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진짜 변호사 맞아요? - 제6회 창원아동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6
천효정 지음, 신지수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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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를 쓴 천효정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아들이 이 책을 선택한 덕분에 아들 다음으로 책 읽는 호사를 누렸다. ㅎㅎㅎ

정말 재미있어 어젯밤 한달음에 다 읽어버렸다.

역시 천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싶다. 

교사 생활을 여전히 하면서 어찌 이렇게 맛깔나고 재미있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제조해내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이번 책은 한 때는 잘 나갔지만 이제는 패소 전문 변호사가 되어버린 빙빙 씨와 꼴찌 전문 초등5학년 하록의 좌충우돌 이야기이다.

학창 시절 1등만 한데다 최연소 사법고시 패스에 정말 잘 나가던 빙빙 씨는 변호사 개업을 한 후,

계속 패소하는 바람에 하루 아침에 빚더미에 올라 허름한 동네 구석에 다시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된다.

의뢰가 없어 월세도 내지 못할 정도로 궁핍하게 된  빙빙 씨는

월세일이 다가오자 급기야 건물주인 할아버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이란 월세 대신 1년 동안 건물주와 그 가족의 고문 변호사를 해 주겠다는 것이다.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는 그러마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빙빙 씨는 그제서야 월세 못 내 쫓겨날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싶어 한시름 놓는다.


다음 날, 드디어 기다리던 첫 의뢰인이 오는데 껌을 쫙쫙 씹는 초딩이다.

예감이 별로 안 좋다.

싫어하는 것이 아주 많은 빙빙 씨는 당연 아이도 싫어한다. 

이유인즉 아이는

무책임, 무례, 무질서하기 때문이란다.

이 녀석은 3무를 다 갖추고 있는 어마무시한 인물이다. 

그런데 더 기막힌 것은 

이 3무가 바로 주인 할아버지의 손자 하록이란다. 

빙빙 씨는 과연 록의 변호를 맡아줄까!


록이가 의뢰한 사건은 바로 학교 폭력이다.

록이가 공부 못 한다고  사사건건 "전교 꼴~ 찌 " 라고 놀리는 녀석이 있는데 그 녀석을 고소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빙빙 씨는 그런 것은 고소감도 안 된다고 록이에게 변호사로 조언을 해 주지만 록이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는다.

하지만 뜻밖의 장소에서 빙빙 씨는 얼떨결에  변호사 역할을 제대로 해내게 되고, 

이 사건을 통해 빙빙 씨는 그전까지는 알지 못했던 "기쁨" 이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잘 나가던 빙빙 씨와 전교 꼴찌인 하록의 만남이라는 설정이 예사롭지 않다.

빙빙 씨는 학창 시절 한 번도 1등을 놓쳐 본 적 없고, 사법 고시도 단번에 패스되어 삶이 탄탄대로였다.

엘리트 코스만 밟아오던 그가 인생의 혹한기를 맞았다.

실패를 모르던 그였건만- 심지어 잉어빵 조자 먹어보지 못한 성격의 소유자임-

한번 무너지니 아침을 시리얼로 때우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숙식하는

그야말로 루저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런 빙빙 씨가 하록과의 만남을 통해 비로소 인간다워진다.

공부만 잘하던 재수 없는 (?) 1등에서 그야말로 온기를 갖춘  "사람" 이 된 것이다. 


하록은 조손가정의 아이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집을 나갔다고 한다.

조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그늘이 없이 씩씩하고 명랑하며 재미있는 언행으로 친구를 웃겨주는 아이이다.

다만 공부를 못해 전교 꼴찌는 노상 맡아놓고 있다.

공부는 못하지만 스스로 불편하거나 주눅 들지 않는 하록이 어떤 면에서는 더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불의를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빙빙 씨보다 낫다는 생각마저 든다.


전혀 공통점이 없는 두 사람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서로를 이해하고  난관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게 펼쳐진다.

현재 록이처럼 공부 때문에 고민되고 속상하거나 주변으로부터 강요를 당하는 경우라면 이 책을 읽고 많은 위안을 얻을 수 있겠다 싶다.

어떤 삶이 가치 있는 삶일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이었다. 

살다보면 "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 란 말을자주 잊어버리곤 하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다시 마음에 새기며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정의로운 아이가 먼저" 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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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5 15: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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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7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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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목사인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5시간 폭행한 후,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패륜 사건이 발생하였다.

아이들도 부모 따라 이 사건 뉴스를 봤던지 대부분 알고 있었다.

" 얘들아, 너희들은 얼마나 다행이니? 그런 부모 밑에 태어나지 않아서 말이야."

