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와 함께 이벤트를 진행중입니다. 이벤트는 여기를 누르시면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이벤트의 핵은 뭐니뭐니해도 편가르기 투표죠. 추리 vs SF입니다. 

투표 참가자 중 이긴 팀에 투표하신 분들께만 추첨 혜택이 주어지는, 마치 국회위원 선거같은 스릴이 있습니다.  

 

상품은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하시다시피.. 국정원 절대시계. 대신에 무려 시공사 전용 시계입니다. 

착용시 시공간 이동 같은게 가능할 리는 없습니다만. 실제로 봤는데 괜찮습니다. (남자용 같긴 합니다) 

 

자 그럼 건투를 빕니다. 

(참고로 후반 눈치지원이 불가능하도록 투표는 기간 중에 통보 없이 급 종료될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번외- 베스트는 아니겠으나 선착순으로 떠오르는 장르별 세 권 

SF

                     

 

추리 /미스터리

                      

 

투표기간 : 2011-04-22~2011-05-22 (현재 투표인원 : 190명)

1.추리/미스터리
76% (145명)

2.SF
23% (45명)


댓글(47) 먼댓글(0) 좋아요(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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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04-2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공사 라인업은 SF도 추리도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좋으네요.전 추리.지만, 시공 라인업으로는 SF에 손 들어줍니다. ^^

외국소설/예술MD 2011-04-22 15:46   좋아요 0 | URL
네 확실히 손꼽히는 라인업이죠. 음... 저는 일단 중립을 표명하도록 하겠습니다. ㅎ

audi41 2011-04-23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ci-fi와 오랜 우정을 지켜오는 시공사의 sf라인업 !!!

역시 이런 국회의원 선거와 같은 스릴에 꼭 빠져서는 안될

학연 지연 혈연에 편견 취향 넘어서 확증편향까지 똘똘뭉친

의리로 한표 !!!

외국소설/예술MD 2011-04-26 13:17   좋아요 0 | URL
편향. 편향이 중요합니다. 그게 애정이니까요. ㅎ

지니칭구알라딩 2011-04-23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은 무척 좋아하는 1인으로서 추리에 강력하게 한표!

외국소설/예술MD 2011-04-26 13:18   좋아요 0 | URL
덕분에 추리쪽이 급 우세해진 게 아닐까요 ^^;;

깡통 2011-04-25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에 속삭이는자.1,2권 샀는데...
빨리 보고 싶은데.. ㅋㅋ 추리가.. 예술이죠.

외국소설/예술MD 2011-04-26 13:18   좋아요 0 | URL
네 속삭이는 자 저도 다 읽었는데, 영국쪽 평이 애매해서 긴가민가했지만 결론은 '재미있었습니다'!

교고쿠도 2011-04-25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전히 저의 개인적 취향으로, 추리소설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투표합니다 ㅋ

외국소설/예술MD 2011-04-26 14:05   좋아요 0 | URL
네 그게 투표의 본래 의의입니다. ㅎ

serayork 2011-04-26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는 의외로 범위가 넓은지 같은 카테고리에 있어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듯,
추리쪽은 읽다보면 패턴이 비슷해지는 듯도 해서 SF를 선택.
그리고 시공사가 조금이지만 SF를 꾸준히 출간하네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4-26 14:07   좋아요 0 | URL
네 장르소설이라고 해도 선이 명확하게 그어지진 않죠. 특히 SF는 그 스펙트럼이 무지 넓고요. 아마 그런 다양함이 SF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마노아 2011-04-2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쟁쟁해 보이는 책들이군요. 그래도 추리/미스터리에 한 표 던집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1-04-26 14:08   좋아요 0 | URL
네 취향과 소신이 바로 투표의 기본이죠. ^^;

