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믿음 쿠폰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34
신지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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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된 동화집이다. <우주 최강 문제아>는 익히 명성이 자자하여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이 동화집에 들어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각기 다양한 소재들로 그 속에 약간은 문제아(?) 스런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어른들에게 어른 역할을 잘하고 있나 반문하게 한다.

먼저 <안 믿음 쿠폰>. 믿음이란 이름과는 전혀 딴판으로 안 믿음직스럽게 행동하는 믿음이의 행동들. 사탕발림 같은 말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쿠폰을 남발하고는 정작 약속을 지키지 않아 결국은 곤경에 처하게 된다는 내용은 눈앞에 이익만 우선 생각하고 신의는 전혀 생각지 않는 세대를 풍자한 듯하다. 어버이날 즈음해서 만들곤 하는 효도 쿠폰도 이처럼 악용되고 있지는 않나 싶기도 하다. 어린이날은 부모님을 졸라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정작 어버이날에는 효도 쿠폰 몇 장 만들어 와서는 필요할 때만 쓰라고 주고선 믿음이처럼 막상 쿠폰을 사용하려고 하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들어 부도쿠폰을 만들고 있지는 않나 반성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처음 이런 쿠폰들을 알았을 때 신선해서 사용해 보긴 했지만 별 효과가 없어 요즘은 사용 안 한다.

<그린맨의 찢어진 슈퍼타이즈>는 환경과 친구 관계를 적절하게 결합시켜 긴장감 있게 잘 만들어낸 이야기였다. 태민이의 관점에서 씌여진 이야기는 그린맨이 자신의 세탁소에 왔다고 뻥치는 준오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준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일기식으로 써져 있다. 준오가 거짓말하고 있음을 밝혀내기 위해 쫓아다니다가 결국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되지만 태민이 자신조차 준오의 창의적 거짓말에 공범자가 되고 만다. 사나이만의 의리 뭐 이런 거를 느낄 수도 있고, 대의를 위해 소의는 잠시 접어둘 수도 있나. 선의의 거짓말은 허용되도 되나 등등 여러 가지 도덕적 가치 들을 토론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는 이야기였다. 요즘 TV에서 방영하고 있는 <무사 백동수>에서 검선과 천주의 관계가 돋보이곤 한다. 검에 있어서 숙명의 라이벌이지만 그 속에서 지켜지는 신의랄까 뭐 그런 것이 느껴지는데 태민이와 준오도 그런 관계가 된 것 같다. 라이벌인데다 이제 둘 만의 어마어마한 비밀까지 생겼으니 둘은 한 배를 탄 셈이나 마찬가지다.

<우주 최강 문제아>는 제목만 듣고는 엄청난 문제아가 부모 속을 썩이는 내용이구나 싶었는데 아니 웬걸? 오히려 어른의 속물스런 마음을 꼬집는 그런 내용이었다. 어린이들의 눈으로 보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일들도 속물적인 잣대로 재곤 하니 항상 문제가 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준우의 해결 방식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잘못된 판단을 하고, 좋은 친구인 윤재와 절교하라고 한 엄마의 행동에 맞서 대항하는 준우의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 의미의 문제아라면 멋진 문제아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됨됨이를 보고 판단하라고 하면서 정작 어른들은 사람들의 외적 조건을 보고 판단하는 모순을 드러내곤 한다. 작가는 준우를 통해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스스로 우주 최강 문제아가 될 거라고 선언을 하는 준우의 모습에서 철 없는 호기보다 정당한 분노와 저항을 느끼는 것은 스스로 속물됨을 선언하는 어른들에게 당당하게 맞섰기 때문일 것이다.

나 어릴 적 어린이날 최고의 선물은 바로 종합과자선물세트였었다. 이 책이 바로 종합선물세트 같다. 이것저것 골라 먹는 재미가 솔솔하다. 각 이야기 속에 나오는 어린이들은 나름대로 문제와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거기서 주저앉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더 나아가 어른들에게 어른으로서 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만든다.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도록 하루하루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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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태와 콩 이야기 - 개정판 사계절 중학년문고 3
송언 지음, 백남원 그림 / 사계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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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 이라는 작가의 이름만 보고 골라 온 책이다. 턱수염난 모습이 마치 이웃집 할아버지를 연상시키는 이 할아버지(?)작가님은 우여곡절 끝에 지금 초등학교에 복직하여 아이들과 함께 지지고 볶으며 생활하고 계신다. 만나 뵌 적은 없지만 멀리서나마 존경하고 응원하고 있는 분이다. 언제나 수업 시간에 구수한 옛이야기를 들려주실 것 같은 인상이시다.

