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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화원 ㅣ 북멘토 가치동화 3
이병승 지음, 원유미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2-012
오늘 읽은 책 <여우의 화원>
이병승 작가의 묵직한 글을 좋아해서 선택했다. 겉표지에 두 아이가 서로 노려보듯이 그려져있는데 제목은 좀 생뚱맞아 호기심이 생겼다. 나같이 궁금한 독자를 위해 좀 스포일을 하자면 이 둘이 꾸민 연극 제목이 바로 < 여우의 화원>이다. 둘 사이에 보이는 나무에 풍경처럼 걸린 장난감 비행기의 의미도 마지막에야 나온다.
왼쪽에 비싼 야구잠바를 입은 아이가 미래자동차 사장 아들 민수이고 , 오른쪽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목발을 짚고 서있는 아이가 억삼이다.
미국 유학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미래자동차 사장의 막둥이 민수와 민수 아버지 회사에서 정리해고된 노동자의 아들 억삼이가 짝이 된다. 첫날부터 민수를 달갑지 않게 보는 억삼이와 사사건건 부딪히지만 그런 억삼이를 통해 민수는 하나하나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억삼이와 다른 아이들이 하던 " 용역놀이" 가 바로 시발점이다. 아버지 때문에 많은 노동자가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되었고 더불어 그 노동자의 가족 그러니까 친구들도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버지는 "냉정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야" 라고 믿고 싶었으나 .....
작가는 "해고 노동자 가족의 아이들이 골목길에서 용역놀이 하고 있다" 는 신문 기사를 보고 이 작품을 쓰셨다고 한다. 민수가 억삼이를 만나기 전 ,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듯이 우리 어린이들도 이런 작품을 접하지 못한다면 이런 현실이 있단 걸 모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이 더욱 귀하고 소중하다. 내가 모르고 있는 세계를 알게 해주니까. 알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되고 다같이 행복한 세상을 꿈 꾸게 되니까. 궁극적으로 "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반드시 지키게" 결심하로 실천하게 하니까.
민수가 마지막에 억삼이에게 하는 약속이 참 감동적이다 .
-그것 봐, 너희 아빠가 그깟 연극 하나로 달라지겠냐 ?
- 변할 거야.
-?
-내가 변할 거니까 .
내가 변하는게 가장 빠르다는 걸 민수는 알고 있고 그 길만이 억삼이를 비롯해 다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란 걸 민수는 깨달은 것이다.
부록으로 실린 둘이 끝내지 못한 연극 <여우의 화원> 은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연극으로 해 보고 싶다.
믿고 보는 이병승 작가님! 이런 작품 꾸준히 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