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은 다 되었고, 할 일도 다 끝났고, 저도 책 재고 목록이나 정리해 봅니다. 몇 년 전부터 책 목록을 온라인으로 관리하고 있었더니 이런건 편하군요 ^^; 

근데.. 안 읽은 책이 무려 30권이 넘는군요... 두둥.. 하여간 사들이기만 하고 팽겨쳐 두기는 ㅠ_ㅠ 여기에 사진집까지 합하며 50권은 가뿐히 넘어가겠네요;;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Camera Lucida
희망의 인문학
속죄
슬럼, 지구를 뒤덮다
질투
어느 비평가의 죽음
마르크스의 유령들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법률사무소 김앤장
소설의 이론
당신들의 천국
침묵의 봄
총 균 쇠
철의 시대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The Things They Carried
Travels in the Scriptorium
Man in the Dark
The Selected Works of T. S. Spivet
춘천, 마음으로 찍은 풍경
주기율표
순례자의 책

고삐 풀린 자본주의, 1980년 이후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Generation X
The Lacuna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말 도둑놀이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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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12-12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올해 사들이고 읽은 책 정리해봤더니 안읽은 책이 서른권이 넘더군요;;
특히나 비소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재고목록-_-;

턴레프트님 요즘에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turnleft 2009-12-13 02:54   좋아요 0 | URL
그쵸? 아무래도 비소설은 손이 늦게 가요. 의식적으로 쉬 읽히는 책과 시간 걸리는 책을 번갈아 읽기는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남는건 역시 부담스런 책들..;;

2009-12-12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nleft 2009-12-13 02:55   좋아요 0 | URL
아, 그게요.. 이상하게 테마 카페 참여하기 눌러도 글이 그 쪽으로 등록이 안 되요. 불매 카페도 그렇고, 전혀 참여를 못 하고 있습니다 ㅠ_ㅠ

2009-12-13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3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09-12-12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죄>, <새벽 세 시...>, <주기율표> 정도는 맘만 먹으면 순식간에 재고 정리 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만만한 것부터 공략하는 거예요. 턴레프트 님에 비하면 저희 책방의 재고는 가게 문 닫을 수준입니다. 그래도 주먹 불끈 쥐고 있어요. 열심히 할 테야!

turnleft 2009-12-13 02:5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새벽 세시..] 읽고 있는데 책장이 정말 술술 넘어가네요. 한두시간이면 다 읽을 듯;;

근데, 만만한 것부터 공략하면 나중에 힘들어 지더군요. 맘 편한 책 하나 끝내면 다시 좀 엄한 책을 들어야 할 것 같아요.

Joule 2009-12-13 14:06   좋아요 0 | URL
<새벽 세 시...>를 읽고 계시는 중이라니! 저도요! 턴레프트 님과 제가 마치 에미와 레오가 된 것 같은 기분인데요, 이건. 저와 독서 스타일이 비슷하시네요. 말랑말랑한 것 한 권 읽고 나면 다시 좀 엄한 책 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 저도 항상 느끼거든요. 뭐랄까 단걸 너무 많으면 속이 좀 느글거리잖아요.

이상 해빙기의 루마니아 회색곰처럼 기뻐하는 쥴모 양이었습니다.

Joule 2009-12-13 14:09   좋아요 0 | URL
참, 며칠 전에 반값 세일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책 꽤 좋던데. 새벽 세 시 다 읽고 그거 사서 읽는 건 어때요? 아니면 이번에 새로 나온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도 같이 질러서 읽는 거예요.

참, 이거 재고 소진 목록이지. ㅡㅡ'

turnleft 2009-12-14 08:23   좋아요 0 | URL
^^; 이 기회에 쌓인 책들이나 빨리 없애야죠 뭐. 추천해 주신 책들은 일단 보관함에만넣어 둘께요~

이상 비오는 시애틀에서 겨울잠이 필요한 회색곰 TL 이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12-1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의 이론>은 루카치 것인가요?

turnleft 2009-12-13 02:57   좋아요 0 | URL
예, 루카치 맞아요. 왠지 머리 아플 것 같아 미뤄두고 있는 책 중 하나 -_-;;

saint236 2009-12-12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더 많네요...열심히 읽었는데 도무지 줄지 않네요

turnleft 2009-12-13 02: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aint236 님 ^^

아마 주문/결재에 필요한 손놀림은 무의식의 영역에 속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_-

다락방 2009-12-1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는 저도 가지고 있은지 한참 되었어요. 이걸 ... 과연 읽기나 할런지 모르겠네요. 애초에 왜 샀는지도 모르겠고. 전 소설이 아니면 읽지 않는데 대체 왜 샀을까요? 미스테리에요 미스테리. -.-