김나라 2011-04-26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땐 sf였는데...나이 먹으니 추리가...큽..
하지만 둘다 놓을 수 없는 장르임엔 틀림없네요^^
md님 잼난 투표 감사해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4-27 13: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더 재밌는 이벤트도 연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더포겔 2011-04-2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에 한표.추리소설중에서도 일본추리소설이 대세인 듯 합니다.요즘은 미나토 가나에, 미치오 슈스케작가의 작품에 빠져있어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4-27 13:49   좋아요 0 | URL
공교롭게도 미나토 가나에와 미치오 슈스케의 신작은 추리소설이라는 전형성에서 벗어나 있죠. 저는 그 두 작가의 새로운 시도들이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들의 목록이 늘어난다는 건 즐거운 일이죠. ㅎㅎ

카스피 2011-04-27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추리와 SF라면 아무래도 추리 소설쪽 독자가 많겠지요.그건 매년 나오는 각 장르의 소설 숫자만 봐도 알수 있으니 이건 좀 거시기 하군요^^;;;;
그나저나 시공사가 90년대와 2천년대 초반 그리폰 북스로 SF소설계의 지존에 오른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SF책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는데 이런 이벤트는 좀 뭐시기 합니다.타이거 타이거,멋진 징조들,어둠의 왼손등 모두 좋은 책임에 틀림없지만 절판되었다고 다시 나온것이다보니(이게 재간인지 아니면 시공사 창고에 있던 반품됬던 책들이 다시 풀린것인지 잘 모르겠군요),솔직히 그냥 남은 책 팔려는 마케팅 수단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로져 젤라즈니의 책이지만 고독한 시월의 밤은 SF라기 보다는 판타지 소설이 아닌가요?? 워낙 sf책이 없으니 그냥 끼워넣기 한것이 아닌가 싶군요ㅡ.ㅡ
요즘 국내 SF소설들은 돈이 안되선지 대형 출판사보다는 중소형 출판사에 나오는 편입니다.개인적으로 시공사는 요런 이벤트 하지 말고 대국적인 견지에서 예전의 그리폰 북스 3기를 얼른 다시 기획하길 바랍니다.솔직히 SF소설은 대형 출판사에서 하지 않으면 워낙 독자가 적기에 중소 출판사는 망하기 쉽상이거든요ㅜ.ㅜ

외국소설/예술MD 2011-04-27 19:54   좋아요 0 | URL
해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나씩 말씀드리죠.

1. 이 이벤트는 시공사에서 펴낸 추리소설과 SF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장르 도서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벤트 페이지는 시공사에서 지원을 받는 것이니 시공사 책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만..

2. 타이거 타이거 등의 절판본을 알라딘에서 판매하는 경우는 직접 알라딘이 계약을 맺고 일정 부수를 다시 찍어낸 것입니다. 반품 도서는 일반적으로 재판매하는 경우가 없을 뿐더러, 있다고 해도 타이거나 징조들처럼 많은 부수의 반품본을 출판사가 가지고 있다가 내놓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원래 남은 책이란 건 없었습니다. 없는 책을 되살려낸 경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3. 젤라즈니에 대한 지적은 맞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판타지에 속하죠.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비롯해서 딜비쉬 연대기 등에 등장하는 크툴루 신화에 대한 오마주들을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을 SF의 일부로 말할 수 있다면, 그것들을 변주한 작품들 역시 SF라는 행성의 위성궤도 정도에는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툴루-매직-스팀펑크 라고 하면 어떨까요. 다아시 경도 있으니까요.(웃음);;

4. 그리폰 3기를 더 빨리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 투표를 SF가 이기고, SF에 대한 댓글들이 많이 달리면 됩니다. 극소수의 매니아들이 진정성(그런게 있다면 말입니다만)을 담보로 SF 발간을 강요하는 것보다, 이 장르 팬들이 얼마나 많이 살아있는지를 관계자 분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 이벤트는 나름 찬스입니다. 시공사에서 직접 보는 pool이니까요. 그러면 저도 시공사에 SF에 대해 더 많은 말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당장에는 <파괴된 사나이>가 재간될 수도 있죠. 말씀하셨듯 근래 SF가 잘 나오지도 않은 시공사 장르문학 이벤트인데, 그런데 md는 왜 굳이 SF를 끌어들였을까... 제 의도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카스피 2011-04-27 21:36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군요.성실한 답변 감사합니당^^

우보 2011-04-27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보다는 추리쪽에 관심과 흥미가 있습니다.예를 들어 알리바이,인간의 심리,설득과정등이 끌립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1-05-04 11:43   좋아요 0 | URL
후자의 세 가지는 SF에서도 만나보실 수는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런 작품들이 소개가 덜 되긴 했죠. 네.

