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은 기록적인 한달이었다.

읽은 책, 만화와 동화책 제외 18권. (미쳤구나, 너.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달에 이렇게 많은 책을 보기는 처음이다. 하여간, 그래서 6월말로 읽은 책 60권. 아마 100권 목표는 성공할 듯.)

리뷰 5편 (역시, 미쳤구나. 서재 시작한지 1년이 넘었는데 여태 쓴 리뷰가 전체 33편. 한 달에 하나 쓸까말까 한 주제에 5편이라니.)

 - 돈키호테 : 추천 12
 - 사흘만 볼 수 있다면 : 추천 10
 - 맛 : 추천 15
 - 카스테라 : 추천 9
 - 열강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 추천 4

으헉. 추천 수에 내가 놀랐다. 게다가 이주의 리뷰 당선. 음냐~

6월을 저렇게 보내고 나니, 이번 달에는 뭔가를 읽고 쓰는게 별 재미가 없다. 영화 본 것도, 전시회 본 것도 그냥 냅두고 있는 중.

하여간, 이것은 독서 일기.

  수단님 말씀대로, 읽고 나니 야시시한 그림만 기억에 남는다. 사람이 가능한 체위인지 의심가는 것들 다수.

 

 

  어제 내내 런던 테러 소식 때문에 시끄러웠지. 타리크 알리에 따르면 이슬람의 근본주의자들은 소수다. 정상적이라면 권력을 잡는 것이 불가능했을 근본주의자들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대개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방의 도움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역시 난 문학적인 인간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리뷰를 써야겠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 전혀.

 

  독특한 공간 감각을 보여주는 미하일 엔데의 단편집. 재미있게 읽었는데, 표제작 <자유의 감옥>의 경우 제목부터 내용까지 지나치게 의미를 두려고 한 건 아닌지.

 

 

 

  무겁다. 너무 무거워서 읽으면서 숨이 막힌다. 요즘 같은 때 내게 적당하지 않은 책을 골랐다. 흠.

 

 

 

  후배가 만화 전문 출판사로 옮겼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건만, 이것이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한다. 그, 그럼 안되지~ 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여간 며칠 전 만났을 때 후배가 가져다 준 원수연의 단편집. 별로 재미없다. ㅠ.ㅜ

 

 

 오늘부터는 뭘 읽을까 고민 중. 헬렌 켈러, 순진함의 유혹, 총균쇠, 우승열패의 신화, 폭력의 세기, 메가테러리즘과 미국의 세계질서전쟁 등이 대기 목록. 비 오니까 얇은 책으로 골라야지.

오후에는 요시모토 나라 전시회에 갈 예정. 살가도 사진전도 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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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0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네요. 전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데 ㅠ.ㅠ

urblue 2005-07-0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로드무비 2005-07-09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권이라, 장하십니다.^^
오늘 같은 날 전시회 좋겠네요.
예전에 직장이 그 부근에 있을 때 거기가 동방프라자였어요.
식당가(街)도 좋고 세일할 때 옷도 싸고 괜찮았는데......
점심 먹고 나면 그곳에 쪼르르 달려가던 시절이 문득 그립네요.
오늘 데이트 잘하세요. 흥=3
(배아파서.)

sudan 2005-07-09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가기 전에 잠깐 들렀는데, 반갑고도 놀라운 글이 올라와있군요.
백권이라니? 백권이라면 삼사일에 한권씩이라는 건데. 흐음.


클리오 2005-07-0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적인 인간이시군요.. 저는 요즘 소설을 봐도 절대로 리뷰 쓸 말이 안나와서, 인간이 한 방향의 책을 계속 보면 이렇게 되는구나.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저는 어떤 인간이라고 해야 되나요?? ^^

숨은아이 2005-07-09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부럽습니다. *.* 난 책 안 읽고 대체 뭐 한 걸까?

urblue 2005-07-1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 그렇게 말씀하시니 부끄럽사옵니다.

