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 달려라, 허벅지 단비어린이 문학
우성희 지음, 배민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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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라면 나도 할말이 많다. 야윈 얼굴과 상체에 비해 튼실한 허벅지를 갖고 있어 늘 불만이기 때문이다. 나에겐 허벅지가 살이 제일 잘 찌고 제일 안 빠지는 부위이다. 날 닮아 딸도 태어나서 지금까지 건장한 허벅지를 줄곧 유지하고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이 이름과 외모, 성격까지 딸을 빼다 박아 진짜 공감하며 한달음에 읽었다.

우성희 작가의 전작인 <기다려 , 오백원> 이 우리 사회의 후미지고 아픈 곳을 건드렸다면 이 작품은 중산층 가정의 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와( 스케이트를 하려면 경제적 여건이 돼야 함)그녀의 가족, 우정, 사랑, 꿈을 재밌게 대변해 준다. 개인적으로 우리 어린이들도 다양한 부류의 삶을 아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 작품도 아주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작품이 재미있다. )

앞서 말했지만 주인공은 중산층 가정에서 여유롭게 자라고 있다. 증거를 들어보겠다. 첫째 스케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자마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근무했던 학교에서 주인공처럼 하고 싶다고 당장 스케이트를 배울 수 아이는 진짜 보기 힘들다 . 게다가 이모는 주인공의 물주이기도 하지 않던가! 원하면 다 사 준다. (완전 부럽다) 둘째 한우를 계속 먹는다. (요즘 한우가 얼마나 비싼데 ) 셋째 마당 있는 집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다. (외할머니 집인가 확실하지 않음) 아이들 눈엔 이런 게 안 보일 가능성이 많은데 이것도 직업병인 듯하다.

스케이트로 말할 것 같으면 고급 스포츠가 아닌가! 코로나 전엔 학년 아이들 데리고 연례행사로 스케이트장에 2-3일 가곤 했다. 그때도 보면 학교에서 간 게 처음인 경우가 절반이 넘곤 했다. 수영도 그렇고 스케이트도 그렇고 계절 스포츠는 보호자의 관심이나 경제적 여건이 되어야 제공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다. (어제 고흐 관련 책을 읽어서 주인공의 경제적 여유가 더 마음에 다가온 것 같다. )

여하튼 주인공은 평안한 가정에서 사랑 충분히 받고 잘 자란 아이다. 그렇다고 고민이 없을까? 아니다. 그런 면에서 신은 공평하다. 누구나 고민은 있으니까. 주인공의 고민은 무엇일까?

4학년인 변시아는 "위, 대한 가족 " 덕분에 몸도 마음도 아주 활기 차고 씩씩한 여학생이다. 이런 성격 너무 마음에 드는데 현실에선 이성에겐 호감을 못 얻는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시아에겐 6년째 절친인 남자 친구 영찬이 있는데 그가 준 작은 선물로 친구 아닌 사랑(?) 비스무레한 감정이 움트기 시작한다. 당연히 자신의 건장한 몸에 불만을 품기 시작하고 다이어트를 결심할 때, 날씬하고 발레복도 잘 어울리는 공주과 빛나가 영찬일 넘보기 시작하며 뜻하지 않은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삼각관계는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라이벌 빛나를 제지하고자 빛나가 하는 스케이트를 같이 배우기 시작한 시아에게 "실연"과 "시련"이 동시에 찾아온다. 실연과 시련은 고통스럽고 아프지만 성장을 이끌어주곤 한다. 한 뼘 성장한 시아에게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온다. 시아의 새로운 사랑은 무엇일까?

구미호 같은 빛나를 욕하면서 읽었다. 진국을 못 알아보는 영찬이를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실연과 시련에 마음 아팠지만 덕분에 꿈을 발견한 시아를 응원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누구를 따라하기보다 나답게 살기로 결심할 수많은 어린이를 응원한다. 우리 딸도 응원한다.

