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작은도서관 31
문선이 글.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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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내일이 시험이다. 내 시험이 아니라 울 딸 초등3학년 중간고사날이다.  그래서 기필코 내일 전에 이 서평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또 한 번 읽었다. 

<양파의 왕따 일기>를 보면서 현실을 너무 잘 표현해 주고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었는데 이번 작품도 초등 3학년 준석이의 일상이 잘 드러나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작가 주변에 초등학생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현 초등학생의 일상을 이렇게 세세히 알 리가 없으니깐 말이다. 그것도 어린이의 입장에서 말이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나로서도 깜짝 놀랄 정도로 현 초등학생들의 생활 모습이나 사고 방식이 정말 잘 표현되고 있어서 오히려 피드백을 받을 정도이다. 

8개의 소제목 중에 가장 매력적인 것은 바로 첫째 번이다. 진짜진짜 재미있다. 우리 나라 동화도 이렇게 재미 있을 수 있구나! 연신 감탄을 하였다. 마치 < 꼬마 니꼴라>와 < 종이 괴물>을 읽을 때와 같은 유쾌함이  가득찼다.  너무 재미있어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읽어 줬는데 거실에서 컴류터를 하고 있던 남편까지도 웃을 정도로 정말 상큼하다. < 양파의 왕따 일기>가 칙칙한 회색이라면 이 책은 노랑색에 비유할 수 있겠다. 

준석이의 1인칭 시점으로 씌여진 이야기는 정말 공부 못한다고 구박과 잔소를 받는 현 초등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해 준다. 오죽하면 시험괴물이라고 이름 붙였을까? 준석이 말대로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시기에 학원에 다닐랴 시험 공부할랴 공부 못한다고 나머지 공부하랴 마음이 자랄 여유가 없는 불쌍한 우리 초딩들. 진짜 가엾다.

준석이가 공부는 못하지만 그림은 잘 그리는데 오직 어른들 눈에는 시험 성적이 우수한 서현이 같은 아이들만 모범생으로 보인다.  작가의 말처럼 나 또한 초등학생 때는 공부한 기억은 전혀 안 나고 친구들과 재미 있게 이것 저것 하며 놀았던 기억만 난다. 그런데 현재 우리 아이들이 이 다음에 커서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린다면 어떤 기억이 날까? 공부했던 기억만 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공부 못하는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지만 잘하는 친구는 잘하는 친구대로 스트레스가 더 많다는 것을 서현이가 보여 준다. 그만큼 부모가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 나다.  나 또한 가르치면서 그런 친구들을 간혹 보는데 정말 안 됐다. 오죽하면 서현이가 시험날 시험지를 고쳤겠는가! 공부 못하면 이라크에 보낸다는 서현 엄마의 협박성 멘트는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부모가 그렇게 최고가 되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닐런지....  

우연히 갖게 된 시계로 인해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보게 된 준석이가 꼴통 클럽 4총사들과 더불어 시험지를 미리 보고 공부하는 모습은 얼마나 공부를 잘하고 싶고 어른들에게 인정 받고 싶었으면 그런 행동을 할까 싶었다. 아무리 미리 시험지를 봤더라도 답을 달달 외워야 하고 왠만큼 풀 줄 알아야 하므로 서로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는 모습은 귀엽기 까지 하다. 미래를 안다는 것의 짜릿함은 잠깐이고 시간 경찰관에게서 미래 감옥에 가게 될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나서 자기의 실력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어릴지라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려는 모습이 엿보여 듬직하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는 준석이 같은 친구들이 많다. 누구나 서현이 같은 아이일수는 없다. 내 배로 낳은 아이도 어쩜 그리 성격과 재능이 다른지 놀랄 때가 많다. 아이게게 가장 큰 상처는 다른 누구와 비교하는 거라고 한다. 준석이가 가진 재능도 있는데 자꾸 공부 잘하는 서현이와 공부로만 비교를 당하는데 준석이는 얼마나 괴롭겠는가? 그런데 어른들은 모든 아이들을 성적으로만 평가하려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나조차도 거기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자꾸 주문을 건다. <공부로만 비교하지 말자. 아이들은 다 각자 가진 재능과 달란트가 있다. 그걸 발견해 주고 용기를 주고 격려해 주자. 칭찬해 주자> 이렇게 말이다. 내 자녀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 공부 못한다고 상처 주지 말자. 공부는 못하더라도 다른 것을 잘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으니까 말이다.

