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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전, 아들이 가장 애지중지 하는 아이패드가 고장이 났다.

3년 정도 마르고 닳도록 썼나 보다.

작년 겨울인가 온 가족이 모여 아이패드로 "애니팡" 하던 생각이 난다.

수리를 하려고 사방팔방 알아봤지만 수리비가 중고값 보다 더 나갔다.

남편과 의논 끝에 한 사람 당 일정액을 내서 아이패드 에어 2를 구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어떻게 하면 더 저렴하게 살까 여기저기 알아봤고 적당한 곳을 발견하여 지난 주 금요일, 주문을 넣었다.

아들은 아이패드 없이 2주를 버티었다. 장하다. 


그제 저녁, 드디어 아이패드 에어 2가 도착하였다.

수퍼남매는 환호를 지르고 난리가 났다.

훨씬 성능은 좋아졌고, 가벼워졌다. 역시 에어답다.

무엇보다 레티나여서 화질이 좋다.

아이페드 에어 2를 하려면 순번을 정해 기다려야만 한다.


아이패드 주애용자는 아들이다.

마인 크래프트 게임을 하거나 스톱 모션을 찍는다.

전 아이패드에 "마인 크래프트" 레고 사진을 314장 찍어 스톱 모션을 만들었는데 그 자료가 날라갔다. ㅠㅠ

아들이 얼마나 안타까워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어플은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애플의 좋은 점이 한 번 구매한 어플은 기기가 바뀌어도 그대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휴대폰도 아이폰이었다면 호환이 가능해서 더 편리했을 텐데...

 

딸은 아이패드로 그림을 주로 그린다.

아이패드가 고장 난 날도 딸이 그림을 그리고난 후였다.

그림을 많이 그려 저장 공간이 부족해 메인보드가 나갔나보다 짐작하고 있다.

딸이 그림 그릴 것을 대비해서 용량이 좀 큰 걸로 구매했다.

전 아이패드에 딸 그림이 많이 저장되어 있었는데 그것도 다 날라가서 그게 제일 안타깝다.

쿨한 딸은 자신의 작품이 다 날라갔는데 별로 마음 아파하지 않았다.

아이패드가 없는 2주 동안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아이패드로 하는 게 훨씬 낫다.

그림을 좋아하는 딸에게 아이패드는 자신의 세계를 마음껏 펼치는 캔버스이다.

 

요즘 수퍼남매와 함께 읽는 책 <허쌤의 공책 레시피>는 저자가 초등학교 교사이고, 삽화는 저자의 딸이다.

이금이 작가도 딸이 그림 전공이라 책 겉표지를 딸이 그린 적이 있는데.

고3 나이인 저자의 딸은 만화가가 되기 위해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예은이네 사이트가 교사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했다. 그 예은이가 바로 삽화를 그린 아이이다.

저자는 나와 대학 동기인 걸로 알고 있다. 아마도.

직접 이야기 나눈 적은 없지만 오며가며 만나서 얼굴이 낯익다.

학교 다닐 때 인상은 굉장히 내성적인 사람으로 보였는데

교육 현장에 나와 이렇게 적극적으로 교육 관련 일을 하는 걸 보고 매우 놀랐다.

사이트 운영, 교육 연수 강사, 게다가 책 출간까지...

역시 사람은 자기가 좋아 하는 일을 하게 되면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만화가의 길을 가려는 딸의 그림을 삽화로 써서

딸에게 좋은 경험과 멋진 데뷰를 하게 해 준 점이다. 부럽당.

우리 딸도 삽화 그릴 정도의 실력은 되는 듯한데 엄마가 글 재주가 없어서 책 출간을 못하니 안타깝다.

 

아무튼 내가 책을 낼 수 있는 실력은 아니니 지금 당장은

딸 그림이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도록 이번엔 정신 차리고 백업을 잘해야겠다.


 

새 가족이 된, 아이패드 에어 2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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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역시 집 체질이 아닌가 보다. 방학 하면 딱 1주일은 행복하다. 

그 후엔 좀이 쑤신다. 나가고 싶어서... 

지난 여름에 딸과 아주 멋진 여행을 다녀와서 이번 겨울에는 아들과 찰싹 달라붙어 지내려고 한다. 

방학 때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건강이다.