이 책은 다섯 편의 단편 동화로 이뤄진 동화집이다. 송 언 선생님은 재밌고 우스운 이야기도 잘하시는데 가슴 시리고 아린 이야기들도 역시나 잘하시는 것 같다. 이 동화집은 밝은 이야기보다는 가슴 시린 이야기들이 더 많다. 

책 제목인 <병태와 콩 이야기>는 마치 현재 교실에서 반 아이들과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하듯이 들려 주신다. <물 준 화분>과 < 물 안 준 화분>으로 구별하여 과학 실험을 해야 하는데 병태가 콩을 죽일 수 없다는 굳은 의지로 선생님 몰래 두 화분에 물을 다 주는 바람에 과학 실험이 엉망으로 끝나 버린다. 둘 다 싹이 났으니 말이다. 이 사건의 비밀을 혼자 알고 있는 유리는 일기장에 몰래 병태가 한 짓임을 일러 주고, 선생님은 유리의 신고를 듣고 고민한다. " 병태를 혼내 줄까 말까?" 궁금해진다. 혼내고 끝났다면 보통 선생님이겠지만 병태의 선생님은 병태를 혼내기 보다 오히려 칭찬을 해 주신다. 비록 과학 실험은 망쳤지만 병태의 할머니가 매일 콩나물을 기르는 것을 보고 콩을 죽일 수 없다는 일념에 두 화분 모두에게 물을 준 그 마음에 상처를 주기 싫어서이다. 그리고 콩 하나도 죽일 수 없다는 그 순수한 마음이 이뻤을 것이다.  여기에 나온 선생님이 바로 송언 작가 자신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송언 선생님을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재수 똥 튀겼네>는 제목과는 달리 동화치고는 제법 주제와 분위기가 묵직하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회사의 횡포에 맞서 공장에서 데모를 하고 있고, 바로 그 날 공교롭게도 운동회가 있다. 주인공은 친구와  떡볶기 내기로 달리기 시합을 하게 된다. 달리기를 막 시작한 찰나 근처 공장에서 최루탄이 발사되어 운동회는 엉망진창이 되고 그 속에서도 내기에 이기기 위하여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 즉 안경 쓰고 청바지 입은 누나를 끝까지 찾아다닌다.  운동회날 최루탄 터진 것만 해도 화나는데 떡볶기 내기도 물 건너 갔지 설상가상으로 그 날 저녁 아버지는 잘못한 일도 없는데 경찰서에 붙잡혀 가신다. 정말 재수 똥 튀긴 날이다.  좋은 일은 겹쳐서 오지 않는데 안 좋은 일은 줄줄이 온다. 아버지는 한창 데모를 하고 있을 때 아들은 운동회를 한다든지, 최루탄을 피해 운동장으로 도망온 아가씨를 주인공은 내기에 이기기 위하여 손을  잡고 뛴다든지 하는 설정은 세상살이가 참 비정하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마치 옆에서는 초상이 났어도 바로 옆에서는 결혼식을 하고 있듯이.  주인공처럼 재수 통 튀긴 사람이 있다면 어쩌면 옆에서는 운수대통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참 비정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오늘이 재수 없는 날이었다면 언젠가는 운수대통한 날도 오겠지? 

<제비야 제비야>는 가장 잔인한 게 인간이 맞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가슴 저린 동화였다.. 제비 둥지를 무너뜨리고, 제비를 쫓아낸 사람들에게 자꾸 " 이 인정머리 없는 인간아! 그 제비 둥지가 얼마나 자리를 차지한다고? 제비가 똥을 싸면 얼마나 싼다고? 그렇게 못 살게 구느냐?" 호통치고 싶은 마음이 샘 솟았다. 저 밑바닥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제비 알이 바닥에 퍼~ 억 하고 퍼질 때는 내 마음도 함께 퍽 소리가 나는 듯하다. 자연을 해치라고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게 아닌데 .... 다같이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였는데.....

