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바꿔 먹기 -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 I LOVE 그림책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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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의 왕비인 라니아 알 압둘라가 지었다고 합니다. 왕비가 책을 썼다니 무척 신기하죠? 얼굴도 무지 이쁘답니다. 뒷표지에 사진이 실렸는데 진짜 영화배우보다 더 예쁩니다. 어린이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소녀의 우정과 미움은 이 샌드위치에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릴리가 즐겨 먹는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랍니다.

셀마가 자주 먹는 후무스 샌드위치예요. 중동지방 사람들의 전통 음식이랍니다.

셀마와 릴리는 단짝 친구예요.

함께 그림도 그리고

함께 그네도 타고

함께 줄넘기도 했답니다. 아주 다정한 친구이죠.

점심 시간이에요. 셀마와 릴리는 각자가 싸온 도시락을 꺼냈어요. 샌드위치였죠. 그런데 그 생김새는 너무 달랐어요.

두 사람의 우정은 샌드위치로 금이 가기 시작하였어요. 셀마는 릴리의 샌드위치가 싫었어요.
릴리 또한 셀마의 샌드위치가 구역질이 날 것 같았어요.

둘은 함께 그림도, 그네도, 줄넘기도 하지 않게 되었어요. 서로 다른 샌드위치 때문에 말이에요.

둘의 샌드위치 전쟁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전염되어 서로 다른 음식들을 상대방에게 던지기 시작하였어요. 식당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죠.

교장 선생님에 불려 간 두 사람. 둘은 너무 부끄러웠어요. 식당에 온 둘은 상대방의 샌드위치를 조금 먹어보기로 했어요. 동시에 말이죠. 서로의 샌드위치가 맛있다는 걸 깨달았죠.

샌드위치 하나로 금이 간 둘의 우정이 다시 회복되었어요. 그래요. 서로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틀렸다고,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에요.

셀마와 릴리가 다니는 학교에서 파티가 벌어졌네요. 세계 각국의 전통 음식들이 뷔페로 차려져 있네요. 이것도 먹어 보고, 저것도 먹어 보세요. 단지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먹어 보지도 않은 채 싫다고 말하지 말구요.

샌드위치 하나에서 시작하여 샌드위치 하나로 끝나지만 다문화에 대해 아주 쉽게 접근한 유익한 그림책이었습니다.

요르단 왕비의 모습이에요. 얼굴만 이쁜 게 아니라 마음도 예뻐서 유니세프 특별 대변인을 하고 있으며 다문화에 대한 관용을 널리 알리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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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1-1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룩쉴즈랑 닮았어요.
왕비님, 왕관은 어따 두고 오셨데요? ㅎㅎ

수퍼남매맘 2011-01-2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자 마자 브룩 쉴즈가 떠오르더라구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1월에 출간된 이래 베스트셀러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장하준 교수의 경제책이다. 

밤마다 자기 전 한 챕터씩 읽는 걸 목표로 하고 읽었다. 

우리가 경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잘못된 통념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아주 유익한 책이다.  

장하준 교수가 한국분이어서인지 한국을 인용하는 것이 자주 나온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한국이 바로 자유시장주의 때문에 실패의 길을 걷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정의란 무엇인가?>와  이 책이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아마 우리 국민들이 둘(정의, 제대로 된 경제)을 갈망하고 있다 

는 증거도 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신년초 물가 상승률이 예사롭지 않다. 엊그제 오랜만에 주유를 하다가 진짜 놀랐다. 리터당 휘발유값이 1800원을 넘어섰다.  

2000원이 넘는 곳도 많다고 한다. 완전 물가가 미쳤다. 나라에서 기름값만은 잡겠다고 하는데 이제 국민들도 포기상태인지  

저렇게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데도 항의도 하지 않는다. 

이게 다 자유시장주의 때문이라는 것이 장하준 교수의 말이다. 

현재 세계 경제를 만신창이로 만든 주범이 바로 <자유시장주의>라는 것이다. 

자유시장주의가 무엇인가? 

항상 그대로 내버려 두면 시장이 알아서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과 같이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더라도 정부가 나서지 말고 시장에 그대로 맡겨 놓으면 

알아서 공정한 효과를 이끌어 낼 거라는 말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30년을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자유시장주의를 채택하였다. (개발도상국들이 더 심하다.)그 결과  

지금 세계는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책을 읽고 나니 <자유시장주의> 내지는 < 신자유주의>라는 녀석이 굉장히 무서운 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시장주의를 알고 나니 지금 우리 나라 경제가 이렇게 된 것 또한 그 녀석 때문이란 결론을 얻었다. 

