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모든 순간 1~4 세트 - 전4권 강풀 순정만화
강풀 글 그림 / 재미주의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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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 기말 고사 시험 공부할 때 옆에서 읽기엔 만화책이 최고인 듯하다.

소설을 읽으면 어느새 졸려서 공부 감독할 때 적당하지 않다. ㅎㅎㅎ

그래서 이번 기말 고사 기간 중에는 평소에 잘 안 읽던 만화책을 몇 권 읽었다.

옆지기가 몇 년 전 구매해 놨던 <선생님의 가방>에 이어

강풀의 <당신의 모든 순간> 4권을 이틀에 나눠 읽었다.

이 책은 학교 도서실에서 빌렸다.

 

내가 " 아들아, 이거 좀비 이야기다" 하니

좀비를 좋아하는 아들도 옆에서 함께 봤다. 3권까지만.

 

강풀의 전작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26년>을 정말 재밌고 감동스럽게 읽어

이 책도 기대가 컸다.

좀비의 사랑 이야기라니....

사랑 이야기는 특별할 게 없는데

좀비의 사랑 이야기라니 귀가 쏠깃해졌다.

난 솔직히 좀비 개념을 잘 몰랐다.

별로 관심이 없어서 말이다.

이 책을 보니 좀비라 하면 사람과 시체의 중간쯤 되겠다 싶다.

옆지기는 이 책의 4권을 얼핏 보더니

부정적인 평가를 내 놓는다.

옆지기가 어떤 면에서 그런 평을 내렸는지 모르는 바가 아니다.

전작 2편에 비해 그런 면이 좀 있다.

약간 인위적인 면이 전작들에 비해 느껴진다.. 

그래도 졸릴 때 읽으면 약간 으스스하고 소설처럼 꾸벅꾸벅 졸립지는 않다.

책장이 잘 넘어간다. ㅎㅎㅎ

 

주인공은 영세민 아파트에 사는 정욱과 주선이다.

정욱은 다발성 음식 알러지가 있는 겉보기엔 비리비리 약해 빠진 인물이다.

대학생이 되어 환경미화원을 하며 열심히 사는 형의 아파트에 이사와 함께 살게 되었다.

주선은 정욱보다 나이가 3살 연상이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영세민 아파트에 살고 있는 대학생으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주선을 짝사랑하는 남자 친구가 있는데

주선은 자신의 처지가 사랑, 결혼을 할 입장이 아니라 매번 야박하게 남친을 따돌리곤 한다.

중심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정욱가 주선은 접점이 없다.

4권까지 읽어봐야 전혀 접점이 없어 보였던 이 둘이 언제 스쳐가는 인연이었는지 알게 된다.

 

정말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는 청춘 정욱과 주선인데 이들에게 설상가상 큰 일이 닥친다.

갑자기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던 그 날,

좀비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물기 시작하였고

물린 사람은 감염되기 시작하였다.

순신간에 이들이 살던 아파트도 좀비 세상으로 변하고 만다.

그 와중에 정욱의 형도 좀비가 되고

주선의 남친도 좀비가 되고 만다.


지옥 같은 세상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남은 두 사람.

둘이 남았기에 사랑하게 되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욱의 배려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주선.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좀비가 된 어린아이의 엄마를 찾아 나서는 모습,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런 희생적인 모습을 보며 주선은 서서히 정욱을 좋아하게 되지만....


무섭고 징그럽게만 느껴지던 좀비를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는 대상으로 그려낸 작품이었다. 

노인의 사랑을 그려낸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그런 면에서 닮아 있다고 본다.

한 번은 호러,  한 번은 로맨스를 쓴다는 작가의 다른 작품도 기대가 된다.

개인적으로 <26년 >과 같은 사회문제를 다룬 만화를 한 번 더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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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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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책벌레가 아니었던 나는 고전을 접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지금도 고전을 읽으려고 하면 마음의 준비를 꽤 해야 하고

읽는 속도가 매우 느려진다.

역시 책읽기는 어릴 때부터 습관이 들어야 한다.

내 또래 고전을 많이 읽는 사람 앞에서면 마음이 움츠러들고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ㅎㅎㅎ

 

6-7년 전부터 어린이책에 관심이 생겨 이런저런 작가 강연을 듣거나

글 잘 쓰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읽어보면  언제나 들어가 있는 책들이 몇 권 있다.

