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바보가 아니다 우리들의 작문교실 14
안도현 지음, 김준영 그림 / 계수나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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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이란 동시집으로 맛깔스러운 동시들을 우리에게 전해 준 안도현 님의 새로운 창작 동화이다. 

 

알리, 무하마드 알리,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다로 유명한 세계 챔피언  알리.

스포츠에 문외한인 사람이더라도 누구나 한번은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그 이름 알리.  

하지만, 이 책은 그 권투 선수 알리에 대한 책은 아니다. 나도 처음에는 그 알리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고 깜빡 속을 뻔 했다. 

알고보니, 그냥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해서 '알리'라는 별명을 갖게 된 어릴 적 친구 김판수에 대한 이야기였다.  

항상 콧물을 코에 달고 다니던 아이, 꾀죄죄한 옷차림에 항상 땅을 보고  걷던 아이. 

며칠 만에 돌아온 아버지에게 가죽 허리띠로 매를 맞으면서도 히죽히죽 웃던 아이. 

공부시간에 똥마렵다고 화장실 간다고 나갔다가, 나비를 쫒아가 버리는 아이.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절친에게 편지를 썼는데도 질투하기는 커녕 답장 잘 써 주라고 말하는 아이.  

그런 아이가 '알리'란 별명을 가진, 판수다. 

당연히 김판수는 아이들에게 바보라고 놀림을 받는다.    

그렇게 다들 알리를 바보라고 생각했지만 화자는 알리가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바로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그렇게 왜 화자가 '알리'가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겉모습이나 하는 행동거지들을 보면 딱 바보인데 

그 안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알리만의 철학이 있다. 

예를 들어 항상 땅을 보면 걷는 것도 혹시나 돈이 떨어져 있을까 봐 아님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행여 자기도 모르게 벌레를 밟을까 봐  조심조심 걷는 것이었고, 

수업 시간에 화장실을 갔다가 왜 나왔는지 까맣게 잊고 그냥 나비를 쫓아가버렸던 것도 

수업 시간은 내일도 찾아 오지만, 나비는 지금이 아니면 다시 못 보니까 라고 대답하는 알리. 

그렇게 겉으로만 보면 바보처럼 보이지만   

'알리'가 말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언제나 사물을 새롭게 보는 그만의 시각이 드러나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는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이런 아이를 그냥 <바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실상 알리는 공부도 그렇게 못하지는 않았는데... ) 

진짜 바보들은... 

알리가 아버지에게 그렇게 이유 없이 맞는데도 말리지 않았던 그 마을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알리가 공산당에 대해서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가죽잠바 샘으로부터 그토록 모진 벌을 받는데도 가만히 있었던 

화자를 비롯한 그 반의 아이들이 아니었을까? 

화자가 마을을 떠나야 하는 알리와 나눈 마지막 대화에서 생각했던 그대로... 

 

그런데 책을 덮으며 정말 '바보란 게 뭘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바보는 그냥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보자면 자기 것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아무래도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모두가 다 약삭빠르고 계산에 능한 사람들이기에 또 그렇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지라 더더욱 자기 것을 제대로 챙길 줄 모르는 사람은 바보라고 놀림을 받는 것 같다.

솔직히 지금 우리 세상은 그런 자들로 넘쳐나고 언제나 타인들을 자신의 배를 불려 줄 먹잇감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비일비재하다.

그런 사람들의 눈에 오로지 타인에 대한 사랑, 배려 그리고 헌신만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먹잇감이 되려고 자기 입으로 

걸어오는 바보들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알리를 바보라고 바라보았던 어른들의 눈이, 반친구들의 눈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알리가 그렇게 바보처럼 보였던 이유는 우리가 그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알리가 그 어른들 보다, 반친구들 보다 더 멀리 더 깊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온 세상을 자기 몸 처럼 사랑하고 그렇게 온 세상을 자기 안에다 품은 친구인지라 

그 어느 것 하나 자기와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아낌없이 배려하고 내어주었으니 

언제나 제 주머니 속에 든 것만 헤아릴 줄 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바보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바보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되었다. 

