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의 방 푸른도서관 41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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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시 만나 반가운 소희에게 

 

하늘말나리 소희야, 

내가 좀 더 일찍 결혼했다면 너 나이 또래의 딸이 있었을 거야. 네가 그토록 의지하던 할머니를 땅에 묻고 친남매 같이 지내던 바우와 미르를 뒤로한 채 쓸쓸히 달밭마을을 떠나는 너의 모습이 내내 잊혀지질 않았단다. 

그런데 이렇게 10년이 지난 뒤 중2가 된 너를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다. 소희가 어떻게 변했을까 행여 그동안 힘든 시절을 보낸 것은 아닌지 정말 궁금했었거든. 언제나 나이보다 어른스러웠던 소희. 아무리 슬퍼도 힘들어도 여간해선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너는 참 내게 대견스러운 아이였단다. 하지만 바우와 미르 그리고 달밭마을 마저 잊고, 작은 아버지 집에서 힘들게 지내는 널 보는 건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그러던 너에게 뜻밖에 친엄마에게서 연락이 왔을 땐 드디어 네 고생이 다 끝나겠구나 했지만 그래도 한 가닥 불안한 마음은 남아있었어.  친엄마이긴 하지만 2살 때 헤어진지라 여느 모녀 지간과 같다고는 할 수 없고, 새아빠에 거기다 남동생 둘까지, 완전히 달라져 버린 환경인지라, 과연 어떻게 네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염려스러웠단다. 게다가 우진이 마냥 살갑게 굴지도 못하는 너잖니?   

엄마는 왜 이리 냉기가 도는지... 그때 마다 네가 느꼈을 서운함. 나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아끼던 카메라가 없어졌을때 <우리 애들은 그런 짓 안 해>라는 엄마의 말은 너의 가슴을 얼마나 후벼팠을지... 물론 나중에 그게 엄마가 습관처럼 한 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말이야.  네가 본의 아니게 학교에 간 첫 날부터 거짓말을 하게 되고 자꾸 자꾸 거짓말이 눈덩이 처럼 부푸는 걸 보면서 나 또한 조마조마했단다. 이건 예전의 소희가 아닌데...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되면 나중에 되돌릴 수 없을텐데.... 네가 새로운 가정에 적응하기 힘들어할 때 엄마라도 먼저 손 내밀어 주고 살갑게 대해주면 좋으련만 모전여전이라고 엄마도 너처럼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둘 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걸 보고 정말 안타까웠단다. 누구라도 먼저 속마음을 꺼내 놓으면 좋으련만... 

그나마 영화까페에서 만나게 된 디졸브가 유일하게 너의 전부를 드러내보일 수 있는 상대였지. 그에게만은 익명의 힘을 빌어 너의 속마음을 다 털어 놓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  디졸브를 통해 여러 가지 영화 기법도 알게 되고 더불어 너도 서서히 영화가 주는 매력과 사진에 빠져 들게 되었지. 그리고 바로 지훈 선배. 너를 좋아해 주고 너를 소중히 여겨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그와의 첫 데이트는 마치 내가 첫 데이트를 하는 것 처럼 설레고 나 또한 여중생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단다. 집에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가도 채경이, 지훈 선배와 있으면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여중생으로 돌아가 한없이 즐겁고 행복해지는 너를 보면서 그나마 너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있어서 힘든 가정 생활을 견딜 수 있지 않았나 싶어진다.  재서와 지훈 선배 사이에서 갈등하는 네 모습은 순정만화를 보는 듯 하였어.  왜냐하면 채경이까지 합해서 사각관계 같은 건 순정만화나 하이틴 로맨스에서 흔히 나오는 거잖니? 어쩐지 순정만화의 클리셰가 느껴지더구나.  니 말대로 지금은 베프 채경이를 위해서 재서에 대한 마음은 접은 상태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깐 니 마음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레 놔두라고 말해 주고 싶구나. 

