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 꿀벌이 전하는 지구 환경 보고서 지식 보물창고 2
로리 그리핀 번스 지음, 엘런 해러사이모위츠 사진, 정현상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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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간도 멸종할 것" 이라고 예언한 바가 있다고 한다. 처음 듣는 말이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말이 맞을 것 같다. 꿀벌은 식물 수분의 매개자이다. 그런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수분을 못하게 되고, 그러면 열매가 맺히지 않아 식량이 줄어들고, 따라서 인간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꿀벌이 사라지고 있단다. 이 책은 꿀벌이 왜 사라지고 있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혜쳐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과연 무엇이 벌집군집붕괴현상 (CCD)를 일으키는 원인인지 추적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몸이 아플 때나 술 마시고 난 후 즐겨 먹는 꿀에 대한 이모저모도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 훈풍기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꿀을 채취하거나 벌을 관찰하러 갈 때 벌에 쏘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기를 피우는 장치이다.

벌집을 확대한 사진이다. 왼쪽 위는 완성된 꿀이어서 뚜껑을 덮은 상태이고, 뚜껑이 없는 곳은 미완성 상태의 꿀이란다. 오른쪽 사진은 팔각형이 아닌데 이건 바로 벌방에서 나오기 위해 뚜껑을 씹었기 때문에 팔각형이라기 보다 원형에 가깝다고 한다. 뚜껑(밀랍)의 색도 왼쪽보다 훨씬 진하다.

수천 개의 벌통이 아몬드 과수원으로 옮겨지기 전 야적장에 널려 있는 모습이다. 역시 스케일이 다르다. 그런데 이 수천 개의 벌통 중에서 별안간 몇 백 통의 벌통에서 CCD가 일어난 사건이 벌어진다. 무엇 때문에 하루아침에 벌들이 사라진 것일까?
그 원인을 캐내기 위해 벌 전문가들이 모여들었다.

왼쪽이 CCD가 일어난 곳에서 채집한 벌의 내부 모습이고, 오른쪽은 정상 벌통에서 채집한 벌의 내부 모습이다 . 둘을 비교해 보면 왼쪽은 내부 조직이 흐물흐물해지고, 색이 바뀐 걸 볼 수 있다. 무엇이 벌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바로아 진드기는 아니었다.

기관 진드기도 아니었다.
그렇담 도대체 무엇이 하루아침에 2000개의 벌통 중에서 400개에서 CCD가 일어나도록 한 것일까?
2006년, 2007년 겨울에 미국 양봉인들은 평균적으로 38%의 벌 군집을 잃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 이스라엘 급성 기생충 바이러스(LAPV)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것만으로 CCD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여전히 존재하며 우리의 벌들을 죽이고 있다>고 CCD 전문 기자는 말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꿀벌들이 단일 꽃꿀과 단일 꽃가루에서 살아남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 인간에게 6주 동안 똑같은 음식만 먹으라고 강요한다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 것인가 하면서 꿀벌도 마찬가지이지 않겠냐는 부분이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욕심이 꿀벌을 위기로 몰아넣지 않았나 싶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앞으로는 잡화꿀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6주간 똑같은 꽃꿀을 먹은 꿀벌은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였을까? 모든 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는 게 꿀벌의 경우에도 해당되는 것 같았다.

중간중간에 쉬어가기 식으로 벌과 꿀에 대해 설명해 놓은 자료들이 들어 있다.

벌통에서 꿀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생전 처음 접해 본 거라서 신기하였다.
어쩌다 산에 양봉장이 있으면 벌에 쏘일까봐 얼른 지나쳐 다녀서 통 볼 기회가 없었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여전히 ccd가 일어나고 있단다.
아인슈타인의 예언처럼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간도 멸종할 것이라는 말이 사실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에서 딱히 말해주고 있지는 않다. 다만 농약 사용을 줄이라는 것과 벌에게 똑같은 꽃꿀만 먹이지 말라는 것 이 정도만 나와 있다.
원인도 해결책도 그닥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꿀벌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고,
무엇보다 꿀벌이 만드는 벌집은 상상 이상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꿀벌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해 주는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달콤한 꿀만 주는 꿀벌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가장 근원전인 물질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부록으로 양봉용어 해설이 실려 있고,

가 볼 만한 사이트 소개도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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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반양장)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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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올 때부터 꼭 읽고 싶은 책이었다.  