무샤미 2011-04-27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 다 보는 좋아하는 독자로서 힘든 결정이네요.
독자 수는 추리 쪽이 우세할테니 SF에 소신투표를 했습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1-05-04 11: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소신이 중요합니다. ㅎ

둘리 2011-04-28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보다는 추리가 좋아요. SF는 영화로 보는 것이 재미있고, 추리는 소설로 읽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1-05-04 11:44   좋아요 0 | URL
걸작 SF는 결코 영화로는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는 게 지론입니다. 아, 하기는 모든 걸작이 그렇지만요.

쿠크다스 2011-04-2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표경과를 볼 수 있다면 아무래도 대세쪽으로 사람이 몰리지 않을까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5-04 11:4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생각을 좀 해 봤는데.. 나름대로 일종의 pool이라고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정도의 비율이네요. ^^;

이박사 2011-04-30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시공사를 좋아합니다. 이런저런 배경적인 이야기 다 집어치우면... 재밌는 책들이 많고, 장르 출판사 중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모습이 언제나 앞서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다만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건, 사랑받는 작품을 독자가 계속 볼 수 있게 지켜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공사가 앞으로는 기존의 작품들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기존의 작품만 독자가 고집하다간 또 그 작품들만 계속 재탕하고 말 뿐이겠죠. <타이거,타이거>가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이유예요. 휴고나 네뷸러 상은 매년 주어지는데, 우리나라에선 그 책들을 접하기 어려우니까요... 엘러리 퀸이나 그리폰 북스를 다시 내달라고 징징대긴 싫지만, 긴다이치 시리즈나 아리스가와 아리스, 기타 여러 책들을 십수년 뒤에 구하겠다고 헤매는 사람들이 생길까봐 걱정입니다. 시공사라서 고맙고 시공사라서 걱정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시공사라서 기대치가 높은 건 사실입니다. 예전 고려원이 무너진 후엔 시공사가 가장 오랫동안 활발했으니까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5-04 11:46   좋아요 0 | URL
그게 참 뭐랄까.. 판매가 적당히 되면 좋은데 말이죠. 출판사도 기업이다보니 아무래도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독자분들께서 장르물에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해결됩니다, 라고 얘기하면 너무 책임전가가 될까요? ㅎ

네쟈네쟈열매 2011-05-0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어느세 내가 주인공이 되어 그세계속에 있는듯하곤 하는데 SF를 읽을때는 어쩐지 이게 현실에서는 이루어 질수없다는 느낌이 더많이 들어서 어쩐지 현실감이 그렇게느껴지지 않네요ㅠㅠ
전 현실에서 일어날수 있는 책을 읽는 걸 좋아해서 추리소설이나 미스테리라 더 좋네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5-04 11:49   좋아요 0 | URL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에서 좀 더 공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가 겹쳐진 작품들도 영원히 계속 나오겠지만 말이죠. ㅎ

다크선 2011-05-05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계받으려면 추리에 투표해야 할 것 같다. 당연히 추리 독자가 많을테니

하지만 시계 하나에 양심팔기 싫어서 SF 에 한 표 orz

저같은 소신 장르 독자 위해서 진 쪽도 몇 개쯤 추첨 안되나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5-06 16:57   좋아요 0 | URL
아 그것도 좋은 아이디어네요. 한 분 정도는 받을 수 있도록 알아 보겠습니다. ㅎ

