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오셨다. 책 선물 꾸러미를 들고.

 

 

 

 

 

 

 

<엄마를 빌려 드립니다.>와 <두더지를 지켜 줘>는 그림책이라서 단번에 읽었다.

 

< 엄마를 빌려 드립니다>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다른 엄마를 구매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 엄마, 저 엄마를 만나면서 자신의 엄마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내용이다. 읽으면서 수퍼남매도 나 아닌 다른 엄마랑 살고 싶은 건 아니겠지 하는 약간의 불안감이 생겼다. 가능한 잔소리를 줄이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두더지 집을 지켜 줘>는 환경 그림책이다. 재생지로 만들었는데 두더지가 사는 곳이 개발되면서 여기저기 들쑤시는 바람에 두더지가 보금자리를 잃고 안전한 곳을 찾아 이사를 간다는 내용이다. 재생지로 만든 그림책도 나쁘지 않다. 번뜩거리는 코팅지로 만들 필요가 굳이 없을 듯하다.

 

<화장실 몬스터>는 얇은 동화책이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3꼭지 정도 읽어줬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화장실 이야기에다 몬스터가 나온다고 하니 으스스하다면서도 호기심을 가지고 들었다. 공부 시간에 화장실에 간 여자 아이가 옆 화장실에 커다란 검정 구두를 신은 사람을 발견한다. 소문은 눈덩이처럼 커져 급기야 화장실에 무시무시한 몬스터가 있다는 이야기까지 퍼지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선생님들을 뒤로 한 채 스스로 몬스터를 퇴치하기로 하고 체육관에 모여 작전 회의를 짠다. 수동적으로만 지내던 아이가 점심 먹으러 집에 오는 것도 잊어버린 채 뭔가 골똘히 하는 것을 본 부모들은 체육관에 달려와 아이들에게 간식을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아이들은 어떤 작전으로 화장실 몬스터를 퇴치할까. 스스로 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임을 느끼게 해 주는 재밌는 동화책이었다.

 

나머지 책들은 방학 동안 읽어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12-26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9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서정가제 실시 후 처음으로 책을 구매하였다. 

내 책 하나, 아들 책 한 권이다.

요즘 통합 교과 <겨울>에서 나눔과 봉사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때마침 관련 책이 나온 게 있어서 구매하였다.

바로 이 책이다.

교과서에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사람으로

장기려 박사, 김만덕 할머니가 나온다.

또 찐빵 할아버지 이야기도 나온다.

아이들에게 

"나눔은 지금 당장 실천하는 것이지 

이 다음에 돈 많이 벌면, 부자가 되면 한다는 것은 나누기 싫다는 말과 같다" 고 힘 주어 말했다.

지금 나누지 않는 사람은

나중에 부자가 되어도 결코 나누지 않는다는 것을 우린 너무 잘 알고 있다.

나누는 것도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실천되는 나라가 아니다. 그게 정말 안타깝다.

우리 주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 중에 부자보다는 서민들이 훨씬 더 많다.

미국 부자들은 기부며 사회 환원을 잘하더구만! 우리는 왜 그런 미담이 없는 걸까. 

윗 지도층이 먼저 모범을 보이고 실천을 하면 좀 더 따뜻한 사회가 되련만.

돈 좀 있고, 권력 좀 있다 싶으면 갑질부터 하려고 하니....

장기려  박사, 유일한 사장,  김만덕 할머니, 최부자  같은 사람이 많이 생겨났음 좋겠다.

주변에 이런 어른이 많아야 우리 아이도 마음 따듯한 사람으로 자라나지 않겠는가.


아들을 위해 구매한 책은 <완득이>작가 김려령  씨의 신작이다.

<완득이>에 반한 후부터는 김려령 작가 신작은 늘 눈길이 간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만복이네 떡집>의 그 만복이랑 이름이 같아서 더 관심이 간다.

울 아들도 그 만복이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이 책을 고른 듯하다.

