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금요일 중성화 수술을 받은 온이는 깔때기(아직도 명칭을 모름)을 내내 목에 두르고 있어야 했다.

이유인즉 상처 부위를 혀로 핥으면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금요일 수의사가 수술 자국을 보시더니 상처가 잘 아물었다면서

일요일에 깔때기를 빼주라고 하였다. 10일 만이다.

드디어 자유의 몸인 것이다.

그 동안 그루밍(털 손질)은 하고 싶으나 목 주변에 있는 플라스틱 깔때기 때문에 온이는 제대로 털 손질을 못 했다.

그래서 털이 거칠거칠해졌다.

그루밍 하고 싶을 때는 깔때기를 털인 줄 알고 열심히 혀로 핥는 모습을 보고 우리 가족은 웃음을 참느라 혼 났다.

자유의 몸이 된 오늘, 온이는 몸 여기저기를 그루밍 하느라 난리가 났다.

2일 동안 아무 것도 못 먹고 힘 없이 누워 있을 때는 정말 안스러웠다.

딱 3일 째 되자 사료를 먹고, 또 하루가 지나자 물도 마셨다.

수컷은 수술이 간단하다고 하는데

암컷은 개복 수술을 하는 것이라 수술 후 회복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암컷의 경우, 수술 후 회복하지 못 하고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정말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야하겠다.

온이가 예전처럼 자유롭게 명랑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정말 다행이다 싶다.

중성화 수술 후에는 복부 쪽에 살이 많이 붙는다고 한다.

중성화 수술 한 양이들 보면 배 주위가 동글동글하다.

비만이 안 되도록 먹이양을 줄이고, 운동을 많이 시켜야 한다고 한다.

힘든 과정을 잘 견뎌낸 우리 온이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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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4-01-28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한 고비를 넘은 온이를 위하여~

수퍼남매맘 2014-01-28 07:38   좋아요 0 | URL
수술 후 사람을 많이 의존해요. ^^
 

1. 요즘 부쩍 온이가 베란다에 나가 택배 상자 안에 들어가 일광욕을 자주 즐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 평온해진다.

일광욕을 즐기고 온 온이에게서 포근한 햇살 냄새가 난다.

그러고 보니 어릴 때 키우던 고양이들도 줄곧 햇빛 잘 드는 곳에서 유유자적 있던 것이 생각난다.

고양이 팔자 상팔자다.


2. 점심으로 콩나물 밥을 하려고 딸과 함께 콩나물을 다듬고 있는데

한창 일광욕을 즐기던 온이가 어느새 콩나물 냄새를 맡고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후각이 진짜 발달한 모양이다.

테이블 야자 만큼이나 콩나물을 좋아하는 온이.

급기야 떨어진 콩나물 한 조각을 맛있게 냠냠한다.

사료 말고 다른 것을 먹으면 안 좋다고 수의사가 말씀하셔서 다른 것은 잘 안 주는데

우리 가족이 간식을 먹고 있으면 너무 입맛을 다셔서 조금씩 주게 된다.

그 눈이 애처로와서 말이다.

콩나물은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다른 고양이들도 그러나?


3. 온이는 빵을 묶는 철사끈을 아주 좋아한다.

반짝반짝거리고 질근질근 씹히는 맛이 마음에 드나 보다.

어제도 빵끈을 발견하고는 한창 그것 가지고 쥐잡기 놀이를 즐긴다.

물었다 놨다 하며 거실을 축구장 삼아 타닥타닥 돌아다닌다.

제풀에 지치면 배깔고 누워 잠시 쉰다.

햐얀 털 속에 살짝 보이는 분홍 배가 아주 귀엽다.

온이 노는 모습에 나까지 즐거워진다.

빵끈이 가구 밑으로 들어가면

안타까워서 

" 야옹 야옹~" 도움을 요청한다.

내가 꺼내주면 다시 물었다 놨다 반복하며 아주 신 나게 논다.

24시간 내내 놀고, 먹고, 자고 걱정이 하나도 없다.


어릴 때 키웠던 고양이 한 마리는

쥐를 잡아서는 주인들에게 자랑하려고 방으로 가져온 적이 있다.

제 딴에는 주인에게

 " 주인님! 저 쥐 잡았어요. 장하죠?" 하며 자랑하러 온 건데

난 자다말고 고양이가 쥐를 물고 방으로 들어와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 때부터 쥐가 더 싫어졌다.


어제 <책은 도끼다>에서 고양이에 대한 부분을 읽다가 고양이에 대해 정말 잘 표현해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밑줄 그었다.

우리 가족 모두 저자의 생각과 똑같다.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안 하기로 결심한 도도한 동물이 바로 고양이인 거죠.