ICE-9 2011-05-06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공사가 그리폰북스 시리즈로 SF팬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앨러리 퀸 시리즈를 거의 전부 출간했었던 시그마북스에 대한 추리소설 팬의 지지도 그에 못지 않다고 봅니다. 거기다 SF는 가뭄에 콩 나듯 나오고 있지만 긴다이치 시리즈, 피터 윔지경 시리즈 아리가와 아리스 시리즈 등등 미스터리 장르 소설들은 꾸준히 발간되고 있으니 역시나 미스터리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5-09 16:03   좋아요 0 | URL
시그마북스 시리즈 역시 그리폰 못지않은 레전드죠. 원하시는 분들이 많고... 더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말이죠. ㅎ

말씀하셨듯 추리쪽은 시공사도 그렇고 다른 곳에서도 꾸준히 나와주고 있어서 갈증이 덜한 편입니다. 특히 라인업 세우기 좋은 '시리즈'가 꾸준히 나오는 시공사는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죠. 아마 앞으로도 꾸준하지 않을까 합니다.

bsmin 2011-05-09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력 자극.. 흐흐 추리도 즐거운 지적 이벤트가 되겠으나.. 아무래도 끝이 없이 이어지는 상상의 원천.. SF에 한표 던집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1-05-09 16:03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SF의 상상력은 알면 알수록 더 다양하고 환상적이죠. 더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ㅠㅜ

깔럄 2011-05-1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 SF!! SF!! SF!! SF!! SF!! SF!! SF!! SF!! SF!! SF!! SF!! SF!!
MD님 답글보고 댓글 답니다~

SF 만세~

un8993 2011-05-1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무한한 상상이 가능한 SF도 좋지만 빠질 수 있고, 반전의 묘미가 대단하고 긴박감 넘치는 추리가 더 좋아서 추리에 한표 던집니다 ^^★

파김치 2011-05-1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SF! 추리는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하시니 소신 SF 투표!
하지만 둘 다 책이름만 봐도 반갑고 그러네요+ㅁ+ 못 읽어본 책도 있고, 여러모로 재미있는 투표였어요!

방울새 2011-05-18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야 이겨라!

깡통 2011-07-2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하게도 당첨을 시켜 주셨네요~ ^^ 유용하게 잘 쓸께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7-20 17:32   좋아요 0 | URL
절대시계 소중히 간수하시기 바랍니다.

이박사 2011-07-22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계가 당첨!

외국소설/예술MD 2011-07-25 14:36   좋아요 0 | URL
제가 늘 지켜보고 있습니다 (웃음)
 

원작 vs 영화 

원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팀 버튼)

 

            

내가 곧 세계다. 그러니 너역시 나인 셈이지.

 *스포일러 있음 

 

 -팀 버튼의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면 원작소설의 '속편'이다. 예전에 원더랜드에 갔었던 사실을 잊어먹은 앨리스가 나이를 먹고 다시 그 동네에 가서 겪는 모험담이다. 이 속편에서 원작은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팀 버튼이라면 의례 사용하고 싶었을 시공간 실험이 많았을 텐데도 영화는 어정쩡한 3D효과를 자랑할 때 빼고는 별다른 모험을 시도하지 않는다. 원작의 싸이키델릭한(좀 미친 것 같은)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 옮겨온 것들은 캐릭터 뿐으로, 그나마 팀 버튼 특유의 '화장질'이 잘 먹힌 경우이기는 하다. 붉은 여왕만큼은 정말 못되고 귀엽다. 헬레나 본햄 카터 만세. 덤으로 앤 헤더웨이도 만세. 