<완득이>란 책을 읽지 않았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먼저 읽은 남편이 진짜 웃기고 재미있다면서 강추하길래 꼭 읽어 보리라 하고 있던 터에 이 책을 먼저 만나게 되었다. 하여튼 이 책 먼저 보고 <완득이>는 방학 때 꼭 읽으리라 다짐해 본다.

책에 나오는 오명랑 작가는 김려령 작가의 분신처럼 느껴진다. 

책을 읽으면 마치 이 이야기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처럼 생각된다. 책 속에 나오는 오명랑 작가의 이력이랄지, 작품명, 처한 상황 등이 작가의 그것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즐겁다. 이 이야기가 작가의 이야기든 지어낸 이야기이든 중요한 건 건널목씨를 꼭 찾길 바란다는 점이다.  

앞부분은 정말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웃겼다. <완득이>는 더 웃기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어린이책 공모전에서 통통 튀는 감각으로 큰 상을 받았지만 지금은 별볼일 없는- 1년 동안 소득 한 푼 없는 신세- 신인작가 오명랑이 가족들의 구박 덩어리가 되어 급기야 이야기 듣기 교실을 오픈하게 되는 과정이 정말 코믹하게 그려져 있다. 

듣기 교실에 온 세 명의 아이들과 오명랑 작가의 신경전 또한 재미있다. 시니컬한 종원이, 순진한 종원이의 동생 소원이, 기자처럼 묻고 적는 걸 좋아하는 나경이. 이 세 아이와 약간 현실감 없고, 철딱서니 없어 보이는 오명랑 작가가 묻고 답하는 장면은 시트콤을 보는 것 같이 재미있다.

글짓기 교실도 아니고, 논술 교실도 아니고, 이야기듣기 교실이라니? 이거 웬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주의자의 발상인가? 오명랑 작가의 소신은 바로 듣기는 말하기보다 2배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맞는 말씀이라고 동의한다. 사람 귀가 두 개요 입은 하나인 이유도 바로 듣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려 주는 것 아니겠는가! 

오명랑 작가가 듣기 교실 아이들에게 자신이 들려 줄 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님 지어낸 이야기인지 알아 맞춰 보라는 말을 한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바로 건널목씨 이야기이다. 

처음엔 시큰둥하던 아이들도 실화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한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흥미가 생기기 시작하고 다음 시간이 기다려지고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한편 오명랑 작가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오 작가가 갈등하게 되는 이유는 뒤에 가서야 밝혀진다. 
 

건널목씨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 날 동네에 건널목이 없어 위험한 도로에 양탄자로 만든 푹신푹신한 건널목을 깔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등하교 시키는 아저씨 한 분이 나타난다. 하루, 이틀, 사흘, 매일매일 이 아저씨는 신호등이 달린 이상한 모자를 쓰고, 건널목 양탄자를 둘둘 말고 이 동네에 나타나 교통정리를 해 준뒤 홀연히 사라진다. 동네 사람들은 그 아저씨를 건널목씨라고 부르게 된다. 

한 번은 아파트 쌍둥이 형제가 돈을 뺏기려는 찰나에 건널목씨가 나타나 불량 학생들에게 집중 구타를 당하기도 한다. 쌍둥이를 구해준 건널목씨가 고맙고, 매일 교통정리를 해 준 답례로 아파트 사람들은 아저씨를 경비실에 와서 살게 한다. 아저씨는 그때까지 고물상 방 한 칸에서 지내고 있었던 거였다. 그렇게 아저씨와 아파트 사람들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경비실에서 안식처를 마련한 아저씨는 정식 경비원은 아니지만 아파트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 원래부터 부지런하고 사람 좋은 아저씨라서 아저씨가 오고 난 후부터 아파트는 몰라보게 깨끗해지고, 정돈도 잘 되어 갔다.  

집도 없이, 가족도 없는 건널목씨는 왜 건널목 역할을 하는 걸까?