<책은 도끼다> 223쪽


고양이는 정말 독립적이다.

절대 인간에게 굽신거리지 않는다.

언제쯤 온이가 내 무릎 위에 앉아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하는 걸까.

저자의 고양이는 무릎 위에 앉는가 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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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도 기본으로 풀을 먹어야 내장이 홀가분해요. 괭이밥 같은 풀이 괜히 괭이밥이 아니랍니다. 콩나물뿐 아니라 다른 풀도 살짝 곁들여 주시면 좋으리라 생각해요. 옛날부터 시골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던 고양이는 개와 똑같이 '사람이 먹고 남은 밥'이나 '사람이 함께 먹는 밥'을 함께 먹었으니까요~

수퍼남매맘 2013-12-29 19:30   좋아요 0 | URL
고양이하면 생선이 떠오르는데 고양이한테도 풀이 좋은 음식이군요.^^
어릴 때 키우던 고양이는 사람이 먹고 남긴 밥을 먹었는데-그래도 아무 탈 안 났죠-
요즘 키우는 온이한테는 사료를 먹이고 예방 접종도 한다는 게 달라진 점이죠.
고양이가 원래 콩나물를 좋아하는군요. 몰랐어요.

서니데이 2013-12-29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테이블 야자를 무척 좋아하는 고양이 이야기는 들은 적 있어요.^^ (그러나 직접 보지는 못했어요.)
콩나물이나 다른 음식들이 다른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처럼 보여서 좋아하는 걸까요, 온이는?

수퍼남매맘 2013-12-29 19:29   좋아요 0 | URL
온이는 특정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우리 온이 말고 테이블 야자 좋아하는 고양이가 또 있었군요.
다른 음식은 몇 번 못하게 하면 금방 포기하는데 콩나물은 유독 집착을 한답니다.

hnine 2013-12-29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도할줄도 아는 고양이에 비해 개는, 정말 삐질줄도 몰라요. 그래서 제가 못되게 굴고 막 미안해지고 뭉클해지기까지 해요.
제 아이 말에 의하면 개의 후각이 사람보다 천배는 더 뛰어나다는데 고양이도 그런가봐요.

수퍼남매맘 2013-12-29 19:16   좋아요 0 | URL
개는 애교를 잘 부리잖아요. 반면 고양이는 애교가 없어요. 사람들이 오히려 양이에게 애교를 부리는 형국이죠.
고양이도 개 못지 않게 후각이 발달한 듯해요.

세실 2013-12-30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팔자 상팔자~~ 그렇죠. 무념 무상일듯^^

2013-12-30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1 0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저녁 일이다.

아들이 새로 사 준 옷을 입어 본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옷은 검정 바탕에 가슴 근처에만 큼직하고 하얀 이빨 여러 개와 빨간 혓바닷이 그려져 있다.

후드티인데 후드에는 귀여운 귀가 달려 있다.

고양이 같아 보였다.

단순하면서도 귀여워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줬다.


아들이 동물 옷을 입은 걸 보자마자 온이가 이상해졌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꼬리는 사방으로 부풀리며 이상한 소리를 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한 번도 듣지 못한 괴상한 울음 소리였다.

우리 가족은 그 소리가 정말 희한해서

아들 보고 온이 앞으로 가 보라고 부추겼다.

너무 가까이 가면 온이가 아들을 할퀼 수도 있으니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라고 주의를 줬다.

몇 개월 만에 "캭" 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딸에게는 얼른 동영상을 찍으라고 주문을 했다.

온이는 아들의 동물 옷 입은 모습이 적처럼 느껴졌나 보다.

자기 구역에 웬 낯선 고양이가 나타난 걸로 알았는지도 모른다.

아들은 온이가 자기한테 "캭"하고 털을 세우고 싫어했다면서 한동안 삐쳐 있었다.

배은망덕한 고양이라면서 말이다.

매번 아빠의 구박으로부터 온이를 구해내는 게 자신인데

온이가 자길 보고 경계를 하니 서운하기도 했을 것이다.


고양이도 사물이 흑백으로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자신의 털을 부풀릴만큼 부풀려서 괴상한 소리를 내며 공포심을 드러내는 온이와는 달리

우리 가족은 온이의 반응이 정말 신기해서 동영상도 찍고 온이의 울음을 따라해 보기도 하였다.

온이는 어쩌면 많이 공포스러웠을지도 모르는데 그 상황을 즐긴 것 같아 온이한테 조금 미안해진다.

사람 입장만 생각해서 말이다.


어제는 그렇게 경계를 하더니

오늘은 아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온이 앞에 알짱거리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걸 보니 이제 적응했나 보다.


