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시댁에 온 김에 경주 가서 문화재 탐방을 하려고 해도 번번이 성사가 안 되었다.

이번에는 좀 시간적 여유가 있어 불국사만이라도 가 보자고 남편과 약속을 하였다.

차를 안 가져왔기에 버스를 이용해서 가기로 하였다.


추석 다음 날, 우리 가족은 야심차게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였다.

고속 버스 터미널은 몇 번 가봤지만 시외 버스 터미널은 나도 처음이었다.

아이스크림을 사는 동안 남편이 불국사행 표를 구매한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시외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손님이 우리 가족 하고 아가씨 이렇게 달랑 5명이었다. 


딸은 초중등 모두 경주로 수학여행을 오지 않아 경주 여행은 처음이다.

아들도 마찬가지다.

지지난 겨울, 작은 아빠가 안압지에 데려다줘서 구경한 적은 있다. 

안압지는 처음이었는데 운치 있고 참 좋았던 기억이 난다.

너무 깜깜할 때 구경해서 제대로 보진 못했다. 

내가 6학년 담임할 때는 고적답사로 경주까지 왔는데 

요즘은 백제권까지만 내려오는 추세인 듯하다.

아님 아예 제주도로 가던지.

서울에서 경주까지 또 시간 내서 내려오긴 쉽지 않다.

울산 온 김에 들르면 딱인데 그게 그렇게 안 되다가 이번에야 소원성취하였다.


하지만 버스 기다리느라 길에서 낭비한 시간이 꽤 많았고 기다리느라 지쳐

하루 동안 불국사 하나만 봤다.

물론 천천히 쉬엄쉬엄 보긴 했지만서도.

경주 여행할 때는 필히 차를 이용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싶다.

택시도 거의 오지 않는다.

대중교통 이용해서 가는 게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렌트할 걸 하고 많이 후회했다.


여름 날씨처럼 해도 쨍쨍 내리쬐서 걷는 것도 힘들고, 버스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

불국 역에 내려 걸어가면 불국사가 나올 줄 알았는데

또 다시 버스를 타야했다.

한참을 기다려 불국사행 버스를 타고 드디어 불국사 입구에 도착하였다.

불국사 불국사 노래를 불렀는데

지난 번 내장사처럼 아이들이 실망하면 안 되는데.... 싶었다.

기우와는 달리 불국사는 여전히 위엄을 떨치고 있었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옆에서 바라본 청운교와 백운교는 정말 아름다웠다.

수퍼남매도 멋지다고 해서 참 다행이었다. 실망하지 않아서 말이다.

연휴인데 그 정도면 별로 사람이 없다고 해야 할 듯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모두 "실크 로드" 쪽으로 몰린 거였다. 


대웅전 안으로 들어가니 세월이 느껴졌다.

보수한답시고 세월을 지워버린 절도 많은데 불국사 대웅전은 빛바랜 현판이나 기와, 단청이 오랜 시간을 그대로 느끼게 해줬다.

고마웠다. 실망시키지 않아서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석가탑이 수리 중이라 아이들이 그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 것이다.

다보탑 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연휴 전, 중간고사를 치른 딸이 오히려 나에게

이런저런 배경지식을 말해줬다.

석가탑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된 과정을 쫑알쫑알 말해줬다. 

역사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걸 귀담아 듣고 있었나 보다.

역사 공부는 정말 필요하다.

더불어 역사 선생님도 정말 중요하다. 

역사 선생님 덕분에 우리 딸이 역사를 좋아하게 되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게다가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쳐주셔서 학부모로서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역사 선생님이 왜곡된 역사를 가르쳐준다는 생각만 해도 으윽~~ 끔찍하다. 


불국사의 회랑이 참 독특했다.

오래 전 고적답사 왔을 때는 그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와보니 경복궁과 비슷한 구조의 회랑이 보였다.

불국사가 엄청 큰 절이란 걸 알 수 있는 증거로  무설전, 관음전, 비로전, 극락전 등 여러 건물이 있다는 것이다.

비로전에 -헷갈린다.-사람들이 오며가며 쌓은 돌탑이 셀 수 없이 많아 신기했다.

눈부신 햇살을 피하려고 대웅전 계단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대웅전 후면에서 바라본 무설전은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진짜 잘 어울렸다.

깊은 가을에 오면 정말 환상 그 자체일 듯하다.

아마 그 때는 인파에 밀려다녀 제대로 구경은 못할테지만.