아저씨에게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아저씨도 예전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런 평범한 아저씨에게 불행이 닥쳐온다. 쌍둥이를 낳다가 부인이 그만 하늘나라에 가게 된 것이다. 혼자 힘으로 쌍둥이를  잘  키워  보려고 노력하는 아저씨에게 더 큰 불행이 닥쳐온다. 어느 날 쌍둥이가 등교를 하다가 건널목이 없는 곳에서 무단횡단을 하는데 그만 자동차에 치여 둘 다 하늘나라에 가게 된 것이다. 아내와 쌍둥이를 잃은 아저씨는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 얼마나 분하고 원통했을까? 아저씨는 그 절망과 분노를 잠재우고 그때부터 건널목씨 역할을 하게 되었단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아내에다 쌍둥이 둘까지 하늘나라에 보내고 원망만 남아 있으련만 아저씨는 쌍둥이와 같은 피해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아저씨 자신이 건널목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그때부터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위험한 곳에서 안전한 건널목이 되어 주고 있었던 거다. 
 

건널목씨가 있는 경비실 아파트에 부부싸움으로 유명한 집이 있다. 아이는 부모가 싸움을 한다 싶으면 조용히 현관을 빠져 나와 슬그머니 계단에 앉아 있곤 하였다. 그 날도 그렇게 오돌오돌 떨며 앉아 있는 아이를 건널목씨가 발견하고 너무 불쌍하여 경비실에 있으라고 하고 라면을 끓여 준다. 그렇게 건널목씨와 도희라는 아이가 친구가 되었다. 건널목씨를 통해 부모의 싸움으로 친구 한 명 없고, 외롭게 지내던 도희에게도 다른 아이들을 알게 될 기회가 생기게 된다.

도희가 아저씨를 통해 알게 된 아이들은 도희처럼 외로운 아니 도희보다 더 외로운 아이들이었다. 태석이와 태희 남매. 

어머니는 돈 벌러 집을 나가시고,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셔서 햇빛조차 들지 않는 깜깜한 지하 방에서 학교도 나가지 않고 남매가 살고 있다. 이 가엾고 어린 남매를 돌보고 있던 사람이 바로 건널목씨다. 건널목씨는 부모가 없는 이 어린 남매에게도 안전한 건널목이 되어주고 있었던 거다. 태석, 태희 남매와 도희는 아저씨를 다리로 해서 서로서로 외로움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도희, 태석, 태희 남매에게 각각의 건널목이 되어 주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안전한 건널목이 되어주던 건널목씨는 왜 이 곳을 떠나게 되었을까? 오래오래 그 마을 사람들과 의지하며 살지 못하였을까?
 

웃음으로 시작한 책은 장수를 넘길수록 가슴 찡한 감동을 준다. 외로운 도희, 엄마에게 버림 받은 태석, 태희 남매, 그리고 그들을 돌보고 상처를 치유해 주는 건널목씨가 있기 때문이다. 

옛날 이야기는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그런데 살다 보니 꼭 권선징악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바로 어른이 된 것이다. 건널목씨처럼 자신의 가족을 다 잃고도 절망하지 않고 타인을 위하여 스스로 건널목이 되어 생활하는데도 그 생이 평탄하지 않다. 집 한 칸 없고, 때로는 불량학생들에게 구타까지 당하고, 도희 부모로부터 괜한 오해도 받는다. 태석, 태희 남매를 부모대신 돌봐 주었음에도 그들을 뒤로 한 채 떠나야 한다. 착하게 산다고, 남을 도와주고 산다고 해서 꼭 거기에 합당한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 이렇게 매정한 세상이 되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널목씨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감동 받고 눈물 흘리는 것은 우리 모두가 그런 사람을 그리워하고 존경하기 때문일 것이다. 위험한 길에서 건너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손 내밀어 안전한 건널목이 되어 주는 그런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필요하단 걸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외롭고, 힘들고, 지칠 때 안전한 건널목이 되어 준 그 사람을 꼭 찾길 바란다.  인상착의는 신호등이 달린 이상한 모자를 쓰고, 횡단보도가 그려진 양탄자를 둘둘 말아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 좋게 생긴 아저씨이다.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으면 빨리 연락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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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06-18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품 전에 리뷰를 읽지 않으리라 다짐 했건만, 앞부분을 읽고 말았네요. 더 이상은 읽지 않으리라 휘리릭 스크롤... 아 기대 됩니다.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1 - 선사시대부터 고조선까지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1
이은홍 글, 이두호 그림, 이근호 감수 / 월드김영사 / 2011년 5월
구판절판