밝은 이야기는 읽을 때 즐거워서 좋고, 이렇게 가슴 시린 이야기들은 읽을 땐 가슴이 먹먹해지곤 하지만 그래도 여운이 남아서 좋다. 가을에는 좀 슬픈 이야기가 어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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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담은 잔소리 통조림 1218 보물창고 4
마크 젤먼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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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는 매일 이걸 듣고 살다가 중년이 된 지금은 매일 이걸 말하는 게 있다. 정답은? 바로 잔소리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주로 내가 하는 역할이 바로 잔소리다. 놀토인 오늘만 해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하는 일이 바로 잔소리이다.  하루라도 끼니를 굶으면 안 되는 것처럼 이 잔소리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게 되는 것 같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어린 시절에는 주로 잔소리의 대상이 되었다가 어른이 되어서는 잔소리를 하는 사람으로 역할만 바뀌었을 뿐 잔소리는 계속된다. 문화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서양의 잔소리가 닮아 있는 게 신기하다. 대동소이한 32가지 잔소리 목록은 제목만 봐도 참 재미 있다.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잔소리에 저자는 철학을 담아 잔소리에 담겨 있는 작은 뜻과 큰 뜻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고 있다. 32가지 잔소리를 다 읽고 나면 부모님이 하시는 잔소리가 노래 소리로 들리는 기적을 체험하지 않을려나? 그건 너무 무리인가?   

지금은 잔소리를 하는 입장이라서 이 책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끄덕거리지만 잔소리를 듣는 대상인 수퍼남매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잔소리에 담긴 작은 뜻과 큰 뜻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들도 벌써 부모가 되어 있지는 않을런지.... 부모가 매일 하는 잔소리가 결국 '사랑'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잔소리 몇 개만 소개해 보자. 

" 늘 깨끗한 속옷을 입어라" 는 잔소리는 어렸을 때 내가 상상하던 내용과 흡사하여 보면서 큭큭거리며 웃었다.  이 잔소리를 하며 부모가 설득하는 말이란 " 만약 네가 학교 가는 길이나 집으로 오는 길에 사고라도 당하면,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게 될 거야. 그러면 응급실에서 의사가 네 바지를 벗길 텐데 네가 더러운 속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해 봐. 그 의사가 우리를 속옷도 안 빨아 입히는 나쁜 부모라고 생각하지 않겠니? 그러니까 넌 늘 깨끗한 속옷을 입어야 하는 거야." 중고등학교 때 나도 이런 종류의 상상을 하면서 속옷을 갈아 입었던 생각이 불쑥 나서 웃었다. 서양의 부모들도 이런 말로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다니... 하지만 응급환자의 속옷이 더럽다고 해서 치료를 해 주지 않을 리도 없고, 이 잔소리가 가지는 큰 뜻은 바로 "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도 보이는 부분만큼이나 좋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치기 위함이란다.  

부모들이 밥상머리에서 자녀에게 가장 많이 하는 잔소리 중의 하나인 " 채소를 먹어라" 에 담긴 큰 뜻은 " 우리가 하고 싶은 일과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 고기,라면, 햄버거 등만 먹는다면 건강을 해칠 것은 뻔하다. 아이들은 이런 류의 음식을 원하지만 아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음식들은 아니다. 따라서 이 잔소리는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과 내게 필요한 것이 일치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고 해도 늘 이런 일치감을 맛보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특히 절제력이 부족하므로 불일치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지금 TV를 보고 싶지만, 지금은 숙제를 해야 할 시간이라는 것.  이런 불일치의 순간에 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 주는 게 바로 부모의 잔소리일 것이다. " 얘들아, 너에게 필요한 것부터 우선 해야지."