내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거린다.

근래 들어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사건이 연속 일어났다.

아가페적 사랑의 대표가 바로 부모인데 그것도 옛말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너무 끔찍한 사건 때문에 이와는 정반대인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세상에는 이렇게 패륜을 저지르는 괴물 같은 사람도 있지만

아무런 피가 섞이지 않고 이해 관계가 없는  타인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아름다운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우리 아이들은 괴물이 아니라 후자 같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희망이니까 말이다.


이 책이 언뜻 떠올랐다.

오래 전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정말 뭉클했던 기억이 났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나와 있어 그걸 도서실에서 빌려 왔다.

우리 반 아이 중에 실감 나게 잘 읽어주는 아이가 있어 그 아이한테 부탁을 해서 절반 정도를 읽게 했다.

아이는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낭랑하게 잘 읽어줬다.

둘째가 쓴 글짓기 "우동 한 그릇" 부분은 자원자를 받아 읽어주게 하였다.

나머지 부분은 내가 읽어줬다.

이렇게 3명이 협력하여 읽어줬다.

동화책은 세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 두 이야기도 감동을 전해준다.

두 번째 이야기는 많이 슬프므로 손수건은 필수.

그 중에 표제가 된 "우동 한 그릇"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북해도에 북해정이라는 우동가게가 있었다.

12월 31일 그믐날, 영업을 정리하고 문을 닫으려는 찰나.

남루한 옷차림의 부인과 두 아들이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와 

" 우동 한 그릇 먹을 수 있나요?" 묻는다.

주인 부부는 이미 영업이 다 끝나고 정리까지 마쳤지만 

이 세 모자를 위해

기꺼이

" 네 그럼요" 반갑게 맞이한다.

그렇게 북해정 주인 부부와 세 모자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셋이서 우동 한 그릇이라!

그들이 얼마나 가난한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방에서 일하는 남편은 우동 1인분하고 반 덩이를 더 넣어 우동 1인분을 만들어준다.

세 모자는 1인분을 나눠서 맛있게 먹는다.

떠나는 그들을 향해 주인 내외는

" 고맙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한다.

그 다음해 그믐날에도 세 모자가 영업이 끝난 시각에 살며서 나타나 

다시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한다.

엄마의 옷 차림은 여전하다.

둘째는 첫째의 옷을 대물림하여 입은 상태이다.

그 다음 해에도 세 모자는 비슷한 시각에 나타나 이번에는 우동 2인분을 시킨다.

주방에서 주인 내외는 세 사람의 사연을 듣게 된다.


아버지가 남기고 간 빚을 이제 다 갚게 되었다는 엄마의 말,

둘째가 " 우동 한 그릇"이라는 작문으로 대상을 받았다는 형의 말,

부모님 참관 수업을 오라고 하였는데 엄마가 회사를 빠지면 안 되니 자신이 대신 갔다는 형의 말,

세 모자는 우동 2인분을 맛있게 먹으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도란도란 나누며

둘째가 쓴 "우동 한 그릇"을 읽는다.

우동 한 그릇이 전해준 사랑 덕분에 이 세 모자는 힘든 세상을 버틸 힘을 얻었던 것이다.

그 후로 세 모자는 북해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주인 내외는 그믐날이 되면 세 모작 앉았던 그 자리를 예약석으로 비워 두었다.

리모델링을 할 때도 그 2번 탁자만큼은 예전 그대로 보존하였다.


세상에는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등 패륜도 존재하지만

" 우동 한 그릇"의 북해정 주인 내외처럼

자신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한테 먼저 손 내밀고, 사랑과 친절, 배려를 베푸는 아름다운 사람도 있다.


둘째가 작문에서 썻던 것처럼 

세 모자가 가장 힘들 때, 

그들을 가게에서 내치지 않고

따뜻하게 맞아들여

넉넉한 우동 한 그릇을 만들어 주었던 주인 내외 덕분에

세 모자는 힘든 시기를 잘 버틸 수 있었다.

더불어 세 모자가 서로를 배려하고 의지하였기 때문에 힘든 고비를 잘 넘겼다고 생각한다. 


연속으로 터지는 패륜 사건, 갈수록 힘들어지는 경제 사정, 어지러운 정치 상황 등이 마음을 힘들게 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우동 한 그릇" 같은 미담도 존재하므로 꿋꿋이 버틸 것을 다짐해 본다.

새해에는 모쪼록 이런 미담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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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2 09: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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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2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응팔 선우가 노란 리본을...