경제 분야 뿐만이 아니라 사회 여러 분야에서 무한 경쟁으로 내몰게 하는 이 이데올로기가 우리나라를 잠식하고 있음을  

알았다. 다른 분야는 제껴 놓더라도 

내가 있는 교육 분야만 해도 이 신자유주의가 들어와서 

학생들끼리, 교사들끼리 서로 치열한 무한경쟁을 하도록 만들었다. 

장하준 교수의 말대로 서로 같은 조직 내에서 신뢰하고 상호 연대해야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신자유주의는 만인이 만인의 적이 되는 무한경쟁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게다가 학생을 보는 시선들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할 

인격적인 존재가 아니라 보다 좋은 결과를 위해 점수 따기 기계 같은 도구로 보도록 몰아가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 성적만 좋다면 선생님들이 자기 아이들을 그저 그렇게 기계로 보아도 괜찮은 것일까?  

무한 경쟁을 시켜야만 학생도, 교사도 우수한 사람이 나온다는 논리에서 최대한 경쟁을 시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도 교사도 무한경쟁이 아니라 서로 상호 연대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온다. 

바로 핀란드 교육이 그걸 입증해 주고 있다. 

무한 경쟁으로 치닫게 한 결과 로봇 영재였던 전문계고 출신의 카이스트 학생이 자살한 게 아닌가?   

(학교 성적에 비관, 영어로 하는 미적분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함, 유명고교 출신의 타학생과의 비교로 인한 좌절감으로 인해 자살을 한 경우이다.)

그렇담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23가지가 어떤 것인가 한 번 적어 본다. (장하준 교수의 주장이자 자유시장주의에 반대하는 시 

각이다.)

1.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없다.  

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3.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5.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6.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7. 자유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8.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9.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니다. 

10.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아니다. 

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12.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14.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15.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16.우리는 모든 걸 시장에 맡겨도 될 만큼 영리하지 못 하다.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18. GM 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19.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 살고 있다. 

20. 기회의 균등은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22. 금융 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23.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특히, 17강, 18강, 20강, 21강 은 우리나라와 연관이 많은 부분들이다.  

대학 진학율이 높다는 것이 잘사는 게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 같이 대학진학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수긍하기 힘 

든  주장이다.) 저자는 그 증거로  

우리나라보다 대학진학율이 훨씬 저조한 북유럽 나라들이 더 잘살고 행복지수도 더 높다는 걸 지적한다. 

20강은 <정의란 무엇인가?>와 맥락이 비슷하다. 

요즘 들어 정치권에서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를 가지고  말이 많은데 이책은 결국 보편적 복지를  

하는 게 바로 기회균등의 완성이며 진정한 정의라고 말하고 있다.  

20강은 개인적으로 가장 절실히 와닿는 부분이라 장하준 교수의 글을 옮겨 적어 본다. 

기회의 균등만 주는 걸로 충분하다는 자유시장주의자들에 대하여 

기회의 균등은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문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어떤 아이가 배가 고파서 수업 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면 선천적으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적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는 생계비 지원을 받아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는 무료 급식을 통해 밥을 굶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를 굶기지 않을 정도록 돈을 벌 수 있어야 그 아이도 같은 조건에서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 흑인들은 이제 백인들과  똑같이 보수가 높은 직업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지만 그 직업에 적합한 교육을 받지 못햇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흑인들은 이제 과거 백인들만 다니던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지만, 읽고 쓰기도 제대로 못하는 역량 미달의 교사들만 있는 가난한 학교 출신이면 명문 대학에 입학할 확률은 여전히 희박할 뿐이다. 

18강도  의미심장하다.

GM대신 삼성으로 바꿔 읽으면 딱이다. 삼성에 좋으면 다 좋다고 생각하며 삼성이 망하면 우리나라가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처럼 말하는 자들에게 부디 속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도 삼성을 최고의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삼성에 취업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며, 삼성에 다닌다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삼성에 노조가 없다는 걸 굉장히 자랑스러워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지가 몇 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까지 삼성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사그라들지 않아 보인다. 삼성에서 온갖 비리가 터져 나와도 사람들은 여전히 삼성이 최고라고 믿는다. 삼성공화국에 대한 지지는 정말 어이가 없는데 꼭 이 18강을 읽어 보시길 바란다.  읽고 나서도 삼성을 지지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생각이 바뀐다면 정말 다행이다.

GM은 삼성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미국에서 추앙받던 기업이다. 오죽하면  GM 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다 라는 말이 있었겠는가? 하지만 GM은 그렇게 좋은 기업이 아니었고 다른 자동차 회사에 추월당하면서도 기술력을 높이기 보다 다른 것들로 위기를 모면하려다가 결국 파산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망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GM이 망하면 나라가 망하고, 나라가 망하면 개인이 망한다고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게 바로 자유시장주의자들의 속임수라는 것이다. 