" 신발 끈을 제대로 매라"는 잔소리는 " 시작한 일을 제대로 끝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무슨 일이든지 '대충' 하는 것보다 ' 제대로' 하는 것이 훨씬 힘들다. 교실에서도 대충 하는 아이들을 보면 제일 화가 난다.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모자라는 상황도 아닌데 매사에 '대충' 하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제대로 즉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부모가 자녀들에게 주로 하는 잔소리에 철학을 담아 거기에 내포되어 있는 큰 뜻을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부모가 매일 하는 잔소리에 이런 큰 뜻이 담겨 있다는 걸 이해한다면 매일매일 벌어지는 부모와 자녀의 다툼이 조금은 잠잠해지지 않을까 싶다. 잔소리라도 해 주는 부모가 옆에 있다는 것이 행복이란 걸 알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예전엔 몰랐듯이 우리의 자녀들도 현재는 잘 모를 것이다. 그래도 잔소리가 그냥 잔소리가 아니라 이런 철학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어서 참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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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린이다 - '유엔 어린이 권리 협약'으로 살펴본 어린이 인권
이현 지음, 박서영 그림 / 해와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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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아직도 크레인에서 내려 오지 못하고 있는 소금꽃  김진숙 위원장을 응원하기 위해 동화작가 몇 분도 희망버스를 탔다.  거기에 함께한 동화작가 중에서 이 현이라는 분이 들어 있었다.  <짜장면 불어요>라는 책으로 유명한 작가이기에 이름은 익히 알고 있지만 아직 책은 못 읽었다." 아! 이 작가는 생각만 하는 지성인이 아니라 몸소 실천하는 참된 지성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후부터 이 현 작가를 주목하고, 그의 작품을 읽을 때는 더 꼼꼼하게 읽게 되었다. 그의 작품은 말랑말랑하기 보단 현실고발적이고 시사적인 부분이 다분하였다. 그것이 코드에 맞았다.  

이번에 도서실에서 빌려 온 책 중에서 바로 이현 작가의 인권책 <어린이는 어린이다>가 들어 있었다. 우리 딸을 위하여 골랐는데 나보다 먼저 집어 들더니 후다닥 1시간 정도만에 재미 있다며 다 읽어 버린다. 친구들에게도 말해 줘야 겠다면서 말이다.  

" 엄마, 가방 검사 하는 것 말이야, 그것  인권을 침해하는 거래. 지난 번 <학교영웅 전설> 책에도 그런 내용 나왔잖아" 이런다.

그렇다. 예전에 우리는 학교에서 가방 검사을 자주 하곤 했었다. 특히 분실물이 생길 때는 어김 없었다. 그러나 이 행위는 어린이 권리 협약에 의하면 인권을 무시한 경우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체벌도 작년에서야 금지되었다. 체벌 없는 학교 만들기를 내세운 진보 교육감을 놓고 말도 참 많았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나 또한 우려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체벌부터 없애면 교실의 붕괴가 오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다. 저학년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요즘  고학년, 중, 고등학교는 생활 지도가 매우 힘들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신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건 어린이 인권 차원에서 마땅히 오래 전에 금지 했어야 하는 내용이었다. 경제 순위에 비하면 우리나라 어린이 인권에 대한 순위는 형편 없이 낮았다. 여기서 어린이라 하면 만 18세 미만을 뜻한다. 어린이들에게 하루 9시간 학습을 강요하는 것 또한 조약을 위배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중고등학생들의 0교시 또한 위배사항이다.  

 유엔 어린이 권리 협약 31조에 따르면 각 나라는 어린이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적합한 놀이와 오락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 생활과 예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어린이의 권리를 인정한다.  

라고 나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학습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고,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야 말로 인권을 지켜주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그냥 간과했던 일들이 얼마나 어린이 인권을 무시한 일들이었는지 어른으로서 부끄럽다. 어른은 어른으로서, 어린이는 어린이로서 이 책을 읽어 더 이상 어린이들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꼭 이 내용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방정환 선생님은 그 오래 전에 벌써 이런 어린이 권리에 대해 남다른 시각을 가지고 계셨다니 정말 앞선 분이셨다. 남보다 한 발 먼저 어린이 인권에 대해 알게 된 사람 하나하나가 주변 사람들에게 어린이인권의 내용에 대하여 전해 주고 나부터 실천한다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것 또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어린이들의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소비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착한 소비이기도 하다.

