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겨울에 이 책을 알고나서부터 정말 읽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드디어  다 읽었다.  정말 뭐라 표현할 말이 없다. 

수채화로 그린 아름다운 그림. 더불어 그보다 더 아름다운 거인의 모습, 그리고 거인과의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침묵하지 못하고 끝내 발설하므로써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는 의미로 모든 것을 버리고 끝까지 숨어 지낼 수 밖에 없는 주인공 루트모어의 이야기는 재미있기도 하지만 정말 우리 인간이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말해 준다. 

책 서문에서<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지 못하고 자신을 낳아 준 자연을 파괴하며 살육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는 인간의 사악한 이기심을 조용히 비판한다> 고 써 있는데 정말 다 읽고 나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정말 모든 것을 버리고 숨어 지낼 수 밖에 없는 루트모어의 후회가 느껴진다.  

루트모어는 어느 날 우연히 거인의 치아를 가지게 되고 그걸 조사하다가 거인들이 사는 숲에 도착하게 된다. 아사 직전에 있던 그를 거인들이 살려 내고 그 곳에서 거인들과 시간을 보낸다.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그는 거인들에 대한 책을 쓰게 되고  거인의 실재에 대해 강연까지 하게 되는데 결국 이런 모든 행동 때문에 9명의 거인들이 몰살당하고 만다. 자신을 구해 주고 사랑하던 거인 안텔라의 목을 보면서 루트모어는 말한다. < 거인들이 실재하고 있다는 달콤한 비밀을 폭로하고 싶었던 내 어리석은 이기심이 이 불행의 원인이라는 것을 나는 마음 속 깊이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책 뒷면에 있는 최재천 교수(서울대 생명학부 교수)님의 말씀 또한 구구절절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인데 막둥이 격으로 태어난 인간이 자연을 함부로 다루고 그 모든 일련의 일들이 안타깝다는 말씀이었다. 그러면서 언젠가 <호사도요>라는 새가 발견되어 관심이 집중된 적이 있었는데 그 새가 사는 곳이 만방에 알려지면 새들의 보금자리가 없어지고 결국 새들이 더 이상 그 곳에서 살기 어려울 텐테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던 중 그 기사를 쓴 기자도 그걸 우려해서 잘못된 주소를 실었다며 교수님께 살짝 알려 주더란다. 기자는 기자의 양심을 팔긴 하였지만 그래도 호사도요를 구한 셈이다.    

거인 안텔라가 죽으면서 루트모어에게 했던 말 <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이다. 때로는 인간의 침묵이 자연을 보존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여기 저기에서 벌어지는 자연 파괴 사업들!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탄길 1 - 어린이를 위한
이철환 지음 / 반딧불이(한결미디어)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이철환이란 작가를 알게 된 것은 뜻밖에 내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였다.  그 목사님은 특이하게도 설교 시간에 책을 읽어 주는데 바로 이철환의 <곰보빵> 중에서 한 편을 읽어주셨다. 그 때 부터 이 작가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 이유는 바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기 때문이었다. 

이철환을 유명하게 만든 이 책 < 연탄길>!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이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어린이용으로 출판된 게 있어서 그걸 골라 읽었다. 

요즘 내가 사람들에게 많이 실망하고 배신을 당해서인지 14편의 미담이 처음엔 잘 들어 오지 않았다. 아마 내 마음이 팍팍한 상태여서 여기에 등장하는 착하디 착한 자들의 이야기가 저 먼 별나라의 이야기로 다가올 뿐 바로 내 주변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아서였으리라. 

그래도 마음을 다시 가라앉히고 끝까지 읽어보았다. 그랬더니 정말 저 깊은 곳에서 가느다란 울림이 느껴졌다. 정말 가난하고 헐벗고 볼품없는 이 세상의 약자들이 자기들보다 더 약자들을 도와주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성경 말씀에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구절이 있듯이 14편 모두의 이야기는 다 가난한 자들이 자기보다 더 가난한 자, 약한 자를 배려하고 도와주는 이야기이다. 정녕 이 이야기 속에 착한 부자는 나오지 않는다.   외국의 부자들은 잘도 기부도 하더구만 우리 나라 부자들은 더 가지려고 할 뿐 약자를 도와줄 생각은 하지도 않는 것 같다.