작가들이 가장 많이 들먹이는 책은 "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이었고,

조지 오웰의 " 1984" 도 단골이었다.

이 책이 그리 유명하나?

언젠가 이 책들을 읽고 말리라는 오기(?)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 3월, 국회에서 필리버스터가 한창이던 때였다.

필리버스터에서 인용된 책이 회자되곤 하였는데

역시나 " 1984 " 가 또 들어가 있었다.

진짜 꼭 읽어봐야 할 책인가 보네! 싶었다.

그래도 선뜻 이 책을 손에 들지 못했다.

 " 리틀 브라더"부터 읽었다.

이건 가독성이 끝내준다. 재미도 있고, 시사하는 바도 있고, 생각거리도 주고, 좋았다.

 

그래도

" 리틀 브라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 1984" 또한 읽어야할 것 같아 드디어 이 책을 손에 잡았다.

역시 진도가 잘 안 나갔다.

중간중간에 가독성이 끝내주는 다른 책을 먼저 읽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도 이 책을 포기하지 않았다.

중반 이후부터는 흥미진진해져서 그런대로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다.

드디어 어제 딸래미 시험 공부 감독하면서 이 책을 완독했다.

스스로에게 쓰담쓰담!!!

 

조지 오웰은 필명이다.

이력을 보니 이 작품을 낸 지 겨우 1년 만에 지병이었던 폐결핵으로 사망하였다.

그의 작품 중 " 1984"와 " 동물 농장" 이 가장 유명한데

두 작품 모두 독서가들에게 자주 인용되는 책이다.

짧은 생애에 비해 두 작품은 오래오래 기억될 책으로 가치를 인정 받은 셈이다.

 

1940년대에 빅 브라더가 장악한 오세아니아의 모습은 정말 놀랍다.

모든 것이 철저히 통제된 사회. 그 속에서 산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아니 그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면 답답하다는 생각조차 못할 수도 있겠다. 

그 독재 체제의  심장부인 진리부에서 근무하는 윈스턴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진리부는 낱말과는 정 반대의 일을 하는 곳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진리를 기록하는 곳이 아니라

진실을 왜곡하여 현재 권력자인 빅 브라더가 계속 절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기록을 고치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윈스턴이 사는 사회는 모든 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이 텔레스크린에 의해 감시당하고

개인의 사유와 자유는 상상조차 못 하는 곳이다.

모든 것이 빅 브라더가 제시한 것만 허용되는 사회이다.


윈스턴은 그 속에서 일기를 쓰는 사람이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사유한다는 것이다.

일기를 쓰면서  자신과 같은 사람이 또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내가 지금 믿고 있는 진리와 자신이 속한 사회가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반기를 들 위험한 상상을 한다.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그 곳에서 윈스턴은 과연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또 그런 사람들과 연대하여 거대한 권력 빅 브라더와 맞설 수 있을까?

 

개인의 사생활을 전혀 인정 하지 않는 사회,

개인을 일일이 감시하는 사회,

독재 체제 유지를 위해 언어와 역사까지 개조하는 사회,

조지 오웰이 묘사한 1984의 사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왜 이 책이 필리버스터에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되었는지 수긍이 갔다.

개인의 자유가 철저히 억압 당하고, 개인의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사회에 대한 

무시무시한 경고인 셈이다.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언어 및 역사까지 날조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권력을 

절대 그냥 놔두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왜 이 책이 꼭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지 충분히 이해 되었다.

100% 이와 똑같은 사회 체제는 아니더라도 이와 흡사한 일을 저지르려는 독재자는 항상 존재하지 않았던가!

절대 권력자,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서와 당원,

철저한 신분 사회의 모습은 비단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목격되는 부분이지 않던가!

절대 권력에 맞서는 자는 어떻게든 잡아내어

고문하고 동지를 배신하게 만들고 급기야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만들어 결국 총살시키는

이 어마어마한 시스템이 소름 끼쳤다.

그 속에서 사유하고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기를 소원하였던 윈스턴의 처절한 몸부림과

마지막 결말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


출판사 소개글처럼 " 어두운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어둡지만 그래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이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두 눈 똑바로 뜨고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및 행복을 지켜야 하니까.