솔직히 경제서적을 이렇게 읽은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나같은 사람도 관심을 가지게 할 만큼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말이 아니다. 물가 좀 보시라. 나 또한 20-30대에는 세상살이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세상이 공평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았다. 왜 이런 세상이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니까 말이다. 찾다 보니 그 원인을 알게 되었다. 경제 분야는 바로 이 자유시장주의가 범인이었던 거다. 자유시장주의를 부추기고 그걸 정책으로 채택한 사람들이 바로 우리를 이 지경으로 몰아 넣은 것이다. 엊그제 신문에 보니 프랑스에 사는 특파원이 <분노하라>는 기사를 썼다. 프랑스 사정도 말이 아닌가 보다. 이 자유주의 때문에 말이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분노하라>고 외치는 것이다. 우리도 분노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알지 못하면 분노할 수가 없다. 먼저 작금의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정당한 분노가 나온다. 이책이야말로 현실을 잘 알 수 있도록 친절한 교과서가 되어 준다.

끝으로 장하준 교수의 말을 빌어 써 본다.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경제 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해서 사회에 이바지하기는커녕 우리 자신의 권익마저도 제대로 지켜 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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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장이의 딸 - 하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박현주 옮김 / 아고라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사토장이의 딸 레베카가 사랑하게 된 남자 티그너  

레베카는 자신을 위험-성폭행- 에서 구해준 티그너와 결혼을 하게 된다.  한 번도 남자와 가까이 지내본 적 조차 없던 그녀가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 것은 정말 세상이 뒤집힐만한 사건이다. 하지만 티그너는 그렇게 좋은 남자가 아니었다. 좋은 아버지도 아니었다.  의처증이 있는 티그너는 점점 아내를 구타하기 시작하고,티그너의 폭력을 감당하지 못한 그녀는 아들을 데리고 그로부터 도망친다.  티그너가 아내를 구타하자 엄마를 구하러 나온 세살 난 아들을 내던지는 장면은 폭력 앞에서는 부자지간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보여 준다. 마치 나쁜 악령에 씌운 사람처럼 그렇게 아내와 아들을 구타하는 티그너의 모습은 끔찍하기 그지 없다.

죽음으로부터 탈출한 레베카와 그의 아들은 그때부터 티그너로부터 도망다닌다. 레베타는 아들이 겁을 먹지 않도록 이 도망을 <옮겨 다니기 게임>이라고 한다. 버스표를 살 때도 일부러 성인표 2장을 사는 치밀함을 보이는 레베카.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아버지로부터 보호해 주지 못했지만 그녀는 다르다. 아들을 아버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녀는 모든 걸 할 만큼 강하다. 그들은 먼저 이름부터 바꾸고 철저히 외부 사람과의 접촉을 금하면서 그렇게 생활한다.

남편이 언제 이들을 발견할까 하는 두려움으로 긴장하며 읽었다. 남편과 벌이는 레베카의 게임은 목숨을 건 게임이기에 무섭기 마저 하다.레베카가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아들은 그녀의 어머니를 닮았는지 절대음감을 가졌다. 우연히 피아노를 보더니 자신이 듣던 곡을 그대로 피아노로 치는 걸 보고 레베카에겐 삶의 목표가 생긴다. 자신의 어머니와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들었던 것이 바로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였었다. 아들이 그 곡을 치는 것이 바로 그녀의 삶의 유일한 목표다.그녀는 천재성을 자진 아들을 피아니스트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그런 모자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사람이 재즈 피아니스트 쳇 겔러허이다. 부유하지만 부유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쳇은 모자를 사랑한다. 쳇이 자신을 사랑하는 걸 잘 알면서도 티그너의 경험 때문에 섣불리 자신의 몸과 마음을 내어 주지 않는 레베카. 둘의 심리 또한 하권에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점점 천재적 피아니스트가 되어 가는 레베카의 아들 잭의 피아노에 대한 열망과 그에 따른 불안감이 잘 나타나 있다. 

상하권 합쳐서 950쪽이 넘는다. 그런데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마구 읽히는 걸로 봐서 조이스는 진정한 이야기꾼이다. 읽는 내내 또다른 폭력이 그들을 덮치지는 않을까 조바심을 가지게 된다. 잭이 과연 레베카의 소망대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을까? 레베카가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을 터인데(아버지로부터, 남편으로부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들의 신분은 언제쯤 탄로가 날까? 이런 궁금증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어려서는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남편으로부터 도망치느라 불안하고, 잭이 피아노를 치면서부터 과연 이 아이가 성공할까 두려워하는 그녀를 보면서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약하지 않았다. 부모가 그렇게 끔찍하게 죽었을 때도, 남편이 자신을 죽일 듯이 때렸을 때도, 그렇게 모든 걸 바쳤던 잭이 어머니를 자신의 인생에서 내치려 할 때도 어머니는 쉽사리 울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오뚜기처럼 일어난다. 

