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갭의 샘물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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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원히 산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이냐고?

이 책을 읽게 되면 자연스레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 우연히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고 영생을 얻게 된 한 가족이 있다.

그 샘물을 마셨던 그 때 그 나이 그대로 하나도 늙지 않은 채 87년을 살고 있는 터크 가족이 주인공이다. 

엄마인 매 터크가 10년 만에 두 아들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

세 가지 사건이 동시에 벌어진다.

그 하나는 매 터크가 두 아들을 만나러 트리갭을 향하여 떠난 것이고

둘째는 자존심 강한10살 아가씨  위니가 할머니와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집을 가출한 것이며

마지막은 이름 모를 키 큰 신사가 위니 포스터의 집을 배회하다 매 터크의 뮤직 박스 소리를 들은 것이다.


집을 가출한 위니가 생전 처음 가 본 숲 트리갭에서 샘물을 마시는 제시(터크의 아들)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위니는 자신도 목이 마르다며 그 물을 마시겠다고 하는데 제시는 극구 만류한다. 

실은 그 샘물은 보통 샘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시는 순간, 죽지 않고 10살 그대로 영원히 살게 되는 신비의 샘물이었던 게다.

제시는 위니에게 그 물을 먹어선 안 된다고 만류하지만 계속 고집을 부린다.

때마침 아들을 마중나왔던 매가 이 상황을 보고, 위니를 들어올려 말에 태운 채 자신들의 거처로 데려가게 된다.

이 상황은 얼핏 보면 어떤 뚱뚱한 아줌마와 두 아들이 작당하여 부잣집 아가씨를 납치한 것처럼 보여진다. 

이 모든 것을 숨어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얼마 전 위니 포스터 집을 배회하던 그 키 큰 신사이다.


뜻하지 않게 10살짜리 여자 아이를 납치해 버린 터크 가족은 위니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바로 영생을 얻게 된 이야기 말이다. 

위니는 순박해보이고 착해 보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다.

하지만 어쩐지 이 가족이 마음에 든다.

그런데 터크 가족의 비밀을 알아버린  키 큰 신사가 문제였다.


신사는 포스터 집을 찾아가 이 모든 것을 죄다 말하고, 터크 가족을 납치범으로 몰아부친다.

그의 꿍꿍이는 트리갭을 손에 넣어 영생을 얻게 하는 그 샘물을 비싼 값에 파는 것이었다.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앞다투어 샘물을 마시겠다고 아우성을 칠 텐데...

모든 사람들이 죽지 않고 이대로 영원히 살아간다면 과연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과연 그 각자는 영생을 얻어 행복할까!


독자는 터크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영원히 사는 것이 축복일까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터크 가족조차 이 부분에 있어서는 각자 생각이 달라 보인다. 

위니가 처음 만나 반했던 제시는 그냥 영생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한 마디로 자유로운 영혼이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위니에게 17살이 되면 샘물을 마시고 그 때 만나 영원히 함께하자고 프로포즈를 하는 유쾌한 캐릭터이다. 

엄마 매 터크는 지금 죽든 영원히 살든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자는 입장이다. 

아빠는 모든 것은 태어나고, 자라고, 성장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대자연의 섭리에서 자신의 가족이 벗어나 이렇게 영생하는 것을 아주 힘들어하는 캐릭터이다. 

그렇담 나는 어떤 입장인가?


교사독서모임에서 어떤 후배가 이 책을 추천해서 읽게 되었다. 

후배가 반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기 전 물어봤다고 한다.

" 영원히 산다면 어떨까요?" 했더니

아이들이 100%

" 좋아요. 행복해요" 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이 책의 줄거리를 다 들려주고 난 후 다시 질문을 했더니

생각이 바뀐 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좋은 책은 그런 힘이 있다. 


나도 이 책을 보면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영원히 이대로 죽지 않고 산다는 것은 축복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태어나고, 자라고, 변하고, 때가 되면 생을 마감하는 게 행복한 삶이며 그게 축복인 듯하다.

