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사동물병원의 수상한 사람들 ㅣ 단비어린이 문학
우성희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9년 10월
평점 :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은 없다고 한다.
교육적 차원에서 보면
반려 동물과 함께 하면서 배우는 게 참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 생명에 대해 책임지는 것과 죽음을 체험하는 것.
대부분의 경우, 인간이 반려 동물보다 오래 사니까.
자연스럽게 반려 동물의 죽음을 목도하게 된다.
어릴 때 죽음을 체험하고 안 하고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명 존중 사상이 저절로 생긴다고 할까.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자주 온이(반려묘)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럼 아이들이 다른 것 공부할 때보다 귀 쫑긋 세우고 관심을 가지고 듣는다.
이처럼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동물을 좋아한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반려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은?
의외로 없다.
-그럼, 반려 동물과 살고 싶은 사람은?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견적이 나왔다.
아이들은 반려 동물과 함께 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하는 상태인 거다.
우리 집도 그랬었다.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반려 동물을 기르자고 졸랐다.
우리 부부마 미온적이었다.
남매에게
-얘들아, 고양이를 기르려면 먹이도 주고, 똥도 치워지고, 운동도 해주고, 동생이랑 똑같아. 아프면 치료해주고,
죽음도 맞이해야 해. 끝까지 책임질 수 있겠어? 어때? 이래도 할 수 있겠어?
....
생명을 책임진다는 거는 그런거다.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늘 함께하는 거다. 그게 책임이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그런 마음으로 반려 동물을 집에 들여야 한다.
심심찮게 동물을 무참히 학대한 사람들 뉴스를 보게 된다.
건강할 때는반려동물로 함께 지내다 아프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유기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중랑천을 산책하러 오고가다 보면 유기묘를 정성껏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
사료를 주고, 닭가슴살을 삶아오고, 추울까봐 집을 만들어주고, 놀아주고...
전자 같은 사람도 있지만 후자 같은 사람도 있기에
그래도 아직까지 세상은 살만하다.
책에도 이런 두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항상 어울려 다니는 자칭 반수대 (반달이를 수호하는 대원들) 삼총사가 있다.
이들은 유기견인 반달이를 오며가며 아끼는 친구들이다.
반달이가 며칠째 보이지 않아 의아해 하던 중
쓰레기봉투에서 처참하게 다친 반달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길로 천사동물병원에 데려가 응급처치를 받는다.
반달이는 회새할 수 있을까?
누가 반달이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때부터 반수대의 수사가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는 인물들이 몇 명 있으니
모두 다 천사동물병원과 관련된 인물이다.
반수대는 한명 한명을 뒤쫒아 가면서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게 된다.
진실은 무엇일까?
동물이 나오고 때마침 사건이 발생하며 어린이 수사대가 수사를 하니
심장이 쫄깃쫄깃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80쪽 되는 분량이라서 중학년 어린이들 정도면 앉은 자리에서 한달음에 다 읽을 것 같다.
동물, 사건, 어린이 수사대 이 조합인데 당연히 아이들이 좋아할 것이다.
동물을 싫어하는 어린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반전은 덤이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이 책의 저자이신 우성희 작가님도 반려견을 떠나보낸 아픔이 있는 분이셨다.
그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이런 흥미롭고 포근한 동화가 나온 게 아닐런지...
내가 만나본 작가님은 정말 이 책의 세탁소 주인처럼 따스함이 넘치는 분이셨다.
중학년 맡게 되면 아이들과 꼭 함께 읽어보고 싶다.
유수모란 유기동물을 수호하는 모임 (책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