  그런데 팀 버튼이면 이걸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그의 영화 내면에 흐르는 원동력이 바로 루이스 캐롤과도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팀 버튼의 영화적 뿌리인 독일 표현주의 영화와 B급 호러영화 모두 고딕 소설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팀 버튼은 고딕 문학을 손쉽게 영화로 만들어 왔다. 그렇다면 고딕 문학과 시대를 공유하면서 그 초현실적 특성을 괴담 이외의 세계로 확장시킨 루이스 캐롤의 이 기념비적인 작품의 영화화도 기대할 수밖에. 그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팀 버튼의 가능성의 한계를 보여준 것에 그쳤다. '영화 작가'와 스타일리스트의 차이랄까.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10대 후반에 접어든 주인공 앨리스가 원더랜드에서 가장 재미없는 캐릭터라는 점이다. 주인공이 '물리학적으로 왜곡된' 시도들이 가능한 원더랜드의 특징을 전혀 (주체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서 영화는 그 매력을 잃는다. 물론 그런 시도를 하려면 시나리오가 원작 수준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난관이 있다. 언어-논리 유희와 시공간에 대한 사고실험을 영상 속에서 책과 같은 수준으로 보여주기는 매우 어렵다. 원작에서는 하나의 논리 혹은 규칙이 만들어지면 세계가 즉각 그에 반응한다. 법칙은 발견되지 않고 제시된다. 나의 말이 세계이다. 나의 시선이 곧 세계를 규정한다. 그러나 영상은 이미 만들어진 영상을 통해 관객들이 세계를 받아들인다. '글'은 추상적인 명제나 지시를 표현할 수 있지만, 영상은 감각에 의존하는 이상 순수한 명제 혹은 논리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앨리스의 영화화는 매우 어렵다. 영화는 세계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세계에 지시하는 목소리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변해랴 얍' 하고 말하면 뾰로롱 하면서 주위가 바뀌는 디즈니 식의 연출을 할 수도 없고... 그래서 팀 버튼은 원작의 '속편'을 만들기로 했는지도 모른다. 실험을 포기하고 '이제 그런 요상한 거 못하는' 숙녀를 주인공으로 들여놓은 것이다. (그러나 관객들은 같은 해에 이 앨리스적인 실험을 다른 영화에서 만나게 된다. 바로 <인셉션>이다)

  팀 버튼의 앨리스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엔딩이다. 원더랜드에서 초현실의 세례를 받았던 아이는 온데간데 없고, 다시 그 세계로 다녀 온 숙녀는 뜬금없이 주체적 여성상을 내세운다. 주체적인 게 나쁘진 않은데, 앨리스가 선택한 방식은 하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국주의 무역상이 되는 것이다. 그녀 자신이 현실 속에서 원더랜드의 여왕과 같은 역할을 원한다. 원더랜드의 붉은 여왕과 흰 여왕은 동전의 양면에 불과하다. 흰 여왕은 정의의 편 같지만 사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없다. 자신이 공격받지만 않으면 나머지 세상의 일부를 악에 맡겨두어도 상관없는 사람이다. 악과 타협하는 선, 그리고 늘 공격적인 악은 탓할 상대와 정복할 상대로서 서로를 필요로 한다. 즉, 다시 돌아온 원더랜드는 현실정치의 세계다. 이 단 한 가지만이 원작 앨리스의 '주체에 따라 변하는 세계'라는 명제를 따른다. 식민지 자본주의 시대의 예비 여걸의 시선이 닿는 순간 원더랜드가 권력 투쟁의 장으로 변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팀 버튼은 원작 앨리스의 특징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다만 도전하지 않은 것뿐일까? 아니면 이건 그냥 정치적인 우화일까? 어느 쪽이건 간에 귀여운 <프랑켄위니>로 데뷔해서 배트맨과 가위손과 화성침공(!)을 만들었던 그 사람은 이제 만나기 쉽지 않을 듯하다. 

