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학교를 부탁해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4
아구스틴 페르난데스 파스 지음, 유혜경 옮김, 강은옥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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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내 손에 온 지는 꽤 되었는데 다른 책에 밀려서 이제야 읽게 되었다.  페이지도 그닥 많지 않은 편인데 뒷전에 밀린 이유는 바로 작가가 낯설어서이다.   

솔직히 중간 부분까지는 그저 그랬다. 스토리에 집중도 잘 못하겠고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 가고 있는지 갈피를 못잡았다.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뒷심을 발휘했다.   집중도 잘 되고 이야기도 재밌어지고 주제도 명확하게 잘 드러나고... 

그래서 이 책은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읽어 보길 권한다. 그러면 나름대로 얻을 점이 많다. 

작가 아구스틴 페르난데스 파스는 교사이다. 책 서문에 < 이 세상과 삶을 바꿀 수 있는 상상력의 힘을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라는 메시지를 적고 있다. 아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상상력이라고 결론 내린 듯 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주제도 마찬가지 상상력이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지 짓밟는 교장선생님이 있다.  그 교장 선생님은 심지어 교사들까지도 짓밟는다. 교사도 2부류가 있다. 상상력을 존중하는 부류와 그렇지 못한 부류.   

며칠 간 비가 계속해서 오는 통에 마르타가 살고 있는 마을은 빗물이 콸콸 넘친다. 이걸 보면서 상상력이 풍부한 마르타는 작은 인어가 되어 강물을 뛰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마르타는 평소에도 상상하기를 즐기는 아이이다.  마르타의 선생님 안나 또한 평소에 이야기를 잘 들려주고 이렇게 비가 줄곧 쏟아지는 날에는 답답한 공부보다는 다른 것이 더 아이들에게 필요하단 걸 아는 선생님이다. 하지만 다른 반에 비해 수업 진도가 뒤쳐졌다고 교장 선생님은 안나 선생님과 반 아이들을 혼내고 그러는 동안에 학교가 미끄러져 내려간다.  그런 와중에서도 수업은 나가야 한다는 교장 선생님과 그것에 맞서는 안나 선생님과 아이들. 어느덧 학교는 강까지 미끄러져 내려 오고 머지 많아 바다에 도착하게 된다.  학교를 구조하러 헬리콥터가 오고 식량은 점점 바닥이 나지만 요리사는 낚시를 하여 생선구이를 해 먹자고 제안을 한다. 위기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마냥 즐겁게 낚시를 하여 소금을 뿌려 생선 구이를 해 먹고 이 때를 놓칠세라 얼른 해적 선장으로 변신하여 아이들 앞에 등장하는 선생님도 있다.  바다 한가운데로 갈수록 학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라앉고 말텐데.... 식량도 점점 줄어들고, 가족도 보고 싶고,

학교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보다 왜 학교가 미끄러져 내려간 것일까? 

작가는 로알드 달을 무지 좋아하나 보다. 곳곳에 로알드 달이 쓴 책의 제목과 주인공 이름이 나온다. 얼마나 반가운지. 그러고 보니 로알드 달의 < 제임스와 수퍼 복숭아>와 비슷한 점이 있다. 제임스가 수퍼 복숭아 속에서 여행을 하는 것 처럼 이 책도 아이들이 학교를 배처럼 타고 여행을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도 교단에 선다는 작가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지금 21세기가 필요로 하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힘이 바로 상상력이라고 학신하고 있으며  나 또한 작가의 생각에 동의한다.  비가 며칠 동안 계속해서 내리는 데도 아무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아이를 만들지는 말아야 겠다.  그런데 상상력은 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기본이 있어야 나온다. 그 기본은 다양한 책 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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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켜는 아이 국민서관 그림동화 55
레이 브래드베리 글, 리오 딜론.다이앤 딜론 그림 / 국민서관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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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런 부부는 바로 <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의 그림을 그린 바로 장본인이다. 독특하게 그림을 그리는 부부인 것 같다.  이 그림책은 정말 그림을 이렇게 4방향으로 그릴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입체파 화가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한 가지 장면을 상하좌우로 살펴본 모습을 같은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의 마음이 더 절박하게 나타나는 듯 하다.  특히 아이가 인형을 꼭 안고 겁에 질려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장면은 압권이다.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밤의 요정이 나타나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밤을 켜는 것이라고 알러 준다. 밤을 켜야만 개구리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별도 볼 수 있고 달도 볼 수 있는 거라고 알려 준다.  정말 멋지지 않는가! < 넌 왜 그렇게 겁이 많아? 당연히 불을 끄고 자야지.> 이렇게 말하는 것하고 <얘야, 불을 끄는 게 아니라 밤을 켜는 거란다. > 이렇게 말하는 것하고 천지차이이다.  항상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 둘째 아이도 꼭 불을 켜야만 잠이 들곤 하였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습관이 고쳐졌다.  불을 끄는 게 아니라 밤을 켜는 거라고 생각하고 깜깜해진 상태에서도 잠을 잘 잔다.  

깜깜해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것들도 놓치지 않고 경험하면서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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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의 비밀 독깨비 (책콩 어린이) 9
루이제 린저 지음, 유혜자 옮김, 한여진 그림 / 책과콩나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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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읽어 보는 루이제 린저의 책이던가!  그것도 루이제 린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장편 동화라고 하니 책을 받자마자 책장을 펼쳤다. 처음엔 <분수>가 수학에 나오는 분수인 줄 알았다. 헉! 그런데 지금같은 열대야에 시원하게 해주는 바로 그 분수이다. 