저 위의 재고목록중 [질투]가 '알랭 로브그리예'의 것이라면 으윽, 얇은게 엄청 지루해요! 읽으면서 미치는줄 알았어요!! (갑자기 읽기 싫어지시죠? ㅎㅎ)

turnleft 2009-12-14 08:25   좋아요 0 | URL
흐흐 왠지 [모더니티..]는 님과 제가 거의 비슷한 때에 샀을 것 같은 기분이.. ^^; 일단책이 너무 커서 들고다니기 힘들어요. 기껏해야 침대 머리맡이 제 자리일텐데 쉽사리 손이 가지 않네요...

말랑말랑한 [새벽 세시..] 다음으로 [질투]를 읽어야겠군요. 그나마 [새벽 세시..]의 당분이 좀 남았을 때 읽어야지, 삭막할 때 읽으면 정말 미쳐버릴지 모르잖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12-1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균쇠는 한때 제가 자기전에 취침용으로 읽던 것인데..
참 지긋이 보고 있으려니 남겨진 이유가 있는 것들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ㅎㅎㅎ
(전 목록 정리 아예 할 수도 없습니다 --;; 왜 찝적거리다만게 그리많은지.. 제 사랑은 너무 빨리 식나봐용 ㅠ.ㅠ)

turnleft 2009-12-14 13:31   좋아요 0 | URL
훗, 그래도 읽은 책 리스트를 올려도 저거랑 비슷할 거라고는 자부해요. 나름 신경 써서 섞어서 읽는다니까요.. s(-_-)z

그나마 다행인건 한두권을 제외하곤 읽다 마는 경우는 없네요. 읽다 말면 정말 뭐 안 닦은 것처럼 찝찝해서..;;

다락방 2009-12-1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투] 읽고 나면 어땠는지 꼭 말씀해주세요. 정말 궁금해요!! 알았죠, TurnLeft님?

turnleft 2009-12-14 16:10   좋아요 0 | URL
앞부분 좀 읽었는데, 겁주신 거에 비해선 양호한데요? ㅎㅎ

Arch 2009-12-1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재고들이랑 인사하실래요? 겹치는 재고가 많은데요. 아, 재고에서 다락방님을 뵌 듯도^^

turnleft 2009-12-15 03:48   좋아요 0 | URL
흥, 뭘 보든 다락방님 생각 뿐이라니까.

Arch 2009-12-15 11:57   좋아요 0 | URL
캭! 귀여워, 귀여워 ^^

turnleft 2009-12-16 03:46   좋아요 0 | URL
훗 s(-_-)v
 

저에 대한 답글이 아니라 본인의 의견을 글로 올려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이렇게 이름을 콕 찝어서 글을 올려주시니 매우 큰 부담감을 안고 답글을 쓰게 됩니다. 사실 온라인 논쟁이라는게 서로간의 메울 수 없는 간극(가치관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니까요)만을 확인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기에, 특정인에 대한 반박보다는 이슈가 되는 주제 단위로 접근을 원했습니다만, 이렇게 또 답글을 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네요.

일단 볼빨간 님께서 올려주신 글이 방대한만큼, 제 나름대로 그 흐름을 추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논점이 좀 명쾌해질 것 같습니다.


1) 알바, 인턴 등의 문제. 

이건 그냥 제가 비정규직의 개념을 묻기 위해 넣은 말인데 상세히 답변을 해주셨네요. 네, 저도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알바와 인턴 모두 넓은 의미에서 비정규직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인턴이 비정규직으로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 역시 정확하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이들의 처우 및 노동환경 등도 개선되어야 할 의제가 되겠지요.


2) 도급과 파견의 문제. 

이 부분은 두 갈래로 나누어 답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업무 지시와 관련해선, 저는 님께서 평상 업무 진행 과정과 “문제가 생겼을 때의” 판단 기준을 혼동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짜증난다는 표현을 썼다고 개인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듯 한데, 직장은 기본적으로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원청 쪽에서 하청 업체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그러한 지시 관계가 추후에 실사용자를 가림에 있어 판단의 근거로 작용한다는 것이지요. 