클리오님, 님은 역사적인 인간이신가요? ㅎㅎ

수단님, 올해 제 목표가 100권!입니다. 대략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한달 평균 7~8권이라서) 6월에 지나치게 많이 읽는 바람에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죠. 저도 놀라워요.

로드무비님, 데이트 잘 하고 들어왔습니다. 옛날 이름이 동방프라자였나요. 전 삼성플라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배 아파하시긴. 책장수님이랑 김제동이 있다고 자랑한 분이 누군데. 흥.
 

 

 

 

 

<우리 역사 최전선>에 이어 우리나라의 '근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해 준다. 박노자, 허동현 교수의 글에 이어 푸른역사 편집부가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구성이 바뀌어, <우리 역사 최전선>에 비해 좀 더 보충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편집부의 질문도 독자의 입장에서 적절하다. 리뷰 써야 하는데, 언제 쓰나...쩝...

'하워드 진'을 '하버드 진'이라 표기한 건 실수라고 치고,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는 어째서 '피터' 대제라고 썼는지? 더불어 몇 개의 오자가 눈에 거슬린다.

 

 

 

 

빈민가의 아이 피터. 어른 되기를 거부하는 것도 당연하다. 네버랜드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죽겠다. 다음 권들을 사야겠군. 완결이 되긴 했나? 

 

 

 

 

하루끼의 신작이라니, 친구가 당장 산다고 하길래 내 책들 주문하면서 함께 주문. 당연히 건네주기 전에 먼저 읽었는데, 재미없다. <해변의 카프카>가 별 네개였다면, 이건 세개. 그러니까, 이제와서 무슨 소린지,의 느낌이랄까. 주인공 마리를 보면서 수단님이 떠오름.

 

 

 

 

드디어 4, 5권 끝내다. 시작했으니 끝낸다만, 1~2권처럼 썩 훌륭하게 재밌지는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기엔, 무엇보다 너무 길다. 시간 여행이나 평행 우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역사의 꼬임을 설명하는 건 그래도 여전히 발랄하다만. 킬킬 정도가 아니라 한참 소리내어 웃었던 건 오히려 SF적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장면에서였다.

 

 

 

'주인공 가족이 아니라 곰에게 확 공감해버릴 땐, 외로운 거' 라고 어떤 분이 그러셨는데, 다행히(?) 곰에게 확 공감하진 않았다. 조금 킥킥거리고, 마지막 페이지 쓸쓸한 곰의 뒷모습에 조금 안됐어하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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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5-06-22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urblue 2005-06-22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뭐가 헉.입니까.
 

세계 곳곳에서 신자유주의 / 제국주의의 폐해로  소외당한 채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 때로 슬프고 안타깝고, 때로 유쾌하고 따뜻하다.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 외에 다른 작품들은 썩 마음에 닿지 않았는데, 이건 역시 소설이 아니라서 그런지 힘이 있다.

 

 

과거로 왕의 정치적 파트너(소위 코드가 맞는 사람)를 뽑았다고. 그래서 정치 현안을 묻고 대답하는 책문이 중요하다지만, 대책을 보면 일반론 외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대개 선비들이 공부하는 텍스트라는게 정해져있었고, 그 안에서 예를 들어 논증하는 형식이므로, 게다가 일반론이므로, 대책의 내용이 비슷해질 수 밖에 없다. 하나의 책제에 대해 유일하게 여러명의 대책이 실린 신숙주/성삼문/이덕형의 글을 보면, 논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들고 있는 예들이 모두 같다. 그렇다면 역시 누가 얼마나 심금을 울리는(문장력이 좋은) 글을 쓰느냐가 관건이 되었을 터. 그러니 후기로 갈수록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합격하기 위한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해질 수 밖에. (수능과 내신 문제 풀이 요령을 가르친다는 학원이 득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쨌거나 책은 재미있다. 꼼꼼하게 달린 주석도 좋고, 각 책제의 시대 상황에 대한 편역자의 해설도 좋다. 다만, 편역자의 개인적 체험을 늘어놓거나 현대를 과거와 비교해 (분석도 아니고) 울분을 토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공감을 못하는 바야 아니지만 그 정도 생각은 다른 사람도 한다. 굳이 이런 책에 쓸 필요없다고 본다. 말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던게지. 그러면 좋은 책이 안된다.