첫 데이트의 달콤함 뒤에 찾아온 것은 쓰디쓴 엄마와 너의 한바탕 싸움이었지. 지하철 화장실에서 몰래 갈아 입고 간 옷을 그대로 입고 들어 오는데 내가 왜 그리 조마조마하던지. 늦을 거라던 엄마가 벌써 거실에 앉아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고. 넌 그때 그동안 마음 속에 담아 왔던 그 수많은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말았지.  아마 엄마도 엄청 충격 받았을 거야. 그리고 서먹서먹한 며칠이 지나고 우혁이가 니 카메라를 숨긴 장본인이라는 게 들통난 그 날. 우혁이로 부터 쏟아져 나온 <거지, 도둑>이란 말은 너에게 비수를 꽂기에 충분했어. 우혁이 입장에선 니가 바로 가족을 뺏아간 도둑이고 부유한 집에 얹혀 사는 거지나 다름 없었던 거야. 그걸 깨달은 너는 무작정 집을 나와 PC방에 들어갔어. 요즘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데..난 네 걱정이 되었어. 하지만 너도 어쩔 수없었을 거야. 그런 말을 듣고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그대로 그 집에 있기는 정말 힘들었을테니...  넌 PC방에서 바로 재서가 디졸브 임을 알게 되었지. 난 예전에 PC방에서 네가 재서를 봤을 때부터 알아차리고 있었지만.  그래서 약간은 시시하기도 했어. 작가님이 너무 빤히 보여줬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너는 속내를 다 보여 준 디졸브가 재서라는 것이 너무 화가 나 무작정 뛰었고 재서는 너를 붙잡고 자신의 잠바를 씌어 주었지. 정말 멋있는 애야. 그렇지?  재서가 지켜보고 있어서 넌 하는 수 없이 수서역 근처에 있는 고모네 집에 갔고 곧바로 쓰러져 버렸어.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으면.....우혁이가 던진 말과 재서의 존재. 진짜 견디기 힘들었을 거야.

고모의 말처럼 엄마와 너에게도 약정시간이 필요한 게 맞아. 지난 번 엄마에게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것 처럼 앞으로는 엄마에게 그리고 다른 가족들에게 니가 하고 싶은 말 하면서 살아. 그게 바로 가족이야. 혼자만 참고 살지 말고 말이야. 엄마가 왜 너를 2살 때 헤어지고 나서 단 한 번도 찾지 않았는지 들려 주는 이야기는 놀라웠어. 하지만  억지로 해피엔딩으로 가기 위한 단계를 밟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 이어지는 리나의 방문으로 인해 갑자기 화애 모드로 치닫는 듯한 분위기들도 조금 어색했어. 하지만 '리나의 등장'이 그냥 나오게 된 것은 아니더구나. 리나가 오게 된 것은 바로 <소희의 방>이 무엇을 말하는지 내게 일깨워주기 위함이었어. 

네가 작은 아버지집에 살 때, 그 좁은 방에서 사촌동생들과 생활하느라 너의 방은 없었지. 새 아빠 집에 와서도 그건 달라지지 않았어. 아무리 공주 같은 방이 생겼대도 말이야. 너는 거기서 너의 방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었어. 계속 왠지 남의 방을 몰래 차지한 기분이었지. 그래서였을까? 넌 리나가 온다고 했을 때 원래 주인이 오니깐 순순히 방을 내어 주고 다른 곳에서 잔다고 하더구나. 하지만 리나 언니는 그건 안될 말이라며 여긴 <소희의 방>이라고  분명히 말해주었지. 난 그 말이 무척이나 마음에 와 닿더구나. 그 어디에서도 너만의 방을 가지지 못했던 너, 그랬기에 매일 매일을 그저 주변을 서성일 수 밖에 없었던 너를 알기에... 리나 언니의 그 말은 차라리 내게는 어떤 선언으로 들렸단다. 이제 소희 네가 완전하게 가족의 일원이 되었다는... 이제 네가 더이상 정처할 곳 없이 헤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난 그제서야 왜 이금이 작가님이 이 책의 제목을 <소희의 방>으로 했는지 알 수 있었어. 작가님은 인터넷에 연재할 때도 그저 <소희>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왠일인지 출간할 때는 <소희의 방>으로 바뀌어졌더구나.  왜 그렇게 바뀌어졌는지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된 거야. 너만의 방이 가지는 의미가 바로 너가 확실히 있을 거처라는 것을... 누군가의 집에 방을 가지게 되는 것은 바로 그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음을 말한다는 것을...  

