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 책 읽는 가족 책읽는 가족 32
강정님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들꽃을 함박 웃음 지으며 바라보고 있는 너무나 앙증맞은 아이가 바로 주인공 송이다. 송이는 자연에서 자라고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이다. 송이 주변에 있는 인물들 또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며 지키는 사람들이다.  

어린 송이는 낙농업을 하는 아빠 덕분에 자연을 친구 삼아 지내는 아이이다. 송이의 친구는 눈사람, 허수아비 아저씨. 팔랑이 바람 등이다.  송이의 부모는 귀농한 상태로 그런 송이 아빠가 할머니는 못마땅 하지만 세월이 지나자 아빠의 진심을 알고 할머니 또한 송이네 집에 자주 머물며 텃밭을 가꾸신다. 그런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는 슬픔을 맛보기도 하는 송이. 

송이와 송이 엄마가 거꾸로 나오려는 송아지를 받아내는 에피소드는 정말 재미있다. 아버지가 일이 있어서 읍내에 나간 사이 송아지가 거꾸로 나오려는 바람에 송이와 송이 엄마가 송아지를 잡고 빼내려고 안간힘을 써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그 찰나 누군가의 힘이 더해지자 송아지가 쑤~웅 하고 세상 구경을 하러 나온다. 그리고 셋은 모두 뒤로 나자빠져 진흙탕 범벅이 되는데 그 누군가는 바로 택배를 전해 주러 온 용주 언니였다. 

온몸이 진흙탕이 되어 버린 용주 언니를 대접하는 송이 가족의 모습은 정말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진다. 용주 언니를 집으로 데려 와서 씻게 하고 함께 장에 데리고 가서 옷을 사주고, 용주 언니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송이에게 인형을 선물해 주고, 송이 가족에게 자장면을 사준다.  밤 시간이 다 되었다며 집에 가려는 용주 언니를 굳이 집으로 데려 와서 하룻밤을 재우는 송이 가족의 모습은 이웃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이다. 단지 택배를 전하러 온 용주 언니 또한 진흙탕 속에서도 송아지 빼내는 일을 도와 주고 송이의 약간 엉뚱한 이야기를 자장가 삼아 들어 줄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나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초반에 아빠를 구박하시던 할머니마저 나중에는 마음이 돌아섰으니깐 말이다.  

그런 할머니, 부모 밑에서 자연을 친구 삼아 자란 송이는 당연히 착할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엄마가 다치셨다는 연락을 받고 뛰쳐나간 부모님을 위하여 송이는 설거지 통에 어지럽혀진 그릇들을 정리하고, 쌀을 씻어 밥을 하고.된장 찌개를 끓여 놓는다. 물론 잘 모르는 부분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따뜻한 목소리가 안내해 준다. 깁스를 하고 온 엄마가 부리나케 밥을 하려고 들자 송이가 차려 놓은 따뜻한 밥상이 세 식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아이들은 이렇게 송이처럼 자연에서 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물론 송이 부모처럼 대단한 결심을 하고 귀농하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님 바꿔 주세요 아이스토리빌 5
브리지트 스마자 지음, 이희정 옮김, 원유미 그림 / 밝은미래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매년 새 학년이 되고 새 담임과 새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당연히 두렵고도 설레는 일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의 주인공 막심 보노 또한 6학년이 되는 일이 두렵고 설레기는 마찬가지인데 지난 1년을 너무 힘들게 보냈기에 이번에는 자신을 그렇게 괴롭게 만든 카레트 선생님을 또 다시 만날까봐 밤에 잠도 못 자고 새 학년을 맞게 된다. 