읽으면서 <5번 레인> 중학년 버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참 재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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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 씨 가족의 특별한 휴가 노란 잠수함 8
김유 지음, 고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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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유 작가님의 신작이라서 대출해왔다. 대상은 1-3학년이 적당할 것 같고 , 출판사 소개처럼 " 인간의 위선과 이기심"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깨끗한 척 , 우아한 척, 잘난 척 "~~척" 하기 좋아하는 지저분씨 가족의 진짜 모습은 밖에서 보여지는 것과 완전 딴판이다. 그 실상을 알면 으휴휴 ~~ 작가는 그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다. (애들은 더러운 이야기를 은근히 좋아한다). 그런 가족이 " 더럽랜드" 로 아주 특별한 휴가를 떠난다. 뭐한 놈 위에 더한 놈이 있다고 더럽랜드에서 지저분씨 가족보다 더 험한 상대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뛰쳐나온다.

지옥(?)같았던 더럽랜드에서 돌아와 개과천선한 가족의 모습이 어른인 내가 보기에 너무 급작스러워 보이지만 어린이 독자의 공감을 일으키는덴 문제 없을 듯하다.

그나저나 보는 내내 나도 찔린다. 정리정돈 잘 못하는 편이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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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면 선생님이 또 웃었다? - 2019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 2018 아침독서 신문 선정, 2018 오픈키드좋은어린이책목록 추천, 2017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겨울방학추천도서 바람어린이책 9
윤여림 지음, 김유대 그림 / 천개의바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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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한참 전에 온책읽기로 아이들과 함께 읽었는데 2권을 이제 읽었다. 아이 중엔 2권이 궁금해 스스로 찾아 읽는 아이도 있었다. 후속작 <콩알 아이>가 나왔다고 알려주면 좋아하겠지? 2권에 콩가면 선생님의 어린 시절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해서 더 궁금해진 것 같다.

1권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문제 (상처?)를 갖고 있는 아이들의 상황을 알고 츤데레처럼 공감해주고 해결해 주는 콩가면 선생님의 활약상이 나온다. 종업식날 콩가면 선생님이 웃을지 울지를 놓고 아이들과 슈크림빵 내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이 책을 2월에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부분, 아이들이 스스로 콩가면 선생님께 편지를 쓴 게 나열되었는데 나도 종업 전엔 꼭 편지를 쓰게 했는데 그건 내가 쓰게 한 거고 이렇게 자발적으오 쓴 편지는 언제나 감동적이긴 하다. 특히 졸업하는 6학년 애들한테 받는 편지는 울컥한다. 올해는 쓰게 할까 말까 고민 중이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편지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 특히 3학년이 ㅠㅠ

이야기 중에서 자로 잰 듯 살아가는 엄마 밑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생활하는 아이의 고충이 공감되었다. 너무 교과서적으로 살고 있고(실제로는 아니지만) 아들 또한 그렇게 살라고 강요(?)하는 엄마 밑에서 아이가 얼마나 힘들까 싶다. 책도 엄마가 정해준 대로 읽어야 하고 컴퓨터도 바보라고 해서 못하게 하고 ㅠㅠ 우리 반 송 @@이도 비슷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 더 공감이 되었다. 진정 책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게 교육하면 안 되는건데 ! 누가 진짜 바보인걸까?

개인적으로 두 가지가 눈에 좀 거슬렸다 . 경험상 학교 현장과 어울리지 않아서 적어 본다.

1) 첫장면에 2학기가 시작됐는데 그림에 콩가면 선생님이 출석부를 들고 있다. 1학기 첫 대면이라면 모를까 2학기에 출석부를 들고 있는 장면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요즘 나도 방학 동안 아이들 이름을 까먹어서 티나지 않게 살짝 보는 경우는 있다 .

