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뿌뿌 비룡소의 그림동화 36
케빈 헹크스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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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들 읽어 주려고 빌려 온 책이다. 이제 막 글씨를 깨쳐서 그닥 글씨가 없는 걸로 선택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제법 글밥이 되어서 읽어 주었다.  그래도 이제 글씨를 제법 아니까 혼자 책을 읽으려고 하는 둘째가 기특하다. 

길을 가다 보면 유아기의 아이들이 옆구리에 자기가 좋아하는 인형이나 물건을 끼고 다니는 걸 종종 본다. 울 아들도 마찬가지로 어디를 나갈 때면 매번 뭔가를 손에 들고 나가려고 한다.   그런데 오웬이 늘상 가지고 다니는 뿌뿌는 자동차도 아니고 곰인형도 아니고  바로 담요다. 오웬은 뿌뿌를 이용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다. 망토도 할 수 있고. 걸칠 수도 있고. 질질 끌고 다닐 수도 있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런 오웬이 못마땅하다. 왜냐구? 곧 있으면 학교에 가야 하는데 마냥 애기짓을 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서 이웃집 족제비 아줌마는 애버릇 나빠진다면서 뿌뿌의 부모님께 여러 가지 요법들을 소개해 준다. 부모님은 이웃이 소개해 준 요법대로 써먹어 보지만 도통 통하지 않는다. 

오웬에게서 뿌뿌를 빼앗는다는 것은 무리일 듯 싶어서 엄마는 방법을 바꾸기로 한다. 갑자기 엄마가 담요를 싹둑싹둑 오리더니 재봉틀로 박는다. 도대체 뭘 하시는 걸까? 

조카 중의 한 명은 아기 때 쓰던 목욕 수건을 초등학교 6학년 때 까지 가지고 다녔었다. 외가에 올 때면 애지중지 가방에 챙겨 오던 모습이 기억난다. 누구에게나 정말 소중한 물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무작정 뺏으려고만 하지 말고 서서히 기다려 주는 것도 부모가 해야 할 몫인 듯 하다. 

케빈 헹크스는 쥐를 소재로 잘 그린다.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도 쥐다. 작가마다 좋아하는 동물이 있는 듯하다. 앤서니 브라운은 고릴라. 모 윌렘스는 비둘기 등등.. 생쥐의 표정 하나하나가 압권이다. 유쾌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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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배우는 음악의 모든 것
미카엘 로젠펠트 지음, 오렐리아 프롱티 외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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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클래식에 열광하던 때가 있었다. 바로 고등학교 시절. 내가 좋아하던 선생님이 바로 클래식광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자 줄곧 클래식 음악만 하루종일 틀어주는 라디오를 끼고 살았더랬다. 결혼을 하고나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우아하게 클래식을 배경 삼아 아이들을 길러야지 했었는데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나서 보니 아이들과 자주 듣는 음악은 가요나 팝송이 되고 말았다. 아이에게 클래식을 접하게 해 주는 일이 쉬울 줄 알았는데 그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변명 같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참 반가웠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해설이 있는 CD 자료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지금 서평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CD를 듣고 있다.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 보는 클래식인가. 너무 반가워서 눈물이 날 것 같다.  호호호!!! 