올해 초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넣는다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생색내듯이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국사를 모른다면 말이 될까?
국사 과목이 정규과정에서 빠져 있었던 지난 날의 교육과정은 올바른 일이었을까?
필수과목으로 넣더라도 수능을 보지 않는다면 과연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할까?
이런 의구심이 든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사 지식은 고등학교 때 국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얻게 된 것이 대부분이다 대입학력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외우며 공부했기에 그나마 어느 정도의 한국사 지식은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한국사를 모르는 한국인은 제대로 된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부담감(시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고시를 비롯해 공무원 시험에도 한국사가 필수였는데 이제는 국사 대신에 영어가 필수가 되어 버린 작금의 현실이 결코 올바르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사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사 부분이 초5로 내려온 상황에서- 갈수록 아래 학년으로 모든 것들이 내려오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어린이들은 한국사를 공부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데 어렵고, 지루하게 다가가면 오히려 반감만 생길 것 같다.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알찬 학습 만화로 일단 한국사에 대한 큰 지도를 그려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은홍 님이 글을 쓰시고, 머털 도사로 유명한 만화가 이두호 님이 만화를 그리신 <한국사 수업 >시리즈는 한국사에 입문하는 어린이들에게 안성마춤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한국사에 별 관심이 없던 우리 딸 아이가 나보다 먼저 이 책을 단숨에 읽고 재미 있다고 평을 하였다. <2권도 사 줄까?>하는 말에 <예>라고 대답하는 걸 보니 아이들의 흥미를 이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성공한 셈이다.

어른인 내가 봐도 정말 재미있다.
일단 이두호 님의 만화는 답답하지 않고 편안하다.
만화라기 보다는 글씨가 많은 그림책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1권은 선사 시대부터 고조선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사람이 되고 싶은 머털이에게 누덕 도사는 사람이 되려면 먼저 사람의 역사를 알아야 된다고 일침을 놓는다.
사람의 역사를 알려면 당연히 지구의 역사를 알아야 되고.
그래서 이렇게 45억년 전에 지구가 만들어지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45억년이라는 지구의 역사 속에 사람이 등장한 것은 한참 후인 300만년 전이다.
<아프리카 남쪽 원숭이>란 뜻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등장
지금의 인류와 가장 비슷한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등장은 약 4만년 전이다.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사람의 역사는 정말 짧아서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게 짧은 역사를 지닌 인간이 지구 상의 모든 걸 지배하고 있다니 대단한 일이다.

이렇게 가장 늦게 등장한 인간이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그 답은 바로 손이라는 것이다.
두 발로 걸으면서 손이 자유로와진 인류는 그 손으로 돌을 잡게 되었고 그 돌을 이용하여 많은 일들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무기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만화에서 눈에 띄는 이 장면. 실사와 만화가 합쳐진 장면이다. 여러 군데에서 이런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는데 현재와 과거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나라를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살았던 오사카성이다
작년에 여길 다녀와서 반가운 마음도 있었지만 우리 나라에게는 웬수이지만 일본에서는 영웅으로 존경받는 아이러니도 그렇고, 일본의 역사 왜곡 부분도 그렇고 지난 3월에 있었던 대지진 참사 후에도 일본이 독도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 일도 생각나서 이래저래 마음에 와닿는 장면이었다.

일본에 이어 도사가 머털이를 데려간 곳은 바로 동북공정 프로젝트가 이뤄지는 중국이었다.
이 부분도 시사하는 바가 커서 눈길을 끄는 장면이었다.
일본과 중국, 프랑스를 데려간 것은 바로 우리가 우리 역사를 바로 알아야 다른 나라가 벌이는 역사왜곡에 대해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한국사를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우리 것을 지킬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누덕 도사와 머털이와 함께 하다 보면 어느새 선사시대부터 고조선이 한 무제에 의해 망하는 날까지 쉴새 없이 한달음에 내달리게 된다.
2권이 끝날 때쯤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2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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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별 때때롱 (양장) 개똥이네 책방 1
권정생 지음, 정승희 그림 / 보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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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님의 마지막 작품이기에 안 읽어 볼 수가 없다. 