 

-외국소설MD 최원호 

 

영화 원작소설 이벤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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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1-04-1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싸! 영화의 엔딩이 참으로 못마땅했던 사람으로서
이 글은 오늘 아침 회장님과의 [계급장떼고얼굴시뻘게지며메롱하기]보다 훨씬 신납니다!
개인적으로 팀 버튼은 확실히 앨리스의 특징을 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흰 여왕을 흰 여왕으로 표현한 건 매우 심하게 감독이 게을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재는 게으른가, 뭐 그럴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


외국소설/예술MD 2011-04-14 13:5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엔딩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황망하기만 했는데, 생각해보니 영화의 전개에 따르면 매우 합리적인 결말이 아닌가 싶었어요. 그 합리적인 게 싫은 거였지만요.;

팀 버튼은 어느 시점 이후로 비주얼에 골몰하는 것 같습니다. 소설을 각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오리지널 스토리들은 무게감이 떨어지고요. 게으르다고 말씀하신 건 아마 각색-설정 과정에 대해서겠죠? 저도 그 점에서는 의아할 정도입니다. 애시당초 상대적으로 그런 능력이 부족한 사람(미셸 공드리라거나)도 있지만, 팀 버튼의 초중기 작품들은 그 기괴한 재기발랄함이 스토리에도 옮아 있었는데요. 어쩌다 이렇게 변했는지는 저도 궁금하네요. 정말 게을러졌나..;;
 

원작 vs 영화 

원작- 괴물들이 사는 나라 (모리스 샌닥) 

영화- 괴물들이 사는 나라 (스파이크 존즈) 

 

          

너네한테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

 

 -모리스 샌닥의 원작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 말 안 듣는 꼬마는 자기 내면의 일부로 빚어낸 듯한 괴물들 사이에서 대장을 자처한다. 괴물이라고 하면 좀 이상한데, 원서에서는 little thing이라고 불리는 친구들이다. 자기보다 덩치도 크고 못생긴 '작은 놈들' 사이에서 대장이 된다는 건 여러가지 의미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남겨두고 다시 떠나오는 것까지도.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녀석의 표정은 시작할 때처럼 심술꾸러기가 아니다. 꼬마 맥스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자신의 little things를 놓아두고 온 게 아닐까. 그래서 이 동화는 악동과 괴물들의 신나는 조합을 선사하면서도 편안하게 마무리되는 교훈극이다. 가족이라는 튼튼한 현실이 이 책의 시작과 끝을 보듬으면서 꼬마의 꿈을 안전하게 둘러싸고 있으니까. '아이들을 위해'라는 관점에서 보면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보수적이고 안전한 선택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왜 이 책을 좋아할까. 아마 모두가 꿈 속 어딘가에 '작은 놈들'을 남겨두고 떠나왔기 때문이 아닐까. 기괴한 생물들이 사는 쓰잘데기 없는 섬. 딱 그 나이대에는 피터 팬보다 더 친구 같았던 존재들, 그래서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만날 수 없는 녀석들.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영화는 어른들의 시점으로 다시 그 섬을 방문한다.

  우리나라의 영화 배급 업체들은 요정이나 귀여운 용모의 괴 생명체들이 나오는 영화를 전부 가족용으로 프로모션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가장 극명한 낚시 사례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판의 미로>일 것이다. 스페인 내전을 우화로 재해석한, 사람 얼굴을 '줘 패서' 뭉개버리는 이 극악무도한(?) 작품을 해리 포터 수준의 모험물로 홍보했으니 상처받은 동심을 어찌할 것인가. 그 사정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도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 봐봐야 원작보다 훨씬 흉포해진(!) 주인공 맥스의 나쁜 행동 밖에 배울 게 없다. 원작과 달리 맥스는 반성하지도 않고, 얻은 교훈도 없다. 오히려 늘 하던 대로 멋대로 살다 보니 별 희한한 놈들 만나서도 기죽지 않고 즐거운 날들을 보낼 수 있었다. 맥스는 파악 불가능한 꼬마다. 영화의 감독 스파이크 존즈는 아이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고, 말 그대로 '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멋대로다. 영악하고 인정사정 없다. 잘 놀다가 덜컥 집에 가겠다고 하면서도 아무런 동요도 없다. 비록 원작에 비해 투쟁에 가까운 현실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래도 맥스는 망설이지 않는다. 이 녀석은 꿈 속 네버랜드와 앞으로 살다가 늙어 죽어야 할 세계의 차이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남은 거라곤 괴물들이다. '작은 놈들'. 꼬마가 떠날 때 가지 말라고 붙잡던 놈들. 허리춤까지 바닷물이 차오르자 이내 포기하고 망연히 맥스를 바라보는 놈들. 작별인사인지 잡으려는 마지막 시도인지 알 수 없이 치켜든 한 팔. 영화 속 세상 모든 것을 본능적으로 꿰뚫고 있는 맥스가 유일하게 모르는 것이 바로 이놈들과의 미래다. 이제 이놈들을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거란 사실, 그래서 오래간 잊었다가는 가끔 야근에 지쳐 선잠을 잘 때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게 전부일 거라는 사실 말이다. 