불국사는 초등학교 수학여행으로,  6학년 담임하면서 고적답사로, 이번에는 가족여행으로 세 번째다.

여전히 아름다워서 정말 고맙다.

수퍼남매도 가족 여행하면서 여러 절을 돌아다녔는데

불국사가 특이하고 가장 아름답단다. 천만다행이다.

너무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많아 석굴암은 포기했다.


배가 너무 고파 맛집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난 제주도 여행부터 우리 가족은 맛집을 꼭 찾아먹기 시작했다.

그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인 듯하다. ㅋㅎㅎ

"맷돌순두부"가 유명하다고 해서 갔는데 진짜 사람이 많았다.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했다.

운 좋게 어떤 총각이 자신이 받은 번호표를 우리에게 줘서 대기 시간이 줄어들었다. 

우리 앞으로 50명 정도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기다리진 않았다. 한 30분 정도 기다렸나보다.

고객에 대한 배려가 있어

고객 대기장소를 별도로 마련해 놨다.

거기서 음료도 팔고, 수제 아이스크림도 팔았다. 

순두부 찌개 1인분이 9000원인데

우린 3개만 시키고, 공기밥 1개를 시켰다.

밑반찬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주요리인 순두부 찌개에 순두부가 엄청 많이 들어가 있어 좋았다.

아들과 난 원래부터 순두부를 좋아한데다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졌다.

30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근처에 순두부 집이 여러 개였는데 유독 그 집만 대기표 받고 기다리는 걸 보니 유명한 집이긴 한가보다.


갑자기 작은 아빠 집으로 가야 해서

울산으로 돌아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다 버스가 너무 안 와 택시를 탔다.

기사님이 어디 가냐고 묻길래

" 고속 버스 터미널요" 했다.

" 어디 가시는데에?"

" 울산요"

" 울산 갈라믄 시외 버스 터미널에 가야 하는데요"하시는 거다.

우린 모두 식겁했다.

기사님이 안 물어봤음 우린 울산에 못 돌아갈 뻔 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안 막히는 길로 가시겠다고 하셔서 우리도 그게 좋다고 하였다.

기사님이 이런저 말씀을 하시는데 참 유쾌하신 분이셨다.

우리 타기 전에 내린 손님들도 "맷돌 순두부" 집 옆 낙지 먹으러 가는 건데

지금 "실크 로드" 행사 때문에 시내가 어지간히 막혀 안 막히는 길로 오셨다고 한다. 

기사님은 솔직히 말해 경주는 먹거리가 형편 없다고 하셨다. 

금방 우리가 순두부 먹고 나왔다고 하니

" 맛있습디꺼? 짜기만 하고..." 

맛있게 먹었는데...

" 시장하니까 맛있는 거지 경주 음식 짜기만 하고 맛 없습니데" 

경주 택시 기사님이 경주를 디스하시다니....

다른 건 몰라도 경주는 먹거리가 형편 없다고 솔직히 말씀하셨다.

짜고, 맵고 해서 맛집 추천해주면 욕 먹을까 봐 아예 말 안 한다고 하셨다.

짠 음식 때문에 경주는 고혈압 환자가 많아 내과가 잘 된다고...

믿거나 말거나지만.

말솜씨가 개그맨 저리 가라였다. 

기사님과 대화하다 보니 금방 시외버스 터미널에 당도하였다.

예전에 왔을 때  경주 터미널이 너무 작아 엄청 놀랐는데

여긴 그런대로 컸다. 확장한 건가.

그때는 단칸방처럼 너무 작아

'야~~ 이거 너무하다. 그래도 경주인데,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 중 하나인데 정말 시설이 낙후되었네!' 혼자 생각했었다.

많이 발전한 모습에 기뻤다. 


불국사 밖에 보지 못해 다음에 차 갖고 와서 제대로 찬찬히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적 답사 때,  남산이 참 볼거리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

문화해설사가 설명해주시니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나니 하나도 기억 안 나지만 그 때 지금처럼 기록을 해 놨더라면 잊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한 건가보다.

경주여! 다시 올 때까지 여전히 아름답길 바란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5-09-30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나들이 하셨네요. 석가탑이 아직 보수중이군요. 몇년전에 갔을 때도 그랬어요. 불국사는 저도 초등수학여행 간 곳입니다. 고교 때도 학교간부수련회로 갔었고요. 여기선 멀지않아서 좋지요. 단풍이 들면 가봐야겠어요^^

수퍼남매맘 2015-09-30 22:45   좋아요 1 | URL
단풍 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아요.
가까운 곳에 계셔서 좋으시겠어요.
마음 먹으면 갈 수 있고 말이에요.
석가탑 보수가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는 거군요.
귀한 문화재이니만큼 심혈을 기울여야겠죠.
숭례문 보면 진짜 화 나요.