아들에게 살짝 물어봤다.

이대로 계속 산다면 쭈욱 공부해야 하니까 싫단다. 그렇군!!!

학생들은 공부가 지겨워서 절대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진 않을 듯하다. ㅋㅋㅋ


과연 위니는 17살이 되어 제시가 준 그 샘물을 마시고 영생을 얻었을까? 궁금하면 책장을 펼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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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10-09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어져요. 영화 ˝아델라인˝이 29살 영원한 젊음을 갖게된 여자 이야기라고해서 기대하는 중인데 마침 딱 어울리는 리뷰를 만났어요. ^^

수퍼남매맘 2015-10-09 09:52   좋아요 0 | URL
읽으셨군요. 동화인데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놀랐어요.
영화 <아델라인>, 기대가 됩니다. 저도 개봉하면 봐야겠어요.
 
문제아 창비아동문고 175
박기범 지음, 박경진 그림 / 창비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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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개>를 우연히 접하고 나서 박기범 이라는 작가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이 작가 또한 세상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 제목처럼 "문제아" 일 지도 모르겠다.

굳이 이런 어둡고 칙칙한 이야기를 동화로 써낼 게 뭐야? 라고 생각하는 어른도 있을 지 모른다. 

윤구병 작가의 추천사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 어린이는 세상의 아픔과 그늘을 모르고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어린이들도 알 것은 알고 느낄 것은 느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감추어도 어린이의 맑은 눈에 그런 일이 보이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이 말에 동의한다.  아이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하늘 나라에 간 권정생 작가도, 이 책의 저자 박기범 작가도

세상의 어두운 곳에 존재하는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아>는 모두 10가지의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손가락 무덤, 아빠와 큰 아빠, 독후감 숙제, 전학, 문제아, 김미선 선생님, 끝방 아저씨, 송아지의 꿈, 겨울꽃 삼촌, 어진이  이다.

하나같이 가난하고 고통 당하며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이다.

" 손가락 무덤 "은 산업 현장에서 손가락이 잘렸는데 제대로 보상 받지 못한 아빠의 이야기이다.

" 아빠와 큰 아빠 "는 정리 해고 때문에 화목했던 가족이 등을 돌리게 되는 이야기이다.

" 독후감 숙제 "는  너무 가난한 나머지 집에 읽을 만한 마땅한 책이 없어 상상으로 이야기를 지어 내 독후감 숙제를 해 가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 전학 "은 주택 지역에 사는 아이가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학교를 다니면서 겪게 되는 이질감과 소외감을 말하는 이야기이다.

" 문제아 "는 할머니의 약값을 뺏기지 않으려고 애를 쓴 게 결과적으로 문제아가 되어버린 이야기이다.

" 김미선 선생님 "은 정말로 친절하고 좋았던 담임 선생님이 악소문에 휩싸여 고통 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제자의 이야기이다. 

" 끝방 아저씨 "는 철거지역에 살았던 끝방 아저씨가 갑자기 노숙자가 되어버린 사연을 엄마로부터 전해 듣는 이야기이다.

" 송아지의 꿈 "은 축산가가 망하는 바람에 자식 같은 송아지를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사회 문제를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이다.

" 겨울꽃 삼촌 "은 민주화 운동을 하다 분신한 박래전 열사의 이야기이다.

" 어진이 "는 장애를 가진 반려견 어진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득철이네 이야기이다. 


관심을 가지고 살피지 않으면 우리 이웃의 삶이 이렇게 팍팍한 줄 모르고 지나치기 마련이다.

나, 우리 가족에만 국한되어 생각하다 보면 이웃이 당하는 고통을 모를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자"라고 외치고 배우지만 실상 삶에 쫓기다 보면 이웃의 고통을 외면할 때도 있다.

이 책은 그런 내 삶을 반성하게 한다.