하지만 조금 실망스러웠던 부분도 있어. 바로 새아빠와  리나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는 장면이야. 그건 좀 진부하더구나. 더불어 리나 엄마와 너희 엄마에게 새아빠가 행하던 폭력이 새아빠의 잘못했다는 말로 쉽게 용서되는 장면 역시도. 가정 폭력이란 건  알코올 중독과 같아서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행해지던 새아빠의 폭력이 고백 한 번으로 너무 쉽사리 마무리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그런데도 네가 새아빠의 다짐을 듣고는 바로 <아빠>라고 부르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단다. 과연 고백과 다짐만으로 그렇게 믿음이 금방 생길 수 있을까? 여기에 의문이 들었던거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너무 기뻤단다. 무엇보다 이제야 소희 네가 너만의 방을 찾았으니까.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그동안 감춰두었던 소중한 추억들 -미르가 준 일기장과 바우가 그려준 그림 -을 다시 꺼내들게 되어 정말 기뻤어. 바우와 미르를 완전히 네가 잊은 것 같아서 너무 서운했었거든. 

소희야, 네 말처럼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여름날의 무성함과 찬란함이 아니라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에 담겨 있는 것>인 것 같아. 여름이 있어서 겨울이 더욱 춥고 우울할 수도 있지만 그 겨울이 있기에 여름이 더욱 더 찬란하게 느껴지는 것 처럼 말이야. 그 어느 것 하나 무의미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모든 여정이란 게  결국은 하나의 발걸음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 이잖니? 그 모든 소중한 걸음 걸음들이 있었기에 여행이 가능한 것 처럼, 너도 그 모든 걸음을 소중히 여기고 걸어갔으면 하는구나. 그리고 넌 꿈이 작가니까, 그 걸음 걸음들이 너에게 무슨 의미를 남겼는지 기록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구나. 난 사실 네가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 계속 썼던 일기를 그만두어서 무척 안타까웠었거든. 미르가 선물로 건네 준 일기장이 그대로 방치되는 게 너무 속상했단다. 그러니 다시금 그 일기장을 꺼내어 그 걸음을 기록했으면 좋겠어. 

하지만 나의 진짜 소망은 이게 소희 너와 만나는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하는 거야. 나는 다시 너를 간절히 만나고 싶단다. 그게 5년 후든 10년 후든 좋아. 대학생이 된 네가 다시금 바우와 미르를 만나는 것도 멋있을거야. 미르와 바우는 네가 보낸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고 견뎠는지 정말 궁금하구나.  아니, 그 어떤 미래라도 좋아. 소희와 미르 그리고 바우 이렇게 세 명의 하늘말나리들이 가꾸어 갈 미래의 그 어느 때가 난 너무도 보고싶구나.

                                                                하늘말나리 소희를 좋아하는 수퍼남매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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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도둑 맞았어요 책 읽는 도서관 11
최은영 지음, 김창희 그림 / 문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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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딸이 도서실에서 빌려 온 책인데 읽고 나서 " 엄마, 엄청 재미 있어. 착한 도둑이 나와. 도둑이 도둑질 하러 들어 왔다가 아이가 아픈 걸 알고 병원에 데리고 간다. 그리고 그 아이는 도둑한테 300만원을 주고......"  딸 아이의 말만 듣고서도 내용이 무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제목은 <엄마를 도둑 맞았어요>라니? 딸이 말한 내용과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꼼꼼히 읽어 보기 시작하였다. 