지난 1년 동안 막심은 카레트 선생님께 이유 없이 구박을 받았다. 왜 자신을 선생님이 미워하는지조차 모르는데 선생님은 막심의 헤어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셨고, 질문에 답하면 기다리지 않고 잘난 척 한다고 지적하시며, 열심히 수학 공부를 해서 1등을 해도 칭찬은 커녕 돌아오는 건 싸늘한 눈초리 뿐이었다. 도대체 왜 카레트 선생님은 막심만 미워하는 걸까 그 이유조차 모른 채 점점 막심은 학교 가는 게 도살장에 끌려 가는 것 만큼 싫어지고 친구들과 지내는 것도 쉽지 않다. (왜냐면 친구들도 선생님이 막심을 미워하자 막심을 멀리 한다. )

드디어 개학 날 제발 이번에는 카레트 선생님이 아니길 고대하며 학교에 왔는데 정말 다행으로 메지엠스키라는 새로운 수학 선생님이 담임이 되었다. 그 공포의 카레트 선생님은 다른 곳으로 가셨다고 한다. 이제 행복한 학교 생활이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 구관이 명관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어느 새 예전의 카레트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새로운 메지엠스키 선생님은 뚱뚱한데다 어울리지도 않는 빨간 색 꽉 끼는 바지를 입고. 수학도 재미없게 가르치고, 결정적으로 엄마와 친구인 사실 때문에 친구들 앞에서 막심을 편애하는 행동을 빈번히 하셔서 결국 막심을 친구들로 부터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게 한다.  막심은 단정하고, 수학도 잘 가르치셨던 카레트 선생님이 진짜 진짜 그립다. 

아무 때나 애정 표현을 해대는 메지엠스키 선생님을 찾아 가기로 한 막심 보노.  선생님께 제발 자기를 미워해 달라고 부탁을 하기에 이른다. 메지엠스키 선생님은 어떤 결정을 내리셨을까? 

나를 무조건 미워하는 선생님과 나를 무조건 예뻐하는 선생님  

이 책은 두 극단적인 설정이 나오긴 하지만 학생으로서 겪을 수 있는 상황이 묘사되어 있다.  학생으로 지내면서 나와 잘 맞는 선생님만 만나라는 보장은 없다. 가끔은 나랑 전혀 궁합이 맞지 않는 선생님을 만날 수도 있다.왜냐면 학교 또한 작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나와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그 보다 맞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기에 학교라는 사회에서도 그런 경험을 해 보는 것은 사회 적응 훈련이 될 수도 있다.  

막심은 극단적으로 자기를 미워하는 선생님과 자기를 이뻐하는 선생님을 연속적으로 만난다. 하지만 둘 다 괴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선생님과 학생이 잘 맞는 것은 학교 생활을 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선생님이 좋으면 그 과목 공부가 저절로 잘 되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안다.  이 책은 그런 문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막심과 막심의 친구들, 가족의 이야기를 재밌게 들려 준다. 결정적으로 막심의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다. 그의 소꿉 친구 르네 또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 잔소리 없는 날>의 악동 푸셀이 자꾸 생각났다.  그림도 엇비슷하다.  마지막 부분 왜 카레트 선생님이 막심을 미워했었는지 그 이유가 밝혀지는데 반전이 있어 또한 재미있다.

내가 막심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자문해 보며 읽는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롱이의 꿈 동심원 11
이옥근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를 그것도 동시집을 읽은 것은 거의 처음인 듯 하다. 시라는 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중고등학교 시절에 가끔 들여다 보던 것이었을 뿐 내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되었는데 시도 아니고 동시를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가끔 아이들을 가르치며 함께 읽곤 하였지만 그래도 동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하면 왠지 촌스럽고 유치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신형건 시인의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를 보고 생각이 달라지고 있던 터에 이옥근 님의 첫 동시집을 다 읽고 나니 나의 선입견이 완전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동시를 짓는 모든 어른들에게 존경의 마음까지 가지게 되었다. 시를 짓는다는 것도 참 힘들 터인데 어른이 아이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동시를 짓는다는 것은 갑절 힘든 작업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옥근 시인의 약력을 보고 반가웠다. 내가 졸업한 여수여자고등학교 바로 옆에 있는 여수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과 나와 같이 교편을 잡고 있다는 이 두 사실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시를 읽었다. 역시 뭔가 공통 분모가 있다는 것은 더 관심을 집중하게 하나 보다. 