  맥스는 괴물들에게 '너네한테도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여기서 엄마는 중산층 가정의 따뜻한 어머니를 뜻하는 게 아니다. 영화 속의 맥스 모친께서는 성격이 만만치 않으시다. 맥스의 저 대사 속 '엄마'는 말 그대로 절대적이고 당위적인 존재다. 엄마는 하늘이 나와 맺어준 사람이다. 신이라고 바꿔 말해도 상관없다. 마땅히 원래부터 있어야 할 것. 세계의 중심. 삶의 의미. 이 '작은 놈들'은 그런 것 하나 없이 고독과 싸우며 생애를 하루씩 연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이제 겨우 재밌어지나 했는데, 간다니. 네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니? 맥스는 알 수 없다. 어른이 되어보지 못했으니까. 어떤 의미가 생길 정도로 특별한 존재를 만나고, 또 그것을 잃는 게 무엇인지 아이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괴물들은 알고 있다. 스크린을 통해 자신들을 보고 있는 어른들처럼. 

  이 영화를 보는 어른들은 한때 괴물들을 섬 속에 버려두고 온 아이들이었으며, 언젠가부터는 그 자신이 섬에 남아 수평선을 바라보는 괴물이 되었다. 은근히 채도를 줄여 을씨년스런 느낌이 드는 이 섬은 어른들의 섬이다. 어릴 적 버려두었던 섬,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그 안에 걸터앉아 그 무엇을 영원히 기다리는 섬. 그래서 과거와 현재의 자신이 서로 맞딱드리는 섬. 어디에나 있는 아주 작고 영원한 섬 말이다. 

 

-외국소설 MD 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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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4-1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틀 띵스가 없는 어른인가봐요, 이 책을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아들 아이가 읽어달라 해서 수도 없이 읽었건만, 대체 왜 이게 재밌다는 건지, 끝까지 이해가 안 갔던 기억이...

외국소설/예술MD 2011-04-12 18:25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 때 이 책을 못 봐서 재미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이 먹고 보니 왠지 좀 서럽고..ㅠㅜ 그러고보니 이번 글이 연재 중에 가장 사적인 글 같네요. ㅎ

밤의숲 2011-04-1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무척 좋아하는 그림책과 영화입니다. 그런데 원서에서 wild thing이 아니라 little thing이라고 표현된 적이 있던가요? 문득 생소하게 느껴져서 의아하네요. ^^;
저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아 다운받아 보았지요. 보고 나니 너무 좋아서 국내에서 영영 개봉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ㅎ 괴물들이 맥스에게 “Will you keep out all the sadness?”라고 묻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어요. >_<

외국소설/예술MD 2011-04-14 13:44   좋아요 0 | URL
어 그런가요? 뭔가 제가 오해를? 아니 이렇게 선명하게 틀릴 수도 있는걸까.. 요즘 제 기억력이 급 퇴보중이긴 한데요. 그래도 이렇게 선명하다니 뭔가 뇌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생긴 걸까요. 갑자기 걱정이 되네요.;

국내에 DVD가 발매된 직후에는 안좋은 평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 용으로 생각한 경우가 많았나본데 아무래도 타게팅이 틀렸죠. 그건 감독 탓(?). 그렇지만 대신에 이 영화를 마음에 담은 어른들이 꽤 되는 것 같아요. 저도 그중 한 명입니다.ㅎ 책 읽고는 짠했는데 집에서 영화 혼자 보면서 울었;
 