민재라는 아이가 주인공인데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다른 친구들은 우산을 가져 온 엄마와 함께 정답게 우산을 쓰고 가는데 민재는 집에서 일하시는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가 우산을 가져온것이 못마땅하다. 그래서 우산도 쓰지 않고 곧장 엄마가 일하시는 팔도유통 회사를 향해 간다. 하지만 비를 맞고 온 민재를 보면서도 엄마가 건넨 한 마디는 " 왜" 이다. 그렇다. 민재와 엄마 사이에는 대화가 없다. 재석이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가 얼마나 부런운지 민재 엄마는 알 턱이 없다. 비 쫄딱 맞고 온 아들을 일하는 주임 아저씨를 시켜 택시를 태워달라고 부탁만 한다. 그것이 너무 서운한 민재는 다시 비를 쫄딱 맞고 집에 돌아와 그 날밤 열이 펄펄 나게 앓는다. 단순히 감기가 걸려 앓는 것이 아니라 민재의 마음 또한 갈갈이 찢겨 나간 탓이리라.  

그렇게 앓아 누워 학교도 못가고 누워 있는데 현관문을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줌마가 안 계시고 도대체 누굴까? 혹시 도둑? 민재는 얼른 이불을 뒤집어 쓰고 숨었다. 드디어 도둑이 들어왔는지 어쨌든지 별안간 발소리가 들리지 않아 쏘옥 고개를 내민 순간 도둑과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그만 민재가 쓰러지는 바람에 도둑 아저씨는 민재를 업고 병원으로 이동한다. 자신이 집에 들어 온 이유는 까맣게 잊어 버리고 오직 이 아이를 살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업고 뛴다. 

엄마도 자신을 돌보지 않았는데 자기를 업고 뛰어 병원까지 데려다 준 도둑아저씨가 민재는 고맙다. 그래서 왜 자신의 집에 들어왔는지 꼬치꼬치 캐묻고 아저씨의 아들이 아픈데 수술할 비용이 없어서 그만 나쁜 마음을 먹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민재는 자신의 집에 자신의 금고와 엄마의 금고가 있음을 생각해 내고 아저씨가 자신을 살려준 댓가로 엄마 금고에서 거금 300만워을 꺼내 아저씨에게 준다. 아저씨에게는 물론 엄마가 감사의 표시로 주는 거라고 착한 거짓말을 하고 말이다. 

착한 일을 한 민재는 기분이 훨훨 날아갈 듯 기쁘지만 그것도 잠시.  엄마가 금고에 돈이 없어진 걸 알게 되고, 자신을 그동안 잘 돌봐주시던 아주머니가 오해를 받아 쫓겨나는 상황이 된다. 친구 재석이는 꼬여만 가는 민재의  일을 듣더니 " 가족에게 대화가 필요해 우리 엄마가 그러셨어" 라고 충고해 준다.   민재는 엄마에게 자신의 진실을 털어 놓을 수 있을까? 엄마는 민재의 착한 거짓말과 행동을 용서해 주실까? 

그렇다. 민재는 재석이보다 훨씬 부유하고 분식집 떡볶이도 안 먹는 한 마디로 겉으로 보기에 왕자처럼 보이는 아이다. 하지만 민재는 재석이가 오히려 부럽다. 엄마와 스스럼 없이 대화하고, 비오는 날 직접 엄마가 우산 가져 오고, 엄마랑 싸웠다가도 문자나 편지로 풀어지는 그런 재석이가 부럽다. 민재네 집에는 민재를 위한 금고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도우미 아주머니도 계시고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살지만 정말 있어야 할 것이 없다. 바로 부모의 빈 자리이다. 부모님은 <팔도유통>이라는 회사를 운영하시느라 늘 < 바쁘다>를 입에 달고 다니시면 민재와 두 마디도 나누지 않는다.  얼마 전 이스라엘 가정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 가정은 아버지가 중심이 되어 아이들과 놀아 주고 음식도 해 주고, 예배도 인도하는 거였다. 반면 우리 나라 가정은 저녁 시간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 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운 현실이다. 사회적으로 아버지들을 빨리 가정으로 돌려 보내 가족들이 저녁식사만큼이라도 함께 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민재처럼 엄마와 아빠를 도둑맞은 기분이 들지 않을 것이다. 결국 가족 간의 대화가 끊어지면 청소년 탈선으로 이어지고 가족 간의 유대감도 줄어들게 되어 있다. 난 이스라엘 가정을 보면서 하루빨리 우리 나라도 아빠와 엄마를 빨리 가정으로 돌려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이 중요한 것 같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가족이다.  요즘은 맞벌이가 많아지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아이들의 문제를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려는 거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책 읽어 주고 함께 대화해야 할 시간들을 너무 쉽게 돈으로 해결하려는 거다. 장난감도 너무 많이 사주고, 유모차도 혀를 내두를 만큼 비싼 걸로, 아이들의 옷도 유명 브랜드로...돈으로 때우려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민재처럼 그런 것들이 엄마를 대신할 수는 없다. 함께 눈 맞춰 주고, 엄마의 목소리로 책 읽어 주고, 아빠가 몸으로 함께 놀아 주고, 온 가족이 함께 밥상머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결국은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일 게다. 