그러니까 바보라는 것은 단순히 지능지수가 모자른, 그런 '반편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멀리 더 높게 그리고 더 깊이 세상을 바라봄으르써 세상을 자기 품에 가득 안고 

그 모든 것은 제 것 처럼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바보'라고 말이다. 

배려와 사랑이 넘쳐 흘러 사람을 비롯한 모든 다른 생명들이 행복해지지 않고서는 자기도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이 바로 바보라고 말이다. 그렇게 바보는 지은이가 첫 머리에 써 놓은 대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어떤 꿈을 꾸는 게 삶에서 중요한지, 마음먹은 꿈을 이루려는 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 지'에 대한 것이며 진정한 바보는 그러한 자세를 제대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이란 걸 

새삼 '바보'라는 말에 감동까지 느낄 정도로 깊이 깨닫게 되었다. 

 

  알리는 바보가 아니었지만 그렇게 또 바보였다.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방식으론 바보가 아니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는 바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알리를 바보라고 놀렸던 세상 사람들은 그들의 잣대에 의해서도 과연 바보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언제나 제 것을 잘 챙긴다며 스스로 바보가 아니라고 자부했던 그들은 사실은 그들이 놀렸던 그 바보들이 아니었을까? 

마치 이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마지막에 화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그 시절 우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았다. 우리가 아는 것이라고는 부모나 선생님 같은 어른들에게 고분고분해야 하고, 

 이 세상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존경해야 하고, 반대로 공산당을 가장 증오해야 한다는 것 정도였다. 궁금한 게 있어도  

함부로 질문을 하지 못하게 어른들은 우리의 입이 무거워지기를 바랐다. 알리네 아버지가 알리를 피멍이 들도록 때려도 아무 

 간섭하지 않았으며, 학교에서 가죽잠바가 아이들을 꼼짝 못하게 다루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고, 나쁜 소문 때문에 알리네가 

 이사를 가야 하는 일이 벌어져도 이웃들은 누구 하나 동정을 보내거나 연민의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 (P.134) 

  

 그렇게 자기 것을 잘 챙긴다고 스스로 똑똑하도 여겼던 세상 사람들 조차도 더 큰 거짓말에 놀아난 바보들이었다고... 

 그런데 이 고백은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고백이기도 하다. 

 그 시절 그들이 그렇게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서슬퍼런 권력에 자기의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 했기 때문

이듯이 지금의 우리도 여전히 내어주기 보다는 악착같이 제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살아가니까 말이다. 

아직 우리는 나눠줌으로서의 행복 보다는 쌓아놓는 것에서의 안도감을 더 좋아하고 나를 죽여서 남을 배려하기 보다는 무시 

당하지 않으려 먼저 남을 업신여기기 좋아한다. 경쟁에서 배려는 언제나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여기고 더불어 행복해지 

기 위해 나를 희생하기 보다는 나만 행복하기 위해 악착같이 움켜지려고만 든다. 알리가 가죽잠바 샘에게 피멍이 들도록 맞는 

데도 누구하나 나서지 않았듯 지금의 우리도 그런 불의한 일을 만나도 스스로 나서서 표적이 되기 보다는 누군가 먼저 나서서 

무임승차하려고만 든다.  

 지하철에서 내가 필요한 자리는 서 있는 만큼이지만 그 나머지 부분이 없다면 전혀 움직일 수 없듯이 사실 세상은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 내 것만 악착같이 지키려 다른 생명들을 또 타인들을 희생시킨다면 그것이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뒤 

통수를 치게 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 그저 자기만, 바로 눈 앞의 것만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는 식견이 좁은 

탓이다. 그런 의미에서 좁은 세상 밖에는 품을 줄 모르는 우리들은 우리들 잣대에 의해서도 바보인 것이다. 