인권-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 

어린이 인권- 어린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

어린이는 어린이다 라는 말이 내포하듯이 어린이는  어리지만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 받고, 어린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강자람이라는 어린이가 유엔 어린이 감시단 대한민국 대표가 되면서 어린이 인권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 되는 이야기를  쉽고,, 재미 있게 썼다. 우리 모두 자람이처럼 인권, 특히 어린이 인권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 책을 통하여 비로소 "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문제들도 있구나! 이런 것들은 마땅히 고쳐야겠구나! " 하며 출발할 수 있는 동기를 가지게 한다.  자람이가 인권에 대해 점차 많은 걸 알게되자 외압이 들어온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어른들이 자람이를 찾아와 대한민국 망신 시키지 말라며 은근하게 압력을 주는데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권리는 그것을 지킬 용기가 있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로저 볼드윈 변호사의 말처럼 가만 있으면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김진숙 위원장도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하여 지금까지 그 높은 크레인에서 내려 오지 않고 있지 않는가! 때로는 투쟁도 필요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유엔감시단이 되었던 자람이가 감시단을 하면서 어린이인권에 대해 배우고 마침내 자신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 그것을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맞서 싸울만큼 강해졌다. 우린 어린이들도 자람이처럼 씩씩하고 용감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자신의 권리가 중요한 만큼 타인의 권리 또한 중요하단 것을 놓치지 말고 잘못에 대해서 용감하게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그래야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 어른부터 그런 용기를 보여 주면 미래의 꿈나무들이 본받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좀 더 좋은 세상이 빨리 찾아 오지 않을까?

자람이가 유엔 어린이 권리 협약을 친구들에게 알기 쉽게 정리한 내용이다.  

1. 어린이는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 

2. 어린이는 차별 받지 않고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3. 어린이는 안정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4. 어린이는 자신의 일에 대해 의견을 낼 권리가 있다. 

5. 각 나라는 위의 네 가지를 널리 알리고 실천할 의무가 있다.  

 

책 내용 중에 나왔던 로저 볼드윈 변호사의 말

권리는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 

진정 멋진 말이다.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정신 바짝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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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교과서 - 청소년들의 행복 수업을 위한 첫걸음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문용린.최인철 외) 지음, 문다미 그림 / 월드김영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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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물어 본다면 

뭐라고 답변할까?  자신 있게 행복해요 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세계 행복지수 102위인  대한민국 (특히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더 낮다)

대한민국보다 경제적으로 더 못사는 나라와 비교해서도 행복지수가 턱 없이 낮은 나라 대한민국. 

그건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최고경제대국이라 자칭하면서도 행복지수만큼은 북유럽 선진국에 뒤지고 있다. 

이건 결국 경제력이 행복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님을 증명해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행복지수를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좀 더 행복할 수 있는지 9가지 원리를 가르쳐 주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중학년 이상 어린이라면 충분히 읽을 만큼 내용도 쉽고, 알차며, 재미 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행복>이란 개념에 대해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함으로써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해 준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마음이 즐거운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즐거움은 다시 세 가지로 분류하여 글자 그대로의 즐거움, 발견을 통한 즐거움, 몰입이 주는 즐거움으로 나뉜다고 한다. 

책에서는 행복해 지기 위한 기본 원리 9가지를 소개해 주고 있다.  

1. 관점 바꾸기 

2. 감사하기 

3. 비교하지 않기 

4. 목표 세우기 

5. 음미하기 

6. 몰입하기 

7.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8. 나누고 베풀기 

9. 용서하기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바로 행복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행복은 조건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관점에 따라 <반 밖에 없는 것이 반이나 차 있네>로 변할 수 있다.  

9가지 원리 모두 구구절절 공감하지만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건 바로 비교하기였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하지 않다라고 느끼는 대부분의 원인이 바로 이 남과 <비교하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교하기는 바로 행복의 가장 큰 적이라고 쓰여 있다. 나와 남을 비교하는 그 순간부터 불행은 시작된다. 

남편과 다른 집 남편 비교하기, 옆집 아이와 우리 집 아이 비교하기, 내 집 크기와 다른 집 크기 비교하기 등등 

우리는 정말 비교가 가장 큰 상처가 됨을 알면서도 매 순간 비교한다.  

비교함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은 우리를 절망에 빠뜨리곤 한다. 

오늘 신문에도 354만원짜리 수학여행을 가는 민사고 학생들 기사가 실렸는데  

( 그 옆에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지역단체에서 쉬지 않고 밥집을 운영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그 학생들과 자신을 또는 내 자녀를 비교하면 당연히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절망감을 맛본다. 

서민들 입장에서 이건 꿈 조차 꾸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니 평생 가도 이런 돈 들여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이다. 

내 돈 가지고 내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야? 라고 한다면 그건 사회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고 본다. 