민재의 부모님이 하루라도 빨리 이 진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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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청소년 분야 주목할 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신간도서 추천하는 것이 정말 신이 난다. 

어떤 책이 올까 기대하면서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 보고 추천을 하게 된다.  

내가 추천한 책이 선정되어 배달되면 더더욱 기쁜 것도 사실이다.

그럼 이번에도 신나게 추천을 해 볼까?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이 또 나왔네.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꼭 추천한다.  그림을 보니 유아들을 위해서 만든 작품인 것 같다.  우리 나라 어린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명임에 분명하다.  

 

 

 

 

 바바라 쿠니 그림이란 것 만으로 추천하기에 충분하다. 정말 그림이  아름다운 작가이다. 제목도 시적이다. 보랏빛이 감도는 밤에 여러 명이 둥글게 손을 잡고 도는 앞표지가 아주 인상적이다.  

 

 

  

 

자신 노동자로 살면서 자신보다 더 힘들게 살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그 한 몸 불살라 이 땅에 노동자의 위대함과 노동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 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 수준에 맞춰 만들었으니 당연히 추천한다.  

 

 

 

 

 이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명화에 대한 공부가 될 것 같다. 앞표지만 해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명작들이 보여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바야흐로 12월이 되었으니 당연히 산타클로스가 생각난다. 산타클로스 이야기를 읽으면서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싶다.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는 아이들도 많지만 아직도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고 할아버지의 선물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어린이들에게 정말 좋은 책일 것 같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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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문고판) - 초.중.고 국어 교과서에 작품 수록 네버엔딩스토리 21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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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윤동주 시집을 다른 동시집 <마중물 마중불>과 동시에 받게 되어 77편을 읽어 내기가 무척 힘들었다. 처음에<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다 보니 너무 차분, 우울 모드로 가버려서 다음 동시집 < 마중물, 마중불>를 먼저 읽었다. 그랬더니 완전 너무 재미있었다.  두 동시집의 분위기가 너무 다른 바람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찬밥 신세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두고 두고 읽을수록 깊은 맛이 느껴지는 그런 동시집이다. 윤 동 주 이름 석자만 들어도 왠지  마음이 착 가라앉는 기분이 드는 건 내가 알고 있는 시가 바로 대부분 우울한 시였기 때문이란 걸 다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다시 처음 부분을 읽어 보니 굉장히 밝고 명랑한 시들이 여러 편 있었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시들은 윤동주 님의 일부분이었다. 또 얼마 전 알게 된 사실인데 윤형주라는 가수가 바로 윤동주 님의 조카라니...

신형건 시인의 말처럼 77편의 시가 모두 3부로 나뉘어져  있고,  앞부분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동시들, 중간 부분은  청소년이 읽으면 적합한 시들,  그 다음은 성인이 되면 충분이 이해할 만한 시들로 짜여져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평생을 옆에 두고 읽어돌 될 시집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 1학년 어린이들과 요즘 동시를 공부하고 있는데 또 마침 윤동주 님의 <눈> 이란 시가 교과서에 실려 있어서 윤동주 님에 대해 잠깐 소개도 했었고 내일은 이 시집에 나온 다른 시들도 읽어 주려고 한다.  이 시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이렇게 순진무구한 시를 지은 사람이 윤동주 님이라고?  신형건 님의 소개를 보니 윤동주 님이 남긴 시중에 1/3이 동시라고 한다. 몰랐었다. 어른을 대상으로 한 시만 쓴 줄 알았다. 새삼 새롭게 알게 되는 진실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윤동주님이 쓴 동시 위주로 쓰려고 한다.  

