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그러니 친구 오딱다토개 어린른이 담쟁이 시리즈 3
비단구두 기획, 장돈식 구술, 이은천 지음, 양신애 그림 / 어린른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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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고 이게 무슨 말인가 의아했었다. 

방그러니 친구 오딱다토개 라니? 

방그러니는 치악산에 있는 계곡 이름이다. 

산방할아버지는 방그러니 계곡에 살고 계시다. 

산방할아버지와 오리, 딱새, 다람쥐, 토끼, 개가 함께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때론 눈물 나게 그려져 있다. 

산방할아버지가 들려 주는 이야기를 작가가 받아 적어서 

입말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게 참 정겹다. 

처음에는 할아버지가 무서워 가까이 오지도 않던 녀석들이 

할아버지가 먹이를 가져다 주고, 자꾸 말을 걸자 

눈을 맞추고, 심지어 할아버지 서재까지 들어와 새끼를 낳는 모습을 지켜 보니 

'자연과 사람이 그렇게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개 이야기에서 

억세라는 개가 자기가 죽을 때가 가까이 오자 

산방할아버지 곁을 스스로 떠나 산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치악산에 가게 되면 방그러니 계곡을 찾아 가고 싶다. 

산방 할아버지도 만나고 싶다.  할아버지의 아침 커피 가는 소리와 향기가 정말 그윽할 것 같다.

오딱다토개도 만날 수 있으려나?  토끼와 개는 죽었으니... 오리와 딱새, 다람쥐만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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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09-07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이보나 작가 초청 강연회가 있어요. 한 번 살펴 보세요. http://blog.aladin.co.kr/culture/5054733
가고 싶으나 거리상... 혹시 관심 있으실까 해서요.

수퍼남매맘 2011-09-07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보긴 했는데 딴 데 정신 쏟느라 놓쳤어요. 다시 들러 봐야겠어요.
 
학교 영웅 전설 웅진책마을
최나미 지음, 윤지회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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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영웅, 전설이라는 소재가 합쳐져 어린이들에게 우리 시대 진정한 영웅의 의미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게 만든다.  

주인공 의찬이는 경찰인 아버지가 못마땅하다. 

그 이유인즉 폼나게 범죄인을 소탕해야할 아버지가 오히려 불량배들에게 맞고 다니니 말이다. 

반면 의찬이를 비롯하여 초6학년 남학생들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6-2반 담임인 마짱 샘이다. 

의찬이의 아빠와 마짱 샘의 극명한 대조는 상당히 흥미롭다. 

의찬이를 비롯한 아이들은 학교 전설에 나오는 영웅이 마짱 샘이 아닐까 은근히 기대를 해 본다. 

학교 전통으로 전해지던 여름 캠프가 안전 이라는 이유로 취소될 위기에 처하고, 

마찬가지 안전이라는 이유로 

4시부터 운동장이 전면 폐쇄되는 등 

아이들은 학교가 너무 아이들의 인권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들을 압박하는 것 같다.

어느 날 학교에 <여름캠프 사수>라는 낙서가 여기 저기 보이기 시작하고, 

급기야 교장 선생님의 차에 흠집을 내는 사건까지 생기게 된다. 

이에 대하여 학교측은 소지품 검사를 실행하려고 하는데 

우빈이가 소지품 검사를 거부하고 다른 아이들 또한 우빈이를 뒤따른다. 

소지품 검사를 거부한 벌로 

운동장 다섯 바퀴를 돌고 있던 의찬이를 비롯한 아이들에게 마짱샘이 나타나 

<너희들은  소지품 검사를 거부할 자격조차 없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마짱 샘이 아이들의 행동을 전혀 이해해 주지 못하고 오히려 

소지품 검사를 제안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아이들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하여 아이들은 비로소

영웅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영웅이란 것은 전설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현실 속에서 

하나하나 자신 앞에 당면한 문제들을 정의롭게, 용감하게 헤쳐 나가는 자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학교가 우범 지대라는 이유만으로 학교 운동장을 전면 폐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안전이라는 이유로 학교 전통으로 행해지던 여름 캠프를 취소하는 것이 옳은가? 