 

<1984>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로, 날카로운 풍자와 정치적 함의로 유명하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언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

신용카드, 휴대폰, 이메일 등을 통해 개인의 신상정보가 쉽게 노출되고 있는 요즘, <1984>의 '빅 브라더'는 먼곳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이라는 감시장치를 이용하고, 또 언어와 역사까지 통제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어두운 비전을 보여주는 걸작.

 

* 출판사 제공 소개글이다.  


이제 그가 남긴 또 하나의 명작 " 동물 농장"을 읽기 시작한다.

이건 " 1984" 보다 진도가 잘 나간다.

앞부분 살짝 읽어봤는데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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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15: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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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15: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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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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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때 고작 15세 소년이었던 동호와 마지막 상무관에 있었던 시민들의 이야기이다 . 소설 ˝봄날˝을 통해 어느정도 그 10일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된 진실이 많다 .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이로써 2권째 읽었다 . 작가는 중심인물을 시작으로 주변인물의 이야기를 꼬리에 꼬리를 물듯 엮어나가는 재능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 ˝채식주의자˝도 영혜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의 이야기였던 것처럼. 마지막 동호어머니의 이야기는 세월호 유가족 이야기인 듯 느껴진다 . 작가의 말처럼 5.18 이후에도 이런 류의 폭력과 고립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진짜 한탄스럽다 .

이 책을 한창 읽고 있는 중 세월호 시신를 수습한 민간 잠수사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 과연 신은 존재하는지 공의란 게 있는 건지 자꾸 화가 난다 . 왜 최선을 다해 시신을 수습한 의인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지. 그가 그토록 트라우마 때문에 괴로워하고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 때문에 힘들어할 동안 정작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져야할 이들은 어떤 나날을 보냈을까! 참 살 맛 안나는 세상이다 . 악인은 흥하고 의인은 고통받으니 말이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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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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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에 빛나는 한강 그녀의 작품이 궁금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보고 더 궁금해졌다. 예상했던 이야기와는 많이 달랐다. 특히 둘째 이야기는 상당히 야해서 좀 놀랐다. 개인적으로 첫째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차이를 인정 못 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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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6 15: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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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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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를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집에 이 책이 꽂혀 있는 걸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다.

어쩐지 낭만이 가득할 것 같은 샌프라시스코에서 벌어지는 비민주적인 일련의 사건을 보고

설마 이런 일이? 라는 생각과

이렇게 될지 몰라! 하는 생각이 반반 들었다. 


해킹이 취미인 마커스는 베이교 다리가 테러범들에게 폭파되던 날,

그 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잠재적 테러범으로 분류되어 어디론가 끌려간다.

어딘지 모를 곳에서 심문을 당하고, 너무 공포스러운 나머지 바지에 오줌까지 싼 마커스는

평생 경험하지 못한 공포를 그곳에서 당한다.

얼마 후, 마커스는 이 곳에서 있었던 일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고,

너를 언제든 지켜보고 있으니 허튼 짓 하지 말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들은 체 그곳에서 풀려나지만

함께 연행되었던 단짝 데릴은 그곳에 남게 된다.


알고보니 자신을 어딘가로 끌고가 겁박하였던 그들은 국토안전부 요원이었다.

베이교 테러를 빙자하여 국토안전부는 샌프라시스코 시민을 모두 감시하기 시작한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찰하기 이른 것이다.

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마커스의 반격이 시작된다.

베이교가 폭파되기 이전의 자유를 다시 되찾고 싶었던 마커스는

자신의 특기를 이용하여 거대한 정부 조직과 맞서려고 한다.

고작 17세인 그가 말이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해커의 세계가 나와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

책에 묘사된 것처럼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어떤 이에게 읽혀지고 있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어디를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는지

모든 게 낱낱이 알려지고 있다면 말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던가!

마커스는 그들의 보안을 보기 좋게 뚫어버리고

자신 만의 방법으로 자유를 되찾고 싶어하는 무리들을 규합하고 행동에 옮긴다.

그런 속에서 "앤지" 라는 여자 아이와의 멜로는 덤이다.

17세 소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자유, 정의 , 사랑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자신만 그곳에서 나왔다는 죄책감과

또 그들에게 잡히면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자유"와 "정의"를 위한 마커스의 계획은 멈출 수가 없다.


책을 읽어보면

왜 필리버스터가 한창이던 때,

이 책을 소개해 줬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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