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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로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 ㅣ 베틀북 그림책 67
바버러 쿠니 그림, 글로리아 휴스턴 글, 이상희 옮김 / 베틀북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하지 않았는데
이제 6일만 있으면 크리스마스이다.
수퍼남매는 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안 하냐구 난린데
여력이 없다. 겨울 방학이 23일이니까 그때 해야지.
이 책을 보니 예전에 미국에서도 트리를 크리스마스 이브에 장식을 했더구만...
책 이야기로 넘어 가서
바버러 쿠니의 그림은 환상적이다.
이 책을 고른 두 가지 이유 중의 하나는 바버러 쿠니의 그림이라는 것과
바로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그녀의 그림책은 정말 모조리 사고 싶다.
그녀가 그리는 그림풍은
목가적이며 전원적이며 또 낭만적이다.
이 책은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보랏빛으로 겉표지를 그렸는데 이 나무가 발삼 전나무란다.
(내가 좋아하는 색이 바로 보라색인데... 겉표지가 진짜 환상 그 자체이다. )
외국 작가들의 책을 보면 이름 모를 식물이 자주 등장하곤 하는데 그럴 때 마다 무슨 식물일까 궁
금증이 생긴다. 전나무도 아니고 발삼 전나무라니.... 전나무의 종류인 줄은 알겠는데
나무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구체적인 모습이 안 그려져 조금 아쉽다. 물론 그림이 있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식물 도감을 사서 책을 읽을 때마다 모르는 이름이 나오면
찾아봐야겠다.
예전에 교대 다닐 때 식물 이름 시험 보는 교수가 있었는데
진짜 그 교수님 모두 다 싫어했다. 식물 이름 외우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어떤 교우들은 몰래 식물원에 들어가서 이파리 하나를 따서 책갈피에 끼워 외우기도 했다.
그래도 지나고 보니 그때 외운 몇 가지 식물 이름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긴 하다.
오래 전 미국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한 가족이 돌아가면서 교회에 기증을 하였나 보다.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기증할 차례가 된 루시 가족은 아빠가 미리 점찍어 놓은 발삼 전나무에
빨간 리본을 달아 표시를 해 둔다. 하지만 아빠가 징용되어 나가는 바람에 그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루시와 루시 엄마는 아빠가 없어 힘든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마을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두운 산 속 길을 헤치고 발삼 전나무를 향해 나아간다.
루시와 엄마가 힘들게 베어 온 나무로 교회 앞에는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된다.
루시에게 최고로 멋졌던 그 해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보면서
나에게 최고로 멋진 크리스마스는 언제였던가 떠올려 본다.
나 또한 루시처럼 크리스마스 행사 때 연극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가 맡은 역은 예수님의 어
머니 마리아였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뱃속에 뭔가를 잔뜩 넣어서 만삭인 배를 연출하고 마
리아 역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장난꾸러기 남자 아이들이 동방 박사를 하면서 얼마나 웃겨
대던지.... 연극 연습을 하느라 매일 매일 교회를 오고갔던 추억이 지금 생각하니 가장 기억에 남
는 크리스마스였던 것 같다.
그리고 중고등학생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 때 모여 새벽송을 돌았던 것도 좋은 추억이다.
요즘에는 새벽송 소리를 듣기 어려운데....
새벽송을 돌면서 느껴지던 새벽 공기의 그 차가우면서도 상쾌한 기분. 안 해 본 사람은 모를걸.
그 다음 엄마가 되고나서는
우리딸이 교회 영아부(5세)때 크리스마스 행사 사회를 봤던 거다.
영아부 아이들이 노래를 하기 전에 열심히 멘트를 외워서 소개를 하는 거였는데
그때 난 둘째가 태어나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이었고
남편과 딸 아이, 친정 부모님께서 그 행사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그해의 크리스마스
직접 가서 잘하라고 응원해 주고 싶었으나 동생이 태어나서 병원에서 기도로 응원해 주던 그 기억
지금 생각해봐도 감동 그 자체이다. 남편이 캠코더로 찍어와서 보여 줄 때 딸아이가 얼마나
대견스러웠던지..(엄마 없이도 잘했어) 하나도 틀리지 않고 또박또박 잘 외우던 그 모습!
아마 루시 엄마도 루시가 천사 역을 맡아 그 역을 잘해냈을때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에게 최고로 멋진 크리스마스는 언제였는지 기억해 보면서 추억에 젖었고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로 멋진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부모로서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