 울 딸도 준석이처럼 3학년이다. 딸아이 왈 2학년 까지는 시험 부담 없이 정말 즐거운 학교 생활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시험이 있는  3학년 부터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고 한다. 시험은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이고 아이들에게는 괴물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리라. 준석이에게 시험이 없었다면 아마 준석이의 그림 실력이 더 빛나 보였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부활한 초등학교 일제고사가 다시금 우리 어린이들을 갉아 먹고 있다. 정말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합심하여 아이들에게 이런 고통을 맛보지 않게 막아 줬어야 하는데..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 하면서 80년 대에 성적에 비관하여 목숨을 끊는 상황을 보면서 겨우 겨우 초등학교 만이라도 시험 지옥에서 벗어나게 하자면서 힘들게 없앤거였는데 이렇게 다시금 부활을 해서 우리 자녀들을 괴롭히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부모로서,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할 따름이다. 초등학교 만이라도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어야 하는데... 

 본격적으로 시험을 보게 되는 3학년이 되면 시험에 대한 부담감으로 아무래도 독서의 여유가 줄어든다. 실제로 3학년 부터 독서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도 한다. 내가 가르치는 1학년 아이들은 정말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건만, 이 아이들이 3학년이 되어 책에서 멀어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그것도 바로 우리 어른들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니 더욱 더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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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거짓말쟁이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2
강숙인 지음, 김미정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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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예전에 즐겨 불렀던 노래 < 연극이 끝나고 난 뒤>라는 노래였다. 연극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은 그 기분을 알 것이다. 시원섭섭 . 그리고 그 기분에서 벗어나서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대열에 들어선 강숙인 작가의 초기 작품이라는 글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왔다. 요즘은 역사 동화를 많이 쓰시는데 이 책은 소재면에서 역사물이 아니라 성장 소설 분위기가 물씬 난다. 그래도 예나 지금이나 탁월한 심리 묘사는 변함이 없으시다.  이 부분이 내가 강 작가님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면서 나에게 떠오르는 3가지 기억들과 연관지어 책 소개를 하고자 한다 . 

첫째는 연극이다. 주인공 희주, 희주 아버지는 연극을 통해서 자기의 존재감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통해 또 절망을 맛보기도 한다. 희주가 그토록 하고 싶어하는 백설공주 역은 끝내 희주에게 돌아오지 않고 희주는 여봐란 듯이 못된 왕비역을 최선을 다해 열연하지만 막상 공연을 하는 내내 그 맘이 편치 않다. 너무 잘한 나머지 희주 아니 왕비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에는 희주가 너무 어리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갈등하는 희주를 보면서 아마 아버지는 젊을 적 자신을 보았을 것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 연극을 했던 그 자신의 모습, 하지만 그 결과는 연극의 실패. 아버지가 희주에게 자신이 왜 연극을 그만 두게 되었는지 이야기 해주는 부분은 세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 준다. 내 마음 속의 거울 . 항상 내가 최고라고 말해 주는 그 거울을 부술 수 있어야만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은 아직도 거울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거울을 없애라는 충고를 해 주었다.  나 또한 지금까지 살면서 몇 번의 연극을 해 봤지만 기억에 남는 건 내가 주인공 마리아 역을 했던 초등학교 2학년 크리스마스 연극 <요셉과 마리아>이다.다른 연극이 기억에 남지 않은 건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조연을 맡았던 이유가 크리라.  희주와 같이 연극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던 기억과 더불어 어디에 가서나 주목 받고 싶었던 그 욕심을 너무나 잘 알기에 희주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의 그 시원섭섭한 마음을 경험해 보았기에 읽는 내내 그 노래가 생각나곤 하였다. 