 

 그래서 알리의 마지막을 읽으면서 더욱 부끄러워진다. 

 그렇게 마을을 떠난 알리...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알게 된 그에 대한 소식은 최근 노조위원장이었던 그가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113일 동안이나 크레인 에서 농성을 하다가 끝내  하늘 나라로 가버렸다는 것이었다. 

 아... 그는 그렇게 끝까지 남들을 위해 살다가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날아갔다. 

 그 마지막을 읽으면서 울컥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새 나도 몰래 스며든 눈물에  

 눈 앞에 하얗고 작은 날개를 달고 티없이 맑고 푸른 저 하늘로 훨 훨 날아가는 나비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자기가 품었던 세상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버린 그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안녕, 알리... 나는 그렇게 조용히 읊조렸다. 

 넌 정말 꿈 꾸는 자였어... 혼자만의 꿈이 아닌 모두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꿈을 꾸는... 

 그렇게 작별을 보내며 문득 깨달았던 것은 나도 몰래 스며든 눈물이 

 작별에 대한 슬픔이 아니라 사무치는 그리움 때문이었다는 것이었다.  

 알리와 같은 진짜 바보에 대한 그리움... 

 그렇게 맑고 푸른 하늘이 우리들에게 새로이 희망을 주듯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늑대들로 가득한 이 콘크리트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 가슴 가득 청명함을 느끼게 해 줄 바람과도 같은 

 진정한 바보가 그리웠다. 너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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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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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건데 내가 먼저 읽어 보았다. 

중간 중간 <메아리>의 작가 김동성씨의 그림이 아름답다. 한국적인 미를 잘 표현하는 작가 중의 한 분 인 것 같다.  

<책과 노니는 집>이라?  제목이 정말 근사하지 않는가? 책과 평생을 노닐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행복한 인생일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장이라는 필사쟁이 아들의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장이의 아버지는 천주학과 관련된 책을 필사하였다는 죄목으로 관하에 잡혀가 모진 매를 맞고 장독에 걸려 돌아가신다.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원망, 천주쟁이들에 대한 알 수 없는 증오를 가슴에 품고 사는 장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신 또한 약계책방에서 책심부름을 하면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도리원에 있는 기생 미적과 꼬마 낙심이, 서유당이라는 서고를 가지고 계신 홍 교리 나으리, 그리고 아버지때 부터 책방의 주인인 최 서쾌를 통해 장이는  필사라는 것이 단순히 책을 베끼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책 심부름 또한 단순히 책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시중까지 할 수 있어야 함을 최서쾌 어른을 통해 배운다. 

장이는 어느덧 성장하여 언문 필사를 하게 되고,  자신이 좋아하는 미적아씨와 홍교리 나으리. 최서쾌 주인에게서 비밀스런 무언가가 있음을 직감한다.  몇 년 전  아버지는 관하에 끌려가서도 천주실의를 사 간 사람의 이름을 한 명도 불지 않았다. 그때문에 더 모질게 매를 맞았는데...장이는 자신을 통해 비밀스럽게 전해진 천주학책의 진실을 알게 되고 그 책을 사간 사람들의 목숨 또한 위태롭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을 구하기 어렵던 시절, 책을 즐겨 읽던 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알게 되고, 그 시절 천주학에 대한 박해 부분도 자연스럽게 나와 있으며 홍 교리로 대표되는 개혁적인 실학 사상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그 뭔가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차 있던 장이의 인생이 책을 통해 그리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당위성과 자긍심을 일깨워 주는 부분이 감동적이었다. 

홍 교리- 홍대용을 연상시킨다.- 나으리의 개인 서고의 이름인 서유당을 우리 말로 풀어쓰면 바로 책과 노니는 집이 된단다. 

