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부터 전교임원선거가 있었다.

후보자 한 명씩 나와 연설을 하고 투표를 하는데

최고 귀염둥이께서 별안간 5학년 싫다면서(울 아그들은 4학년임)

본인도 선거를 하고 싶다(그 말의 의미는 자신도 전교임원에 나가갔다는 말)는 얼토당토 않은

말로 떼를 부리기 시작하였다.

어제에 이어 오늘 또 폭발.

집에서 아침부터 무슨 일 있었나?

 

전교임원 선거는 마무리 해야 하고,

귀염둥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계속 크게 외치고

달래고 달래서 겨우 그림 그릴 자료 주면서 교무실로 내려보냈다.

폭발하는 아이를 처리하려니 오늘 같은 날씨에도 땀이 송송 맺힌다. ㅠㅠ

 

한숨 돌리고 투표를 계속하는데

어떤 아이가 작은 소리로 " 자리 뽑기 안 하냐?" 고 구시렁대는 걸 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 그런 말을 왜 하냐고?

한 명 한 명씩 앞에 나와 투표 용지에 기표하고 있는데 말이다.

순간 너무 화가 나서 그 아이한테 엄청 화를 냈다.

울 반 애들도 오늘 깜짝 놀랐을 거다.

보통 때는 조근조근 말하던 샘이 갑자기 폭발했으니..

담임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다.

물론 내가 더 참았어여 하는데 말이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화를 낸 것 같아 미안해지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

"음~ 나중에 할 거야. 그리고 지금은 자리 뽑기보다 더 중요한 투표를 하고 있잖아."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가도 될 것을

귀염둥이한테 받은 스트레스를 그 아이한테 푼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

점심 먹기 전에 그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

말의 품격이 너무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 개학을 하였다.

개학날도 아침독서는 여전하다.

교실에 학급문고로 동시집이 37권 있다.

그 중에서 각자 선택하여 읽어라고 하였다.

개학날이라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야 하므로

동시집을 끝까지 읽을 시간이 부족하였다.

하여 제목이 된 시를 찾아 1개씩 낭송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방학 동안 나를 비롯하여

시를 안 본 아이들이 태반이므로 오랜만에 맛깔나는 시의 세계로 풍덩 빠져봤다.

 

한 사람 한 사람 앞에 나와 낭송을 하는데

아이들의 호응도가 높은 시가 몇 편 나왔다.

그 중에 " 어이 없는 놈" 이란 동시가 있는데

다섯 살 아이가 건방지게 말대꾸를 하는 내용을 아주 재밌게 표현한 시였다.

오랜 만에 동시집 읽은 소감을 물어보자

" 방학 동안 시를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시를 봐서 좋다" 는 느낌이 많았다.

2학기에도 동시동시 하며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 되길 바란다.

나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팝콘 교실이길 소망한다.

 

팝콘 교실

   

               문현식

 

커다란 팝곤 기계 안에

옥수수알갱이 서른 개가

노릇노릇 익으면서

톡톡 튄다.

 

알갱이들아

계속 튀어라.

멈추면 선생님이 냠냠

다 먹어 버릴지도 몰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전이 있는 동아시아사 - 색안경을 벗고 보는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이야기 반전이 있는 역사 시리즈
권재원 지음 / 다른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재원 샘이 쓰신 ˝반전이 있는 동아시아사 ˝를 읽고나니 가보지 않은 대만과 홍콩에 가고 싶은 마음이 일렁인다. 여행 관련 책이 아닌데 말이다. 울딸 읽히려고 샀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아니라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ㅠㅠ난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는데....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에 딸과 함께 오사카 , 교토 , 나라를 다녀왔다.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다음해 원전사고가 났고 그 후론 일본은 내 여행지에서 제명되었다. 안타깝다.

중국은 또 딸과 함께 북경을 다녀왔는데 일본이 엄청 좋았던 것에 비해 모녀에게 중국은 별로 좋은 기억과 감흥이 없었다. 그 후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져 중국 또한 여행지에서 제명.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고나서 북경 말고 다른 지역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생겼다. 특히 상하이!!! 북경 사람이 불친절한 반면 다른 지역은 아닌 곳도 있다하니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진다. ˝뭉치면 뜬다˝에 나온 장가계도 가고 싶긴 하나 너무 힘들 것 같다. 이미 그 실체를 알아버렸으니 패쓰.

