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온이의 질투

 

고양이도 질투심이 있나 봅니다.

 

엊그제 아들 가창 시험이 있어서 내가 반주를 하고 아들이 노래를 불렀어요.

거실에 있던 온이가 어느새 피아노방에 와서

노래 부르는 아들의 손가락을 깨물더군요.

갑자기 우리 손이나 발을 공격할때가 있어 장난치나 보다 생각했어요.

 

가창연습을 또 하는데 지 볼일은 안 보고

우리 옆에 계속 붙어서

노래하는 아들에게 계속 태클을 거는 거예요.

음~

그제서야 이 녀석이 질투하는구나! 생각했죠.

역시 암컷이라서 질투심이 많나 봅니다.

 

그 모습이 정말 귀여워 우린 한참 웃었어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아들이 큰소리로 노래 하는 걸 아들이 우는 걸로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아들이 울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

아들을 위로해주던 온이였으니까 말이에요.

 

 

2. 내 배는 소중하니까

 

우리 집은 따로 온이 침대를 마련하지 않고 있어요.

하여 온이가 눕는 곳이 곧 온이 침대가 되곤 하죠.

밤에 잘 때는

거의 내 발 아래나

아들 발 아래 둥지를 틀고 자곤 한답니다.

 

요즘 온이가 낮에 주로 사용하는 침대는 수퍼남매 가방이에요.

아이들이 가방을 아무데나 팽개쳐 놓는 바람에(수퍼남매가 정리정돈이 약해요. )

그 곳이 온이의 포근한 안식처가 되고 있답니다.

 

아이들 가방에 알 품는 암탉 자세로 쪼그리고 앉아있어요.

사진을 보여드리면 진짜 좋을텐데

지금 영어 교과 시간에 잠시 시간 내어  쓰는 거라 아쉽네요.

아무튼 그 모습이 정말 귀여워요.

자식 자랑하는 것은 팔불출이라고 하던데...

그냥 맨바닥에 눕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아주 더울 때나 지쳤을 때를 빼고는)

왜냐구요?

온이 배는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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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09: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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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저녁 있었던 일이다. 갑자기 줄무늬 녀석, 즉 온이가 사라진 것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알짱거리던 녀석이 온데간데 없어졌다. 고양이는 자기가 필요할 때만 울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목이 터져라 이름을 불러대도 묵묵무답일 때가 많다.

 

  가족 중 아무도 온이의 행방을 모르고 각자 할 일을 하고 있다. 온이가 이대로 사라져도 눈 깜짝 안 할 사람들이다. 쳇. 난 이렇게 애가 타는데... " 온이야, 온이야 " 불러도 대답이 없다. 아까 남편이 옷 정리를 하던 게 떠올랐다. 혹시 옷장 속에 들어가 있는 게 아닐까! 온이는 옷장을 열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 숨바꼭질을 하던 녀석이다. 옷장 문을 열어 봤다. 없었다. 이럴 수가.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베란다에서 지나가는 사람 쳐다보는 것 좋아하는데 혹시 낭만을 즐기고 있나. 거기도 없다.  마지막 화장실까지 샅샅이 뒤졌으나 안 보였다. 잠시 후, 울음 소리도 없이 쓰윽 나타났다. 약간 벌어진 옷장 문 사이로 나온 거였다. 역시 내 예상대로 남편이 옷 정리 한다고 문 연 사이, 쏙 들어간 거였다.  숨바꼭질의 고수라고 해도 되겠다. 한 5-10분 정도 온이가 없었나 보다. 그 시간이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다른 식구들은 태연자약 각자 할 일을 하는데 난 그게 안 됐다. 분명 집 어딘가에 있을 게 맞는데도 불구하고 걱정이 되었다. 그게 엄마 마음인가 보다. 온 식구가 몇 시간 집을 비우면 혼자 있을 온이 걱정이 된다. 대부분은 잠을 자지만,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무서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새벽에 거실로 나간다고 울어대서 단잠을 방해하는 얄미운 녀석이긴 하지만, 온이는 분명 가족이다. 요즘은 개냥이 짓도 곧잘 한다. 아침에 눈 뜨면, 엉덩이 두들겨 달라고 얼마나 엉겨 붙는지 모른다. 화장을 해야 하는데 일단 온이 욕구 충족 시켜줘야 내 할 일을 할 수 있다.  엉덩이를 100회 정도 두들겨 주면 "고르릉" 거리며 발라당 뒤집는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도도한 고양이의 애교를 본다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안 키워본 사람은 모를 거다. 하여튼 10분만에 돌아온 실종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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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2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22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온이는 처음 입양했을 때 이후에는 한 번도 본인의 화장실이 아닌 다른 곳에 응가를 한 적이 없다.