장이와 홍 교리가 주고 받는 말 속에서 책에 대한 좋은 표현이 있어 나 또한 필사해 본다. 

<논어>나 <맹자>가 재미있느냐는 장이의 당돌한 질문에 

"어렵고 재미없어도 걱정마라. 네가 아둔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어려운 글도 반복해서 읽고, 살면서 그 뜻을 헤아려 보면 ' 아, 그게 이 뜻이었구나!' 하며 무릎을 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어려운 책의 깊고 담백한 맛을 알게 되지" 

또 서유당에 엄청 많은 책이 있음에 놀란 장이가 홍 교리에 다 읽으셨냐고 질문하자 

"책은 읽는 재미도 좋지만, 모아 두고 아껴 두는 재미도 그만이다. 재미있다, 유익하다 주변에서 권해 주는 책을 한 권, 두 권 사 모아서 서가에 꽂아 놓으면 드나들 때마다 그 책들이 안부라도 건네는 양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지. 어느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설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 책이 궁금해 자꾸 마음이 그리 가는 것도 난 좋다.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도토리를 가을부터 준비하듯 나도 책을 차곡차곡 모아 놓으면 당장 다 읽을 수는 없어도 겨울 양식이라도 마련해 놓은 양 뿌듯하고 행복하다" 

책을 좋아하기 전 난 매번 책을 사대는 남편에게 곧잘 < 그 책 다 읽냐>고 따지곤 하였다. 그러면 남편은 매번 다 읽었어. 나중에 읽으려고, 구하기 힘든 거라서. 싸게 팔아서 등등 그때 그때 핑계를 대어 둘러대곤 하였다. 지금도 남편의 그 마음을 십분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책을 좋아하게 되면서부터 소장하고 싶은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아마 남편도 홍교리의 마음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집도 점점 책과 노니는 집이 되어가고 있다.   

방학 하기 하루 전부터 몸살 감기로 머리가 지끈지끈하는 데도 너무 재미있어 단숨에 읽어버린 책이다. 정작 작가는 자신이 산만하다고 썼는데 이렇게 흡인력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분명 비범하다는 증거이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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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깊은 뜻이! - 유물 속 생활 속 숨은 뜻 찾기 재미있게 제대로 시리즈
김은하 지음, 최미란 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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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져 있었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하다 못해 대문 하나도 안으로 열리게끔 한 데에는 복이 들어오기 쉽게 하려는 뜻에서였다니.. 

우리 조상들의 숨은 지혜를 마음꼇 엿볼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책이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대문 앞에 쳐 놓은 금줄은 아들일 때는 고추,숯, 솔잎을 

딸일 때는 종이, 숯, 솔잎을 달아 놓았단다. 

그리고 새끼도 왼새끼를 꼬아 만들었다고 한다.  왼새끼가 오른새끼보다 훨씬 만들기가 어렵다고  

한다.  힘드니만큼 더 정성을 들여 만들었음은 당연하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외에도 장독대, 당산나무에  금줄을 쳐서 나쁜 귀신이 들어오지 않게  

막았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들의 생일이 끼어 있었는데 

책 내용 중에 10살 생일이 될 때까지 수수팥떡과 백설기를 해 주는 풍습이 있다고 해서 

얼른 실천을 하였다. 첫 돌에만 해 주는 줄 알았는데 10살 생일까지 해 주었다고 하는 말에 

딸 생일 (10세)에도 해 줘야지 다짐한다.  

 

혼례를 할 때에도 기럭아비를 먼저 세우고  초행을 가던 모습이 새로웠다. 

기러기가 그렇게 지조를 지키는 동물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시집을 가서 몇 년 후에 시할아버지가 돌아가셔셔 장례를 치렀었는데  

보기 드문 상복을 입어야 해서 참 희안하게 장례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 유교의 전통 방식이었다. 또 상주되신 아버님과 고모님들이 지팡이를 하고 

있어서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부모를 잃은 슬픔이 너무 커 

서 몸도 가눌 수 없을 지경이라는 표시에서 지팡을 짚는다는 것이다. 