세실 2015-10-0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태국으로 신혼여행 다녀온 해에 경주 갔다가 고풍스러움과 깔끔함, 고즈넉한 매력에 빠졌지요. 한동안 경주가 휴가지였답니다. 석굴암 산책길도 참 예뻐요.

수퍼남매맘 2015-10-01 10: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석굴암 산책길 수퍼남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차를 안 갖고 가서 포기했네요. 아쉬워요.
6학년 애들 데리고 갔을 때 엄청 큰 민달팽이도 많이 봤었는데...

일본 교토, 나라가 경주 같은 엣 정취가 느껴져서 참 좋았어요.

2015-10-01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1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1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1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담율맘 2015-10-0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댓글 확인해요 빌려오라해야겠어요
 

사계절에서 독후활동 UCC 공모전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대회에 한 번도 나가지 않고 자연인으로 푹 쉬었으니

심기일전해서 한 번 응모해 보자고 하였죠.

게다가 사계절이잖아요.

사계절은 저희 딸과 참 인연이 많은 곳이거든요.

딸이 잘하고 좋아하는 UCC부분이라서 딸도 흔쾌히 그러마 하더라고요.

 

강풀 작가 말이

연습은 연습일 뿐 실전을 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하더라고요.

하여 여름 방학 때부터 미리미리 준비하자 하였지만

딸이 그렇게 할 리가 없죠.

여름 방학은 그저 그렇게 흘려 보내고

항상 그렇듯이 마감 임박 전에 작품을 준비하였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하려니

며칠 동안 엄청 고생하더라고요.

나중에는

 " 엄마, 수전증 걸린 것처럼 손이 덜덜 떨려" 하더라고요.

그러길래 미리 여유있게 하면 될 걸 말이죠.

 

딸이 선택한 책은

바로 <합체>입니다.

초등 때 이 책을 읽었는데 재밌다고 하여

다시 한 번 정독해서 읽고 시놉을 짜서 만들자고 하였죠.

저도 읽어봤는데 참 재미있고 감동도 있고 주제도 명확하더라고요.

 

UCC는 독후감 쓰기보다 작업이 훨씬 힘들어요.

옆에서 보니 그렇더라고요.

차라리 독후감을 10번  쓰는 게 낫겠다 싶어요.

만화가가 얼마나 힘들게 작업하는 지 알겠더라고요.

편집도 장난 아니고요.

옆에서 지켜보니 참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겠다 싶어요.

저같이 그림에 재능이 꽝인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겠다 싶어요.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고

딸의 특기인 애니메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그림을 아이패드로 그렸습니다.

그나마 아이패드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죠.


다른 응모작을 보니 겁이 덜컥 났습니다.

주로 개인보다 단체작이 많았고

예전에는 UCC대회 하면 참여율이 저조하였는데

이번 대회는 정말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고등도 대거 참여하고 장난 아니었어요.

작품 수준도 꽤 높았고요.

괜히 딸의 자존감만 떨어뜨리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다행이 실사가 대부분이고 애니메이션은 별로 없어 경쟁력이 있다 싶었지만 그래도

영상고등학교도 있고,  방송부도 있고 불안했죠. 

게다가 이번에는 사계절에서 본심 심사는 온라인 투표까지 해서

단체작의 투표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개인은 많이 불리한 상황이었죠.

 

어제 미술 시간, 독후화 그리면서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우리 반 아이들한테 딸의 UCC를 보여줬더니

아주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아이들 반응을 보고 아주 조금 기대를 하였어요.

초등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심사위원의 마음도 움직이지 않았을까 싶었죠.

 

드디어 오늘, 심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초중등과 고등 통틀어 대상을 받았습니다.

 

대상 탔다고 하니 울 반 아이들이

" 오 예" 하고 제 일처럼 기뻐해줬답니다.

대상 수상 기념으로 우리 반 아이들한테 다시 보여줬더니

정말 축하해 주면서

" 집에 가서 기도했어요" 하더라고요.

이런 고마울 때가...

" 너희들이 기도해 준 덕에 대상을 받았나 보다. 선생님이 아이스크림 쏠게" 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 마음이 진짜 예쁘죠?