어린이들과 음악 수업(1,2학년은 즐거운 생활)을 하다 보면 의외로 아이들이 음악 지식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그건 음악 학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조차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예전에 초등학생일 때는 선생님이 오선지에 열심히 악보 베끼기 연습을 시켜서 굳이 피아노 학원을 다니지 않았더라도 악보를 그릴 수 있었고, 계이름을 읽을 수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때에 비하면 실력이 형편 없다. 물론 교육 과정 조차가 그렇게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있기에 오선지에 악보 그리기는 하지도 않지만  안타까운 건 전혀 기본적인 지식을 가르쳐줄 기회조차 박탈되었다는 것이다. 어쩌다 운이 좋아 담임이 음악에 관심 있어서 신경써서 가르쳐야만 겨우 겨우 계이름을 읽을까 말까. (강남은 안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근무하는 학교 아이들은 그랬다.)고학년은 그나마 교과 선생님이 있어서 음악을 담당하게 되면 좀 사정은 나아지지만 대체적으로 음악에 대한 기본 지식은 별로 없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이 책은 가려운 곳을 알아서 잘 긁어주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꼭 알아둘 필요가 있는 기본 지식들이 총망라되어 있어서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어느 정도 <음악의 모든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음악적 기본 지식은 없지만 가끔 감상 시간에 클래식을 틀어 주면 아이들이 의외로 좋아하는 것을 느낀다. 자주 접해 보지 않아서 낯선 것일 뿐이지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면 충분히 아이들도 가요만큼 좋아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이런 귀절이 있었다. <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하나도 없다. 다만 어려서부터 책을 자주 접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문제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면 어릴 때 부터 책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 맞다. 음악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클래식. 국악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어려서부터 마련해 주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것들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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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 더불어 시리즈 2
배성호 지음, 김보미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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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행복한 정치]를 아주 감동 깊게 읽은 터라 이 책 또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 저자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후배라서 더 애착이 갔다.  내가 쓴 책도 아닌데 떨리는 마음으로 읽었다. 다 읽고 나서는 이런 후배랑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엄청 자랑스러웠다. 지금은 공부 차 한국교원대에 내려가 있지만... 빨리 만나고 싶다.  

<경제 >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돈이다. 하지만 저자도 말하듯이 나 혼자 잘 사는 것이 경제는 아니다. 더불어 잘 사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일 것이다. 어떤 것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나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목표로 둔다면  모든 선택을 할 때 그렇게 할 것이고 다른 이들과 더불어 잘 사는 것을 목표로 둔다면 매 순간 선택은 달라질 것이다.  

우리 반 친구들에게 두 가지 예화를 읽어 줬다.  하나는 축구공에 얽힌 이야기이이고 다른 하나는 초코릿에 관한 이야기이다.

왜 축구경기를 할 때 선수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을 하는 지에 얽힌 이야기이다. 나도 몰랐던 진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난 그저 축구 선수가 꿈인 아이들이라서 함께 입장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중요한 경기에 사용되는 축구공은 손수 1500여회 이상의 손바느질을 거쳐서 만들어지는데 그 바느질을 대부분 인도와 파키스탄의 아이들이 한다는 것이다. 마땅히 공부해야 할 나이에 가난해서 학교도 가지 못한 채로 열약한 환경 속에서 작업하여 하나의 축구공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더 기가 차는 것은 그렇게 수제로 만들어진 축구공 1개 값이 15만원 정도인데 고작 어린이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300원 정도라니...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 아이들에게 불법으로 일을 시킨 회사의 제품을 사지 말자>는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이를 묵인한 축구 연맹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유니세프와 함께 어린이와 평화를 생각하는 월드컵 잔치를 치르기로 했단다. 그래서 그 때 부터 어린이들과 함께 경기에 입장한 것이란다.   이 이야기를 1학년 어린이들에게 해 주면서 지금 내가 학교에 이렇게 와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새삼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생각해 보고, 또 그렇게 일한 댓가로 적은 돈을 주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역시 생각해 보라고 했다. 아직 어려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 저기서 불쌍하다는 웅성거림과 우리는 공부할 수 있다는 행복감을 느끼는 표정을 보니 책의 감동이 제대로 전해진 듯 하다.   요즘 내가 어린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인도나, 파키스탄, 코트디부아르의 어린이를 생각해 보세요. 공부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야 해요.>이다. 우리의 경제 생활이 정말 누군가의 노동으로 얻어지는 것이므로 정말 감사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언제부터인지 <부자요> 라는 대답이 심심지 않게 나오곤 한다.  예전에 모 광고에서 <부자되세요>가 공전의 히트를 해서일까?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서 보여지는 화려한 모습들을 아주 어려서부터 많이 본 어린이들의 마음 속에 어느덧 꿈이  부자가 되는 걸로 변해 버렸다. 물론 가난한 것 보다는 부자가 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왜 부자가 되려고 하는 지 먼저 생각해 봤음 한다. 나 혼자 잘 살기 위한 부자는 되지 말아야지. 빌 게이츠, 워펜 버핏, 경주 최 부자, 유한양행 설립자처럼 부자이면서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넉넉히 나눠줄 수 있는 마음 또한 우리 어린이들이 배웠으면 좋겠다. 외국의 부자들은 소득세 감면을 반대하고 자신이 죽은 후에 자식에게 한 푼도 양도하지 않고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서약서도 잘 쓰더구만 우리 나라 부자들은 더 못가져서 안달이 나고, 온갖 탈세와 불법으로 자식들에게 증여를 하고 있다. 이 얼마나 수준 차가 나는 부자의 모습인가!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는 박원순 님의 유서 또한 감동적이다. 나 또한 이런 유서를 우리 자식들에게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슴 뭉클하다.   자식들에게 물려 줘야 할 것은 재산이 아니라 바로 부모가 바로 순간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하였다는 것과 적어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그 진실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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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모자 울음을 터뜨리다 - 독일 올덴부르크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10
베아테 테레자 하니케 지음, 유혜자 옮김 / 대교출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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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놀토에 이렇게 일찍(여섯 시) 일어난 이유는 바로 이 책 때문이다. 어젯밤에 겨우 다 읽었는데 결말이 너무 아쉽다. 