님께서는 이 선후관계를 계속 뒤집어서 업무 지시를 했으니 위장도급이라는 결론으로 건너뛰고 싶어하십니다. 위장도급인지 여부는 여타 관계를 종합해서(그 중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업무 지시이긴 합니다) 판단이 내려지는 것이지, 업무 지시 자체가 위장도급의 증거는 아니라는 말을 하고 있는겁니다. 현대차를 예로 드셨는데, 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일한 업무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급여 등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았기 때문에 실사용주를 가릴 필요가 생겼던거고, 업무 지시 관계 등을 근거로 실사용주 판결을 내린거지요. 그 외에는 님께서 원하시는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온 판결이 무궁무진합니다. 님께서 밝히셔야 하는건 업무 지시를 했다가 아니라, 김종호씨가 위장도급(?)으로 어떤 불이익을 받았는지 입니다.

둘째, 저는 여기서 도급과 파견의 문제가 왜 이렇게 지속적으로 제기되는가를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종호씨의 해고가 인트잡과 알라딘의 관계가 도급이냐 파견이냐와 하등의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보통 저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파견법의 제약을 피하기 위해 도급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해고 자체가 부당한 것으로 인정되어 실사용자에게 원직복직 명령이 내려지겠지요. 하지만 김종호씨의 해고 과정에서 아직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물론 모든 노동자에게 해고는 부당합니다. 그런 뜻의 부당함을 말하고 있는게 아니란건 아시죠?) 위장도급 여부가 해고 자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는 더더욱 없습니다.

근데 왜 계속 이게 논쟁이 될까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김종호 씨가 복직 시 인트잡이 아니라 알라딘으로 복직되길 원해서입니다. 이해는 갑니다. 다시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돌아가기보다 복직 투쟁을 통해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채용되길 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김종호씨의 해고가 “부당한” 해고였냐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겁니다. 알라딘을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껀수(니들도 불법 저질렀잖아, 자꾸 버티면 이 문제 터뜨린다)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현 시점에서는 이른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발생한 일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의 알라딘의 비정규직 사용 문제와 연결되어 다시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겠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곁가지로 미뤄뒀으면 합니다. 


3) 비정규직 사용 자체가 불매의 이유가 된다?

그럼 이제 김종호 씨의 해고가 부당하냐는 논제로 넘어옵니다. 여전히 님께서는 모든 해고는 부당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십니다. 예, 부당합니다. 생계수단을 하루 아침에 잃었는데 어찌 부당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해고를 쉽게 만든 비정규직이라는 노동관계 자체에 반대하자는건데 뭐가 문제냐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맞는 말입니다.

“이 말은 정규직이 많아질수록 비정규직이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뒤집어 석유수요가 많아진다는 것은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정규직이 설 자리를 잃는다는 말이겠네요. 그래서 불매운동 하자는 건데요.”

하지만, 이 얼마나 원론적인 주장인가요. 님이 간과하고 계신 것은 오늘의 비정규직이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입니다.

이 “현실”의 의미는 두가지 차원에서입니다. 첫째, 비정규직 문제는 자본과 노동의 관계인 동시에 자본과 자본의 관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길게 설명을 해주셨듯이, 자본은 이윤에 의해 추동됩니다. 문제는 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단일 자본이 아니라 수많은 자본들이 얽히고 섥힌 또 다른 경쟁관계라는 겁니다. 자본의 생리에서 적당한 수준의 이윤이란 것은 없습니다. 만약 한 회사가 매년 같은 수준의 이윤을 낸다면 자본은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비정규직 사용을 통한 이윤율 극대화가 사회적 평균이 된 시점에서, 비정규직 사용은 기업 입장에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됩니다. 12년 전에는 물론 비정규직 없이도 기업들 잘 굴러 갔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 자본이 경쟁하는 자본은 12년 전의 자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자본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둘째, 노동과 자본의 역학관계가 바뀌었습니다. IMF 이전에 비정규직이 없었던 것은 자본이 순진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87년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한 노동계급의 힘 때문에 불가능했던 거지요. (그 이전은 자본-노동 관계 라기보다 국가-노동 관계였으니 생략합시다) 87년 이후 여러 복잡한 일이 있었지만 IMF 가 한국의 노동계급에게 결정타를 먹인 것이 비정규직 도입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지요. (IMF 직전, 96년 말에도 노동법 날치기로 시도는 했는데, 그 때만 해도 총파업으로 막아냈죠) 다시 말해, 비정규직은 노동과 자본 간의 역학관계의 산물이지 도덕적 판단을 통해 하자 말자를 판단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아주 옛날 정규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열악한 노동 환경도 존재했었고, 전후 미국처럼 완전 고용과 경제 호황으로 노동자들의 사회적 지위 자체가 극히 높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 중 좋았던 시절을 기준으로 그게 맞다고 주장하는게 과연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중요한건 지금 당장, 오늘의 계급투쟁의 현실에 맞는 주장과 투쟁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어쩔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 말은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 철폐”는 개별 사업장의 현안이 아닌 최소한 국가 단위의 슬로건이 된다는 겁니다. 장기적인 싸움을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는 이슈기도 하구요. 님께서는 개별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이 현안이 되지 않는 이유가 정규직들의 이기심 때문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 이전에 개별 사업장에서 답이 나오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님께서는 그런 이슈를 끊임없이 알라딘이라는 한 회사에서의 투쟁으로 끌어오려 하시고 계신거구요. 아마 노동 현장에서도 그런 분들이 계시겠지만, 같은 편으로서도 영화에서 흔히 말하듯 “You’re not helping” 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4) 볼빨간 님께서 말씀하시는 알라딘의 문제