오늘, 교실에서 3번 정도 봤나 봅니다. 계속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 합체빵 합체빵 합체해요. 합체빵 합체빵 합체가 이뤄진다" 주제가까지 따라부르더라고요.

꾸러기들은 칠판에다 합체빵까지 그려댔답니다. 

딸의 UCC 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니 기분이 정말정말 좋습니다.

다른 수상작을 보여줬더니 지루하고 재미없다며

선생님 딸 작품이 최고라고 해주네요.

ㅎㅎㅎ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에요.

 

" 너희도 미술에 재능이 있는 친구가 많으니 꼭 이런 대회에 한 번 나가보세요. 너희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어요"라고

격려해 줬습니다. 우리 반 애들도 미술에 재능이 있는 아이가 여럿 있거든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자랑이 심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 


즐감해 주세요.

자! 시작합니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15-09-23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합체빵, 합체빵~!
재밌게 봤어요!!♡♡♡
대상 수상 축하합니다~!

수퍼남매맘 2015-09-24 10:14   좋아요 0 | URL
벌써 노래를 외우셨네요.
고맙습니다.

2015-09-23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9-2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놔드리고 갑니다^^♥

수퍼남매맘 2015-09-24 10:16   좋아요 1 | URL
헤헤헤! 고맙습니다.

책읽는나무 2015-09-2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이런 위대함이라니!!
축하합니다^^
재주꾼이어요
합체빵
메세지가 좋으네요^^

수퍼남매맘 2015-09-24 10:17   좋아요 0 | URL
위대함까지...
책이 주는 메세지가 좋더라고요
일단 책에서 받은 감동이 깊어야 좋은 독후 활동이 나오는 듯합니다.
우리가 쓰는 리뷰도 그렇잖아요.

2015-09-24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5-09-25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대상받았군요. 축하축하~♥♥
합체로 감동받은 독자에서 ucc까지 만든 대단한 디렉터가 된 건가요?^^

수퍼남매맘 2015-09-25 14:27   좋아요 0 | URL
디렉터까지는 아니고요.
옆에서 지켜보니 참 편집이 힘든 작업이더라고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보슬비 2015-10-01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남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생각만이었나봐요. ㅎㅎ
저도 UCC보고 합체빵, 합체빵 중얼거렸어요. 중독성 있습니다. ㅎㅎ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수퍼남매맘 2015-10-02 07:1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맞아요. 중독성 있어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어른이 되어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 바로 시험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부터 첫째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개학한 지 한 달도 안 되어 시험을 치른다.

배운 게 있기나 한 건지 내 참.

추석 전에 치르는 학교도 있고, 추석 연휴 끝나고 치르는 학교도 있는 듯하다.

차라리 추석 전 해치우는 게 나은 듯하다.

결과를 떠나서 마음은 후련하니까.

선생님과 아이들이 진도 나가기 얼마나 버거웠을까 싶다.


시험 전에는 고기 종류를 많이 먹여 영양분을 보충하고

시험 기간에는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야 하니 고기를 자제하고 대신 채소를 먹여야 한단다.

오늘부터 우리 집 식탁에는 고기 반찬이 사라질 예정이다.


껌을 씹는 게 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단다.

하여 어제 마트에서 풍선껌 두 통을 사왔다.

남편 빼고 셋이서 열심히 질겅질겅 씹어댔다.

아침에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가 서로 부딪힘으로 인해 뇌에 자극을 주어 뇌 활성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란다.

동의보감에도 아침에 입을 다문 채 이를 어금니가 닿도록 30회 정도 부딪히라고 되어 있단다.

이게 치매 예방 및 지연에도 좋다고 해서

친정 부모님께도 알려 드렸다.

얼마 전 친정에 가 보니 아버지가 좀 더 심해지신 듯해서 말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껄껄껄 웃으시며 인사를 하시는 거다.


치매를 예방하는 3대 황금 푸드가 있단다.

달걀 노른자, 대두, 단호박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들인데

치매 예방 및 뇌 활성화에 탁월하다고 하다.

특히 달걀 노른자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꺼려하는 분이 많다고 하나

특별한 지병이 없는 사람은 하루에 2개 정도는 괜찮다고 한다.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꼭 필요하다고 한다.


아이 시험 기간에는 나도 긴장한다.

아이 공부할 때 잘 수 없으니 졸린 눈을 비비고 깨어 있어야지

아침밥 든든히 먹게 차려 줘야 하니 늦잠 자면 안 되지

이런 저런 이유로 나 시험 볼 때보다 더 긴장하는 듯하다.