어제 온이의 울음소리는 완전 대박 사건이긴 하다.

평소에 가느다란 소리만 내던 온이가

어디서 그런 낮으면서 큰 울음 소리를 만들어내는 걸까.

아직도 고양이에 대해 공부해야 할 게 참 많다.

이 책도 다시 한 번 정독해야겠다.


온이가 자기 이야기 쓰는 줄 어떻게 알고 껑충 뛰어올라 무릎에 앉아서는

내 손가락을 한 번 깨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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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자려고 누웠는데

남편이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자다 깨는 것 제일 싫어하는데.

" 온이가 토해. 나와봐요!"

나가보니 거실에 왕창 토했다.

양이를 키우는 일은 아기를 키우는 것과 거의 같다.

양이 때문에 몇 개월 동안 숙면을 취한 적이 없다.

꼭 새벽에 문 열어 달라고 울어대서 깨야 한다. ㅋㅋㅋ

 

아까 먹었던 게맛살 간식과 함께 초록색이 보이는데

이건 뭐야~~?

혹시 고추를 먹었나?

집에 고추 없는데....

치우면서 보니 그건 아들이 아끼는 테이블 야자 잎이었다.

아까 베란다에서 한참 동안 안 들어오더니

테이블 야자를 야금야금 먹고 있었던가 보다.

이 녀석이~~

아들 알면 큰일 날 걸.

 

아들이 교실에서 키우던 테이블 야자를 집에 가져왔는데

이것에 급관심을 표시해서

우기 가족은 왜 그러나 했었다.

다른 식물은 대면대면 하던 녀석이

유독 테이블 야자는 환장하고 먹으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고양이 관련 책을 보니

양이가 특히 좋아하는 식물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냉장고 위에 올려다 놨는데(정수기에서 냉장고 위까지 점프하는 묘기를 부린 적도 있다.)

어제 아들이 물 갈아 준다고 베란다에 놔둔 것이 사건의 화근이었다.

게다가

오랜만에 게맛살 간식을 줬더니

얼마나 잘 먹던지 포식을 하였다.

테이블 야자와 게맛살 간식이 한꺼번에 배에 들어가니

난리가 났었나 보다.

 

온이야!

먹고 싶다고 아무 거나 먹으면 이렇게 탈 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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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2-1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도 그렇군요. 저희 집도 몇개 안되는 화분이지만 모두 화분대 위로 올려놓았어요. 강아지가 잎을 뜯어 먹어서요.
테이블야자는 잎이 야들야들한것도 아니고 꽤 두께가 있을텐데 특별한 맛이 있었나봐요? ^^

수퍼남매맘 2013-12-18 15:48   좋아요 0 | URL
강아지도 행태가 비슷하군요.
양이 덕분에 아들의 테이블 야자는 집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저희를 내려다보는 신세가 되었답니다. ^^
우리 온이는 붕어빵도 아주 좋아해요.
그건 조금씩 뜯어 줘서 탈이 안 났는데 테이블 야자는 왕창 뜯어먹어 잎이 그대로더라구요.
 

온이는 진짜 호기심 많은 고양이다.

유년 시절에도 고양이를 여럿 키워봤었는데

온이를 키우면서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 새록새록 배우고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넘쳐 나는 호기심이다.

 

우리 가족이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 센서를 터치할 때마다 온이는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내가 쌀을 씻어서 물을 적당량 받을 때는 정수기 근처에 와서 빤히 쳐다보고 내려오는 물줄기를 향해 헛발질을 해댄다.

정수기 아래 있는 컵에 물이 있으면 지 물컵 놔두고 꼭 그 속에 있는 물을 먹곤 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언젠가 온이의 무게가 어느 정도 나가면 정수기 센서를 꼭 터치할 거라고 예견하였다.

 

어제 오후,

아들이 갑자기 큰 소리로

"엄마, 온이가 발로 정수기를 눌렀어~~" 라고 외쳤다.

뛰쳐 나와보니 드디어

온이가 정수기 센서 부분을 발로 눌러 물이 줄줄 나오고 있었다.

이건 아가가 첫 걸음을 뗀 거나 마찬가지로 경이로운 일이었다.

이제 집을 비울 때 정수기 잠금 장치도 잠궈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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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1-1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는 강아지와 정말 다르군요. 고양이의 호기심은 그냥 속담에만 있는 말이 아니었나봐요 ^^

수퍼남매맘 2013-11-18 15:01   좋아요 0 | URL
아들과 제가 딱지 치기를 하면 어느새 와서 지켜 보다가 딱지를 물고 달아납니다.
호기심 대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