성폭력범들이 많아진건지 아님 매체가 발달되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많아진 것 처럼 보이는 건지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하여튼 요즘 매일이다시피 발생되는 것이 성폭력 사건이니 정말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불안할 뿐이다. 

통계적으로 성폭력 사건과 관련지어 그 피의자들이 친인척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게 더 어이가 없다. 심지어는 친아버지도 있다고 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성폭력의 안전지대는 없다는 거다. 

말비나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부터 금요일마다 할아버지 집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목욕을 하면서 성추행을 당한다.  할아버지가 거품을 잔뜩 풀어 놓고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이 좋지는 않았다. 더 기가 막힌 건 이걸 버젓이 아는 할머니가 묵인해 주고 있다는 거다.  오히려 유언으로 말비나에게 <할아버지를 곤란하게 만들지 말라>고 약속을 지켜 달라고까지 한다. 할머니의 유언 때문에 말비나는 진실을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말 나쁜 할머니다. 같은 여자로서 어떻게 그럴 수가... 모르긴 몰라도 할아버지의 그 못된 행동을 예전부터 할머니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린이를 상대로 성추행을 하는 것은 정신병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  할머니가 알고 있었다면 막아 줬어야 하는데 오히려 유언을 남기다니...손녀가 받을 고통과 상처는 전혀 생각지 않고 말이다.  

어느 덧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곧 있으면 열네 살 생일을 맞게되는 말비나는 할아버지 집에 부모님 심부름을 가게 된다. 거기서 다시 할아버지가 말비나에게 키스를 하는데 말비나는 싫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온 말비나가 이 사실을 말하지만 가족들은 너무 예민해져서 그렇다며, 원래 가족끼리는 그렇다며 말비나의 말을 무시한다. 말비나는 또 그 짓을 당할까봐 할아버지 집에 가기가 싫은데 가족들은 할아버지를 보살펴 드려야 한다며 바구니에 먹을 것을 넣어 심부름을 자꾸 보낸다. 그야말로 빨간 모자이다. 바구니에 먹을 거리를 넣어 할아버지 집에 가는 아이. 하루 이틀... 할아버지에 의한 추행은 계속되고 말비나의 고민 또한 계속된다.  혹시나 진실을 말하게 되면 친구 리지와 남자 친구 폼쟁이를 잃어버릴까봐 두렵기도 하다. 