아마 이 부분은 볼빨간 님께서는 알라딘의 답변을 전혀 읽지 않으시거나, 아니면 전부 거짓말로 판단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성수기 임시채용을 비수기 정리해고로 뒤바꿔 버리는 것이나, 단기채용이라는 용어를 놓고 발생한 불명확함을 말바꾸기로 단정해 버리시니 말입니다. 제 판단에서는 김종호 씨의 주장과 알라딘의 답변이 서로 모순되지 않으면서도 그 경과를 추정하는게 가능한 것 같은데, 일단 그런 추정에 대해서는 아예 가능성을 닫아 놓고 계시는군요.

일단 김종호씨의 업무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하고, 알라딘에서 밝힌 성수기 기간과 겹치는 점 등을 통해 알라딘 쪽의 주장이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는 것만 명확히 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중간에 인트잡이 끼어 있으면서 불명확한 일처리 등으로 개별 노동자에게 피해가 전가된 정황은 분명 존재합니다만, 님 말씀처럼 이윤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를 휴지 쓰듯 한다는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돈 버는거 조사장 혼자 먹지 말고 노동자들을 위해 쓰라는 주장도 (그냥 감정적 발언인건 알지만) 너무 나이브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다시 말해, 구체적인 상황 판단보다는 한국 자본주의 일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알라딘에 투사하고 계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사태에 대한 저의 문제의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계셔서 이걸 가지고 굳이 저와 계속 논쟁을 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와 별개로, 표팀장님께서 다시 답글을 올리셨는데, 그에 대한 저의 판단은 다시 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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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2-12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추천은 제꺼에요. 쉽지 않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해주시네요.

turnleft 2009-12-12 09:05   좋아요 0 | URL
의외로(?) 열심히 읽고 계시네요? ^^;

하이드 2009-12-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길고, 딴소리 많은 글은 깝깝해서 못 읽어요. 턴레프트님 글은 길어도 딱 하실 이야기만 하시니깐 잘 읽힙니다. ^^

turnleft 2009-12-12 11:41   좋아요 0 | URL
사실 제가 아는게 딱 요만큼이기도 합니다;;

2009-12-12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2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09-12-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turnleft 2009-12-12 11:45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여전히 글을 올릴 때마다 빈약한 밑천이 드러날까봐 가슴이 두근거린답니다 ㅠ_ㅠ

2009-12-12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3 0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09-12-1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동의합니다~ 요즘 턴레프트님이 멋져보입니다 >_<
(아..물론 예전부터 ^^;;)

turnleft 2009-12-13 02:51   좋아요 0 | URL
아.. 근데 저는 참 맘이 안 좋아요. 괜히 주제 넘게 많은 말을 쏟아내는 것 같기도 하고.. ㅠ_ㅠ

치니 2009-12-1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은 부분 공감되네요. 역시 글은 쉽게 써야 읽혀요. ^-^

turnleft 2009-12-13 02:51   좋아요 0 | URL
제가 딱 이해하는 만큼만 써서 그렇숩니다 ^^;

Sati 2009-12-13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쟁이 생기면 분쟁당사자인 갑과 을의 입장이 있고, 이를 지켜보는 제3자의 입장이 있겠지요. 제3자의 한 명으로서 턴레프트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원론으로 따지자면, 해서는 안되는 일이 너무 많지요. 며칠전에 ****님이 올려주신 페이퍼에서 담배 말보로 사진이 있더군요. 전 그 사진 한 장에서도 이율배반이 느껴지던데요.

turnleft 2009-12-14 08:2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ati 님 ^^

아닌게 아니라, 제 3자로서 담보할 수 있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 같아 마음이 계속 불편합니다. 본의 아니게 직접적 논쟁에 휘말리다보니 대립 구도의 한 편에 선 것처럼 된 경황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저라는 한 개인과 알라딘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좀 더 깊이들여다보고 싶거든요...