올라간 혈압과 당 수치를 내리기 위해 절 운동과 함께 식이요법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절 운동을 하면, 온이가 좌식 의자에 딱 버티고 앉아 몇 번 애교를 부리다가 (분홍 배를 보여주며 몇 번 뒹군다.)

끝까지 날 지켜보고 있다. 

내 절을 받는 셈이다. 나랑 한시도 떨어지기 싫은가 보다.


더불어 이번 겨울 방학은 아이들 공부 복습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 

목표는 수학 문제집 한 권 풀기이다. 

자유 학기제 시범 학교인 덕에 시험을 딱 한 번 본 딸은 이제 2학년부터 중간, 기말고사 4번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벌써 스트레스를 받는 눈치다. 

수포자가 되어서는 안되겠기에 방학 전에 문제집을 한 권 사서 풀리고 있다.













1학년 2학기 수학 복습 문제집이다. 원래 학기 중에 풀었어야 하는데...

하루에 30문제는 풀어야 겨울 방학 끝날 때까지 복습이 가능하다.

딸 친구는 벌써 중3 수학 문제집 풀고 있다는데 우린 1학년 복습을 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공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선행을 시키고 싶지는 않다. 

2학기 내내 수학 문제집 들여다 보질 않았으니 2학기 복습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라딘 지인이 선물로 보내주신 <어린이를 위한 허쌤의 공책 레시피>를 수퍼남매와 돌아가면서 한 꼭지씩 읽고 있다.

이제 중2, 초4가 되는 수퍼남매가 엄마주도학습이 아니라 자기주도학습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간절하다.

이 책이 부디 아이들에게 터닝 포인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책에서도 상위권 아이들은 하루 4시간 이상 스스로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나와있다. 

학원을 다니고 안 다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공부 시간을 얼마나 확보하고 집중하여 하느냐의 문제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방학 내내 옆에서 관리를 해 주면 딸의 공부 습관이 좀 들려나!  

중학교부터는 공책 정리를 잘해야 하는데 (물론 초등학교도 그렇지만).... 아이들과 정독하여 읽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영어는 유럽 여행 다녀오고 나서 필요성을 느낀 듯하다.

영어 학원 숙제가 워낙 많아서 숙제하는 게 결국 공부하는 게 되는 듯하다. 

어제 잠깐 딸의 독해 교재를 봤는데 내가 봐도 어려웠다. 단어 수준이 장난이 아니다. 

제발 학교에서 배운 내용으로만 시험을 냈으면 좋겠다. 아이들 생고생 안 하게 말이다.


딸에 비하면 아들은 FM스타일이다. 

해야 할 일은 꼭 하는 편이라서 솔직히 딸보다 믿음직하다. 하지만 아들도 수학이 약하다.

왜 우리 수퍼남매는 수학 잘하는 엄마를 안 닮았을까.

그래. 대신 내가 못하는 미술을 잘하지. 딸은 게다가 미술 영재잖아. (여기서 잠시 안타까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루에도 몇 번 이런 감정 순화를 해야 한다. 아이들과 24시간 붙어 있으려면 말이다.

약점보다 강점을 칭찬해 주고 격려하라고 했었지. 그게 훨씬 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끈다고 하였다. 

아들도 3학년 2학기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다. 여름 방학 때도 이 문제집을 풀었는데 괜찮았다.

워낙 문제집이 여러 종류라 문제집 고르는 것부터 쉽지 않다.

공부 욕심 없는 누나에 비해 아들은

받아쓰기 할 때도 " 100점 맞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욕심이 있어 다행이다 싶다.

하루 4쪽씩 풀면 방학 끝까지 다 풀 수 있을 듯하다.

아들과는 수영피독을 매일 하자고 약속을 했다. 수학, 영어, 피아노, 독서이다.

학원 다니는 것을 너무 싫어하는 아들은 영어도 나랑 공부하고 있다.

아들 덕분에 나도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아들이 영어를 읽고 있으면 

온이가  뭐하나 싶어 아들 입에 자신의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킁킁 맡아 

얼마나 웃는지 모른다.


수퍼남매 공부 봐주다 보면, 점심 때가 된다.

각자 할 일을 다 마치면 자유롭게 놔둔다.

둘 다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아니라서 늘 집에서 스마트 기기와 온이랑 논다. 

금주에는 미술관 좀 가려고 했더니 내내 춥다고 하여 다음 주로 미뤄야 할 듯하다.