이웃의 신음 소리를 들어보라고, 먼저 손을 내밀어 보라고, 지푸라기라도 던지라고 말이다. 

불편한 이야기는 계속 내 양심을 찔러댄다.

제발 주변을 살피라고 말이다.


"이라크로 간 동화작가"로도 유명한 박기범 작가는 고통 받는 이웃이 있으면 달려가 함께하는 작가로 알고 있다. 

이 다음에는 그가 어떤 불편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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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의 봄 푸른숲 역사 동화 9
이현 지음, 정승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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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의 봄이라!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해가 1392년, 그로부터 200년 후가 바로 1592년 임진년이다.

고등학교 때 국사 선생님이 조선을 건국한 지 200년 뒤에 큰 전쟁이 일어나는데 그게 바로 임진왜란이라고 하였다.

그 당시 임금은 선조였다.

왜란이 터지자

임금은 백성을 버리고 저 혼자 살겠다고 백성을 베고 북쪽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심지어 임진강을 건너지 못하게 배를 가라앉게 했다는 말도 있다.

이에 격분한 백성은 도성을 태우기 시작하였다.

백성을 버린 임금을 임금이라 칭할 수 있나 싶다.

 

내가 좋아하는 역사동화 장르인 이 책은 이현 작가가 썼다.

전작 <나는 비단길로 간다>도 아주 재미나게 읽었던 터라 정말 기대가 되었다.

임진년 왜란이 터지기 직전부터 왜란이 터진 그 때까지의 상황을

12살 협이의 눈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협이는 동래성에 사는 노비이다.

본래 양반이었는데 할아버지가 역모를 꾀했다고 하여 노비 신세가 되었다.

협이는 무동이 되어 임금님을 알현하는 게 꿈이다.

그래야 할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고 온 식구가 면천이 되기 때문이다.

임진년 봄, 협이는 산수유 흐드러지게 핀 동래성을 뒤로 한 채 무동이 되기 위해 한양으로 떠난다.

 

무동과 창가비는 장악원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을 한다.

(무동은 춤 추는 아이이고, 창가비는 노래를 부르는 노비를 뜻한다.)

임금을 뵈어야 한다는 일념 하에 고된 훈련과 허수룩한 잠자리에도 불구하고

협이를 비롯한 삼택이 , 금금이는

열심히 춤과 노래 연습을 한다.


장악원을 관리하는 유 직장이라는 양반이 있는데

협이는 이 사람한테서 수상한 점을 발견한다.

분명 한양에 오기 전, 동래성에서 왜인과 이야기했던 사람과 동일 인물인데 아니라고 시치미를 떼고

서가에서 일본말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 것도 봤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움집 깊은 곳에 지도를 모으고 있었다.

이건 뭐지? 혹시 일본 첩자?

유 직장의 거동이 정말 수상하다.

금금이 말이 역모를 꾀하거나 첩자 노릇을 한 사람을 발고하면 면천을 받을 수도 있다는데...

광해군에게 유 직장의 수상한 행적을 발고하면 면천을 받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호시탐탐 광해군를 만날 기회를 엿본다.


그러던 터에 동래성에 왜군이 쳐들어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동래성민 모두가 죽었다는 흉흉한 소식까지 들리기 시작한다.

이에 협이는 이성을 잃고 동래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울고 불고 난리를 친다.

한편 협이의 발고 끝에 유 직장은 의금부로 잡혀가 고신을 당한다.

하지만

장악원에 온 후부터 가족처럼 함께 지낸 삼택이는 유 직장은 첩자가 아니라며

협이에게 다른 증거들을 들이미는데....

유 직장은 첩자일까! 아닐까!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화난 백성들이 도성에 불을 지르는 장면이다.

왜란이 터지자 선조 임금과 지체 높은 양반들은 저들만 살겠다고 백성을 베고 도성을 버린 채 줄행랑을 친다.