Sati 2009-12-15 22:34   좋아요 0 | URL
그 원론 맞아요. 하지만 전 원론주의자는 아니구요^^. 외람된 말이지만 바람구두님이 불매운동에서 취하신 입장이 원론주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원론을 펴기에 알라딘은 가장 쉬운 상대가 아닌가 싶어서요. 그 점이 계속 걸렸어요...

2009-12-14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0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헤헤.. 다락방님이 제 다락방에 넣어주신 사식(?)입니다. 몸과 마음의 양식 모두 보내 주셨네요 ^^
읽던 책 얼른 마치고 [새벽 세시...]를 집어 들었습니다. 김도 한 봉지 뜯어 아삭거리면서;;

재밌게 잘 읽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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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12-1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축하드려요. 맨 위에 새벽세시를 보니 전 뜬금없이 두분이 연애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33333333 (왜그랬을까....)

마늘빵 2009-12-11 15:58   좋아요 0 | URL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요고 좋다

turnleft 2009-12-11 17:0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사식 한 번에 뭘 이리 호들갑을. 남몰래 다락방님을 흠모하던 알라딘 총각들 가슴에 못박는건 이 글 하나로 족합니다 ㅎㅎ

아프님, 요즘 연애 관련된 내용에만 활발히 반응하시는 듯 ㅋㅋ

웽스북스 2009-12-11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근데 왜 축하라고 썼지? 그게 아니라. 부러워요. 혹은 멋져요. 라는 말을 하려던 거였어요. ;;;; 댓글을 고치려다가 뭔가 축하드려요 라고 쓴것도 내 손이 그렇게 쓰고 싶었던 거니까 존중하려고요 ㅋㅋㅋㅋ

Arch 2009-12-11 15:21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존중 웃기고 귀여워요. ㅋㅋ 아, 저도 막~부러워요~ 다락방 사식 받아본 사람은 그 맛을 알죠.

turnleft 2009-12-11 17:06   좋아요 0 | URL
사실 이 글 올리면서 아치님 질투가 제일 쎌거라고 예상했었습니다 ㅎㅎ

마노아 2009-12-1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태평양을 건너간 김과 책인가요? 근사해요! 다락방이 다락방에라니요~

turnleft 2009-12-11 17:07   좋아요 0 | URL
그쵸? 시공간을 뛰어넘는 다락방 링크랍니다 ^^

... 2009-12-11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이 외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질량비례 만족도 최고라는 걸 센스쟁이 다락방님이 눈치 챘셨군요.

turnleft 2009-12-11 17:0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센스야 다들 인정하신다는!!!

hnine 2009-12-1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실례되는 말씀인지는 모르겠지만 우편요금 제일 많이 나가는 품목중 하나가 책이잖아요. 한권도 아니고 세권인가요?
아무 상관 없는 제가 막 흐뭇해지려고 합니다 ^^

turnleft 2009-12-11 17:09   좋아요 0 | URL
배로 보내셔서 그나마 제가 조금 덜 죄송했답니다 ^^;

근데, 이 분들. 책 주고받는거 첨 보셨나.. s(-_-)z

hnine 2009-12-11 17:30   좋아요 0 | URL
아, 배로 보내셨구나...

예, 첨봐요 첨. 다락방님과 턴님 책 주고받는거 첨 보는거 맞잖아요. 다음부턴 첨 아니니까 수선 안떨께요~ ㅋㅋ

다락방 2009-12-11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지 마시지 그러셨어요. 부끄러워서 댓글을 못달겠잖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turnleft 2009-12-11 17:10   좋아요 0 | URL
음.. 그래도 자랑하고 싶어서 그랬는데..
대신 대문에는 노출 안되게 수정했어요 ^^;;
 

노래 듣다가 문득 땡겨서... 나름 노래방 애창곡인데, M/V 는 좀 구리구나 -_-

 

다행이다 - 이적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 보며 숨을 쉴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 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 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 먹을 밥을 지을 수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저린 손을 잡아줄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 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 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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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9-12-1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적의 노래는 가사가 좋죠..^^

turnleft 2009-12-11 14:4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비연님~ ^^
이적이 쓴 책도 보셨죠? 확실히 글솜씨가 좋은 사람이에요..