언젠가는 지나가겠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5-09-23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3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3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3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이다. 발레를 관람한 건.

아들과 함께 가까운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하는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라는 창작 발레를 봤다.

딸이 다니는 미술영재원 어떤 엄마가 그쪽 계통에서 일을 하셔서 고맙게도 카톡에다 무료초대장을 올려주셨다.

나 포함 다른 엄마들이 가족들과 보려고 초대장을 여러 장 받아서 무료로 관람을 하게 되었다.

딸도 같이 가자고 하니 자기는 발레에 관심 없다면서 데이트신청을 거절하여 아들과 둘이서 가게 되었다.

남편은 이런 것에 별 관심이 없어서 물어보지도 않았다.


이 곳에 가끔 좋은 공연이 온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 클래식 공연 보러 갈래?" 물어보면 항상 반응이 시큰둥한 수퍼남매 때문에 나역시 적극적으로 알아보질 않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게 되어 기뻤다.

영화 관람 만큼 클래식이나 발레, 뮤지컬 공연도 나름 재밌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았을까!

처음에는 따라나서기 귀찮아하던 아들도 공연 보고나서는 괜찮다고 하였다.

다음에는 여기서 크리스마스 때 " 호두까기 인형 " 발레를 하니까 함께 보러오자고 약속하였다.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창작 발레 "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한 마디로 지독한 사랑 이야기이다.

아이들한테는 조금 난해할 수도 있었겠다 싶다. 냉정하게 말하면 불륜 이야기이니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렇다.

골로 왕자는 숲에 있는 우물가에서 멜리장드라는 어여쁜 아가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둘은 결혼을 하고 왕과 왕비,이복동생 펠레아스의 환대를 받으며 성에 도착한다. 

멜리장드를 본 펠레아스는 한눈에 반하게 되어 그 사랑을 거역하지 못한 채 둘은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의 만남을 눈치 챈 골로는 결국 펠레아스를 칼로 찔러 죽이고, 멜리장드는 오열한다.

멜리장드에게 " 펠레아스를 진정 사랑했냐?" 물어보는 골로.

멜리장드는 "네" 라고 대답하고 아기를 낳으며 서서히 죽어간다.


마지막 장면에서 진짜로 발가벗은 갓난아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아기가 용하게 울지도 않았다.

무대 인사할 때 다시 한 번 등장했는데 울지 않아 정말 신기했다. 

제일 열연한 듯하다. ㅋㅋㅋ

아니지 열연했으면 울어야 했나!


골로와 멜리장드도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자 셋의 관계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가족보다는 사랑을 택한 펠레아스.

사랑은 참 잔인하다.

펠레아스와 멜리장드가 사랑에 빠져 행복하게 춤을 출 때

골로는 끓어오르는 질투와 좌절감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한다.

새롭게 시작한 둘의 사랑은 정말 달콤하지만

남겨진 사람한테 둘의 사랑은 너무 잔인한 일인 듯하다.

난 유부녀라서 그런지 혼자 남겨진 골로의 마음에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둘의 사랑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골로의 마음 말이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고 하지만

어찌 되었건 선택받지 못한 자, 버려진 자, 남겨진 자 입장에서 보면

잔인한 것이다.


멜리장드를 맡은 발레리나의 몸이 정말 길쭉길쭉하고 가늘어서 참 예뻤다.

우리나라 사람치고는 라인이 정말 좋았다.

다른 발레리나에 비해 단연코 아름다웠다.

그래서 여주를 하는 게 아닌가 싶고...


펠레아스를 맡은 발레리노는 한국인이 아니고 러시아인 같았다.

단연코 다리 길이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역시 동양인은 발레 하기에 신체 조건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 속에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대단해 보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남주가 상의를 탈의하고 나오는데

와! 근육이 장난이 아니었다.

눈앞에서 초콜릿 복근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


가장 근사했던 장면은

펠레아스, 멜리장드, 숲의 요정 미샤 셋이 춤 추는 장면이다.

셋이 손을 잡은 채 서로 풀렸다 엮었다 하는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게 참 멋졌다.


기존 발레 공연 뿐 아니라

이렇게 창작 발레를 내 놓는 것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

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진부한 내용이 아니라 좀더 색다른 내용이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공연은 딱 사흘이었다.