이옥근 님의 대표작인 <다롱이의 꿈>은 읽을수록 인간의 욕심보다는 자연의 꿈을 이뤄져야 함을 깨닫게 해 주는 귀여우면서도 감동을 주는 시다. 특히 마음을 끈 것은 - 다람쥐 꼬리 닮은 억새들이 손짓하며 달려들었지만 단숨에 뿌리치고 뛰었습니다- 라는 구절인데 또다시 자연을 가지고자 하는 욕심을 억누르는 그 마음이 잘 전달되었다. 자연은 자연 속에 있어야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왜 인간은 자주 망각하는 것일까? 지금쯤 다롱이는 숲에서 열심히 도토리와 밤을 주워 먹고 있겠지.

대단한 상상력이다 했던 작품은 < 장롱 속 옷걸이>라는 시였다. 난 이제껏 옷걸이의 모양이 <? >를 닮았다고 생각해 본적이 한 번도 없는데 시인은 그걸 그렇게 시로 나타낸 그 기발함에 박수를 보낸다. 나처럼 보편적인 생각만 하고 사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 시였다. 창의적인 사람 앞에서 보편적인 사람은 항상 쪼그라들곤 한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시는 <도둑 방귀>라는 시다.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가 바로 방귀가 아닐까 생각하곤 하는데 역시 방귀를 소재로 아주 재밌게 쓰셨다. 

< 아저씨. 미안해요> 라는 시는 지금 현실을 그대로 나타내는 그런 시였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사람이 조금 무섭게 생긴 아저씨일 경우 누구나 한 번 쯤 느꼈을 공포감. 왜 이런 세상이 되어버렸는지... 씁쓸할 뿐이다. 

< 내 몸에 벌레 한 마리 산다 >라는 시 또한 공감이 간다.  자꾸 내 몸 속에 작은 벌레가 큰 괴물이 되어 가는 듯한 기분. 자꾸 나쁜 말을 하게 되고, 자꾸 미워하게 되고, 자꾸 분노하게 되고... 내 안의 작은 벌레를 없애 줄 예쁜 말들만 하고 살아야 할 터인데 말이다.  

< 정글 거리> 라는 시 또한 눈길을 사로 잡았다. 겨울만 되면 우리 나라도 어느덧 흔하게 모피를 보게 된 요즘. 밍크 코트 하나 만들기 위해 60-80마리의 밍크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밍크 코트며 악어 가방, 물소 가방을 만들어 내고 다른 한 쪽에서는 동물을 보호하자는 시위를 하고....  정글 거리가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적절하게 잘 표현한 시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으면 접하지 못했을 동시집. 앞으로는 동시라고 절대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이옥근 시인의 말처럼 좀 더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깊이 들여다 본다면 나도 언젠가 시 한 줄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레멘타인의 편지 동화 보물창고 27
사라 페니패커 지음, 최지현 옮김, 말라 프레이지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상큼한 주황색이 돋보이는 표지 전면에 나온 아이는 제멋대로 휘날리는 머리카락과 약간 놀란 듯한 동그란 눈,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안 되는 옷차림에 두 손에 편지를 들고 있다. 이 아이가 바로 클레멘타인이다.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이 아이의 모습에 분명 재밌는 이야기가 많을 거란 기대를 하였다.그런데....

솔직히 재미가 그닥 있지 않아서 끝까지 읽는 내내 고달팠다. 왜 재미없을까 생각해 보니 주인공 클레멘타인의 캐릭터가 2% 부족해서이다. 꼬마 아이가 주인공인, 그것도 약간 엉뚱한 기질이 있는 책들의 다른 주인공들- 삐삐 롱스타킹, 꼬마 니콜라, 에밀은 사고뭉치-은 이름만 들어도 그 아이들의 캐릭터와 함께 이미지가 잘 연상되는데 클레멘타인은 끝까지 다 읽는 내내 얼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고 도대체 이 아이의 캐릭터가 뭐야? 하는 질문을 계속 해댔다.  