마노아 2009-12-1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 애창곡입니까? 목소리만 좋은 게 아니라 노래도 잘 하는군요!
이 노래 참 좋아요. 그 해에 가장 좋았던 곡이었어요.^^

turnleft 2009-12-11 14:46   좋아요 0 | URL
애창곡이랬지 잘한다고는..;;;
이 노래가 나온게 작년이었던가요, 재작년이었던가요? 한동안 꽤 흥얼거렸는데 언젠지 기억도 잘 안 나는군요 -_-
 

제가 이래서 이슈에 대해 글을 쓰기 싫어합니다. 제 두뇌회전의 몇십 %가 계속 이 문제에 사용되고 있네요. 아주 피곤합니다 ㅠ_ㅠ 게다가 키조작 잘못으로 쓰던 글의 절반이 날아가는 사고(?)까지 겪다보니, 짜증 지수까지 하늘을 찌르네요;;

그래도 일단 돌맹이 하나 던진 죄가 있으니, 글들을 다시 꼼꼼히 읽고, 다른 입장에서도 살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저는 김종호씨의 해고와 관련하여 알라딘의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만, 이미 불매운동이라는 사태(?)는 원래의 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보다 한편으로는 포괄적이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다른 각도에서 구체적인 지점을 지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에 따라 몇 가지 판단의 변화가 생겨서 다시 글을 남깁니다.

1. 김종호 씨의 해고와 불매운동의 관계

여전히 저는 이 둘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볼빨간 님께서는 알라딘에서 일하던 누군가가 해고를 당했다는 것만으로 더 이상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고 말씀하고 계십니다만, 그렇게 단순화 하기엔 문제가 훨씬 복잡한 것 같네요. 볼빨간 님께서 전제하시는 바는 비정규직은 "악"이므로 그 "악"으로부터 파생된 모든 문제는 투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겠는데, 문제는 그 "악"이 너무 거대한 것이어서 우리 삶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서는 그것을 직접적으로는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예컨데, 우리는 화석연료의 사용이 지구를 갉아먹는 "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화석연료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점진적으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다른 대체연료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 뿐이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불매운동을 하자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만약 그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유난히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던가, 여타 편법으로 몰래 탄소를 배출하고 있었다면 응당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지만요. 

김종호씨의 해고와 관련하여 개별 사안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는 것도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지적입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알라딘이 김종호씨의 해고와 관련 특별히 부당한 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2년이 지나기 전에 서둘러 해고한 것도 아니고, 아니면 다른 사적인 감정을 배출하기 위해 특정인을 해고했다는 정황도 없습니다. 왜 하필이면 김종호씨였냐 라는 질문에는 단기 채용(이 부분은 뒤에 다시 의문을 제기하겠습니다)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밖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해고는 가슴 아픈 일입니다만, 우리가 비정규직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이상, 해고 역시 현실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요. 그것은 한국사회, 더 나아가 자본주의 일반의 문제이지, 우리가 특정 기업(알라딘)을 불매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2. 비정규직과 알라딘의 관계

하지만 이번 사태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알라딘 역시 비정규직이라는 한국 사회의 현안에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물론 알라딘의 입장은 비정규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립서비스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러한 노력이 있었는지/앞으로 있을 것인지는 잘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알라딘이 비정규직을 자신들의 유통 과정에 활용하는 이상, 알라딘의 어떠한 상황 변화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을 지극히 불안정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만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사실, 그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인 책임도 있습니다. 곰곰히 글을 읽다 보니, 알라딘이 이번 사태에 대한 변명으로 사용하는 단기 채용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알라딘은 인트잡을 통해 인력을 채용하는데, 단기 채용이 사실이라고 한다더라도 거기엔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합니다. 1)개별 인력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쓰겠다고 계약, 2)개별 인력이 아니라 전체 인력 몇 명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쓰겠다는 계약. 제가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은 1번의 경우입니다. 그런데, 2번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예컨데, 알라딘은 인트잡과 평소에는 50명 규모의 인력만을 쓰는데, 성수기에는 한달 간 60명 규모의 인력을 쓰겠다 라고 계약을 하는거지요. 단기 채용이라고 해서 그냥 모호하게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보통 하도급 계약 방식을 봤을 때, 후자의 방식으로 계약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큰 것 같네요. 