<랑랑별 때때롱> 발음하기도 어려운 제목에 선생님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판타지와 다른 작품과는 달리 처절한 슬픔이 아닌 유머와 풍자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의 요구 대로 작가님이 재미 있는 이야기도 쓰시려고 노력하셨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먼저 나의 시선을 사로 잡는 겉표지를 보자.  

아주 맑은 하늘에 날개 달린 강아지를 선두로 하여 줄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동물들과 사람들이 랑랑별로 향하고 있는 장면은 검정색이 이렇게도 신비하고 아름답구나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린 이는 권정생님의 글과 아주 어울리게 바탕은 칼라지만 등장 인물들은 그림자처럼 검정색으로 표현하여 판타지적인 요소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본다. 

이야기는 어느 날 새달과 마달 형제 앞에 북두 칠성에서 몇 걸음 떨어진 랑랑별이라는 곳에 사는 때때롱과 매매롱이라는 형제가 나타나 숙제 안해서 벌받았다고 놀리기도 하고, 새달 마달 형제의 방귀비밀을 들춰내기도 하고, 호박을 가져 가기도 하고, 일기장을 두고 가는 등등 지구와 랑랑별에 사는 두 형제들은 때론 친구처럼 때론 원수처럼 서로를 좋아하기도 서로를 놀리기도 하면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새달 형제가 잔뜩 때때롱 형제에게 삐져 있던 그 밤. 새달이네 강아지가 때때롱을 향하여 랑랑별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 이상한 주문을 따라하면서 열흘을 지내면 날개가 돋아 랑랑별에 올 수 있다는 말을 때때롱이 전한다. 그 후로 강아지는 그 주문대로 하고 마지막 열흘째 되던 날~ 정말 강아지에게 날개가 돋아나고 그와 함께 누렁소도 이를 지켜보던 새달이 형제도 자다 말고 팬티 바람으로 나와 강아지의 꼬리를 잡고 랑랑별로 간다.  

랑랑별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사람들이(?)이 살고 있을까? 그 답을 말하자면 지구와 똑같다는 것이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하얀 밥이 아니라 노란 밥을 먹는다는 것, 노란 밥을 먹는 장면을 상상해 보니 조금 구역질이 나오려고 한다  랑랑별의 다른 점은 학교와 집에서 공부를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고 자기가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 농사를 지을 때 전혀 농약을 치지 않는다는 것. 기타 등등 이 있다 우리 어린이들이 바로 원하는 세상이 아닐까 싶다

지구와 같은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이 있다고 느낄 때쯤 때때롱의 할머니가 투명망토를 주면서 500년 전의 랑랑별로 가보자고 한다. 와! 투명망토라니~ 마구마구 신난 새달이 형제들은 얼씨구나 좋다 하며 할머니를 쫓아가고 500년 전 랑랑별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거기서 만난 보탈이라는 아이. 전혀 아이 같지 않은 어른스러운 행동에 모두 놀라고 더 놀라운 것은 그 아이가 여러 가지 유전자로 만들어진 아이라는 것이다. 500년 전 랑랑별은 극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아이까지 맞춤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그런 사회였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정 반대의 자연친화적인 모습이라니.... 

권정생님이 서문에 썼듯이 복제양 돌리를 보면서 저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는데 현재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랑랑별이라는 곳을 빗대어 우리도 이러다간 보탈이 사는 세상처럼 된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세상, 그 곳이 인간도 행복한 세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말씀해 주신다. 그 후로 새달 형제와 때때롱 형제는 어떻게 되었냐구? 그건 직접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중간 중간 탄성을 자아내는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새달 형제와 때때롱 형제가 벌이는 밀고 당기는 신경전은 피식피식 웃게 해 준다. 

보탈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극도로 기계문명화된 사회의 참상들은 현재 우리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에 대한 경고이다. 

 

서울에서 별이 보인다면 북두칠성에서 몇 걸음 떨어진 랑랑별을 찾아 볼텐데...  



때때롱~ 잘 있지? 나도 오늘부터 니가 가르쳐준 주문대로 해 볼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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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05-22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의 그림이 무척 맘에 들었어요.

수퍼남매맘 2011-05-23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정말 환상 그 자체입니다. 저도 이 그림책 무지무지 좋아합니다. 아직 소장은 못하고 있네요.
 