제상에는 복숭아는 절대 올리지 않는단다. 이유는 복숭아는 양기가 강해서 귀신을 쫓아내기 때문 

이란다. 치자 들어가는 생선도 질이 낮아 올리지 않는단다. 

 

복을 상징하는 무늬들을 여러 가지 생활용품에 넣었는데 그 중에 박쥐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박쥐를 한자로 쓰면 편복인데 여기에 복자가 들어가서 복을 가져온다고 해서 박쥐무늬를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박쥐는 지금은 무서움의 상징인데 말이다.

조선시대 신하들이 쓰던 모자 즉 사모에 양쪽으로 날개같은 것은 매미를 본뜬 것인데 

임금님의 것은 익선관이라 따로 부르며 매미 날개가 위를 향하여 있다는 게 다르다. 

옛사람들은 매미가 이슬이나 나뭇진을 먹을 뿐 곡식을 해치지 않고  집도 짓지 

않는 모습을 보며 청빈하고 염치가 있는 동물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임금과 신하의 사모를  

매미 모양으로 만들었단다.  여름 한철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우리 딸도 매번 매미를 보면 

잡고 싶어 안달이 나서 잡았다가 풀어주곤 한다. 이렇게 매미가 조상들이 좋아하던 

동물임을 안다면 더 남다르게 생각될 것 같다. 

 

오랜만에 밑줄도 그어 가면서 읽었다. 

두고두고 옆에 놔두면서 심심할 때마다 읽으면 좋을 책이다. 

상식도 풍부해지고 무엇보다 우리 조상들의 깊은 뜻을 알 수 있어서 더 좋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진작 알았더라면 더 자세히 봤을 법한 것들이 많다. 

시할아버지 장례식도 그렇고... 

지금부터라도 더 관심 있게 더 자세히 살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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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는 진짜진짜 용감해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1
카타리나 그로스만-헨젤 글.그림, 유혜자 옮김 / 책과콩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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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수퍼남매를 보면서 난 참 상상력이 없는 사람이구나를 순간순간 느낀다. 

난 시키는 대로 곧잘 하는 편이고 공부만 잘했지 

21세기가 추구하는 상상력, 창의력이 있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제일 부러운 사람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담임을 하다 보면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의의로 상상력이 부족한 경우를 보곤 한다. 

바로 나처럼 말이다.  

오히려 상위권 아이들보다 중간그룹의 아이들이 톡톡 튀는 생각이나 참신한 의견을 내놓는 경우 

를 종종 본다. 

그런 걸 보면 세상은 참 공평하다는 것을 느낀다. 다 가진 자는 없으니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 마르타는 

엉뚱해 보이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무지무지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이다. 

부모님이< 마르타야, 잘 잤니?> 물어보면 

<밤에 꿈을 꾸었는데 내가 정글에 가 있었어요>라고 대답하며 

밥을 먹다가도 <꿈에 나왔던 뱀이 내 빵을 훔쳐갔어요>라고 말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부모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가 보이기도 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 얼룩말 줄무늬를 밟지 말고 건너야 해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부모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동물들이 마르타의 눈에는 다 보인다. 

이렇게 엉뚱한 말을 해대는 마르타를 부모님은 야단치기 보다  일관되게 타이르신다.  

말씀 뒤에 항상 이런 호칭을 붙여서 말이다.

 <~ 우리 귀염둥이><~우리 공주님><~꼬마 아가씨> <~수다쟁이 아가씨> 

<~호기심쟁이 아가씨><~재주꾼 아가씨>  등등

만약에 우리 수퍼남매가 이런 말들을 했다면 

난 아마 <제발 엉뚱한 소리 좀 하지 마>라고 다그쳤을 텐데 말이다. 

