 

이렇게 예쁜 아이를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스텔라님.

소중히 보고, 간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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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2-1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화당 사진문고 참 좋지요?
그런데 밀려서 잘 안사지는 것이 참 아까워요.
축하드립니다. 그 아이가 참 이쁩니다......

stella.K 2005-02-15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이 책에서 보신 그 아이군요. 저도 사진 좋아하는데...내가 나온 사진 말구. 어쨌든 재미있게 보세요. 저도 블루님께 선물할 수 있게되서 기뻤습니다.^^
 

지난 일요일 고향으로 출발하면서 가방에는 달랑 두 권의 책만 넣었다. 설날 아침 차례와 다음날 할아버지 제사 때문에 이래저래 일이 많겠거니 생각한 때문이다.

일요일 낮에 도착하여 작은집에서 맛있는 냉면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엄마가 집에 가자 하신다. 좀 더 있으면서 놀아도 좋으련만 어째 저리 서두르시나 했더니, 실은 몸이 좋지 않으신 거였다. 기관지 확장증이란 병은 완치가 안된다 하였고, 좀 심각한 상태인 엄마는 조금만 무리하거나 피곤하면 바로 피를 쏟는다. 차례와 제사 준비 때문에 연일 시장으로 방앗간으로 다니신 탓에 피로가 쌓였는데, 사촌 동생들과 일요일에 늦게까지 시끄럽게 놀아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해, 월요일 아침에는 그예 각혈을 하고 일어나지를 못하게 되신 것이다.  

작은 엄마가 다녀가시고, 차례와 제사를 모두 지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동생은 다음부터 명절 차례상을 주문하자고 했고, 음식에는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한결같은 말씀을 하시던 엄마도 긍정적으로 답하셨다. 음식을 할 줄 모르는 내가 옆에서 도움이 될 만한 건 없다.

어쨌거나 재료는 모두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였으므로 우리끼리 먹을 음식만 하자고 했다. 화요일에는 만두를 빚었다. 엄마는 밀가루반죽까지 모두 해서 냉장고에 넣어두셨다. 올케와 내가 만두피를 밀고 동생이 만두를 빚는데, 동생이 제법 솜씨가 좋은데다 속도도 엄청 빨라서 피를 밀기가 바쁘다. 엄마가 일러준 대로 올케가 만두를 찌고, 막 쪄낸 따끈한 만두를 먹으며 서로 일 못한다 타박해가며 제법 즐거웠다. 올케는 나이가 어린데도 일 솜씨는 야무지다. 쪄낸 만두에 기름을 발라 담아놓는거며 뒷정리를 하는거며 순식간에 후다닥 해치운다. 나랑 똑같이 일 못하는 올케가 들어왔다면 엄마가 맡겨놓고도 엄청 답답해했을텐데, 올케의 일하는 품새가 꽤나 만족스러우신 모양이다.

다음날은 전부치기. 이번에 준비해 놓은 재료는 고구마, 동태, 오징어, 새우완자다. 전부치기야 늘상 내가 했던 것이므로 쉽지. 새우완자에 들어갈 야채를 모두 칼로 다지라는 엄마에게, 블렌더 놔두고 왜 고생이냐고, 블렌더에 넣고 몽땅 갈아버렸다. 양파에서 물이 좀 생겼지만 짜면 되지 뭘. 엄마도 올케도 그래서야 맛이 제대로 안 난다고 타박이지만, 오히려 내가 엄마에게 한소리했다. 엄마, 그러니까 병나는거야, 쉽게 할 수 있는 건 좀 쉽게 하자. 엄마가 생태국을 끓이고, 올케가 미역무침을, 내가 고사리와 무나물을 해서 맛있는 저녁 식사.

설날 저녁 동생네가 돌아가고 나니 집이 조용해졌다. 엄마도 다시 각혈을 하진 않으시고 얼추 기운도 차리셔서 다음날 마음 편히 미술관에 다녀올 수 있었다. 애초엔 엄마랑 사촌 동생들이랑 같이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거기까긴 무리다. 게다가 동생들은 미술관에 흥미도 없다.  

금요일까지 뒹굴거리며 쉬다가 오후 버스편으로 귀경.

명절의 분주함과 떠들썩함은 없었고, 잠시 걱정도 있었지만, 잘 먹고 잘 쉬고 가져간 책도 모두 읽고, 아무튼 괜찮은 휴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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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2-1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올케;님이 오셔서 다행이네요. 흠..미술관 다녀오셔서 다행..몸이 얼른 좋아지셔야 할텐데 말이죠.