그렇게 엉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악동도 아니고 보는 내내 클레멘타인은 다른 아이랑 다른 점이 무엇일까 고민고민만 했다. 3권까지 만들어졌다면 분명 캐릭터가 살아 있을텐데 난 왜 이리 이 아이가 사랑스럽지 않지 하는 의문에 옮긴이의 글을 읽고 나서야 해답을 찾았다.  옮긴이의 말처럼 3권은 전작 2권에서 보여지던 엉뚱발랄하고 천방지축의 모습은 사라지고 조금 성장하여 철이 들어 있는 클레멘타인의 이야기가 그려진 탓에 나처럼 3권만 읽는 사람들은 캐릭터가 애매하다고 느낄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정독을 했다. 그랬더니 클레멘타인이라는 아이의 특성에 대해서 조금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주인공 아이들처럼 그렇게 가슴에 깊이 와닿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1,2권을 읽지 못해서일까?  삐삐 롱스타킹도 3권 짜리이고, 꼬마 니꼴라도 5권 짜리인데 각권을 읽어도 그들만의 캐릭터가 살아 있고 악동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이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는데 클레멘타인은 그 점에서 2% 부족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 전개 방식도 그다지 궁금증을 느끼지 못하게 약간 산만한 인상을 준다. 왜 클레멘타인이 드매츠 선생님을 교사 연수회에 가지 못하게 하려는지도 제대로 잘 전달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왜 클레멘타인이 편지를 써서 심사에서 선생님을 떨어뜨리려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갔었다.두번 째 읽을 때야 클레멘타인이라는 아이가 다른 사람과 쉽게 쉽게 적응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겨우 호흡이 잘 맞게 된 선생님과 헤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것을 알았다. 클레멘타인의 편지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중간에 소제목으로 들어가는 에피소드 또한 나에게는 연결점이 없고 약간 끼어 맞추기 식의 구성이 보여서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도 감동적인 장면이 있다면 이걸 꼽고 싶다. 아빠와 딸이 공동작품으로 책을 만드는데 스케치북에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글을 쓰는 형식이다. 그러던 어느 날 충동적으로 재활용품을 돈을 받고 이웃에 팔아 넘긴 클레멘타인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잔뜩 화가 난 아빠가 화내고 혼내는 것이 아니라 딸 아이의 방에 들어가 스케치북에 조용히 <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 보라>는 글을 쓰는 장면이 있다. 그 어떤 훈계보다 클레멘타인의 마음을 움직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모로서 움찔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두번 째 감동적인 장면은 임시 담임이었던 네이젤 선생님과 클레멘타인이 나누는 대화이다. 둘의 장면은 < 어린 왕자>에서 여우와 어린 왕자가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과 흡사하다. 여기서 클레멘타인은 자신은 드매츠 선생님의 규칙은 알지만 네이젤 선생님의 규칙은 모르기에 자꾸 실수를 한다고 한다. 그 대답으로 선생님 또한 클레멘타인이 속한 반의 규칙을 알고 싶다며 손을 내밀고 클레멘타인이 매번 하는 방법처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팔에 그 내용을 쓴다.문신처럼 말이다. 서로의 규칙을 안다는 것과 길들여진다는 것. 일맥상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클레멘타인과 네이젤 선생님이 좀 더 빨리 서로의 규칙을 알려 주었다면 괜한 오해나 실수, 충돌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외향적이어서 다른 사람이나 다른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향적이라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클레멘타인 같은 아이들에 작은 배려- 규칙을 말해 주는 것-가 그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고 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 책은 보여 준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3권만 읽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전작과 같이 주인공의 생생한 캐릭터가 좀 살아 있었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기 팔지 마세요! 청년사 고학년 문고 1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 청년사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 돌아가는 일에 언제나 안테나를 세우고 그것에 대해 책을 쓰시는 위기철씨를 좋아하는 터라 이 책은 진작부터 내 관심 리스트였다. 역시나 그림은 콤비인 이희재씨가 맡아서 그렸다. 