마르타의 부모님은 참 여유가 있으시다.

 

상상력은 동전의 양면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발상의 전환이 될 수도 있지만 나같은 보통 사람이 보고 듣기에는 

너무 엉뚱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나같이 곧이곧대로 하는 사람들보다는 

이렇게 마르타처럼 엉뚱한 상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세계가 움직여지고 발전되었음을 우린 안다. 

가장 쉬운 예로 에디슨이 있지 않은가!  

계란을 품어서 병아리를 부화시키겠다고 한 에디슨 

학교에서는 부적응아로 퇴학을 당하지만 

에디슨 엄마는 우리 애는 다른 애들과는 다름을 알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에디슨을 

가르치신다. 

그 결과 에디슨은 발명왕 에디슨이 될 수 있었다. 

어머니마저 에디슨을 그냥 엉뚱한 애, 공상만 좋아하는 애로 치부하였더라면 

발명왕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공부 잘하는 아이는 해마다 여러 명씩 봐도 

<와! 진짜 상상력 풍부하다. 창의적이네!>라고 생각되는 아이는 굉장히 드물다. 

그만큼 상상력과 창의력은 일반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개발을 하면 상상력도 향상된다고하니 믿을 수 밖에... 

 

이 책을 보니 <지각대장 존>이 생각난다.   

상상력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존.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맥스도 생각나네. 

그러고 보니 책 주인공들은 상상력이 풍부한 친구들이 많네. 아이! 부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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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웅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타고르가 들려주는 이야기시 이야기 보물창고 20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신형건 옮김, 조경주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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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감동을 느끼지 못한 책을 가지고 서평 쓰기가 쉽지 않구나 절실히 깨달았다.  

그동안 참 다행이도 나랑 맞는 책들이 내게로 와서 서평을 신나게 썼었는데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나하고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일단 이야기시라는 것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진다. 

 

타고르하면 예전에 중고등학교때 <동방의 등불>이란 말을 타고르가 사용했다와 인도의 시인이 

라는 정도만 배웠지 타고르의 시를 읽어 본 적은 없었다. 

<작은 영웅>이 처음이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큼 아주 유명한 문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몰랐다는 것이 부끄럽긴 한데  

그래도 사실이니 어쩔 수 없지.

일단 엄청 기대를 하며 읽었는데 

시가 가슴에 와닿질 않는다.  <떡볶이 미사일>이 훨씬 재미도 있고 감동적이었다.

몇 번을 읽어도 그냥 맴돌뿐 감동이 오지 않는다. 

이름 모를 꽃과 나무들만 눈에 들어온다. 인도에 흔한 꽃들인가 보다.

슐리꽃,  털시나무, 챔파꽃 (그림이 무척 예뻤다)  

고작 일곱 편 밖에 되지 않는 시집인데 왜 이리 가슴에 와 닿지 않지? 

인도 사람과 코드가 안 맞나? 

 

그나마 가장 맘에 와닿은 시는 

형과 동생이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하는 <천문학자>이다. 

현실적인 형과 이상적인 동생이 서로를 바보라면서 이야기하는 이 시는 

동생의 천진무구한 모습이 참 좋았다. 

현실적인 형의 대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를 보여 주는 동생의 모습이 참 꿋꿋하고 대견해 보인다. 

바로 겉표지에 그려진 그림이 바로 이 시다. 

 

<천문학자> 

-중략- 

넌 정말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바보로구나. 

만일 달이 아주 가까이 다가오면 

넌 그게 얼마나 커다란지 알게 될 거야  

 

형, 형이야말로 학교에서 

말도 안 되는 것만 배우나 봐! 

엄마가 우리에게 뽀뽀하려고 고개를 숙일 때 

엄마 얼굴이 그렇게 커다래 보여? 

 

기회가 된다면 <초승달>시집이나 <기탄잘리>를 읽어보며 타고르로부터 전해지는  

감동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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