플레져 2005-02-1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괜찮은 휴가를 보내셨군요. 책도 읽으시고...
어머님 건강이 걱정되네요. 돌아가지 않고 늘 하던대로 하시려는 습관은 재촉해서라도 고치셨으면 해요. 요즘 명절음식 대행도 그닥 나쁘지 않대요.

urblue 2005-02-1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잘하는 올케 덕분에 제가 편하지요. ^^;;
엄마는 이제 괜찮으시답니다. 어쨌거나 완치가 안되는 병이라니, 계속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네요.
음식은 제대로 만들어서 맛있게 먹어야한다고 엄마는 말씀하시지만, 글쎄, 좀 맛이 없어도 하는 사람이 편하면 안되나 싶습니다.

날개 2005-02-13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말씀이 맞아요.. 결국 사람 좋자고 하는 일인데, 넘 힘들게 한다는건 문제가 있지요.. 여하튼 어머님 건강이 좋아지셨으면 좋겠네요..^^

urblue 2005-02-13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날개님. ^^

2005-02-13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2-14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커피와 담배>를 보고 나서, 옴니버스 영화제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어졌다. 그래 <원피스 프로젝트>를 예매했다. 동생은 오늘 집에 내려 가자고 하는 걸, 영화를 보고 싶어서 내일로 미룬 터였다.

2시에 시작이라 1시쯤 친구와 만나 급하게 밥을 먹고 아트시네마로 올라갔다. 그런데, 어라, 사람들이 없다. 입구에 서너 명이 서 있길래 영화 보러 왔다고 했더니, 중앙대 졸업 작품전 중이란다. "인터넷으로 예매했는데요, 어떻게 된 거죠?" 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오늘 내일은 저희가 대관했거든요." 라는 대답이다.

예약한 티켓을 꺼내들고 확인했다. [2005년 2월 12일 (토)] 라고 적혀 있다. 오, 오늘이 12일 아닌가...뭐냐, 이런 멍청한 짓을 하다니. 친구는 괜찮다고 웃었지만, 나의 바보스러움에 내가 짜증이 나 버렸다.

수암님이 소개해주신 일민미술관의 한중일 목판화전을 보러 갈까 했으나, 언제부터 시작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전화로 확인해 볼 수도 있었지만 이미 기분이 상한 터라 그것도 하기 싫고, 그래 그냥 교보에 가서 책이나 보자고 했다.

날씨는 엄청 좋더라. 하늘은 청명하고 햇빛이 따스했다. 제법 차가운 바람만 아니라면 봄이라고해도 좋을만한 날이었다. 아트시네마에서 교보까지 걸었다. 오랫만에 따뜻한 거리를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교보에서 3시간 가량 책을 봤다. 동화책 코너 앞에서 한참을 있었는데, 재밌는 책들을 여러 권 봤다. 에드먼드 브릭스, 에즈라 잭 키츠, 윌리엄 스타이그,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등등. 책이 재미있어서 한참 킬킬거리다보니 기분이 풀렸다. 단순하긴.

맛난 초밥으로 저녁 먹고 커피와 케잌으로 후식까지 제대로 먹은 후 귀가.

오늘도 <지금도 마로니에는>을 놓쳤군. 11시가 좋았는데 어쩌자고 9시로 바꾼 것인지.

내일 아침 집에 간다. 일주일간의 휴식. 엄마랑 사촌동생들이랑 재밌게 놀아야지. 집에 있는 동안 서재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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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2-0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날도 있는거죠..^^* 담주에 보시면 더 재밌으실 거예요..
집에 잘 다녀오세요~~

chika 2005-02-06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얘기에 동감~!! ^^
오랫만에 따뜻한 거리도 걸었고 재밌게 책도 읽었고...단순해서가 아니라 기분이 좋아진거 맞네요. ㅎㅎ

로드무비 2005-02-06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출발했는가?
블루님, 고향 잘 다녀오시우.
바다 냄새 실컷 맡고,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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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nein 2005-01-28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정보가? 라고 생각하다가, "과"에 의문.
"서평 '과' 직접 찍은 사진"이라면 사진을 함께 보내야 한다는 뜻?

urblue 2005-01-28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서평 따로 사진 따로 랍니다.
한번 올려보시지요. ^^

hanicare 2005-01-2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본 책이 나오니 감회가 묘합니다. 종이거울속의 슬픈 얼굴은 제목에 끌려 사봤던 책이지요.
 

Keep ..... 님의 말:

참, 나 죠제 봤거덩... 그런데 그게 끝인가?

Keep ..... 님의 말:

더 없나?

urblue 님의 말:

더 없다

Keep ..... 님의 말:

끝이 이상해..

urblue 님의 말:

ㅎㅎ 적응 안 되지 그런거? 