이 책을 한참 읽을 때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고용 의혹이 불거졌다. 부자, 강한 자, 권력자들은 더 가지려고만 할 뿐  약자는 안중에도 없나 보다.

이제 행시, 사시 까지 모두 특채 형식을 취하여 가난한 자들은 그런 고급 공무원이 될 꿈조차 꿔 보지 못하게 철저하게 차단하겠다는 그 저의가 정말 무섭다. 교육 시스템도 그렇고 개천에서 용 날 수있는 여지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거다. 우리 나라에서 가난한 자들이 설 곳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 가난한자들은 이 세상을 어떤 희망으로 살아가란 말인가?  

점점 가난을 대물림할 수 밖에 없는 제도를 마련해 나가는 이 사회를 어떻게 저지할 수 있을까?  

사족으로 권정생님이 거렁뱅이 생활을 할 때에도 역시나 가난한 사람들이 밥 한 끼. 옷 한 벌 빌려 주고 격려해 주었지 부자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래서 권정생님도 가난한 자. 소외받은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쓰게 되었다고 하셨다.    

9년 동안이나 이야기들을 취재하러 다녔다는 이철환 작가. 그래도 우리 주변에 가난하지만 이렇게 다른 이웃을 배려하는 이들이 아직은 존재하기에 멸망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9
이규희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일은 광복절이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광복절이 무슨 날인지 물어 보면 정확히 아는 친구가 얼마 정도 될까? 요즘은 대학생조차도 광복절이나  4.19  ,6.25전쟁 등 역사적 사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하물며 우리 어린이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알 리가 없지.  그래서 이런 책이 나와 준 거에 대해서 먼저 감사하다. 

나 또한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서 뉴스를 통해서만 들었지 솔직히 그 분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거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함께 분노하고 슬퍼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야기 속의 김은비 학생처럼 나 또한 황금주 할머니에 대해 검색을 해 봤다. 그랬더니 정말 실존 인물이고 이야기 처럼 지금은 치매와 파킨슨 병으로 부산 요양원에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규희 작가님이 쓰신 작가 후기에도 직접 할머니를 인터뷰하시고 할머니의 고향인 선팽이에도 함께 다녀오신 걸 읽고 나서 작가님이 이런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알려 주고 싶은 열망이 있다는 걸 알았다.  후세가 그 분들을 기억해 주지 않는다면 그분들의 인생이 너무 허망하고 슬프지 않은가!  그래서 난 이 책을 많은 어린이들이 읽고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기억해 주고 더 나아가 그분들의 평생 소원(바로 일본의 사죄)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같이 싸워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내 자녀에게도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만이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알려 줄 필요성을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은비가 처음에는 옆집에 사시는 황금주 할머니를 귀신할머니라고 무서워하고 두려워했지만 자신도 성추행 비슷한 경험을 하고 나서 할머니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이해하며 점점 할머니와 가까워지는 걸 보면서 우리들도 그 할머니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할머니도 그렇고 은비도 그렇고 세상적으로 볼 때 약자이고 가난한 자이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만은 부자인 듯 하다. 할머니도 자신이 그렇게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4명의 고아들을 거둬 먹이셨는데 은비네 가정도 임대 아파트에 사는 형편이 넉넉지 못한 가정이지만 그래도 이사왔다고 이웃에게 부침개도 돌리고 마지막에 할머니가 놔두고 가신 꽃 화분을 집에 가져와 키우는 마음이 넉넉한 진정한 부자들이다.  자신이 어려움을 당해 본 사람만이 측은지심이 있어 타인을 도울 줄 아는 것 같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짚고 있는데 임대 아파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과 요즘 들어 연일 일어나는 성폭행, 성추행 사건 또한 다루면서 은비의 성추행 경험을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위안부 생활과 연결지어 생각하게 해서 어린 독자가 읽는 다면 할머니의 고통이 어떤 것이었을까 이해하기가 쉬울 듯 하다.  전작인 조지 할아버지의 6.25에 비해 실존 인물 이야기라서 그런지 더 생생하고 이야기 전개도 빨라서 단숨에 읽어 버렸다.   