 

< 눈>

지난 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 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국어 시간에 함께 외우면서 얼마나 좋아하던지.. 

외우고나서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워서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생생하다. 

아무래도 겨울이라서 그런지 겨울과 관련된 시가 땡긴다. 

  

 

<겨울 >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워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래미 

달랑달랑 

얼어요

 

<호주머니 >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 눈>

눈이  

새하얗게 와서 

눈이 

새물새물해요.

 

 우리가 익히 알던 윤동주 님이 아닌 것 같지 않나? 이렇게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한 마음으로 쓴 동시도 있다는 걸 널리 알려야겠다.  법정 스님도 항상 어디를 가든지 <어린 왕자>를 가지고 다니셨다고 한다. 영이 맑은 분들은 분명 어린아이처럼 순진함을 간직하고 있는 듯 하다.  나에게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자문해 본다. 

끝으로 내가 외우고 있는 시 중에 윤동주 님의 <서시>가 끼어 있다는 걸 보면 역시 <서시>는 대단한 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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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 아파! - 마음에 상처를 입기 쉬운 사람들을 배려하는 법 인성교육 보물창고 12
헬렌 레스터 글, 린 먼싱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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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하마가 입을 크게 벌리고 울고 있고 하마 주변에는 엄청 많은 휴지들이 보인다. 이 하마는 왜 이렇게 마음 아파하며 울고 있는 걸까?  누가 이 하마에게 티슈 한 통을 다 써버리게 만든 걸까?  

이 하마의 이름은 하마순이다. 엄청 크고 튼튼하며 물 속에 <빨리 가라앚기>도 아주 잘한다. 하지만 덩치에 맞지 않게 마음은 아주 순하고 여려서 상처를 잘 받는다.  

" 오늘 따라 참 멋져 보이는걸" " 넌 정말 다리가 튼튼하구나" " 넌 정말 귀가 작고 귀엽구나" 이렇게 친구들이 칭찬을 할 때도 하마순은 그 큰 입을 벌리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며 울곤 한다. 이러다 보니 결국 하마순은 외톨이가 되어 버리고 만다. 안 그렇겠는가!  이렇게 말해도 상처를 받고 저렇게 말해도 상처를 받으니 친구들로서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정말 짜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외톨이가 된 하마순은 어느 날 친구들과 축구를 하게 된다. 외톨이 하마순은 당연히 한가한 골키퍼를 하게 되고 완벽하게 골을 막아낸다. 그런데 갑자기 코끼리가 나타나 시비를 걸며 골대를 점심으로 먹겠다는 것이다. 거대한 코끼리 삐딱코와 맞닥뜨린 하마순은 자신을 향해 " 칙칙하고 똥똥한 게" 라고 말하는 삐딱코에게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 괴상한 건 바로 코.....코끼....코끼리야" 라고 말을 끝마친다. 

이 말에 기고만장 날뛰던 삐딱코가 힘없이 걸어가며 자신이 그렇게 괴상한지 확인하러 간다.  욕조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삐딱코는 하마순이 그랬던 것처럼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며 울어댄다. 그때 하마순이 코끼리에게 한 말이 바로 " 그래 그래 나는 네 기분을 잘 알아" 이다. 

남들보다 무척 예민해서 칭찬으로 해 준말인데도 상처를 받았다며 울어대는 하마순이 처음에 못마땅했다. 하지만 삐딱이가 자신처럼 마음의 상처를 받아 울고 있을 때 위로해 주는 하마순을 보니 그 마음이 많이 자랐음이 느껴진다. 그건 아마 자신의 상처 받았던 경험이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외모는 우락부락해 보이는 삐딱이도 자신처럼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연약한 존재임을 하마순은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진심으로 위로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과 같이 상처 받는 존재가 있음을 확인한 하마순은 이제 친구들의 말에 더 이상 상처 받지 않을 만큼 단단해져 있었다. 그런 하마순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마순처럼 쉽게 상처 받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본인 스스로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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