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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튜니아, 공부를 시작하다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6
로저 뒤봐젱 지음, 서애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995년에 출간된 이래 꾸준히 베스트셀러인 책이다.
앞표지를 보면 암거위 피튜니아가 교만함을 잔뜩 가지고 목을 치켜세우고 눈을 내리깔며
있는 모습이 참 우스꽝스럽다.
표지 색깔도 아주 눈에 잘 띄는 주황색을 고른 게 인상적이다.
보통 책 색깔로는 흔하지 않은 색이다. 아마 교만함에 대한 경고로 주황색을 고른 게 아닐까?
글밥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맹추라 놀림을 당하는 암거위 피튜니아가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책을 발견하고 주인 아저씨가 했던 말 < 책을 지니고 있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지혜롭다 >는
말을 기억해 내고 책을 지니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아주 재미있게 쓴 이야기이다.
책을 지닌 것만으로 교만해져서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척 하는 피튜니아 때문에
다른 동물들이 피해를 보는 과정에서는 웃음이 나오면서도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교만해진 몇 명의 사람들 덕분에 (전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
국민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진 지금의 상황 말이다.
다시 내가 존경하는 권정생님과 법정 스님의 언행을 떠올리자면
그 분들을 앎을 실천하신 분들이다.
앎이 앎으로 그치면 그건 앎이 아니다.
올바른 지성인이란 실천이 전제되는 것이다.
월드컵으로 열광하고 있는 지금 이 때
거리 응원에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
집에서 새벽까지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난 묻고 싶다.
당신들, 6월 2일에 선거하기는 했나요?
개표방송을 지켜보기는 했나요?
앎이란 그런 거다.
실천하는 거다.
피튜니아의 교만함이 여러 명의 친구를 위험에 빠뜨린 것처럼
교만은 자기 뿐만 아니라 타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심지어 마지막 폭죽이 터진 것처럼 잘못하면 목숨을 빼앗아 갈 수도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