정말 꽃다운 나이에 일본에 의해 끌려가서 꽃봉오리가 꺾이고 해방이 된 후에도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워서 고향이나 가족에게조차 돌아갈 수 없었던 그 분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너무 너무 죄송하다. 243분의 할머니께서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번 수요 집회를 하시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시며 지내시다 지금은 83명만 생존해 계시다고 한다.  모래시계처럼 언젠가는 그분들도 모두 바람에 흩어져 날아갈 터인데 우리 나라는 도대체 그분들을 위해 해준 것이 무엇인가?  살아 생전에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보상만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정말 노력했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번 한일 강제 병합 100년 담화문에도 강제 징용자와 위안부에 대한 사죄와 보상문제는 쏙 빠졌다는 뉴스를 들었다.  나라는 무슨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으로 부터 사죄와 보상을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위안부 할머니들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문제이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더라도 두 눈 편히 감으실 수 있도록 해 드려야 할 것 같다.  부디 모든 위안부 할머니가 다 하늘나라 가시기 전에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고 그에 합당한 보상도 받아내었으면 한다.  더불어 개개인이 할 일은 바로 그분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분들의 고통과  억울함, 분노, 슬픔을 기억하여 후세에게 알려 주는 것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얘들아, 학교를 부탁해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4
아구스틴 페르난데스 파스 지음, 유혜경 옮김, 강은옥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 내 손에 온 지는 꽤 되었는데 다른 책에 밀려서 이제야 읽게 되었다.  페이지도 그닥 많지 않은 편인데 뒷전에 밀린 이유는 바로 작가가 낯설어서이다.   

솔직히 중간 부분까지는 그저 그랬다. 스토리에 집중도 잘 못하겠고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 가고 있는지 갈피를 못잡았다.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뒷심을 발휘했다.   집중도 잘 되고 이야기도 재밌어지고 주제도 명확하게 잘 드러나고... 

그래서 이 책은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읽어 보길 권한다. 그러면 나름대로 얻을 점이 많다. 

작가 아구스틴 페르난데스 파스는 교사이다. 책 서문에 < 이 세상과 삶을 바꿀 수 있는 상상력의 힘을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라는 메시지를 적고 있다. 아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상상력이라고 결론 내린 듯 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주제도 마찬가지 상상력이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지 짓밟는 교장선생님이 있다.  그 교장 선생님은 심지어 교사들까지도 짓밟는다. 교사도 2부류가 있다. 상상력을 존중하는 부류와 그렇지 못한 부류.   

며칠 간 비가 계속해서 오는 통에 마르타가 살고 있는 마을은 빗물이 콸콸 넘친다. 이걸 보면서 상상력이 풍부한 마르타는 작은 인어가 되어 강물을 뛰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마르타는 평소에도 상상하기를 즐기는 아이이다.  마르타의 선생님 안나 또한 평소에 이야기를 잘 들려주고 이렇게 비가 줄곧 쏟아지는 날에는 답답한 공부보다는 다른 것이 더 아이들에게 필요하단 걸 아는 선생님이다. 하지만 다른 반에 비해 수업 진도가 뒤쳐졌다고 교장 선생님은 안나 선생님과 반 아이들을 혼내고 그러는 동안에 학교가 미끄러져 내려간다.  그런 와중에서도 수업은 나가야 한다는 교장 선생님과 그것에 맞서는 안나 선생님과 아이들. 어느덧 학교는 강까지 미끄러져 내려 오고 머지 많아 바다에 도착하게 된다.  학교를 구조하러 헬리콥터가 오고 식량은 점점 바닥이 나지만 요리사는 낚시를 하여 생선구이를 해 먹자고 제안을 한다. 위기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마냥 즐겁게 낚시를 하여 소금을 뿌려 생선 구이를 해 먹고 이 때를 놓칠세라 얼른 해적 선장으로 변신하여 아이들 앞에 등장하는 선생님도 있다.  바다 한가운데로 갈수록 학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라앉고 말텐데.... 식량도 점점 줄어들고, 가족도 보고 싶고,

학교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보다 왜 학교가 미끄러져 내려간 것일까? 