둘째는 아버지이다.  작가님도 좋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 책을 쓰셨다고 하시는데 나 또한 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있어서 이 책이 참 좋았다.  희주는 연극 연습을 하는 내내 아버지가 다른 친구들만 칭찬해 주는 것이 못내 서운하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를 아주 좋아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만큼 아버지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자신의 마음을 모른 척 하실 때, 내 안의 거울을 부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실 때 더더욱 속상하고 서운하다. 그런 아버지께서 연극이 끝난 후, 연극 연습을 하던 교실에서 혼자 울고 있는 희주에게  <거울이 거짓말을 한 거다>라는 이 말로 아버지의 사랑이 어떤 건지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옛날 우리 아버지들은 이러셨던 것 같다. 요즘 아빠들이야 마음껏 드러내놓고 이뻐해주고 사랑표현도 하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만 해도 드러내지 못하시고 이렇게 희주 아버지처럼 중요한 순간에 속내를 보여 주셨던 것 같다. 울 아버지께서도 참 칭찬에 인색하셨다. 그런 아버지가 마음껏 칭찬해 주셨던 말이 바로 내가 고등학교 진학 시험에서 전체 차석을 했을 때 해 주신 말 <정말 장하다. >였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잘한다 칭찬을 안하시던 아버지께서 악수를 청하시면서 장하다고 하실 때 정말 말로 표현 못할 기쁨이 차올랐다. 까끌까끌한 수염을 내 볼에 비비며 장난을 치시던 아버지,학부모 총회 때 매번 엄마 대신 오셨던 아버지, 오르막길을 나를 뒤에 태우고 자전거를 몰았던 아버지, 고 3때 따뜻한 저녁밥을 매번 배달해주시던 아버지...아버지에 대한 좋은 추억들이 많음에 감사하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희주도 아버지의 그 말 한 마디로 그동안 서운했던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을 것이다. 희주 아버지를 보면서 나 또한 좋은 아버지를 가졌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셋째는 딸이다. 나에게도 초3 딸 아이가 있다. 그리고 현재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희주와 아버지처럼 말이다.그래서 이 상황이 정말 이해가 잘 되었다. 그것도 아버지 입장에서 말이다. 희주와 아버지는 같은 학교에 다닐 뿐더러 같은 연극반이다. 아버지는 교사로서 희주는 학생으로서. 그러기에 아버지는 아마 희주를 칭찬해 주고 싶어도 혹시 말날까봐 마음과는 달리 칭찬을 해 주지 못했을 것이다. 연극반 모두가 희주가 선생님 딸이라는 걸 다 아는데 어떻게 칭찬을 하실 수 있을까? 어떻게 백설 공주 역을 맡길 수 있을까? 그랬다간 당장 선생님이 딸만 편애한다는 이야기가 온 학교와 동네에 펴질텐데... 그래서 칭찬에 인색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의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오히려 딸이기에 더 무덤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희주는 더 속상해 하는 게 우리 딸도 혹시 그런 기분이 든 적은 없을까 궁금해지고  물어 보고 싶어진다. 희주가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좀 덜 아파했을 텐데 말이다. 

나와 비슷한 경험과 상황들이 나와서 정말 빠져들듯이 읽었다. 아직도 마음 속에 거울이 남아 있는 나에게 그 거울을 부수라는 말은 도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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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 발 늘어져라 - 권정생 선생님이 남북 어린이에게 남기신 이야기 1
권정생 글, 김용철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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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작가의 여는 글은 읽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몽땅 다 외우고 싶지만 기억력이 딸려 잘 외어지지 않아 옮겨 적어 본다.  

이 세상은 기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슬프고 괴로운 일들이 더 많은 것이 이 세상일지도 모릅니다. 나 혼자 기쁘다고 생각했을 때 문득 내 친구들, 내 이웃들은 슬프고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 혼자 기뻤던 것이 오히려 미안할 때가 있답니다. 그러니까 나 혼자 기쁘고, 나 혼자 즐겁고, 나 혼자 행복한 것은 좋은 것이 못되지요. 다 함께 모두 같이 기쁘고 즐겁다면 가장 행복한 것이지요.  

 이 얼마나 날 부끄럽게 만드는 글인가? 

