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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국 주방장 ㅣ 보름달문고 38
정연철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정연철 작가가 <딱 하루만 더 아프고 싶다>동시를 쓴 그 분이라니....
이 동시가 교과서에 수록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 동시를 감동적이었다고 말하는 아이가 가끔 있었다. 작년에.
정 작가는 시도 쓰시고 동화도 쓰시고 다재다능하신 분 같다.
게다가 교편을 잡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주병국 주방장>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묶은 동화집이다.
출간된 년도를 보니 2010년 이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아이들의 삶은 좀 나아졌나?
그때나 지금이나
아니 더 올라가서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고 부르짖던 그때와 비교하더라도
아이들이 일상은 여전히 힘들다고 생각한다.
성적 때문에, 친구 때문에, 가족 때문에, 자신 때문에....
누가 아이들은 생업에 종사하지 않으니 힘들게 뭐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집 두 남매만 봐도 나의 학창시절보다 더 힘든 나날을 보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동화집에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주병국 주방장, 외계인 친구 1호, 독립 만세, 쑥대밭, 껌, 쿵쿵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져서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 이야기도 있고,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 또한 예전에 자신과 같은 처지였음을 알게 되는 이야기도 있다.
집안이 쫄딱 망해 할아버지 집에 들어와 살면서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는 아이 이야기도 있고,
재개발 지역에 살아 촌뜨기라고 놀림 받으며 할머니의 병 때문에 시골 가서 살자는 아빠 말에
있는 힘을 다해 반기를 드는 아이 이야기도 있다.
담임 샘을 짝사랑하던 여학생이 등산을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거들떠도 안 보던 남자 아이와 친해지는 상큼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아파트에서 살다보면 흔한 일 중의 하나인 층간소음으로 인해 서로를 적대시하게 되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다.
하나같이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어 읽는 내내 공감이 팍팍 된다.
여섯 주인공 아이가 겪는 일이 어른에 비해 결코 가볍다고 치부할 수 없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래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실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과 함께 위로를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혼자 하는 고민이 아니구나!' 이러면서 말이다.
그것만큼 큰 위로가 또 어디 있을까.
이야기의 몇 개는 열린 결말처럼 독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도 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열린 결말처럼 끝나는 이야기들은 교실 아이들에게 뒷이야기를 상상해서 써보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또한 6학년 온작품읽기 책이라서
언젠가는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읽어볼 거라 미리 읽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