작가는 로알드 달을 무지 좋아하나 보다. 곳곳에 로알드 달이 쓴 책의 제목과 주인공 이름이 나온다. 얼마나 반가운지. 그러고 보니 로알드 달의 < 제임스와 수퍼 복숭아>와 비슷한 점이 있다. 제임스가 수퍼 복숭아 속에서 여행을 하는 것 처럼 이 책도 아이들이 학교를 배처럼 타고 여행을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도 교단에 선다는 작가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지금 21세기가 필요로 하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힘이 바로 상상력이라고 학신하고 있으며  나 또한 작가의 생각에 동의한다.  비가 며칠 동안 계속해서 내리는 데도 아무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아이를 만들지는 말아야 겠다.  그런데 상상력은 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기본이 있어야 나온다. 그 기본은 다양한 책 읽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분수의 비밀 독깨비 (책콩 어린이) 9
루이제 린저 지음, 유혜자 옮김, 한여진 그림 / 책과콩나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얼마만에 읽어 보는 루이제 린저의 책이던가!  그것도 루이제 린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장편 동화라고 하니 책을 받자마자 책장을 펼쳤다. 처음엔 <분수>가 수학에 나오는 분수인 줄 알았다. 헉! 그런데 지금같은 열대야에 시원하게 해주는 바로 그 분수이다. 

이야기는 추리 형식을 띄고 있다.  수지, 닉, 페터, 메이 형사. 한스씨가 이 분수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가진 사람들이다. 수지와 닉은 쌍둥이 남매이다.  페터는 신비한 아이이다. 메이 형사와 한스씨는 분수의 비밀을 알고 있지만 끝까지 알려 주지 않는다. 수지와 화자가 바로 이 분수의 비밀을 알고자 하며 수지는 나름대로 자신의 추리를 가지고 이 사건( 자신의 동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페터라는 신비한 아이가 동생의 옷을 입고 있는 사건)을 풀고자 한다. 읽는 내내 나 또한 수지가 되어 함께 추리를 해보며 즐겁게 읽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사건에는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어서 마지막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미리 말하면 재미없어지므로 넘어간다. 

닉이 말하는 부분에서 참 심금을 울리는 대사가 있다. 왜 닉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는지. 혹시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번 닉의 대사를 읽어 보길 권한다.

<사는 건 힘들어. 야단도 맞아야 하고 하고 싶은 것도 참아야 하고 감시도 받아야 하고 명령도 받아야 하고 학교에도 다녀야 하고, 재미없는 것도 배워야 하고 남들보다 못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살아야 하고 아무도 나를 안 좋아하고 쓸모도 없고 늘 두려움에 떨어야 해> 

곱사등이 한스 아저씨가 한 말도 감동적이다. 

<닉, 넌 인간으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인간이길 포기하고 싶어 했으니 이제 돌이 될 거야. 돌이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  넌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이제부터 그런 경험을 해보는 거야.> 

만약 돌이 된다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면 행복할 것인가? 돌이 되면 행복하다는 것 조차도 느끼지 못하므로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겠지.  

한 가지 맞춰지지 않은 조각이 있다면 메이 형사는 어떻게 분수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까 하는 부분이 책에서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짐작하건데 한스 아저씨를 경찰서에 데려갔을 때 그 비밀을 알게된 거 같은데  말이다. 

첫 장 부터 마지막 장까지 수지와 함께 추리를 하면서 퍼즐을 맞춰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