2) 콩가면 선생님이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자연스럽게 아이와 함께 밖에 나가는 장면이 두 군데 정도 나오는데 이것도 일반적이지 않다 . 우리 직업상 잠깐 외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교문을 벗어나려면 나이스에 복무를 올리고 필히 결재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 종업식날, 다같이 아이들과 슈크림빵 사러 가는 장면도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덧) 학교 현장을 다룬 동화를 읽다보면 현장과 동떨어진 모습이 자꾸 눈에 띄는 게 아무래도 직업병 같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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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빌라 별별 스타 마루비 어린이 문학 4
김혜온 지음, 김도아 그림 / 마루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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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온 작가님의 신작 <진주 빌라 별별 스타>를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겉표지와 제목만 봤을 땐 " 드뎌 작가님이 판타지를 쓰셨구나" 하고 막연히 생각했다.  별이 나와서 그랬나?  읽어보니 판타지는 아니다. 잘못 짚었다. 

 

진주 빌라? 참 이름이 고전스럽다.  이 책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적 배경은 아파트도 아니고,  팬트 하우스도 아닌 바로 진주 빌라다. 어디에 살고 있느냐로 계급을 평가하기도 하는 요즘, 빌라가 배경이 된 것에서부터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 이야기는 진주 빌라에 사는 각각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우연한  계기로 인연을 맺으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연대하는 이야기를 읽고나면 마음이 뭉클하고 훈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에는 이야기 세 편이 담겨져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수학처럼 딱 들어맞는 이야기 구조를 참 좋아하는데  (작가는 쓸 때 머리가 참 아플 것 같지만) 이 책이 바로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마지막 이야기는 이 빌라에 살고 있는 길냥이 입장에서 쓴 이야기라서 더 반가웠다.  역시 요즘 대세는 고양이가 분명하다.  그러니 고양이가 빠져선 안 되겠지. 게다가 작가님은 고양이 세 마리의 집사이기 때문에 이런 창작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나름 생각해 본다. 작가님과 세 고양이의 인연으로 인해 이 작품이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이 작품에선 " 인연 " 이란 낱말이 가장 깊에 다가온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진주 빌라라는 같은 공간에 살면서 서로에게 스미고, 물들고, 길들여지고, 추억하게 만든 것처럼  누구나 그런 인연을 맺고 산다. 그 중엔 좋은 인연도 있을 것이고 악연도 있을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악연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작가님과의 좋은 인연 덕분에 좋은 책을 일찍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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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동화동무씨동무 선정, 2017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7 오픈키드 좋은 어린이책 추천 바람어린이책 5
윤여림 지음, 김유대 그림 / 천개의바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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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잘 웃는 나로서는 왜 콩가면 선생님이 웃지 않는지 궁금했다.

츤데레 성격의 콩가면 선생님이 아이들 저마다 가진 상처 또는 개성을 이해하고 티나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이 미소짓게 했다. 특히 강인성 이야기는 코끝이 아려왔다.

수저를 씻어줄 사람이 없어 늘 더러운 수저로 급식을 먹던 인성이. 가족에게 보살핌을 받지 못해 비틀린 마음이 되어버린 인성이. 그 여파로 학교에 오면 친구들을 괴롭히는 인성이 모습에서 작년 울반 넘버 2가 떠올랐다. 넘버2도 초 1-2 학년 때 부모가 싸우고 이혼하는 과정을 겪으며 폭력성을 띠게 됐다. 그러다 작년에 새아빠를 만나 사랑 받으면서 정서가 안정되니 올해는 친구들과의 갈등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 물론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을 자주 못 만난 것도 있지만.

무뚝뚝한 콩가면 선생님이 언제 웃었는지 나처럼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내년에 중학년 담임을 하게 되고, 또 꿈실 예산을 받게 된다면 온책읽기로 정하고 싶다.

2권도 궁금한데 도서실에 사뒀나 궁금하군! 이 책도 내가 수서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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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20-12-31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한 해의 마지막날~ 로긴하니 선생님 글이 뜨네요, 반가워서 덥석 비대면으로 손 잡았어요.^^
새해맞이도 잘 하시기를~~♡

수퍼남매맘 2020-12-3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순오기님! 잘 지내셨어요? 저도 댓글 보고 진짜 반갑습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카스피 2021-01-0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퍼남매맘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