이야기는 추리 형식을 띄고 있다.  수지, 닉, 페터, 메이 형사. 한스씨가 이 분수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가진 사람들이다. 수지와 닉은 쌍둥이 남매이다.  페터는 신비한 아이이다. 메이 형사와 한스씨는 분수의 비밀을 알고 있지만 끝까지 알려 주지 않는다. 수지와 화자가 바로 이 분수의 비밀을 알고자 하며 수지는 나름대로 자신의 추리를 가지고 이 사건( 자신의 동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페터라는 신비한 아이가 동생의 옷을 입고 있는 사건)을 풀고자 한다. 읽는 내내 나 또한 수지가 되어 함께 추리를 해보며 즐겁게 읽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사건에는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어서 마지막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미리 말하면 재미없어지므로 넘어간다. 

닉이 말하는 부분에서 참 심금을 울리는 대사가 있다. 왜 닉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는지. 혹시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번 닉의 대사를 읽어 보길 권한다.

<사는 건 힘들어. 야단도 맞아야 하고 하고 싶은 것도 참아야 하고 감시도 받아야 하고 명령도 받아야 하고 학교에도 다녀야 하고, 재미없는 것도 배워야 하고 남들보다 못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살아야 하고 아무도 나를 안 좋아하고 쓸모도 없고 늘 두려움에 떨어야 해> 

곱사등이 한스 아저씨가 한 말도 감동적이다. 

<닉, 넌 인간으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인간이길 포기하고 싶어 했으니 이제 돌이 될 거야. 돌이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  넌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이제부터 그런 경험을 해보는 거야.> 

만약 돌이 된다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면 행복할 것인가? 돌이 되면 행복하다는 것 조차도 느끼지 못하므로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겠지.  

한 가지 맞춰지지 않은 조각이 있다면 메이 형사는 어떻게 분수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까 하는 부분이 책에서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짐작하건데 한스 아저씨를 경찰서에 데려갔을 때 그 비밀을 알게된 거 같은데  말이다. 

첫 장 부터 마지막 장까지 수지와 함께 추리를 하면서 퍼즐을 맞춰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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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탄생과 포에니전쟁 세계 석학들이 뽑은 만화 세계대역사 50사건 1
김창회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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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하면 가장 떠오르는 게 사치, 검투사, 네로 황제 등등의 약간의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근래 들어 로마인에 대한 재조명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거기에 발맞춰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만화로 된 역사 이야기가 나와서 반갑다.  

읽으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로마에 대한 생각이 잘못된 부분이 상당 부분 있음을 알게 되었고 로마의 탄생과 로마의 발전 거기에 따른 주변국들과의 전쟁에 대해 개략적으로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  

역사라는 큰 흐름 속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도 카르타고의 영웅 한니발과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전쟁에 있어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기도 한다.  포에니 2차 전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올린 한니발이었지만 결국은 쓸쓸하게 독배를 마시고 죽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또한 한니발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었던 로마의 스키피오도 말년이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음을 보면서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게 된다. 

책에서는는 로마가 대제국으로서 1000년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을 그들의 합리성과 유연성으로 들고 있으며 그 예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아닌 동맹국으로 다른 주변국들을 포용한 것을 들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마지막 공화정 말기에 가니 동맹국이 아니라 속주 즉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전략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삐걱거리는 로마를 보여 준다.  더불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그리스스 문화를 예로 들어 로마는 군사력으로 다른 나라를 지배하였지만 그리스는 문화로 로마를 지배하였음을 일깨워 준다.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것이 새삼 기억난다. 로마인들이 그리스 문화하면 사족을 못 쓰고 무조건 좋아했었다고 세계사 샘이 설명해 주신던 것들! 

로마라는 거대한 제국도 처음에는 아주 작은 나라였다는 것   

그런데 그런 그들이 자신의 입지를 넓혀 가는 방법 

그리고 세계 제국이 되어 가는 과정  

멸망하게 되는 과정들을 보면서  

이런 과정들이 비단 과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역사 속에서도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면 좋겠다.  

 

시빌레라는 무녀가 아이네이아스에게 했던 말 

<그대, 역경에 굴하지 말고 용감하게 전진하라>를 마음에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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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갈래 길 상상력을 키우는 만화그림책 7
루이 트롱댕 글, 세르히오 가르시아 그림, 김미선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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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루이 트롱댕이라는 이름이 낯설지가 않다. 

이 사람의 만화를 만나게 된 건 큰 행운이다. 

세상에 이런 만화도 있구나 감탄하면서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정말 고마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세 갈래 길 말 그대로 세 갈래 길이 나오고 

한 길마다  한 사람의 주인공이 등장하며 

세 명은 만나기도 했다가 헤어지기도 했다가 또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세 사람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떻게 이런 것들을 상상해 냈는지 정말 기가 막히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무한 상상력을 제공해 줄 만한다. 

한 명은 돈 밖에 모르는 부자, 

한 명은 가난해서 구름에서 내려주는 빵을 기다리는 아가씨 

한 명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자신을 만든 사람을 찾아 나선 로봇 

이렇게 연결 고리가 전혀 없어 보이는 세 주인공을 

루이 트롱댕만의 상상력으로 연결점을 찾아 준다.  

부자는 어쩜 그리 돈 밖에 모르는지 부자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흥분하게 된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보니 부자가 주인공이 아니라 

부자의 마음씨 착한 하인이 주이공인 셈이라니.. 

멋진 결말까지 

정말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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