이야기는 보미라는 아이가 어느 날 어디선가 날아온 비비탄 총알에 이마를 맞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보미는 그 비비탄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 내고 교실에서 절대 폭력은 안 된다는 선생님에게 고자질 아닌 고자질을 하게 됨으로써 총을 가지고 있다가 모두 선생님께 압수당한 남자 아이들의 공공의 적이 된다. 고자질이 아니었지만 어찌 되었건 결과는 남자 아이들 부모님이 오셔서 선생님에게 총을 찾아가게 결론이 지어져서 남자 아이들은 보미가 가는 곳마다 숨어서 보미를 비비탄으로 공격하고 보미의 친구인 경미까지 공격을 하게 된다. 여전히 학교 밖에서는 총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보며 보미는  그들의 부모님을 찾아가 설득해 보기로 한다.  제일 먼저 찾아가 대화한 진만이의 어머니는 마치 소크라테스처럼 보미에게 질문을 던지며 보미 스스로 설득력과 증거를 찾아오도록 요구하는 장면은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했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충분히 생각해 보고, 증거를 수집하며 상대를 설득할 논리를 세우라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알려 준다.  유럽 친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토론에 약한 우리 나라 친구들이 꼭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TV토론에서도 토론이 아니라 상대방 헐뜯기에 바쁜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 스스로 논리를 세우고 상대방과 토론하는 진지한 태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좋은 에피소드였다. 진만이 어머니가 아니였다면 아마 보미는 우격다짐으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던져주는 진만이 어머니의 질문 덕분에 보미가 스스로 논리를 세울 수 있었고 왜 장난감 총까지 가지고 놀아서는 안 되는지.장남감 총과 야구공은 뭐가 다른지 생각하는 것은  결국 보미가 하려는 일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찾는 일이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결국 보미의 진정성이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많은 이들이 함께 하는 운동이 될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상당 부분을 미국의 제니 이야기로 할애하고 있는데 실제적으로 많은 무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곳이 미국이기에 그렇겠지만 독자로서는 좀 더 보미 이야기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지구 반대편 저 쪽의 제니 또한 무기의 위협을 느끼며 학교에 다니던 터에 < 무기 팔지 마세요> 라는피켓을 들고 있는 어떤 여자 아이의 사진 한 장을 보고 용기를 내어 무기 판매 금지 라는 연설을 하게 되고 그 이후 <진짜 엄마 >모임이 창립되고 뒤이어 워싱턴에서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무기 판매 금지와 관련된 행진을 하기에 이른다.  제니 이야기에서 기억나는 장면 하나는 제니가 연설을 하고 많은 지지자가 생기자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은행에서 해고를 당한다. 나중에 안 진실은 은행에 많은 돈을 맡기는 무기협회 사람들의 압력이 작용한 탓이었다. 이 부분에서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힘의 논리를 여실히 보여 주는 에피소드였다.

보미도, 제니도 평범한 초등학생이었다. 그런 그들이 어느 날 달라진다. 달라진 이유는 자기가 당한 일을 그냥 넘기지 않고 왜 그래야 했는지 살펴 보고 그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보미는 힘들 때마다 왜 내가 이런 일을 하는지 푸념을 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그렇다. 가만 내버려두었으면 평벙하게 잘 살고 있을  걸, 왜 뛰어 들어서 생고생을 하는지...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보미가, 제니가 그 한 명이 뛰어들었기에 100만명의 사람들이 무기 판매 금지를 외치며 행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나라에 이렇게 보미처럼 진지한 문제를 생각하는 초등학생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매일 여러 개의 학원에 ,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시달리고 있는 게 우리 초등학생들의 현실이다. 그렇게 생각할 시간 초자, 뛰어 놀 시간조차 마련해 주지 못한 상태에서 보미와 제니 같은 아이가 나올리 만무하지 않는가 ? 

얼마 전 서울시 교육감이 곽노현씨로 바뀌자 초등학생들이 몰려 가서 시험을 없애 달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주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을 가진 아이,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아이가 많은 사회가 진정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임을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