권정생 작가의 책을 읽는 어린이 모두가 이런 마음을 알았으면 한다. 나 혼자 기쁘고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함께 기쁘고 행복해지기 위해 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그런 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그리고 진정한 나눔의 기쁨을 알기 원한다.

이 책은 남북한 어린이들에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 쓰신 책이라고 한다. 직접 창작하신 것인지 전해 들은 이야기를 맛깔나게 고쳐 쓰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권정생님의 구수한 입담이 잘 느껴지고 저학년 어린이들이 손쉽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재미있는 이야기책이다. 권정생 할아버지가 어린이들을 앉혀 놓고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 주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에는 < 닷 발 늘어져라>와 <만석꾼 대감님> 이란 작품이 실려 있는데 

<닷 발 늘어져라>는 착한 동생과 욕심 많은 형이 있었는데 어느 날 동생이 도깨비를 만나 우여 곡절 끝에 도깨비 방망이를 구해 잘 살게 되자 욕심 많은 형이 그대로 동생을 따라하였으나 오히려 도깨비들에게 닷 발 늘어지는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도대체 도깨비들은 형의 신체부위 중 어느 부위에 주문을 걸었을까 상상하면서 읽으면 정말 재미있을 거다.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 늘어나는 바람에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던지...우리 딸도 진짜 웃기다며 난리가 났다.   지금도 생각만 하며 절로 웃음이 나온다. 푸하하하!!!

<만석꾼 대감님>은 부자도 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이재복님(평론가)도 북쪽의 작가들이 지주가 착하다는 이야기를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다는 이야기처럼 착한 부자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 세상에 이 이야기는 노블리스 오빌리쥬를 실천하는 만석꾼 대감님의 이야기를 통해 돈의 참된 가치 또는 정말 무엇이 귀한 것인지 알려 주는 듯 하다.  정말 요즘처럼 세상 살기 힘든 때에 이런 만석꾼 대감님이 여러 분 계신다면 돈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 터인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앞에 서민들은 죽어나는 줄도 모르고 부자들은 자신들의 기쁨만을 위해 돈을 물쓰듯이 써대는 나라가 우리 나라 아닌가! 우리 나라는 돈 있고 권력 있으면 유죄가 무죄가 되는 나라 아니던가!  난 이런 책들을 보면 작금의 우리 나라 현실에 더 분노 지수가 높아져서 갑자기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도 그렇다. 이쯤해야지...

노블리스 오빌리쥬를 실천하는 다른 나라의 부자들을 보면서 우리 나라 부자들에게 권정생님의 여는 글을 한 번 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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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보와 토마 이야기 해솔 0709 그림동화
미셸 피크말 글, 쥘리앵 비요도 그림, 배형은 옮김 / 해솔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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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대한 경고를 주는 책으로서 어린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섯 사람>이 왜 전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일깨움을 주었다면 이 책은 바로 진정한 전쟁의 승자는 누구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 준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휴전선은 말 그대로 휴전선일 뿐 언제 다시 전쟁이 시작될 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고 그 전쟁의 결과 누가 과연 승자일까? 전쟁을 일으킨 쪽일까 아님 전쟁을 당한 쪽일까 이 책은 그 답으로 무기업자가 바로 승자라고 알려 준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수많은 전쟁을 통해 무기업자만 전쟁터에서 살아 남았고 그들만 부자가 되었을 뿐이다. 얼마 전 읽은 < 무기 팔지 마세요> 에서는 무기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지 보여 주었다.  

동쪽 나라에 티보라는 마음씨 착한 젊은이가 살았어요. 동쪽 나라에는 티보처럼 착한 사람들이 많이 살았어요. 티보는 삶을 사랑하고 침대에서 뒹굴기 좋아하고 신비로운 밤하늘의 별을 세기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서쪽 나라에 사는 토마도 티보와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깨에 총을 멘 군인들이 나타나 < 우리 나라를 지켜야 한다. 더러운 적군을 우리 나라에서 몰아내자. > 하며 그들을 전쟁터로 내몬다. 

그들은 총을 쏘았어요. 동쪽 나라 젊은이들과 서쪽 나라 젊은이들이 죽어 갔지요.  