 

똘레랑스의 역사, 의미, 한계에 대해 알기 좋은 입문서. 다만, 이 사람도 욕심이 많다. 홍세화가 소개한 똘레랑스를 비판하면서 다른 사상과 접붙이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그리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현재 우리 사회의 이런 저런 상황들을 줄줄이 늘어놓다보니 논점이 흐려진다.

책세상 문고를 읽다보면, 대개 고전 혹은 유명한 저작의 인용이 꽤 많다. 독특한 아이디어보다는 '정리'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그런데 왜 어떤 책은 재미있고 어떤 책은 재미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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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아이들 옆에 나란히 앉아 그림 동화를 보다. 다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형편이 안 되니까 이렇게라도 해야지. ㅠ.ㅜ

<돼지책>은 처음 만나는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 엄마가 드디어 얼굴을 찾고 아빠와 아이들이 사람으로 돌아가는 장면, 좋았다.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돼지 얼굴 찾기도 재밌구. 어릴 때부터 이런 책 보여줘야 한다.

<시인과 여우>와 <시인과 요술 조약돌>은 특이하게 우리 나라 사람이 그림을 그렸는데, 꽤나 분위기가 좋다. 그러고보니 <한 줄도 너무 길다>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군. -_- 하이쿠는 우연히 딱 마주쳤을 때 좋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긴 한데, 그냥 읽으니 영 심심하고 재미없더라.

에즈라 잭 키츠의 피터와 허리만 기~인 강아지 윌리, 엄청 귀엽다. 피터 시리즈 말고 다른 것도 봐야할텐데.

존 버닝햄의 작품들도 처음 봤다. 아아, 지각대장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 뭐냐, 솔직히 이해 안된다. 아이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쳐도, 선생님이 같은 상황에 처한 걸 본 아이가, 선생님이 했던 것과 똑같이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이고 자리를 떠나 버리다니. 복수,인건가? 아님, 아이도 현실을 인정하기로 한 건가? 사진과 그림이 멋지게 어우러진 <구름 나라>가 더 좋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경우엔 <슈렉>이나 <엉망진창 섬>처럼 괴물이 나오는 작품들이 더 재밌다. <아모스와 보리스>같은 건 좀 평범하지 않나. <아빠랑 함께 피자놀이를>을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자기가 휴일에 집에서 잘 하는 놀이가 '빈대떡 놀이'라고 한다. 소파에 딱 붙어있기. 가끔 부모님이 뒤집어 주기. -_-

오늘도 그림책 보러 서점에 놀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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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6-08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가 좋아하는책이
5권이나 있어요,,

난티나무 2005-06-0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각대장 존>은 학교 현실 비판, 특히 선생님의 권위만 앞세우는 모습을 비틀어주어서 저는 좋아합니다. 비록 비현실적인 해결방법이긴 하지만 아이의 생각과 상상력도 그 나름대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말로 받아들이고, 그래도 아이가 계속 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서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고 보아도 되지 않을까요?^^
저도 윌리엄 슈타이그 <슈렉> 무지 좋아해요~ 영화보다 훨 재밌다니깐요~ㅎㅎㅎ

urblue 2005-06-08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새벽별님, 재미난 책들 좀 더 소개해주세요~ 그림책 너~무 좋아요. ^^

난티나무님, 네, 아이의 상상력 혹은 아이가 말하는 걸 인정해 주긴 해야겠는데, 아이가 그걸 부정하는 말을 하는게 좀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트집이에요. ^^;

난티나무 2005-06-09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 그렇네요.
거기서 아이가 선생님을 도와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는 생각해 보지 않았었는데...^^ 그저 못된 선생님이 혼나는 게 즐거웠다지요... 단순...ㅋㅋㅋ
 

 



<시인과 요술 조약돌>에서 글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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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0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