이 경우, 형식적으로야 알라딘에서는 성수기 동안만 10명을 추가 채용했을 뿐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글쎄요 상황이 별로 그렇게 흘러가진 않을 것 같군요. 인트잡 쪽에서는 장기/단기 구분 없이 무작정 사람을 뽑고 그 때 그 때 불필요한 인력은 해고를 하거나, (상황이 좋을 때는) 다른 계약 쪽으로 돌리는 편이 훨씬 간편할 겁니다. (김종호 씨 주장에서 드러나는 정황 증거는 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비수기 감원을 이유로 단기 계약한 사람이 아니라,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쳐 낼 수 있을테니까요. 만약 이런 계약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 매년 성수기가 지날 때마다 알라딘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은 고용 상황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아무리 비정규직과 해고가 한 몸이라고 해도, 해고가 이루어질 상황을 알라딘이 상시적으로 만들어 낸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앞서 화석연료의 예를 든 것처럼 우리는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계속 비정규직을 쓰라는 뜻은 결코 아니겠지요. 비정규직을 쓰더라도 그들의 삶이 알라딘의 사소한 변덕에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그리고 장기적으로 비정규직 자체를 지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특히 알라딘처럼, 혹은 알라딘 사장처럼 진보적 가치를 기업 활동의 한 축으로 활용해 왔던 경우라면 그러한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더더욱 과도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3. 알라딘 서재마을과 알라딘의 관계 

이 지점에서 비정규직 일반의 문제로 확장되었던 이슈는 보다 구체적인 논점, 알라딘을 이용하는 사람(이후 알라디너로 통칭합니다)이 알라딘에게 그런 요구를 할 권리가 있는가라는 논점으로 넘어옵니다. 물론 굳이 알라디너가 아니더라도, 참여의식을 지닌 시민 누구라도 특정 기업의 문제점을 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묻는 것은 알라딘이라는 기업에 "평균 이하"의 문제점이 아닌 "평균 이상"의 가치를 요구할 수 있냐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불매운동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겠지요. 

예상하시겠지만, 제 대답은 당연히 YES 입니다. 왜냐면 알라디너의 서재활동은 알라딘의 기업활동과 공생관계였기 때문입니다. 알라딘은 알라디너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이념을 서로 엮어내고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그로부터 쉽게 가치를 따질 수 없을만큼의 큰 홍보 효과를 얻어내 왔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공간이 알라디너들이 풀어내는 가치를 담보할 수 없다면 이 공생관계는 틀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진보적 지식인이 조중동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그러니, 그 공생관계가 틀어지기 전에 그 둘 사이에 조정 작업이 벌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알라딘의 대응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 세력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알라디너 사이에서 불매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의 사안이면 보다 직접적인 대응을 보여주었어야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침묵과 비공식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생각을 피할 수가 없군요. 불매에 동의하고 말고를 떠나서, 이것은 제가 생각하는 알라딘과 알라디너의 관계 근간을 허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껏해야 적립금으로나 유지되는 공생관계라면 책 리뷰 말고는 올릴 필요가 없겠지요. 


하여, 저는 (제 개인적으로) 사태의 초점을 불매 여부에서 알라디너로서의 연대로 옮기려 합니다. 저는 여전히 불매의 원래 목적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알라딘이 알라디너들의 질문에 성의 있는 답변을 보일 때까지 구매와 함께 리뷰 활동도 중단하겠습니다. 구매는 원래 하는게 없었으니 새삼스러울게 없고, 적어도 책을 사라는 권유라고 할 수 있는 리뷰는 중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잡문으로 알라디너와의 소통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별로 어렵지도 않은 일인데, 알라딘은 왜 이리 질질 끄는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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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8 0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nleft 2009-12-08 05:06   좋아요 0 | URL
음, 사실 그 부분은 불매운동을 진행하시는 분들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은 드는데요... 제 생각은 일단 대화의 채널이 마련되고 이야기 자체가 시작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알라딘 입장에서도 여러 상황이 얽혀 글 하나로 마무리하기 쉽지 않을 것 같긴 하구요. 주말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알라딘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주최를 하는 만남의 자리 혹은 토론회 같은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하이드 2009-12-08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기서 묻는 것은 알라딘이라는 기업에 "평균 이하"의 문제점이 아닌 "평균 이상"의 가치를 요구할 수 있냐는 질문입니다"

저는 사실 이 부분이 불편합니다. 턴레프트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불매운동의 목적에도 동의하지 않구요. 알라딘의 답변이 충분히 시시콜콜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 그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하는건 저뿐인듯 하네요; 알라딘이 그동안 '진보'라는 가치를 팔아왔기 때문에. 라고 이야기하는데, 글쎄요. 알라딘이 '진보적'인 기업이어서, 알라딘에서 책을 샀다.는 건가요??

목적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연대' 한다.라는 부분도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도 '알라디너'라고 하면( 저는 특히 요즘 이 카테고리에 들어가고 싶지 않지만)
'알라디너로서의 연대'라는 말은 제가 개인주의적이어서 그런지 거부감이 듭니다.