고양이가 원래 굉장히 깔끔하고 사생활 보호에 철저한 동물이라 자신이 용변 보는 것을 식구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깨끗이 처리하는 습성이 있다.

 

어제 저녁, 잠시 경비실로 택배를 찾으러 간 사이, 사건이 발생하였다.

 

택배를 찾아오자 아들이

" 엄마! 온이가 이불에 응가했어" 알려줬다.

엥? 이게 무슨 일?

2년을 같이 사는 동안 이런 일이 없었는데.....

물론 처음 입양했을 때는 온이 전용 화장실이 없고 저도 불안한지라 여기저기 몰래 응가를 했지만서도

화장실이 생긴 후론 이런 적이 없었는데 어쩐 일이지?

무슨 스트레스 받았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온이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택배 찾으러 나가자마자 온이가 울었나보다.

집에 남아있던 식구들은 온이가 엄마를 찾는 줄 알고 그냥 방치해 둔 모양이다.

그런데 온이의 울음은 그게 아니었다.

" 나 응가 급해요. 화장실 가게 베란다 문 열어주세요"였던 것이다.

그걸 알 리 없었던 식구들은 온이를 내버려뒀고

응가가 급한 온이는 모래 비슷한 요에 응가를 하고 그걸 덮으려고 난리를 쳤던 것이다.

 

내가 도착한 그 시각,

온이는 자신이 싼 응가를 모래로 덮으려는 듯이 발톱으로 계속해서 요를 긁어대고 있었다.

응가를 모래로 덮어야하는데 안 되자 신경질적으로 울어댔다.

온이를 방에서  내보낸 후 얼른 응가 처리를 하자 안정을 되찾았다.


이건 순전히 온이 잘못이 아니라 온이 울음 소리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 가족 잘못이다.

온이가 얼마나 급했을까!

" 온이야! 네 잘못이 아니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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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09: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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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6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여름 온이를 목욕시키려고 선배님의 딸이 우리 집을 방문한 적이 있더랬다.

온이는 숙련된 목욕미용사에게 엄청난 반항과 함께 상처를 남겨 그 후로 목욕시킬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양이들은 워낙 스스로 털 핥기를 잘하는 터라 개처럼 자주 목욕을 안 시켜도 된다고도 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항상 눈처럼 하얘서 목욕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

동물 병원 선생님이 길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시는데 우리 온이보다 나이가 많다.

그 고양이도 한 번도 목욕 안 했다는 말에 조금 안심되 되었다.


이 곳에 오고나서는 지난 집보다 여기저기를 다 돌아다녀서- 심지어 화장실 안까지 말이다.-온이의

발이 지저분해졌다. 우리가 보기에도 좀 까무잡잡하다.

어제는 현관에 철퍼덕 배를 깔고 섹시 포즈로 누워 있어서 

남편이 더 이상 더러워서 안 되겠다고 온이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온이를 만지지도 말라고 하고, 방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제발 목욕 좀 시키라고 나에게 잔소리를 해댔다.

나도 목욕시키고 싶지만서도

할퀼깝 봐 겁도 나고, 혹시나 온이 귀에 물이라도 들어가거나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라구?


엊그제 동물병원에서 발톱도 깎았으니- 발톱도 못 깎는다. 하도 난리를 쳐서-

이번이 목욕시킬 절호의 기회다 싶었다.

물에 풍덩시키는 것은 겁 나서 못하고

스프레이 제품으로 대충 시키자 싶었다.

남편과 딸이 온이를 붙잡았으나 완강한 저항 때문에 뿌릴 수가 없었다.

분노의 울음 소리를 들은 아들은

"엄마, 온이가 할머니 집에서 저렇게 울었어" 한다.

온이가 극도로 화 나고, 긴장하고, 두렵다는 표시다.

남편이 억지로 온이를 눌러대는 바람에 아이가 다칠까 봐 겁도 나고....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온이가 스프레이를 피해서 안방 화장실에 몰래 숨어 있는 걸 보고 이때다 싶었다.

조용히 화장실 문을 닫았다.

나 혼자 해봐야지 싶었다. 고무장갑을 끼었다.

온이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샤워기로 물을 꼬리쪽부터 뿌리기 시작하였는데 의외로 순순히 있었다.