겨울에 가볼만한 곳으로 대만과 홍콩이 리스트에 올랐다. 여기도 내 여행지 리스트에 없던 곳인데 약간의 역사를 알고보니 궁금해졌다. 마음만 먹고 준비만 잘하면 자유여행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치안이 안전하다고 하니.

저자와 딸의 말처럼 우리나라와 가장 가깝고 밀접한 지역에 대해 너무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으니 말이다. 나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선입견과 편견이 깨진 부분이 있다. 가령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모택동이 아니라 쑨원이라는 것. 쑨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어제 경복궁에 가니 지하철에 중국인 , 서양인 관광객이 여럿 보이는데 그들에게 서울 아니 우리나라는 어떤 인상을 줄까 궁금했다. 내가 1회의 여행으로 일본를 친절하고 깨끗한 나라 중국을 불친절하고 무질서한 나라로 치부해 버리는 것처럼 우리나라에 온 관광객들도 일면만 보고 ˝대한민국은 이러이러하다 ˝라고 말하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며 얻은 유익이라면 단면만 보고 쉽게 판단하거나 결정짓지 말자는 거다. 나라도 그러하고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토믹스 2- 마음을 읽는 소녀

전편을 아주 흥미롭게 읽은 터라 2권도 기대했다.

2권은 혜미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혜미는 태풍이처럼 방사능에 피폭되어 아토믹스로 활동하다 지금은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있다. 피폭되어 생긴 능력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건데 그 점이 책에서 부각되지 않았다는 게 못내 아쉽다. 하지만 마치 수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가 생생하고 괴수와 싸우는 장면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어제 한달음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3권도 나올 모양이다.

이 책의 의미는 무엇보다 핵 발전소의 위험과 방사능 피폭에 대해 경고를 주는 게 아닐까 싶다.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 핵발전소 위험과 폐지를 줄곧 주창하시는 분이 내 주변에 있다. 그 분이 학교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분들이 너무 유난 떤다고 무시하곤 했었다. 상처 주는 말도 팍팍 하고... 선배 샘은 아이들이 건강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냐며 냉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셨다. 지금도 이와 관련된 행사나 워크샵에 열심히 참여하신다.

이런 책이 나와 그나마 그 선배 샘이 하시는 말씀에 힘을 보태줘서 다행이다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 사자 와니니 창비아동문고 280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푸른 사자 와니니 >

연수로 알게된 이*진 샘이 이 책으로 5학년과 온작품읽기를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이현 작가 작품이라 읽어봤다.

초원의 왕 사자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게 참 흥미롭다. 고 권정생 작가가 ˝강아지똥˝에서 말한 주제 ˝세상에 쓸모없는 건 하나도 없다 ˝를 무리에서 내쳐진 어린 암사자 와니니의 홀로서기를 통해 다시 강조하고 있다.

˝건방진 도도군 ˝보다는 내용이 훨씬 묵직하다. 4학년 애들은 도도를 더 좋아할 듯하다. 유머가 있어서. 와니니가 속해있던 무리의 지도자 마디바가 한 행동에 대해 토론해 보면 좋을 것 같다. 4학년 사회에 지자체 단체장에 대해 배운다. 이 책으로 온작품읽기를 한 후 지도자가 갖춰야할 자격조건에 대해 함께 생각을 나눠봐도 좋겠다.

하나 더 ˝푸른 ˝이란 수식어가 왜 붙었는지 각자의 생각을 말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야기 속에는 나오지 않는다. 내가 놓쳤을 지도 모르지만. 제목만 봤을 땐 와니니가 다른 사자와 달리 털이 푸른 색인가 했었는데 그렇진 않다.

사람이 화자가 아니라 도도나 와니니처럼 동물이 화자인 작품을 접해보는 것도 아이에겐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빌려줘야지. 난 이제 ˝아토믹스 2권 ˝읽어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