<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 - 2020년 개정판, 그리며 배우는 한국지리 손으로 그려 봐야 잘 알지
구혜경.정은주 지음, 김효진 그림, 류재명 추천 / 토토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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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가 아닐까? 나 자신도 김정호가 될 수 있는 좋은 책이 한 권 나왔다. 지도에 대해 기본적인 것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 어린이들이 직접 지도를 그려보게 기획되었다.
예전에 내가 국민학생일 때와는 달리 요즘 교육과정에서는 지도를 직접 그리거나 우리나라의 주요 산맥, 강, 평야, 주요산물 등을 외울 시간들이 부족하여 그 부분에 있어서 어린이들이 너무 모르는 경향이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맹점을 해소시켜 주는 것 같아 반가웠다.

지도를 그리거나 볼 때 가장 중요한 방위를 공부하고, 직접 그려 볼 수 있게 하였다. 현재 4학년인 우리 딸이 그린 것이다. 3학년 사회에 우리 마을을 그리는 공부가 나오고, 4학년에는 지역화 교과서로 자기가 사는 시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내 경험상 학생들이 사회라는 과목을 굉장히 따분하고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3,4 학년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축척. 축척에 대해 공부해 보고, 직접 그려 본 것이다.
내 기억에도 축척이라는 것이 얼른 개념이 잡히지 않아 어려워했던 경험이 있다. 축척에 대해 알게 되면 지도 보기가 한결 수월해지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그 다음 등고선, 이렇게 고구마를 가지고 등고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니. 아이들과 직접 해 봐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 대목이었다. 설명으로 하는 공부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정말 오래간다는 것인 누구나 아는 진실. 이렇게 고구마로 등고선을 표현해 보면 그 아이는 평생 등고선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지 않을 거다.

지도 중에서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그림지도를 그릴 때 필요한 기호를 배우고 익히는 장면이다.

위치에 맞게 기호를 넣어 지도를 완성한 장면이다. 이렇게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직접 그려 보게 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이 부분은 내가 국민학생일 때 기억이 나서 찍었다. 그때는 이런 지도를 수십 번 더 그렸던 것 같다. 그리고 산맥, 강, 평야 이름 외우고.... 그때는 정말 힘들고 싫었는데 그래도 그때 외웠던 것이 평생 가고 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주입식으로 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요즘에는 이런 활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지리에 대해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아마 백두산, 한라산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허다할 거다. 우리 딸만 해도 모를 거다.
이렇게 여러 번 그려보고 함으로써 외워지고, 그럼으로 우리 땅에 대한 소중함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한반도의 모습이 늠름한 호랑이의 모습이라고 가르치지만 얼마전 까지만 해도 토끼라고 했었다. 중국 대륙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 대한민국. 내 손으로 직접 그려봄으로써 우리 땅에 대해서 애착심이 커지지 않을까?

혹시라도 어린이들이 어려워할까봐 왼쪽을 보고, 오른쪽에 직접 그려 보게 만들었다. 서울의 모습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해서 팔도를 모두 둘러 보고 그려 보게 만들었다. 거기다 북한까지...
각 도를 돌아 보면서 그 도의 중요한 문화재나 역사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고 있다.

부록편에 있는 것으로써 이 부분은 누나 대신 아들이 나와 함께 완성한 것이다. 붙임딱지를 붙여 보라고 하자 아주 신이 나서 활동을 하였다. 누나가 보는 책인데 자기 보러 하라고 하니 얼마나 좋겠는가? 이 정도는 유치원, 저학년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싶다.
요즘 초등교과서에 붙임딱지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그걸 보고 정말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전엔 일일이 손으로 다 그렸는데 말이다.

이것 또한 붙임딱지를 붙인 것이다. 참 많이 외웠던 기억이 난다. 강화도의 화문석, 대구의 사과, 완도의 김 등등.....

붙임딱지가 이렇게 많이 있으니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할 것이다.
직접 그려 보고, 붙여 보는 동안 우리 땅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게 될 것이다.

책을 다 보고 나니 우리 나라 곳곳에 안 가 본 곳이 무척 많다는 게 아쉬웠다. 더불어 가 보고 싶은 곳이 정말 많다는 걸 다시 느낀다.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직접 가 보고, 느끼고, 걸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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