언제쯤 말비나가 용기를 내어 울음을 터뜨릴까 숨죽이며 읽어갔다. 거의 끝이 다 되어가는 데도 용기를 내어 외칠 준비를 하지 않아 답답하던 차에 폼쟁이는 <착한 것이 항상 이긴다>고 그녀에게 용기를 준다.   또한 말비나 할아버지에게 나쁜 악령이 씌였다고 말하는 비첵 아줌마는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절친 리지 엄마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드디어 말비나에게는 말할 용기가 생겼다. 할아버지 앞에서, 가족들 앞에서. 친구들 앞에서, 경찰서에서 외칠 준비가 되었다. 

할머니가 암에 걸려서 투병할 때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의 성추행이라도 기억 속에 오래 남아 그녀를 괴롭혔을 터인데...잠시 리지 때문에 할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말비나의 고통을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써내려가고 있다. 아마 그건 말비나가 할머니 살아 있을 때 기억을 일부러 지우려고 했기에 그렇게 만든 장치인 듯하다.

말비나의 가족들은 말비나를 도와주기는 커녕 오히려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그녀의 말을 믿어 주지 않는 반면에 그녀의 주변 인물들은 그녀에게 용기를 주며 그녀의 말을 믿어 준다. 비첵 아줌마가 눈치 챈 것을 왜 가족들은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녀가 그토록 할아버지 집에 가기 싫어한다면  한 번 쯤 제대로 물어봐야 하지 않았나?  리지의 외침처럼 <내가 너의 단짝 친구인데 알아 채지 못한 나에게 화가 나>라는 고백을 해야 하지 않는가.

말비나라는 이름은 < 권리를 지키는 사람>이란 뜻이란다. 말비나가 자신의 권리를 지킬 용기를 가지고 소리 지르게 되어서 다행이다. 세상 곳곳에서 말비나처럼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그녀들 또한 그녀들의 권리를 지켜 외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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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을 깨운 캐롤린다 그림책 보물창고 30
모디캐이 저스타인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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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빌딩 사이를 걸어 간 남자]로 칼데콧 상을 수상한 모디케이 저스타인의  작품이다. 

그래서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골라 왔다. 

일단 스토리가 재미있다. 

그림 또한 경쾌하다. 

 

혼자 세상에 남게 된 거인은 달님을 사랑하게 되어 구애를 하지만 

달님은 기울었다 찼다를 반복할 뿐  대답이 없다. 그렇게 만 년을 기다린다.

거인은 드러누워 달님을 바라보며 절망에 빠져 울다가 잠이 들었다. 

잠이 든 거인의 몸에서 풀이 자라나고 흘러 내리는 눈물은 강물과 폭포가 되고 

그렇게 그렇게 거인의 몸은 커다란 산이 되어 가고 있었다. 

다시 만 년이 지난 후 

사람들은 거인 산의 배꼽 즈음에 마을을 만들어 살기 시작한다. 

혹시라도 큰 소리로 말하면 거인을 깨워 마을이 박살날까봐 

동물들도, 사람들도 숨 죽이며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울음 소리도 우렁차게 케롤린다가 태어났다. 

케롤린다는 거칠 것이 없다. 

큰 소리로 말하고 , 웃고, 울고 , 노래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큰 소리로 떠들면 거인이 깨어난다며 야단을 쳐도 소용없다. 

드디어 땅이 부르르 떨며 흔들리더니 거인이 깨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케롤린다를 거인에게 보낸다. 

거인은 케롤린다를 어떻게 할까? 

마을은 안전할 수 있을까?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걸어 간 남자]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고. 이 작품은 

상상한 이야기인데 소재는 다르지만 재미있다. 이 작가가 참 좋다.

마을 사람들의 충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케롤린다가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기 죽지 않는 그 당당함. 마치 종이봉지 공주를 보는 듯하다.

그 자그마한 아이가 거인을 상대로 어떤 말을 할까 상상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다. 

마을 사람들이 사회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들이라면 

케롤린다는 그와 반대로 사회를 바꾸며 사는 개척자를 말한다. 

우리 사회에 계롤린다 같은 개척자들이 없다면 

사회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책은 깊은 의미를 던져 준다고 본다. 

도서실에서 빌려 온 4권의 책 중에서 이 책이 가장 재미있다고 딸이 말했다. 

읽어 보면 후회 안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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