이에 격분한 백성들이

" 백성을 칼로 베고 도망치는 임금이 임금이냐!"

"오냐, 좋다! 임금도 버린 도성, 활활 불태워 버립시다" 하며

도성에 불을 지르기 시작한다.

이를 넋 놓고 바라보던 협이, 삼택이, 금금이를 비롯한 무동들을 향하여 이런 외침이 들려온다.

" 태조께서 한양으로 도읍을 정하신 뒤, 누가 땅을 다지고 성을 쌓고 길을 내었겠느냐? 임금님이 하였겠느냐, 대신들이 하였겠느냐? 조선 백성들이 쌓은 도성이다. 조선 백성들이 지은 대궐이야. 임금님은 때가 되면 바뀌지만 , 조선의 주인은 조선 사람이 아니냐? 그런데, 집에 불이 난 걸 그냥 보고만 있을 테냐?"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그렇다. 조선의 주인은 임금이 아니다. 바로 백성이다. 그 백성이 힘을 합쳐 나라를 지켰다.

 

마지막 작가의 말이 참 뭉클하다.

" 협이는 무엇 무엇이 되고 말겠다는 마음을 버렸다. 양반이 되겠다. 벼슬아치가 되겠다는 꿈을 내려놓았다.

그 대신 어떠어떠하게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겠다고,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도망치기보다

맞서 싸우겠다고, 친구들과 손잡고 용감히 나아가겠다고, 나중에 무엇이 되려고 하기보다 오늘을 뿌듯하게 살고자 애썼다."

 

지금을 잘 살자. 부끄럽지 않게 바르게 살자. 

오늘을 잘 사는 사람이야말로 이 땅을 지킬 수 있다. 임진년, 이름 모를 영웅들처럼 말이다. 


<추신>

얼마 전 반 아이들과 사회 시간에 지명에 대해 배우면서 알게 된 

인정, 파루, 피맛길이 이 책 속에 등장하여 엄청 반가웠다. (교과서에 종로, 피맛길이 나온다. )


인정- 조선 시대 통행 금지 제도. 통행 금지를 알리면서 매일 밤 10시 경에 28번 종을 쳤다.

파루- 조선 시대 통행 금지 해제를 알리기 위해 33번 종을 쳤다.

피맛길- 종로 근처 지체 높은 양반이나 벼슬아치들의 가마나 행렬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좁은 골목길

           (조선 시대 지체 높은 양반이 행차하면 일반 백성들은 모두 바닥에 꿇어 엎드려서 그 행렬이 지날 때까지 옴짝달싹 못했다고 한다. 한데 종로는 이런 행렬이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되었기에 백성들은 제 볼 일을 못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런 행렬을 피하는 피맛길이 생겨났고, 그 일대를 중심으로 먹자 골목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


이런 배경 지식을 알고 이 책을 보니 반갑고 재미있고 이해가 더 잘 되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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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는 매월 도서실 행사를 합니다.

물론 시상은 없습니다.

7월 행사는 6학년 독서토론대회인데 유일하게 시상을 하지요.

시상이 걸린 거라 욕심 있는 아이는 꼭 참가하더라구요.

토론 쪽에 문외한이라 제 권한이라면 추진 안 할텐데

독서토론대회를 꼭 해야 하는 실정이라 어쩔 수 없이 합니다.

요즘 트렌드가 토론이기도 하고 말이죠.

누군가는 독서의 꽃이 토론이라고도 하더라구요.

하지만 토론 문화 속에서 자라지 못한 전 토론이 참 어렵더라구요.

저도 노회찬 씨나 유시민 씨처럼 토론 잘하고 싶어요.

 

다행히 6학년 선생님들이 책을 선정하고, 심사를 하여, 난 별로 하는 일이 없어요. 기안만 올렸지요.

오늘, 5교시 후 본선 대회가 치러졌어요.

예선을 거쳐 5팀이 올라왔는데 세상에 모두 여자였어요.