자리도 꽉 차지 않고 대부분 나처럼 인맥으로 온 사람들 같아서 수지 타산이 맞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런 도전들이 있어야 발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오랜만에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이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5-09-0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공연 보셨네요~^^
나도 오래전 막내와 백조의 호수 본 게 다에요.ㅠ 정말 황홀하던데...♥
무료초대라면 그 공연은 지원받은 사업일지도...^^

수퍼남매맘 2015-09-07 12:50   좋아요 0 | URL
발레의 최고봉을 관람하셨네요.
저도 <백조의 호수>보고 싶은데....
언젠가 기회가 닿겠죠.
우선 <호두까기 인형>부터 봐야겠어요.

꼬마요정 2015-09-0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공연 보러 가고 싶네요. 예전에는 친구랑 같이 갔는데 그 친구가 서울 간 이후 참 안 봐지네요. 아드님한텐 살짝 어려웠겠는걸요 ㅎㅎ 그래도 행복한 관람이었겠어요 ㅎㅎ

수퍼남매맘 2015-09-07 12:52   좋아요 0 | URL
그쵸~ 내용이 삼각관계라서.
아이가 그 지독한 사랑을 이해하기는 좀 그렇죠.
그래도 일단 무대가 화려하고 색다른 경험을 한 것이 좋았나 봅니다.
마지막 진짜 갓난아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2015-09-07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풍묘 온이"

풍뎅이를 죽인 온이라는 뜻이다.

어제 드디어 온이가 장수풍뎅이를 습격하여 생을 마감시켰다.


지난 번 장수풍뎅이는 여행 가는 동안,  먹이를 넉넉히 주지 않아 아사하였고,

이번 장수풍뎅이는 온이가 앞발로 압사시켰다.


처음에 비하면 아들은 좀 덤덤히 받아들였지만 그래도 한바탕 푹풍 치듯 울었다. 

온이는 풍뎅이를 죽인 댓가로  잠시잠깐 케이지에 가둬 놨다 금세 풀어줬다.

천방지축 고양이가 뭘 알아서 죽였겠냐 싶기도 하고

결국 우리 인간들이 부주의해서 일어난 사건이지 싶기도 하고

풍뎅이 운명이 그 정도였구나 싶기도 하고.


하여튼 처음보다는 두번 째라서 그런지 아들의 감정 정리도 조금 빨라졌다.

어제는 비가 내려서 

" 엄마랑 같이 내일 장례식 해 주자" 약속하였다.


퇴근 후, 수퍼남매와 함께 장수풍뎅이 장례식을 치렀다.

자그만한 상자에 풍뎅이 시체를 넣고, 나무 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을 들고 화단으로 갔다.

첫째 번 풍뎅이가 묻혀 있는 곳에 함께 묻으려고 흙을 파니

관이 나오고 옆으로 튕겨져 나온 풍뎅이 뿔과 다리가 보였다.

거의 1년이 되어가는데 아직 다 흙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게 신기했다.

그 옆에 함께 묻어줬다.

우리만 알아볼 수 있게 자그마한 표식을 해뒀다.


집에 오니, 살풍묘 온이는 지가 한 짓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풍뎅이 있던 방문이 열려 있자 기웃거린다.

" 온이야, 이제 풍뎅이 없~거든요. 니가 앞발로 눌러 숨통을 끊어 놨잖아" 

온이 뇌속에 그 방에 살아 움직이는 것이 있었다는 기억이 있는가보다.

그 방문만 열려 있으면 냉큼 들어가려고 한다.

" 온이야,  그러니까 친구는 잡아 먹는 것이 아니란다"

먹고 먹히는 관계가 친구가 된다는 건 어디까지 동화 속 이야기였던가 싶다. 

그래도 이 동화책을 사랑한다.


고양이와 장수풍뎅이의 친구 관계는 현실에선 허락되지 않는가 보다.

그러기엔 고양이의 호기심이 너무 왕성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5-08-28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크, 온이가 못된(?) 짓을 저질렀군요.ㅋㅋ
나는 숲에서 장수풍뎅이도 만났어요.
날마다 새로운 녀석들을 만나는 재미도 좋아요~
요즘엔 섬서구메뚜기가 한창이고...

수퍼남매맘 2015-08-28 14:40   좋아요 0 | URL
못된 짓 해 놓고 천하태평으로 늘어지게 자는 것 보니 우습기도 해요.
순오기님은 매일 숲에서 맑은 공기 쐬시니 더 젊어지실 듯해요.
숲은 계절을 빨리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으겠어요.

2015-08-28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8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