알라딘 서재는 카페도, 클럽도 아니고, 블로그(서재)들이 모여 있는 공간인걸요.
같은 노동자로서의 연대.라고 한다면,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게 알라딘에 '별로 어렵지도 않은 일'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알라딘에서 보여준 걸로 보아,결과가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지만, 몇몇분들께는 만족스럽지 않을지라도, 그래서 그 분들이 알라딘을 떠나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되더라도, 저는 알라딘에서 충분히 노력하고 있을꺼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항상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요. 알라딘을 이용하는 많은 분들이 충분히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 규모는 여전히 미미하고, 목적에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상, 비정규직 문제에 관련하여, 알라딘만 족칠 대의가 없는 이상, 이게 더 커질꺼라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뭐, 저는 앞으로도 계속 알라딘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사는 권유라고 할 수 있는 '책팔이'를 계속 할꺼구요. ^^ 아주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거지만, 제가 블로그(서재)를 꾸리고 있는 이 공간이 정말 특이하긴 하네요.

좋은 글 올려주셔서(어쨌든 제가 납득할 수 있는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turnleft 2009-12-08 06:55   좋아요 0 | URL
"목적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연대한다"는 사실 좀 많이 말을 줄인게 되는 것 같네요. 제 의견은 동의하지 않는 그 목적을 위해 연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알라딘과 알라디너의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서의 연대입니다. 제가 주저리주저리 글을 쓴 이유도, 알라딘에게 비정규직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 알라디너로서 충분히 타당한 일이라는걸 설명하기 위해서구요.

물론 알라디너들도 제각각입니다. 저마다 가치가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릅니다. 바람구두님께서 지극히 개인적인 싸움이라 칭하시는 바도 그 차이를 알고 계시고, 인정하고 계시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신념을 풀어놓는 공간이 그 신념과 배치된다면 알라디너로서의 실존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만약 하이드님도 이 공간의 디자인 등이 하이드님의 미적 기준과 어긋난다면 갈등하지 않을까요? 차이가 있다면 그것을 개인적 차원에서 해소하려 하느냐, 아니면 공론화를 통해 해소하려 하느냐의 차이겠지요.

넵, 정말 특이한 공간입니다. 제가 귀찮음을 무릅쓰고 이 긴 글들을 적고 있는걸 봐서도, 정말 특이한 공간입니다 ㅠ_ㅠ

하이드 2009-12-08 09:57   좋아요 0 | URL
네, 무슨말인지 알겠습니다.

마노아 2009-12-0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나중에 좀 더 나이 들어서 턴님이 에세이집을 내시면 너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그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설득력있게, 공감을 끌어내며 쓰는 글쓰기는 분명 감동을 줄 거예요. 난 에세이를 안 좋아하지만 그런 책은 꼭 읽고 싶어요. 막 혼자 북치고 장구치네요. 그저, 추천을 한 번 밖에 못 누른다는 게 잠시 부당하단 생각을 했어요.^^

turnleft 2009-12-08 10:15   좋아요 0 | URL
제 스스로 자신의 글을 평하기를, 지루합니다 -_-;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리해서 담아내는건 어느 정도 한다고 생각하는데, 참신함도 없고 표현이 유려하지도 못해요. 딱 이런 용도 글인 것 같습니다;;

마노아 2009-12-08 10:23   좋아요 0 | URL
잔잔해서 지루하다고 느끼는 걸까요? 유려한 계곡이 없어도 안정감도 중요해요.
그리고 턴님은 사진이 있잖아요! 장단이 맞을 거예요.^^

turnleft 2009-12-08 11:56   좋아요 0 | URL
흐흐.. 넵, 위로가 됩니다 ^^;

드팀전 2009-12-08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턴레프트님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 좋은 글이었습니다. 앞선 글도 그랬지만...

turnleft 2009-12-08 10: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Joule 2009-12-0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뻐기며) 제가 츨찾하는 분답다고나 할까.

turnleft 2009-12-08 11:57   좋아요 0 | URL
(뻐기며) 훗, 저만 님을 즐찾하고 있는게 아니었군요.

바람돌이 2009-12-08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슈에 대해서 글쓰는거 싫은 심정 공감합니다. ^^ 아 저도 요즘 거의 생각의 반이 여기로 가있는 바람에 항상 머리가 복잡하달까요? 전 원래 아주 단순한 인간인데...ㅠ.ㅠ

turnleft 2009-12-08 11:59   좋아요 0 | URL
제가 지향하는 사회가 단순히 살아도 다 같이 행복한 사회입니다. ㅠ_ㅠ

2009-12-08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9 0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9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0 0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0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1 0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1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1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1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1 15: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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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1 17: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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