하권이 상권보다 점수가 낮은 이유는 반전이 조금 약하지 않았나 싶어서이다. 덧붙여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탈줄한 두 오빠 허셀과 거스의 이야기도 좀 아쉽지 않나 싶다. 거스는 한 번 그녀와 마주치긴 했지만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해 보인다. 철저히 레베카에 맞춰져 이야기가 진행된 탓이리라. 책 제목이 <사토장이의 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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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의 말씨앗 사계절 저학년문고 38
문선이 지음, 정지윤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의 작가 문선이 작가의 전작이다. 

마두는 주인공 이름이다. 참 특이한 이름이다.  마두는 입버릇처럼 <~ 죽겠네>를 달고 사는 아이이다.  외아들인 마두는 아빠에게 불만이 많다. 다른 아빠처럼 잘 안 놀아 주는 아빠가 싫다.   그래서 아빠를 바꿔 주세요 라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소망이 이뤄진다. 그리고 마치 게임의 규칙처럼 아빠는 4회까지 바꿀 수 있지만 바꿀 때마다 진짜 아빠에 대한 기억은 사라진다고 한다. 그리고 4회 바꾼 후에는 처음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고 한다. 이 위험한 게임에 마두는 들어 선다. 마두가 원하는 아빠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씨앗이 내려와 그걸 심으면 다음 날 마두가 원하는 아빠로 바뀐다는 것이다.  

마두는 가장 먼저 어떤 아빠를 원하게 될까?

작가님 말씀이 어린이들에게 어떤 아빠가 좋냐는 설문 조사 결과 잘 놀아주는 아빠, 부자 아빠, 오냐하는 아빠 순으로 나왔다고 한다.   

마두는 잘 놀아 주는 아빠를 큰 소리로 외친다.  그러자 다음 날 잘 놀아주는 아빠로 바뀌어 있다. 온종일 신나게 놀아 주는 아빠. 바로 마두가 원하던 아빠의 모습이었다. 회사도 안 가고 자신과 놀아 주는 아빠 때문에 집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게 되자 마두는 놀아 주는 아빠보다는 부자 아빠를 원하게 된다. 다음 날 부자 아빠로 다시 바뀌었다. 부자 아빠는 마두를 백화점으로 데리고가 비싼 걸 몽땅 사 준다. 하지만 돈을 투자하는 만큼 마두에게 원하는 것, 시키는 것도 많다. 이 부분에서 설득력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부자 아빠가 싫어지는 이유가 자연스럽지 않았다. 부자 아빠 다음에 원한 건 바로 마두가 원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 오냐 아빠였다. 오냐 아빠를 만나자 마두는 제 세상인 것 같은 자유를 누린다.  하지만 뭐든지 오냐 하는 아빠 때문에  마두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혼자 누워 있으면서 예전에 자신을 밤새 간호해 줬던 진짜 아빠가 그리워진다. 이제 기회는 한 번. 더 늦기 전에 진짜 아빠를 찾아야 겠다고 생각한 마두. 아빠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빠를 찾을 수 있을까? 

읽으면서 <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와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둘 다 재미있다. 그래서 한 번 책을 잡으면 어린이들도 아마 끝까지 읽고 싶어질 게다. 

둘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이 비슷하다. 둘 다 하늘에서 누군가가 나타나 주인공의 소망을 들어준다는 설정이 똑같다. 그리고 게임의 법칙이 있다는 것 또한 같다.  

셋 현실과 판타지가 적절히 섞여 있다는 점이다.  

넷 그림풍도 비슷하다. 같은 작가가 그린 것 같다. 중국풍의 그림이다. 그림이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 보는 이에게 재미를 안겨 준다. 

<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전에 읽었다면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주었을 거다. 하지만 비슷한 점이 많아서 약간 점수를 깎았다. 작가의 말처럼 아빠들이 먼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어린이들이 어떤 아빠를 간절히 원하는지.  잘 놀아주는 아빠, 부자 아빠, 오냐 하는 아빠. 그 말 속에 어린이들의 진심이 담겨 있다.  그래도 잘 놀아주는 아빠가 1등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순수한 우리 어린이들은 아직까지 자신들과 잘 놀아주는 걸 최고로 치니 말이다.  

엄마 버전이라면 어떻게 달라질까? 

일등이 잔소리 안하는 엄마 아닐까 싶다. 내 자녀가 마두와 같은 소망을 가지지 않도록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줘야 되겠다.  실상 자녀가 부모를 필요로 하는 시기는 생각보다 짧다.  그런데 그 사실을 자꾸 잊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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