아들 다 읽은 다음 빌려 읽어야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12-19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9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9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음 주에 크리스마스가 있다. 요즘에는 거리에서조차 캐럴이 들리지 않아 크리스마스가 오는지 가는지도 잘 모르겠다.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으나 그래도 크리스마스다. 울 아들은 받고 싶은 선물이 있어서 산타 할아버지에게 엽서를 썼다. 누나가 옆에서 영어 번역기로 번역해줬다. 작년에는 엽서를 안 써서 선물을 못 받은 게 기억이 났던지 이번에는 일찌감치 엽서를  써서 보냈다.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생각나는 책과 영화가 있다. 바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다. 로알드 달이라는 작가를 알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이 책 때문에 <마틸다>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도 연이어 읽었던 기억이 난다.  1학년 아이들이 읽기에는 좀 어려울 수 있어 마침 5교시에다 날도 춥고 해서 마음이라도 따뜻해지라고 영화를 봤다.  더빙판이면 좋을 텐데 자막이라서 좀 그랬다. 그래도 이제 많이 커서 자막인데도 집중해서 잘 본다. 1년 동안 많이 자랐다.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의 아이 찰리는 쓰려져가는 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부모님과 살아간다. 찰리 가족은 너무 가난하지만 서로에게 불평을 늘어좋지도 않으며 화목하게  산다. 찰리의 생일이 다가올 무렵,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  찰리가 사는 마을에 웡커 라는 아주 유명한 초콜릿 공장이 있는데 그 초콜릿 회사에서 황금 티켓 이벤트를 한다는 것이다.  초콜릿 포장지에 황금 티켓이 숨겨져 있는데 이 티켓을 발견한 어린이 5명을 웡커 초콜릿 공장에 초대하는 것이다. 그 중 한 명에게는 특별상을 준다고 한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웡커 초콜릿 공장이 하는 이 이벤트는 전 세계 사람을 흥분하게 만든다. 너나할 것 없이 초콜릿을 사기 시작한다. 누가 행운의 주인공이 될까?

 

  세계는 이 황금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들썩인다. 찰리도 황금 티켓을 가지고 싶지만 생일날 한 번 초콜릿을 먹는 형편이라 기대하기가 어렵다. 생일도 다가오고 해서 찰리의 부모님이 큰 맘 먹고 미리 생일 선물을 준다. 바로 웡카 초콜릿이다. 하지만 거기엔 황금 딱지가 없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은 찰리는 그 귀한 초콜릿을 가족들과 나눠 먹는다. 어린 아이가 어찌 이리 마음이 넓고 깊을까.  왜 이렇게 착한 아이 찰리에게 행운이 주어지지 않는 걸까? 야속하기만 하다.  앞서 네 개의 황금 티켓 주인공은 하나같이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말이다.  음식 욕심이 많은 아이, 무조건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 하루종일 껌만 씹어대는 아이, 게임 중독에 걸린 아이. 이들에 비하면 찰리는 천사처럼 착한데 왜 신은 이런 가여운 아이에게 은총을 주지 않는 걸까?

 