부자들이기에 평생 쓰고도 남을 돈을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만을 위해 쓰기 보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처럼 더 수수한 옷차림으로 (스티브 잡스 퇴임식 때 옷차림 보고 진짜 놀랐다. 우리 나라엔 왜 그런 부자들이 없는 거야?)

그 돈 가지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면 존경 받는 사람이 되겠지.

평생 벌어도 내 집 장만하기 어려운 세상에 누구는 집을 몇 채 씩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경제적 차이가 극대화 되면서 이런 비교하기는 더 심해졌다. 

예전에는 다같이 못살았으니까 비교 대상이 없다가 

지금 잘 사는 사람들 이야기 들어 보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런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비교가 저절로  되면서 

자신의 처지가 한심해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이 누리는 것들을 누릴 수 없다는 현실에 또 절망한다.  

그래서 부자들은 사회저소득층을 배려하기 위해서 절제할 줄 아는 미덕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처럼 말이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고, 절망과 한숨 뿐이다.

관점이 바뀌지 않고, 비교하기가 멈추지 않고서는 이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과연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까?

개개인이 이렇게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할 때 

사회는 적어도 외부적 조건에 의해 개개인의 행복이 저당 잡히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과 통제를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약하기에 비교하지 않도록 마음 먹어도 

저렇게 옆집에서 354만원짜리 수학여행을 다니면 정말 흔들린다.   

누가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면 어느새 눈이 돌아간다. 

옆집 아이가 특목고에 들어갔다면 당장 그 옆집 아줌마와 친구 맺기를 하고 싶어진다.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와 여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자유시장주의 원칙에 따라 경쟁으로만 내몰면 그게 행복한 나라로 가는 길인가? 

걸음마도 못 하는 아이에게 뛰기부터 하라는 꼴이라니? 

다같이 달릴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도움을 줘서 , 최소한 같은 출발선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는 게 

사회의 몫이 아닐까? 

외부적 조건에 의하여 처음부터 출발선이 다르다면 누가 꿈과 희망을 가지고, 목표를 설정하여 나아갈 수 있겠는가?  

누가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북유럽 국가들이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는 바로 경쟁보다 상생, 협동, 나눔, 배려, 정의 들이 사회를 이루는 주축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는 어떤가?  어려서부터 무한경쟁으로 내친다. 사회에 정의도 없다. 돈이면 다 된다. 무전유죄 유전무죄이다.  

다른 나라 부자들은 스스로 나서서 부자 증세하라고 하고, 기부도 엄청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 대기업 회장님들은 탈세할 궁리만 해댄다. 나누고 베푸는 것을 전혀 실천하지 않는다. 

물론 개개인이 행복하기 위해 이런 기본원리를 지키고 실천하는 것 중요하다. 

그것 못지 않게 사회 전반적으로 정의가 바로 서고, 배려가 넘치고,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덮고 나서 되물어 본다.

부모 입장에서 지금 내 자녀에게 이런 기본 원리를 실천하면 넌 행복할 거야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아니다.

그건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자녀들이 살아갈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  

요즘 들어 그게 바로 세상 일에 무관심 하지 않는 것이란 걸 뼈저리게 느낀다. 

나의 무관심들이 쌓이고 쌓여 병든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건강한 사회 속에서야만 자녀들이 더 많은 행복감을 느끼고 살 수 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박노해 시인의 시가 실려 있어서 소개한다.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박노해 (시인) 

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 

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것 

 

남보다 내가 앞섰다고 미소 지을 때 

불행은 등 뒤에서 검은 미소를 지으니 

 

이 아득한 우주에 하나뿐인 나는 

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 

 

어제의 나보다 좋아지고 있는가 

어제의 나보다 더 지혜로와지고 

어제보다 더 깊어지고 성숙하고 있는가 

 

나의 행복은 하나뿐인 잣대에서 자유로와지는 것 

나의 불행은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울고 웃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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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9-1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행복은 하나뿐인 잣대에서 자유로와지는 것. 옳소!!
요즘 내려놓기 하고 있습니다.
비교는 아이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중 하나.

수퍼남매맘 2011-09-15 18:44   좋아요 0 | URL
아이들뿐만아니라 나도, 남편도 비교하지 않도록 매일 노력해야겠어요.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 미래의 나가 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