여자 전성 시대, 맞습니다.

작년에는 그래도 남자가 한 두 명 있었는데 말이에요.

 

2인 1조,  원탁 토의 형식으로 토론대회를 하였습니다.

그냥 토론이 아니고 독서토론이라서 해 보신 분들은 찬반토론보다 이 형식이 낫다고 하시네요.

논제는 "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인생인가?"로 매우 철학적이었어요.

저도 대답하기가 참 어려운 주제더라구요.

작년과 논제는 같은데 책이 달라져서 비교하며 들으니 재미있었어요.

대상 도서 중, <무기 팔지 마세요>만 읽어봤을 뿐 금시초문인 책이 무려 4권이나 있네요.

방학 동안 읽어봐야겠어요.

특히 <블랙아웃>과 <우주호텔>은 급관심이 가네요.

 

내년 5학년이 될 울 아들은 독서토론 대회 나가라고 하면 과연 나갈까요?

누나도 안 나갔는데 왜 자기만 내보내냐며 볼멘 소리를 할 듯해요.

딸도 말발이 센 편인데

독서토론은 참가해 본 적이 없어 참 아쉽습니다.

억지로 한다고 할 아이도 아니구요.

 

 

 

 

 

 

 

 

여하튼

대회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 참가자는 5권을 다 읽었을 지 궁금하네요.

갑자기 주최자께서 대회 개회사를 시켜서 버벅거렸어요.

미리 알았으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메모를 해서 갔을 텐데...

 

1팀부터 입론 발표가 있고 다른 팀들의 질의 응답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찬반 토론이 아니어서 1시간 만에 대회가 끝났어요. 다행이죠.

듣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더라구요.

그러니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책 읽어야지

입론 원고 써야지 수정해야지

다른 팀 질의 준비해야지

응답 준비해야지...

하지만 분명 이 토론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였을 거라 믿습니다.

 

참가자의 주장을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1.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인생이 가치 있다.

 

2. 친구가 있는 인생이 가치 있다.

 

3.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사는 인생이 가치 있다.

 

4.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사는 인생이 가치 있다.

 

5. 누군가와 함께하는 인생이 가치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느 팀이 최우수를 받을지 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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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2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3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금파리 한 조각 - 전2권
린다 수 박 지음, 이상희 옮김, 김세현 그림 / 서울문화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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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책에 관심을 갖고나서 눈여겨 보던 책이 있다. 바로 <사금파리 한 조각>이란 책이다. “사금파리라는 어감이 참 독특하고 좋았던 듯하다. 게다가 뉴베리상에 빛나는 책이라니 정말 궁금했다. 이 책은 재미교포인 린다 수 박이 저자이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나도 잘 알지 못하는 고려청자 이야기를 어떻게 미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 놀라웠다. 무늬만 대한민국 사람이지 참 무지했구나 싶었다.

 

  미국으로 유학 온 부모 밑에서 태어난 저자는 가정에서조차 영어로 대화하며 자랐다고 한다. 어느덧 어머니가 되어보니 자녀에게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줘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때부터 한국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엄마라는 존재는 참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에게 우리의 뿌리를 알리고자 노력하는 중, 한국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문화 유산 중 하나인 고려 청자이야기를 써서 전 세계에 주목을 받게 된다. 뉴베리상을 받았다는 것은 미국 도서관마다 이 책이 꽂혀 있다는 것을 뜻한단다. 고려청자 이야기가 세계에 널리 전파된다는 의미인 셈이니 이거야말로 대단한 문화 홍보 활동인 셈이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가 참 고맙다.