교장선생님의 차를 누군가 흠집낸 사건 때문에 6학년 전체 아이들의 소지품을 검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너라면 이럴 때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서로 토론해 보면서 

영웅의 의미와 함게 

영웅이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아이와 토론해 보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영웅은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될 것이다. 

아이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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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불빛 동화 보물창고 35
셸 실버스타인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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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유명한 쉘 실버스타인의 그림이야기를 처음 만나 보았다.
이 책을 통하여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야기, 유머, 그림 솜씨까지 새삼 그의 탁월함에 빠져 본 시간이었다.

요즘 내가 여름 방학 동안 잘 지내지 못해 한참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터에 그가 남긴 재미 난 이야기들을 보며 모처럼 웃을 수 있었다. 작가에게 감사하다.
135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 중에 나를 웃게 만든 이야기만 몇 편 골라 보았다.


무얼 빠뜨렸을까? 바지를 안 입었네. 건망증 하면 나도 일가견이 있어서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바지를 안 입을 정도는 아니지만 자주 차키를 꽂고 내리는 일이 종종 있다.

사전만 달달 외운 모씨의 이야기는 웃기면서도 현실을 풍자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을 쿵 하고 울린다.
스펙만 열심히 쌓는다고 해서 결코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먼저 인간이 되어야지.
아주 기본적인 진리인데도 세상은 자꾸 스펙만을 요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환상적인 다이빙을 하고 내려오는데 수영장에 물이 하나도 없다.

우스운 이야기 속에 겉치레만 요란하고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자들을 비웃고 있는 것 같아 속이 다 시원하다.

스무모와 스무머의 이야기는
바로 99개를 가진 부자가 1개를 가진 가난한 자의 것마저 빼앗아 100개를 채우려는
과욕을 말해주는 듯하여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10개씩 나눠 쓰면 안 되나? 아님 머리가 스무 개인 스무머씨에게 모자를 주는 게 맞지 않나?
진짜 어리석은 이야기이다.

그림만 보고 있어도 웃음이 나와 골라 보았다.
긴 콧수염 두 가닥을 길러 호두 나무에 매달아 그네를 타면 어떤 기분일까?
매번 놀이터에 가면 그네 타기가 가장 힘든데(단 2개 밖에 없어서) 이렇게 휴대가 간편하고, 어디서나 설치가 용이한 그네가 있다면 편리하겠다 싶다.
이 우화만 봐도 실버스타인이 얼마나 상상력이 풍부한지 알만하다.
어떻게 콧수염을 길러 그네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읽은 후에 " 푸하하 " 웃은 이야기이다.
얼음 스케이트장에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가다니.
사람은 역시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도 정말 잘 읽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이 피켓에 써져 있는 그대로 아닐까 싶다.
방학도 거의 끝나가는데 열일곱 번의 방학? 진짜 나도 바라는 바이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어서 이렇게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지 않았나 싶다. 아이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봐야 창의성도 생기는데.... 그 점에선 난 사물을 너무 있는 그대로만 봐서 창의성이 없나 보다.

지리한 장맛비 끝에 떠오른 화사한 햇살처럼 내 마음을 환하게 해 준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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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서각 - 한밤에 깨어나는 도서관 보름달문고 43
보린 지음, 오정택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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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귀서각>이라는 책 제목과 <보린>이라는 작가명에 귀신에  홀린 듯 이 책을 집어 들었다. 

한밤에 깨어나는 도서관 귀서각 

제목만 들어도 으시시해지지 않는가?   