등쪽에도 뿌리고 다리쪽에도 물을 뿌렸다.

배쪽과 얼굴쪽까지는 뿌리지 못했고 고양이용 삼푸는 쓰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주 성공적인 첫 목욕이었다.

이렇게 물만이라도 가끔 씻기면 좋은데....

수건으로 말려주는데 아까 그 울음소리를 계속 냈지만 도망가지는 않았다.

감기 걸릴까 봐 드라이기로 말려주려고 하니 그 소리에 기겁해서 도망을 갔다.

하는 수 없이 수건으로 계속 털을 말려 주었다.

" 우리 온이 예~쁘다, 예~쁘다" 계속 칭찬을 해주었다.

옆에서 아들도 예쁘다 소리를 해줬더니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어느 정도 말린 후

자기 집에 넣어주니 혀로 핥으면서 털을 말리기 시작하였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된다.

양이나 개들도 어릴 때부터 목욕을 시켜야 습관이 들어 잘한다고 한다.

반려동물이나 사람이나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

아들이 그린 온이의 모습들(누나 닮아 갈수록 그림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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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3-30 0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지로 힘으로 누르면 무척 싫어해요.
그렇게 예쁘다 예쁘다 해 주고,
예쁘게 바라보는 눈길이 있으니
고양이도 '썩 내키지 않으'나 기꺼이 받아 주었구나 싶어요.

수퍼남매맘 2014-03-30 07: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억지로 시키려고 하니 더 날뛰었던 듯해요.
한결 깨끗해졌답니다.


희망찬샘 2014-03-30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림 실력이 띠용~ 입니다.

수퍼남매맘 2014-03-30 07:47   좋아요 0 | URL
요즘 들어 그림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누나처럼 만화가가 되겠다네요.

희망찬샘 2014-03-30 09:01   좋아요 0 | URL
어떻게 수련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ㅎㅎ~

수퍼남매맘 2014-03-30 09:25   좋아요 0 | URL
고양이를 기르면 됩니다. ㅋㅋㅋ
 

어릴 때 고양이를 기를 때와는 달리 고양이의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엄마가 되고나서 고양이를 기르니 엄마의 마음으로 양이를 보게 되어 그런 듯합니다.

늦둥이 키우는 기분이랄까요!

온이 때문에 많이 웃어요.

물론 새벽에 밥 먹으러 나가겠다고 양양 거릴 때는 정말 귀찮기도 하지만.

 

지난 가을 무렵, 온이가 우리 가족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어요.

검정 비닐 봉지 안에 들어가서 재부랑거리다가 사진이 찍혔는데

진짜 웃겨요.

우리 가족은 그 사진 제목을 <쇼생크 탈출>이라고 정했어요.

이 사진 볼 때마다 팡 터진답니다. 그렇지 않나요?

 

온이는 택배 상자 특히 알라딘 상자를 참 좋아해요.

그 속에 쏙 들어가 있으면 마음이 편한가 봐요.

사진 제목을 <온이는 상자 매니아>로 정해 봤어요.

 

온이의 중성화 수술 비포 앤 애프터 사진이에요.

수술 하고나서 회복 단계일 때는 차마 사진을 찍지 못 했어요. 마음이 아파서요.

깔때기 다 풀고 온이가 예전처럼 장난을 할 때 잠깐 깔때기를 씌워서 사진을 찍었어요.

수퍼남매도 깔때기를 한 번씩 쓰고 목도리 도마뱀 흉내를 내는데 진짜 웃겼답니다.

나는 그걸 쓸 엄두가 안 나는데 아이들은 정말 기발해요.

깔때기는 기념으로 잘 간수해야겠어요.

온이가 깔때기만 보면 잽싸게 도망을 가서 사진 찍느라 좀 힘들었어요.

 

설 명절 준비하느라 힘드실 텐데 이 사진 보고 잠깐이라도 웃으시라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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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01-3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많이 컸겠지 했는데, 알라딘 상자안에 들어간 사진을 보고선 아직 작구나, 했어요. ^^

수퍼남매맘 2014-01-31 12:03   좋아요 0 | URL
태어난지 일 년이 안 되어 아직 성묘는 아니고,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 정도 될 듯해요.

희망찬샘 2014-02-08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 봉지 사진 대박이네요.

수퍼남매맘 2014-02-08 11:02   좋아요 0 | URL
진짜 웃기죠? 기분 꿀꿀할 때 보면 나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