Keep ..... 님의 말:

찜찜하다 화장실갔다가 뒷정리 안한거 같다

urblue 님의 말:

ㅋㅋㅋ 

Keep ..... 님의 말:

하여간 잼나더라 그거 보구있으니까 오아시스 생각나더라

urblue 님의 말:

뭐 장애인 나온다는 거 빼면 완전 다르지

Keep ..... 님의 말:

아뉘쥐...오아시스에서두 그냥그냥 나오다가 장애인을 사랑하구...

urblue 님의 말:

글쎄, 별로 안 비슷한데

Keep ..... 님의 말:

결국 이루지 못한 사랑

urblue 님의 말:

오아시스가 왜 이루지 못한 사랑이냐

Keep ..... 님의 말:

아닌가????

urblue 님의 말:

문소리가 기다리고 있잖아, 감방서 나올 때까지

Keep ..... 님의 말:

나오는거 안나오지 않나? 감옥에서..

urblue 님의 말:

그건 안 나오지.

Keep ..... 님의 말:

난 눈으루 봐야 믿는다 혹시 아냐 2편에선 문소리 바람날지???

urblue 님의 말:

ㅎㅎ 조제는 합의하에 헤어진거란 말이지. 사랑하다가, 사랑이 식었는데 어쩌냐구

Keep ..... 님의 말:

그런게 아니지

Keep ..... 님의 말:

조제가 장애인이라 도망친거자너

Keep ..... 님의 말:

자신이 없어서

Keep ..... 님의 말:

나쁜넘...

Keep ..... 님의 말:

열라 나쁜넘...

urblue 님의 말:

푸하~

Keep ..... 님의 말:

나가트면 안그런다 난 결혼할수 있어

urblue 님의 말:

그게 더 나쁘다 이 넘아

Keep ..... 님의 말:

뭐가?

urblue 님의 말:

의무감으로 결혼하는게 더 나쁘다구

Keep ..... 님의 말:

열라 커뮤니 거시기가 안되는군..

Keep ..... 님의 말:

의무감이 아뉘쥐...사랑이쥐

urblue 님의 말:

글쎄 사랑은 변하는거라니까

Keep ..... 님의 말:

아뉘야

Keep ..... 님의 말:

그넘 마지막에 열라 울자너...

Keep ..... 님의 말:

아쥑 사랑 하는거야..

urblue 님의 말:

사랑이 식으면 울지도 못하냐

Keep ..... 님의 말:

감정이 메말랐군...

Keep ..... 님의 말:

난 마지막에 눈물날라 하더만..

urblue 님의 말:

어느 장면인지 기억 안나는데 중간에 눈물 한 방울 흘렸다

Keep ..... 님의 말:

ㅎㅎㅎ 영화보면서 하품하쥐 마라

urblue 님의 말:

혼자 꿋꿋하게 잘 사는데 뭐가 문제야

Keep ..... 님의 말:

아뉘야 꿋꿋이 아뉘야...

Keep ..... 님의 말:

생선구울때 힘들어하는 눈빛...

Keep ..... 님의 말:

잊지 못한다...

urblue 님의 말:

오올~ 난 힘들어한다고 안 봤는데

Keep ..... 님의 말:

아뉘야 눈빛이 너무 힘들어 하구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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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2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누구 말이 맞는지 궁금해서 영화를 꼭 봐야겠어요.
(마음 속으로는 블루님의 의견으로 기울고 있음....)

플레져 2005-01-2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저는 블루님 말에 맞장구 치다가, keep님 말에도 맞장구를...
내가 문제가 많은가보아요...^^ 생선 구울때 힘들어하던 거 몰랐음.
츠네오가 주저 앉아 울었기 때문에 츠네오를 용서하게 된 것인지도...
암튼, 문제가 많아요, 제가.

urblue 2005-01-21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대화의 주인공, 제 동생입니다. 원래 조제.. 같은 영화 안 보는 넘인데, 웬일로 재밌게 봤다더라구요. 메신저로 얘기하면서 제가 한참 키득댔습니다.
그런데, 따우님, 대체 어떻게 읽으신 거에욧! 제가 생선을 굽다니욧!

2005-01-21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1-21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이미지로 써도 되죠? 고마워요~ ^^

로드무비 2005-01-2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하고 대화가 되는군요.
너무 재밌다.^^

urblue 2005-01-21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저도 실연 후유증이라고 사료됩니다. ㅎㅎ 혼자 꿋꿋하게 지내세요. ^^;;

비로그인 2005-01-2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라 커뮤니 거시기가 안되는군 등등. 동생분의 얘기 엄청 재밌네요. 읽다가 킥킥거렸답니다. 아..친구하고 싶네요.

2005-01-21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shaGreen 2005-01-22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제...소설로만 봤었는데...영화도 보고싶었어요. 놓쳐버렸지만...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