인터넷 기사 보다 선우 역을 한 고경표씨 가방에 달린 노란 리본 보고 반가웠어요. 푸켓으로 포상휴가 가기 위한 출국현장을 찍은 거였죠. 전 유독 노란 리본이 보이더라고요. 얼마 후 아래기사가 또 올라왔어요.
유아인 씨에 이어 개념남으로 등극하나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고 캐릭터인지라 노란 리본이 많이 노출되었으면 합니다.

얼마 전 지인이 김제동 씨도 ˝톡투유˝ 진행할때 세월호 상징하는 노란 팔찌를 하고 있다 해서 엊그제 자세히 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 저도 그래서 핸드백에 노란 리본 달았어요. 우리가 잊지 않아야 진실을 밝힐 수 있으니까요.


http://m.media.daum.net/m/entertain/photo-viewer?rurl=photo&gid=109485#2016011917203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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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19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역시 선우! 멋지네요 멋져!!

수퍼남매맘 2016-01-21 21:33   좋아요 0 | URL
멋진 청년이에요.

2016-01-20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뷰)˝귀여운 콩고양이˝-(2016-007)
둘째가 수시로 이책을 보며 키득키득 웃는다. 전부터 있던 책인데 별관심을 안갖고 있다가 둘째때문에 이책을 보게 되었다 .

읽고나니 왜 둘째가 이책을 그토록 좋아하는지 십분 이해하겠다. 고양이를 길러본 사람은 이책의 매력에 퐁당 빠질 것이다.나처럼 말이다.

씩씩한 말괄량이 암컷 양이 팥알이와 순둥이 먹보 수컷 양이 콩알이, 그리고 개성만점 집사들의 알콩달콩 이야기가 읽는내내 미소짓게 한다.

우리 온이가 하는 행동이 그대로 재현되어 ˝맞아맞아˝고개를 주억거린다. 좀더 일찍 이책을 만났더라면 온이의 언어를 쉽게 이해했을텐데...그리고 양이들이 추위에 약하다는 것도 빨리 알고 조치를
취했을텐데...

둘째가 가장 재밌어하는 장면은 양이가 감기에 걸려 진료를 받는 것이다. 열을 재야하는데 당연히 겨드랑이에 체온계를 꽂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항문으로 뭔가 쑤욱!!! 깜놀하는 팥알이의 표정이 압권이다. 고양이는 항문에다 체온계를 넣는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요즘엔 양이와 함께 사는 가정이 많아지는 것 같다 . 그런 가정에 꼭 권하고 싶은 앙증맞은 책이다. 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적극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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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9 1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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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6-01-19 13:2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온이가 있어서 더 좋아하죠. 게다가 삼색이잖아요.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사람도 이불만 찾게되고 우리 냥이도 이불에서만 지내려고 한다. 찾아보니 냥이는 스스로 체온조절이 안돼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고 한다.

오늘 새벽에도 냉큼 이불 속으로 들어온 온이 .어제 기사를 보니 반려동물과 동침하는 경우가 더 건강에 좋다고 한다. 온이는 10여분 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곤 해서 동침이라 할순 없지만 옆에서 고릉거리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지금도 내 다리 사이에 자리잡고 이불에 파묻혀 단잠을 잔다. 자세가 어정쩡해 왼쪽다리가 저린다. 으윽!!! (사진은 며칠 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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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1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이도 이제 많이 컸네요. 박스 좋아하던 어린 시절만 생각나는데, 그사이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나봐요.
수퍼남매맘님도, 오늘 많이 추워요.
감기조심하시고, 좋은하루되세요.

수퍼남매맘 2016-01-13 21:10   좋아요 1 | URL
이제 성묘죠. 지금도 박스 좋아한답니다.
서니데이 님도 건강하세요.

울보 2016-01-12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별이는 류침대에서 함께 자요, 언제나 류 발밑에서 침대 위에 올라거 아주 폭신폭신하게 이상하게 잠을 자려면 꼭 류옆으로 가더라구요,
그리고 낮에는 거실에 전기 장판을 켜 놓으니 그 위에서 놀아요. 그래서 장판위에 별이만의 이불을 만들어 놓았답니다,ㅎㅎㅎ류가 가끔 별이 보고 너는 좋겠다를 노래불러요,,ㅎㅎㅎ

수퍼남매맘 2016-01-13 21:11   좋아요 0 | URL
완전 개냥이네요. 이름이 별이군요.
우리 온이도 그렇게 애교 많으면 지금보다 더 사랑받을 텐데....
물도 좋아한다니 독특한 냥이네요.

2016-01-13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3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