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교육경력 처음으로 학년부장을 맡게 되었다.
서로 부장하려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서로 부장을 안 하려는 시대에 들어서서
나같이 능력 없고 부족한 사람까지 그 자리를 맡게 되었다.
전처럼 승진하려면 부장해라로 웃분들이 말씀하셨으면 수락하기가 힘들었을 게다.
그런데 다른 선배들 보니 승진과 관련 없이 봉사 차원에서 부장직을 수행하는 걸 보고
아, 나도 이제 받아만 먹던 시기에서 이제는 봉사할 시기가 왔구나 생각하니 맘이 편했다.
내가 봉사해야 나중에 후배들이 바톤터치하여 봉사할 테고...
20 년 동안 선배들 덕에 내 반만 보고 편히 살 수 있었으니
이제는 내가 봉사할 차례다.
그런데
1 학년이다 보니 입학식이라는 큰 행사가 제일 맘에 걸렸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서 초임부장들은 1 학년을 잘 안 하는데 내가 내 발등을 찍은 셈이다.
거기다 교육과정까지 바뀐 해라 더 정신이 없다.
하여튼 봄방학내내 교육과정 짜고 입학식 준비하느라 맘의 여유가 없었지만
올 것은 오고야 말았다. 바로 오늘이 입학날이다.
그렇게 몇 번을 점검했는데
결국 한 가지 빠뜨린 게 있었다.
귀빈들에게 달아줄 꽃코사지를 못 챙긴 거다. ㅎㅎㅎ
차마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알려주는 분도 안 계셨고....
그래도 첫행사치고는 별탈없이 잘 진행된 것 같다.
6 학년은 졸업식이 가장 큰 행사고
1 학년은 입학식이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신입생을 위한 입학선물까지 준비하였다.
학교행사 때마다 입을 수 있는 단체티를 마련했다.
작년에는 예산이 없어서 낱장 화일로 끝이었는데 말이다.
이 아이들이 복이 많은 거지.
매번 학교행사 때마다 단체복이 없어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게 좀 그랬는데
이번부터 학교 예산으로 단체복을 하게 되니 속이 다 후련하다.
나의 아이디어다.ㅋㅋㅋ
전에는 입학하고나서 며칠은 운동장에서 율동도 하고 했는데 이제는 입학식 다음날부터 곧장 수업에 들어간다.
첫주부터 정상수업을 하는 학교들도 있는데
본교는 금주까지만 한 시간 늦게 등교한다.
아무튼
이제는 시야를 넓혀서 울 반 뿐이 아니라
학년 전체를 둘러봐야 하는데
아직 그게 습관이 안 되어 큰 일이다.
다음 큰 행사는 1 학기 현장학습. 선배부장님들 말씀이 1 개월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는데...
학창시절에 회장을 여러 번 해 보긴 했어도 부장은 성격이 좀 다른 것 같다.
그래도
동학년샘들이 다 좋으셔서 물어보면서 일 년을 지내야겠다.
2013학년도가 시작되었다.
나도 행복하고 어린이도 행복하고 학부모도 행복하고 동학년도 화기애애한, 그런 멋진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