  너무 애 어른 같은 찰리를 보며 할아버지 한 분이 자신이 아껴둔 비자금을 주며 다시 한 번 초콜릿을 사보자고 제의한다. 초콜릿을 사온 찰리와 할아버지는 떨리는 마음으로 개봉을 하지만 역시나 꽝이다. 찰리네 형편상 또 초콜릿을 살 수는 없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마저 실직을 당하게 된다. 자기와는 너무 먼 세계인 웡카 공장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고 터덜터덜 걸오오다 누군가 흘리고 간 10달러 지폐를 발견한 찰리는 그 길로 초콜릿 가게에 가서 초콜릿을 산다. 이번에는 황금 티켓이 들어 있을까? 우리 반 아이들 모두 제발 제발 들어있기를 하는 마음으로 화면을 뚫어지게 봤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해줘서 다행이다. 내일 또 보자고 한다. 그러자고 하였다. 착한 아이 찰리에게 행운이 오지 않자 너무 안타까워 하며, 셋째 번 초콜릿에 황금 티켓이 들어있기를 바라며 응원하는 우리 반 꼬맹이들도 찰리만큼 착하다. 그런 마음 변하지 말고 더 멋진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 몇 번 본 영화인데 다시 봐도 재밌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12-18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9 0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3년 전부터 독서 동아리를 하고 있지만 올해가 가장 활동이 뜸했다. 학교가 여러 모로 바쁘다 보니 그 안에 살고 있는 선생님들도 덩달아 바쁘다.  동호회 모이기도 힘들고 모여도 책 내용을 나눌 기회가 적었다.  알라딘 지인 희망찬 샘의 독서 모임은 여러 학교 선생님이 모였는데도 진지하고 잘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같은 학교인데도 모이기도 힘들고 모여서도 책 이야기는 좀체 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슬럼프였다. 왜 그럴까! 원인이 뭘까. 모임의 정체성도 모르겠고 하여튼 마음이 좀 심란했었다.  어찌 되었건 책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수다만 하고 갈지라도 계속 명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도 대선배 2분이 항상 출석해주셔서 얼마나 든든한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던 차에, 조희연 교육감의 북 토크 소식을 들었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가지고 학부모 대상 북 토크를 한다는 공문이 내려왔다. 그래?  무슨 책이지? 일단 학부모 3분을 추천해서 북토크에 보냈다. 우리 독서 모임도 이 책으로 한번 해보자 의견을 냈더니 모두 흔쾌히 찬성하셔서 책을 일괄 구매하였다. 이 책은 인문학 서적이므로 발제를 하기로 하였다. 혹시라도 안 읽은 사람을 위해 한 번 짚어주는 게 좋겠다 싶었다. 이 책을 통해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독서 모임이 살아있고, 활발하게 움직여야 학교와 사회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모두 4꼭지로 되어 있는데 1꼭지는 내가 발제한다고 자원하였다. 조희연 교육감이 추천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책을 읽었다. 서문을 읽자마자 빠져 들었다. YG양현석 대표의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양현석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음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90년대 힙합은 돈이 되지 않는다고 모두 말릴 때, 자신은 힙합이 좋아  힙합 그룹을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노래를 하지는 않았다는 인터뷰 기사였다. 워쇼스키 형제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하였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게 인문학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 있단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바람직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바라는 일을 하는 것, 좋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즉 자신의 욕망을 쫒아 사는 것,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 인문학적 삶이라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저자는 그걸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그동안 인문학이 중요한지는 알면서도 어렵다는 이유로,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홀대해왔다. 그 결과 우리는 자살률 1위를 달리는 나라가 되었다. 모든 국민이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경제 발전만 강조하다 보니 경제는 발전했을지 몰라도 사람들은 점점 피페해졌다. 개인이 피폐해가니 사회 또한 각박해져 갈 수 밖에 없다.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니 상대적 박탈감에 괴로와하며 몸부림친다. 인문학을 홀대한 결과이다.

 

  스티브 잡스 같은 기업인은 인문학이 돈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빨리 알아차린 사람이란다. 하여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는 못 해도 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보다. 인문학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이다. 인간이 무엇을 원하는지 통찰할 수 있는 지평을 열어주는 게 인문학이다. 스티브 잡스는 그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는 것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통찰력, 즉 감을 키우는 것이다. 앞으로 인간이 어떤 무늬를 그릴지 그 조짐을 읽어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분 인문학 열풍은 학계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기업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이익이 되는 것을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는 더듬이가 발달한 사람이 바로 기업인이다. 기업인은 인문학이야말로 이윤 창출을 해 낼 수 있는 보고라는 것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알아차렸다고 한다. 미래는 창의성, 창조성의 시대이다. 이 창의성과 창조성은 인문학을 통해서 발현된다. 남과 다른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기업인은 따라서 인문학을 붙들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왜 우리나라 학생들이 창의성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 인문학적 토대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문적 성찰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치적 판단을 벗어야 한다."고 한다. 이 말은 무슨 일을 두고 사유할 때 " 싫다. 좋다" 이분법적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귀고리를 하고, 머리를 기다랗게 늘어뜨리고, 화장을 한 남자를 보고 싫다, 좋다로 판단하는 사람은 아직 인문적 성찰과 거리가 멀다고 한다. 싫다, 좋다를 판단하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이념, 신념, 가치관 등에 기인한다. 그 모든 것을 정치적 판단이라 한다. 그 정치적 판단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인문적 성찰의 첫 관문이다. 저자는 싫다 좋다 이전에 질문을 던져 보라고 조언한다. (유대인의 교육과 흡사하다.) 왜 저 남자는 화장을 하였을까? 몇 년 전에는 저런 사람을 보지 못했는데? 인류에게 무슨 변화가 있는 걸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인문학적 성찰이라는 것이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 우리나라 호프집에서만 볼 수 있는 안주가 있단다. 바로 "아무거나" 란다. 이 부분 읽으면서 웃음도 났지만 참 서글펐다. 우리가 얼마나 남의 눈치 보면서 사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니까.  더이상 말이 필요없다. 인문학은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거나 라니? 무슨 메뉴를 시킬 때면 겸손하거나 양보하는 듯이 "아무거나 좋아요" 고 말하는 사람이 꼭 있다. 이건 한 마디로 나는 생각이 없어요라는 말과 같다는 거다.  또 말투 중에 " ~~ 하는 것 같아요"도 쓰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힘 주어 말한다.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 ~ 같아요 라니.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100% 공감한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말 중에서 인문학적 성찰과 대조된 것 2가지가 기억나 적어 봤다.