티보와 토마도 그들이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채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대신 무기를 팔았던 사람들만 전쟁터에서 살아 남아 더 부자가 되었다.  

무기업자만 살아 남아 더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더 분노하게 된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이 책은 세계 1차 대전 종전 90주년을 맞이하여 출간되었다고 한다.  쥘리앵 비요도(그림)와 출판사는 커다란 포스터를 만들어 프랑스 파리와 독일 베를린 90개 초등학교 주변에 포스터를 붙였다고 한다.  

 어쩌면 어느 날 군인들이 찾아와 명령할지도 몰라요. 그러면 티보와 토마의 이야기를 힘차게 들려 주세요. 여러분은 티보나 토마처럼 따라가지 않을 거라고 말해 주세요. 그리고 남들이 일으킨 전쟁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할 거라고 소리쳐 주세요. 

이렇게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말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키워내야 하는 게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 티보와 토마를 비롯하여 동쪽 나라, 서쪽 나라 사람 모두 착했지만 그들이 전쟁을 거부하지 못했기에 다 죽을 수 밖에 없었다. 부당함에 거부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용기 있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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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 책 읽는 가족 책읽는 가족 32
강정님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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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을 함박 웃음 지으며 바라보고 있는 너무나 앙증맞은 아이가 바로 주인공 송이다. 송이는 자연에서 자라고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이다. 송이 주변에 있는 인물들 또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며 지키는 사람들이다.  

어린 송이는 낙농업을 하는 아빠 덕분에 자연을 친구 삼아 지내는 아이이다. 송이의 친구는 눈사람, 허수아비 아저씨. 팔랑이 바람 등이다.  송이의 부모는 귀농한 상태로 그런 송이 아빠가 할머니는 못마땅 하지만 세월이 지나자 아빠의 진심을 알고 할머니 또한 송이네 집에 자주 머물며 텃밭을 가꾸신다. 그런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는 슬픔을 맛보기도 하는 송이. 

송이와 송이 엄마가 거꾸로 나오려는 송아지를 받아내는 에피소드는 정말 재미있다. 아버지가 일이 있어서 읍내에 나간 사이 송아지가 거꾸로 나오려는 바람에 송이와 송이 엄마가 송아지를 잡고 빼내려고 안간힘을 써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그 찰나 누군가의 힘이 더해지자 송아지가 쑤~웅 하고 세상 구경을 하러 나온다. 그리고 셋은 모두 뒤로 나자빠져 진흙탕 범벅이 되는데 그 누군가는 바로 택배를 전해 주러 온 용주 언니였다. 

온몸이 진흙탕이 되어 버린 용주 언니를 대접하는 송이 가족의 모습은 정말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진다. 용주 언니를 집으로 데려 와서 씻게 하고 함께 장에 데리고 가서 옷을 사주고, 용주 언니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송이에게 인형을 선물해 주고, 송이 가족에게 자장면을 사준다.  밤 시간이 다 되었다며 집에 가려는 용주 언니를 굳이 집으로 데려 와서 하룻밤을 재우는 송이 가족의 모습은 이웃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이다. 단지 택배를 전하러 온 용주 언니 또한 진흙탕 속에서도 송아지 빼내는 일을 도와 주고 송이의 약간 엉뚱한 이야기를 자장가 삼아 들어 줄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나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초반에 아빠를 구박하시던 할머니마저 나중에는 마음이 돌아섰으니깐 말이다.  

그런 할머니, 부모 밑에서 자연을 친구 삼아 자란 송이는 당연히 착할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엄마가 다치셨다는 연락을 받고 뛰쳐나간 부모님을 위하여 송이는 설거지 통에 어지럽혀진 그릇들을 정리하고, 쌀을 씻어 밥을 하고.된장 찌개를 끓여 놓는다. 물론 잘 모르는 부분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따뜻한 목소리가 안내해 준다. 깁스를 하고 온 엄마가 부리나케 밥을 하려고 들자 송이가 차려 놓은 따뜻한 밥상이 세 식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아이들은 이렇게 송이처럼 자연에서 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물론 송이 부모처럼 대단한 결심을 하고 귀농하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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