 

  때는 고려시대이다. 도자기 마을 줄포를 배경으로 삼아 고아 목이의 성장 이야기와 상감 청자 빚는 이야기를 잘 버무려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도공이 되고 싶은 고아 소년 목이, 오갈 데 없는 고아 목이를 맡아 키운 장애인 두루미 아저씨, 목이에게 꿈을 생기게 해 준 도공 민영감, 엄마처럼 따스하게 품어준 민영감 부인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줄포(지금의 부안 근처)라는 바닷가 마을은 도자기 굽는 마을이다. 줄포 다리 밑에 목이와 두루미 아저씨 하루하루를 빌어먹고 살고 있었다. 목이는 오며가며 민영감이 도자기를 굽는 모습을 보게 되고 도공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된다. 목이는 어렵사리 민영감 집에서 허드렛일을 맡아 하게 된다. 하지만 민영감은 도자기 만드는 일은커녕 일감을 줄 때도 얼마나 냉기가 흐르는지 말 한 번 붙이기조차 어렵다. 민영감 밑에서 아무리 죽어라 일을 해도 번번히 야단에다 퇴짜 맞기가 일쑤다. 하지만 민영감의 도자기 굽는 솜씨는 줄포에서 아니 고려에서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날, 송도에서 감도관이 와 궁궐에 납품할 그릇을 심사하게 된다. 그 무렵, 목이는 강영감이 상감기법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것을 몰래 엿보게 되고 이를 민영감에게 알려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에 빠진다. 남의 기술을 훔쳐보는 것은 도둑질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목이의 고민을 들은 두루미 아저씨는 상감기법이 스스로 드러나길 기다리라 조언해준다. 결국 상감기법은 감도관 심사날 만천하에 드러나지만 안타깝게도 상감기법이 아닌 민영감의 도자기는 채택되지 못 한다. 감도관은 민영감의 도자기 기술을 못내 아쉬워하여 송도로 도자기를 한번 가져오길 당부하고 떠난다.

 

  강영감의 상감기법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된 민영감 또한 상감기법으로 도자기를 만들어보지만 유약 처리의 실패로 애써 구운 도자기를 모두 바닥에 내던져 버린다. 그 후, 천신만고 끝에 상감청자를 만들어내지만 그걸 가지고 민영감이 송도까지 가기란 쉽지 않았다. 이 사정을 안 목이는 심부름을 할 것을 자청하고, 민영감의 도자기를 조심스레 챙겨 송도로 혼자 먼 길을 떠난다. 목이의 나이는 겨우 열 셋 정도이다.

 

   줄포에서 송도까지 긴 여정 동안 오직 민영감의 빼어난 상감청자를 감도관 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걷고 또 걷는 목이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가장 가슴 졸인 순간은, 낙화암 근처에서 만난 강도가 목이를 덮쳐 그 소중한 매화꽃병을 절벽으로 떨어뜨리던 장면이다. 사금파리(도자기의 깨어진 조각)로 변해버린 꽃병을 피가 흐르는 줄도 모른 채 움켜잡고 우는 목이의 모습이 정말 가련하였다.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소중한 꽃병이 깨졌다는 절망감 때문에 나쁜 생각까지 품게 되는 목이... 이대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민영감의 상감청자는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사금파리로 남게 될까.

 

  이야기를 읽다보면 목이의 성장담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특히 산전수전 겪으며 고약한 민영감 심부름을 하는 것과 송도까지 상감청자를 전해주러 가는 이야기는 과연 뉴베리상을 탈만하구나 느끼게 해준다. 또 목이의 꿈에 대한 열정과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용기는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하나 더, 상감청자를 빚는 민영감을 통해 고려 도공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민영감의 철저한 장인 정신은 비록 글 속의 인물이지만 숙연하게 만든다. 지금은 온천하에 상감기법이 알려지고, 고려 시대보다 더 좋은 도구로 청자를 빚어내지만 그 당시 고려 도공들이 빚어낸 상감청자의 오묘한 빛깔은 재현할 수 없다고 하니 고려 도공들의 솜씨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알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예전 미술교과서에 실려 있던 매화꽃병이 남다르게 보였다. 매화 한 가지를 꺾어 꽃병에 꽂는다는 것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멋을 아는 고려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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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2 15: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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