 

  이제 음식 주문할 때 옆 사람 눈치 보며 아무거나 라고 말하지 않도록 하자. 자기가 먹고 싶은 메뉴를 생각해서 자신 있게 말하도록 하자.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  "~~ 같아요" 하지 않도록 하자. 내 생각을 제대로 말하는 훈련부터가 인문적 성찰의 첫걸음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4-12-08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행자가 책이야기만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커트를 해야겠지요.
책을 읽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는것도 방법입니다^^

수퍼남매맘 2014-12-09 17:29   좋아요 0 | URL
제가 의외로 마음이 약해서 야박하게 책 이야기만 하자고 못 하겠더라구요. 제 능력으로는 안 되더라구요.
모임에 와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해서....
책 안 읽어오는 것도 그냥저냥 넘겨요. 발전은 없는 듯해요.
이번이 전환점이 되면 좋겠어요.

2014-12-09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9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0 0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4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2잔의 커피를 마신다는 통계가 보여주듯이 커피는 국민 음료, 아니 세계적인 음료입니다. 그 커피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고 계신가요?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저 또한 커피를 좋아하는 한 사림이었을 뿐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고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에게 커피에 대한 기본을 알려준 고마운 책입니다.

 

  몇 해 전부터 믹스 커피보다는 원두 커피가 더 깔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근래 들어 핸드 드립 커피를 스스로 내려 먹어 보고,가끔 더치 커피만의 독특한 맛을 즐기고, 아주 피곤할 때 진한 에스프레소를 삼킬 수 있을 정도이지 각각의 원두 맛과 향을 구분할 정도는 아닙니다. 매니아 내지 고수는 결코 아닙니다. 커피 내려지는 향기와 군고구마 맛이 살짝 도는 예가체프 덕분에 잠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누구처럼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야겠다든지 나중에 퇴임하면 카페를  해봐야지 하는 것은 꿈도 꾸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커피의 역사를 알고 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이 책은 커피의 역사에 대해  세세히 알려 주었고, 실크 로드 처럼 커피 로드를 함께 따라 걸으면서 커피가 걸어온 길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커피 관련 책을 한번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과 다른 점은 그 책은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핸드 드립 잘하는 커피집을 소개해 준 반면, 이 책은 커피의 원천지를 알려주고 커피가 전해진 그 길, 즉 커피 로드를 따라 커피 탐험대와 함께 가 보는 것입니다. 두 책 모두 커피를 먹고 싶다는 기분과 책 속에서 커피 향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책이 기본서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 커피의 역사를 세세히 알려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엇을 하든지 역사를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커피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1200년 전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됩니다. 에티오피아! 지금은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데 거기서 커피가 시작됩니다. 이 책은 커피 로드를 가기 위해 서로 다른 일을 하는 네 명을 탐험대로 모집하여 커피 로드를 직접 따라 걸으며 체험한 내용을 기행문 형식으로 쓴 책입니다. 그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어떻게 커피가 시작되었을까요?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책을 읽고나서 커피의 근원은 알고 있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1200년 전 칼디라는 소년은 염소가 다른 때와는 달리 굉장히 흥분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염소들이 왜 그리 흥분했을까 요리조리 살펴보다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먹고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자신도 몇 알 먹어 봅니다. 자신 역시 그 빨간 열매를 먹고나서 흥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빨간 열매를 마을의 수도사에게 가져옵니다. 그 당시, 수도사는 기도를 하는 중에 자꾸 졸음이 와서 애를 먹던 터였는데 염소와 칼디를 흥분시킨 그 열매를 먹자 잠이 달아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 후로 수도사들은 잠을 쫓는 그 열매를 즐겨 먹었고, 그 빨간 열매가 바로 커피 열매였습니다. 이게 에티오피아에 전해져 내려오는 "칼디의 전설"이라고 합니다. 염소, 칼디, 수도사를 흥분하거나 잠을 달아나게 해 준 그 성분이 바로 카페인이겠죠. 그런데 정작 지금, 에티오피아에서는 칼디의 전설을 아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하네요.