보린 이라는 이름은 <뿔치>라는 책으로 푸른문학상을 수상한 탓에 알고 있었고, 하도 이름이 특이해서 

(보리, 보림 출판사가 딱 떠오름) 기억하고 있었는데 

보린 이라는 필명(?)의 뜻을 보니 더 매력적이다.  기울 보에, 비늘 린 . 즉 하나하나 비늘을 깁듯이 글을 쓴다는 의미란다.  

 

재미? 

우리 딸이 나보다 이 책을 먼저 차지하고 단숨에 읽은 걸로 보아 아주 재미있다. 

말더듬이에다 조손가정에서 자란 주먹대장 구오는 어느 날 자신의 할아버지가 하고 있는 오래된 책방에 나타난 

할아버지 친구 송영감에게 자신이 겁쟁이가 아니란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송영감의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해주기로 한다. 

송영감을 따라 간 곳은 오래된 기와집에 왠지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의 도서관인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꽤 넓었다. 

들어온 것은 구오의 의지대로 들어왔지만 나가는 것은 귀서각지기가 문을 열어줘야 나갈 수 있다는 걸 모른 구오. 

귀신들이 나올까 조마조마한 구오에게 진짜 귀신이 나타나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책을 무지 싫어하는 구오가 귀신에게 책을 읽어 줄까? 

 

구오는 할아버지가 책방을 하는 데도 책을 무지 싫어한다. 

책을 싫어하는 이유때문일까 ? 말까지 더듬거려 친구들의 놀림을 받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센 주먹을 자랑하여 스스로 따가 되어버린 한 마디로 귀신 같은 존재가 바로 구오다.  

구오와  제이, 책귀신들, 야광귀신,호랑이 귀신, 삼 신령, 처용, 지귀 등의 등장 인물이 귀서각에서 펼쳐 가는 

으시시한 모험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전개된다. 

구오가 귀서각에서 만난 유일한 인간 제이와 함께 호랑이 귀신과 맞서서 귀서각을 탈출하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은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귀서각지기의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 작가의 역량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단순히 책 싫어하는 구오가 귀서각의 경험을 통해 책을 좋아하게 된다는 구조였다면 시시했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처용 설화까지 이야기 속에 담아 내며 

구오를 비롯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자들이 어떻게 그 상처를 치유받게 되는지 

귀신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귀신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때의 규칙 

1.귀신이 원하는 책을 읽어 줄 것  

2. 감정을 넣지 말고 읽어 줄 것 

3. 귀신의 얼굴빛을 잘 살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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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1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도서관의 귀신이라니, 순례자의 책에 나올듯한 소재로군요.
보린 작가 상상력과 필력이 대단한 듯...
 
걱정 마, 쌀리 - 열한 살 아프리카 소년의 가슴 찡한 가족 이야기
김란주 지음, 박윤희 그림 / 파란자전거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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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인 우간다. 

그 곳에서 부모도 없이 매일매일 끼니 걱정을 하고 살아가는 11살 소년 쌀리. 

고동을 줍고 있던 쌀리에게 무중구(외국인)가 다가와 말을 걸자 쌀리는 그동안 쌓여 있던 울분이 터져 나와  

"하나님이 아저씨만 먹고 살래요?" 라고 외친다. 

그렇게 무중구와 쌀리는 인연을 맺고 함께 살게 되는 가슴 뭉클해지는 이야기이다. 

불과 50년 전만해도 한국에도 쌀리와 같은 처지의 아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먹는 것이 많이 풍요로와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고, 

같은 민족인 북한만 봐도 굶어 죽는 이들이 부지기수이다 . 세계를 보자면 우간다가 속해 있는 아프리카에는 기아로 

인해 죽어 가는 생명이 셀 수 없다. 

이 세상 사람들이 먹지 못해서 죽을 수 밖에 없는 지경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한 끼 걱정을 매일 하는 수많은 쌀리들에게 

누군가 무중구 아저씨처럼 다가와 " 걱정 마!"  라고 말해줄 때 그들은 얼마나 큰 위안을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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