둘 다 학원에 다니면 오롯이 내 시간이 되겠지만

함께하기에 학교 다닐 때보다 나만의 시간이 더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다 못해 컴퓨터 확보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이 시기는 다시 올 수 없기에 세 아이(온이 포함)와 함께하는 지금을 즐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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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6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7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5-01-07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남매맘님은 조금 힘드시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북적북적 지내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특히 수학 복습하는 것도 참 좋아보여요. 수학을 잘 하셨던 입장에서 그렇게 복습하는 것이 잘하는 일이겠지요?
저희 아이들도 복습 위주로 하고 약간의 예습을 하고 있는데 잘하는건지 고민도 되구요
(뭐 사실 고민한다고 혼자 예습을 쭉쭉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아니랍니다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그리고 아이들과도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수퍼남매맘 2015-01-07 10:36   좋아요 0 | URL
현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자주 뵙도록 해요.

아무래도 선행을 하게 되면 수업 시간에 집중도가 낮아지게 되죠.
그래선 전 선행을 안 시키는건데 약간의 예습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 말씀이 보통 아이의 경우, 수학은 예습보다는 복습이 더 중요하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수학 상위권자들은 앞서가는 게 좋구요.
우리나라 선행은 보통 1-2년을 앞서서 하니, 그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2014년 마지막날이었던 어제, 딸의 미술 영재원 합격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1년 전에는 고배를 마셔서 연말연시 집안 분위기기 좀 어두웠었죠.

 

오후 5시 발표가 났다고 하였는데 자료가 올라오지 않아 조마조마했는데 20여 분이 지나자 합격자 명단이 올라왔더라구요. 휴대폰으로는 파일이 열리지 않아 얼른 컴퓨터 앞으로 달려갔어요. 지금까지 4번, 해마다 명단을 열어보는 것인데도 늘 마음이 조마조마 두근두근하더라구요. 이번에는 실기 시험을 잘 봐서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옆에 온 딸도 두근거린다고 하더군요. 그 때까지 합격자 발표날인 줄도 모르고 열심히 놀더니만. 저만 하루 종일 휴대폰으로 언제 공지가 떴나 살펴보고 있었죠. 딸이 " 엄마 ,눈 감고 있어. 내가 먼저 보고 알려줄게" 이러더군요. 눈을 감고 기다렸어요. 딸의 환호가 들리더군요. ' 아! 함격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딸에게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악의 컨디션으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준 딸이 정말 대견하더라구요.

 

초등 영재 같이 다녔던 엄마와 카톡을 동시에 날려더랐구요. 둘 다 합격해서 정말 좋다구요. 물론 그 쪽은 4년 내내 영재원을 다니는 거지만. 그래도 합격자 발표마다 불안하고 떨린다고 하네요. 누구나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긴 하죠. 영재원 발표만 해도 이런데 대학 합격자 발표는 얼마나 떨릴까요? 아무튼 친한 친구랑 함께 다니게 되어 정말 다행이에요. 수다 떨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죠. 딸이 옆에서 그 친구의 열정을 좀 본받았으면 해요. 배울 게 있는 친구가 좋잖아요. 미술 영재원은 비싼 재료를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어요. 거기다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해서 창의성이 좋아지는 걸 옆에서 느끼겠더라구요. 아이가 미술쪽에 재능이 있다 싶으면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아들도 내년에 한 번 도전해 보라고 하니 영 싫다고 하네요.

 

합격의 기쁨도 잠시, 저녁에 딸이 투덜대더군요. 이제 주말에도 늦잠 못 자고 영재원 가야 한다면서 말이죠.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합니다. 그래도 초등 영재원 다닐 때 한 번도 지각, 결석 안 하고 성실히 다녔더랬습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영재원 생활하자고 딸과 다짐하였습니다. 초등 영재원보다 중등영재원이 훨씬 질이 낫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연초, 기쁜 소식 알려 드리게 되어 좋습니다.

 

2015년 새해에는 늘 건강하시고, 지금 누릴 것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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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1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2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01-0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좋은 소식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수퍼남매맘 2015-01-02 16:1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하시는 일도 잘 되시길 바라요.
서재에서 자주 만나요.