 

  왜 커피라는 이름이 붙여졌느냐 하면, 칼디가 살았던 곳의 지명 카파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지금도 커피라는 말 대신 "분나" 라는 말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칼디가 발견한 그 커피 열매가 유럽으로, 지금은 전 세계로 어떻게 퍼저나갔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던 것은 정작 커피의 근원지였고,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에티오피아나 탄자니아, 예맨 등의 나라는 너무 가난해서 커피 농사를 죽어라 지을 뿐 정작 본인들은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현실이더군요. 마치 카카오를 따는 농장의 아이가 정작 초콜릿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지금은 에티오피아가 아닌 브라질이 커피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미국은 하외이 한 곳에서 커피를 생산하고, 일본도 자체 생산에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이 커피 원정대를 만든 이유 중의 하나도 커피 박물관을 운영하는 저자가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커피 자체 생산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우리나라 토양이 커피가 자라기에 그리 알맞지는 않다고 해요. 에티오피아나 탄자니아에서 봤던 빨간 흙 충적토, 그 한 줌만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저자의 간절한 마음이 마음에 와닿기도 했어요.

 

  우유만큼이나 커피도 몸에 이롭다 해롭다로 항상 의견이 분분한데요 확실한 것은 믹스 커피보다는 원두 커피를 마셔야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는 거예요. 아 참, 믹스 커피는 제일 먼저 우리나라가 개발한 거라고 하네요. 깜짝 놀랐어요. 남편은 아직도 믹스 커피를 좋아하는데 믹스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병충해에 강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로부스터 종을 사용하는데 원두 커피에 사용되는 아라비카 종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아무튼 커피를 마시려면 가능한 믹스보다는 원두 커피를 마시는 게 건강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옆지기한테 제발 믹스 커피 마시지 말라고 충언을 해도 끊질 못하네요.

 

  책을 덮으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지막 마무리가 약하다는 점이었어요. 동서양 문화가 만나는 터어키 이스탄불을 거쳐 모카 항에서 오리지널 모카 커피를 맛보길 기대하였지만 그 또한 볼 수 없어 탐험대는 많이 실망하였죠. 앞서 말한 것처럼 커피 농사를 짓는 당사자들이 커피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더군요. 모카 항에서 모카 전통 커피를 마셔볼 수 없다는 사실에 저도 참 안타깝더라구요.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네 명의 후기가 있길 바랐는데 그냥 끝나버려서 너무 아쉬웠어요.  전 내심 그 힘든 커피 기행을 다 마치고나서 각자 느낀 점이 실려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없더라구요. 각자 커피 기행을 하면서 생각하고 느낀 바가 달랐을텐데 말이죠. 저자는 커피 박물관장이어서 커피 기행 내내 남다른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임했지만 나머지 일행은 어땠을까요? 박피디와 커피 탐험대 행운의 주인공이 된 두 사람의 후기가 참 궁금했었는데 그냥 끝나버려 못내 아쉬웠습니다.

 

  저녁에는 카페인이 덜 함유된 더치 커피 한 잔을 마셔야겠습니다.

 

<커피기행> 박종만 저/ 효형 출판(이상하게 "커피기행"이란 책이 검색되지 않네요.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4-12-02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2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