2015-01-01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2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2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장하다, 울 아들!!!" 아들이 어제 저녁,<고양이 학교> 시리즈 전권(11권)을 다 읽었다. 마지막 3부 3권 책 뒷면을 보니 5-6학년용이라고 써져 있었다. 이렇게 수준 높은 책을 읽다니 정말 대견하다고 몇 번이고 칭찬했다.   " 엄마가 이 책 모두 사 줄까?' 물어봤다.  " 그럼 또 읽어야지" 한다.

 

얼마 전 학교에 오셔서 가정 폭력 예방 교육 연수를 해 주신 강사님이 아이는 계단처럼 성장한다고 하셨다. 계속 그 자리를 걷는 듯하다가 어는 순간에 놀라운 성장을 하는 게 아이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어른은 제자리 걷기를 하는 아이를 보고 답답해 하고 기다리지 못해 윽박지르곤 하는데 조금 있으면 껑충 뛰어오를 때가 있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라고 하셨다.  

 

아들은 특별히 책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수퍼남매 모두 책벌레는 아니다. 그래도 엄마가 읽으라 하면 책을 읽는다. " 안 읽어, 읽기 싫어" 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읽어라하면 읽고 집중해서 읽는 것도 감사하다고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런 아들이 <고양이 학교>에 꽂혀 스스로 도서실에 가서 책을 빌리고 11권 전부를 읽는 것을 보고 진짜 놀랐다. 중간에 흐지부지 할 줄 알았다. 스토리 자체도 엄청 복잡하고, 일단 권수가 11권이라 아들이 끝까지 해낼까 의심스러웠다. 아들은 해냈다. 아들의 <고양이 학교>독파는 제자리 걷기에서 벗어나 뛰어오르는 단계였던 셈이다.

 

또 다시 제자리 걷기 단계에 들어설 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럴 것이다. 그 때 조급해하지 말고 아이의 저력을 믿도록 하자. 언제가는 지금처럼 또 한 단계 껑충 뛰어오를 때가 올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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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4-10-18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아드님!!! 멋지다고 전해 주세요. ^^

수퍼남매맘 2014-10-20 18:36   좋아요 0 | URL
네 지금 아들한테 전해줬어요. 씩 하니 웃네요.

순오기 2014-10-21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책읽기 계단을 뛰어오른 아들에게 박수를 !!

2014-10-21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추석 때, 2박 3일로 시댁에 다녀왔다.

고양이 온이는 무사히 잘 있었는데 그만 장수풍뎅이가 싸늘하게 죽어 있었다.

장수풍뎅이의 죽음을 안 아들은 대성통곡을 하였다.

 

자신의 친구이자 장난감이었던 장수풍뎅이의 죽음을 알리 없는 온이는

2박 3일 닫혀 있던 문이 열리자 눈치코치 없이 얼른 장수풍뎅이 집으로 달려갔다.

장수풍뎅이의 시체를 만지려고 난리를 치자

아들은 그런 온이가 미워서

" 저리 가!" 라고 소리 질렀다.

" 너 때문에 죽었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지난 번 온이가 장수풍뎅이를 발로 누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둘 다 자기가 데려온 동물이지만

그 때만큼은 장수풍뎅이가 더 소중한가 보다.

 

" 한 번 날지도 못했는데... 사진도 찍어 주지 못했는데....." 아들의 넋두리다.

그러고 보니 장수풍뎅이 사진이 한 장도 없다.

그동안 우리가 참 무심했구나 싶었다.

 

"우리가 잘 묻어주자." 약속했다.

온식구가 묻어주기로 했지만 아빠와 누나는 배신을 하고,

나와 아들만 장례식에 참여했다.

학교에 오며가며 볼 수 있도록 화단에 묻어줬다.

지금 이 페이퍼를 쓰는 이유도

장수풍뎅이가 우리 집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나중에 온이가 죽게 되면 우리 가족은 어쩌지 싶었다.

그 때는 나도 너무 슬플 것 같다.

아들처럼 후회하지 않도록

온이의 이쁜 모습, 귀여운 모습, 많이 남겨놔야겠다.

반려동물에게도

"있을 때 잘해"란 말이 맞는 듯하다.

 

지금 온이는

이불 포장했던 비닐 안에 들어갔다 나갔다 저 혼자 난리를 치고 있다.

아까는 방 청소를 하는데

청소하는 것을 옆에서 내내 지켜보는 것이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데도 방에서 나가지도 않고 앉았다 드러누웠다 하면서 말이다.

매번 청소할 때마다 그러는 걸로 봐서 온이는 청소를 좋아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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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4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24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