원작 vs 영화 

원작- 피아노 치는 여자 (엘프리데 옐리네크) 

영화- 피아니스트 (미하엘 하네케) 

 

            

 소시민은 변태를 비웃는다

 

 -저기 영화 포스터를 보시라. 뒤로 길게 뺀 이자벨 위페르의 깡마른, 약간 휜 왼쪽 다리. 검은 옷과 완벽하게 다듬어진 머리칼. 흑백 패턴의 화장실 바닥. 같은 각도로 열린(즉, 같은 패턴의) 흰색 문과 흰 벽. 사람의 피부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흑백으로, 일정한 패턴으로 정렬되어 있는 섬짓함. 심지어 등을 돌린 남자조차 마그리트의 그림 속 누군가처럼 보인다. 자칫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로 오해할 수도 있는 이 강박적인 한 장면이 이 영화와 원작을 '이미' 잘 설명해준다. 저 포스터는 불길하다. 편집증을 불러 일으키는 정신적인 압력이 팽팽하다. 절대 구겨지지 않을 것같은 포스터. 

  그렇다. 원작소설이건 영화건 (보통 쓰이는 의미에서) 정상이 아니다. 여주인공 에리카는 강박증의 화신이면서 동시에 성욕의 화신이다. 그녀의 강박증은 세상 모든 것에 영향을 끼쳐서 대인관계에조차 '시스템'을 설정한다. 당연히 정서적 유대 같은 불안정한 패턴에는 관심이 없고, 덩달아 섹스에도 그다지 흥미가 동하지 않는다. 흥미가 없다기보다는, 섹스에는 뭔가 너저분한 부수적인 것들이 너덜거린다. 의식적으로 그 장애물을 돌파한 뒤에는 섹스는 이미 섹스가 아니다. 매번 혐오를 정면 돌파해야 하는 성행위는 그저 고통일 뿐이다. 그녀는 섹스의 화신이면서 동시에 섹스는 그녀가 이룰 수 없는 행위다. 그러면 어떡하는 게 좋을까? 에리카는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다른 행위들을 개발한다. 이 '색다른 성욕 해소 액션'은 소설에서건 영화에서건 부지기수로 등장한다. 휘황찬란하다.

  왜 그렇게 되었나? 틈틈이 단서들이 주어진다. 에리카는 어머니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 어릴 적부터 정서적으로 압력을 계속 받고 살았다. 아, 그래서 불우한 유년 시절이 이 여자를 삐뚤게 만들었구나. 라고 생각하지 마시라. 이 소설/영화는 그렇게 만만치 않다. 에리카의 변태적 행위는 충동적이지 않고 완전히 계산되어 있다. 아무것도 그녀를 상처입히지 못한다. 그녀는 완전히 안전한 세계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섹스를 즐기며, 그 방식도 오감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다. 이성의 완전한 조절 아래 감각의 최대치를 개방해내기.

  이성의 완전한 조절 아래 감각의 최대치를 개방해내기. 이것은 또한 세상 모든 피아니스트들에게 요구되는 조건이다. 피아노는 글렌 굴드의 말에 따르면 가장 통제하기 힘든 악기다. 피아노는 피아니스트가 10을 입력한다고 10을 출력해주는 악기가 아니다. 거기에는 메카니즘과 그 이상의 '무엇'이 있으며, 그 황금 열쇠를 찾는 여정이 바로 피아니스트의 삶이다. 에리카는 거의 열쇠를 찾을 뻔했던, 지금은 영감을 상실한 피아노 교수다. 그러나 그녀는 피아니스트의 황금 열쇠를 자기 안에서, 피아니스트가 되기 전부터, 피아니스트를 포기한 뒤에도 찾고 있다. 무너져버린 과거들과 강박적인 현실 속에서 '그 무엇을 탐구하기'. 따라서 얼핏 불쾌해 보이는 그녀의 행위들은 결코 단순한 변태 엽색 행각이 아니다. 에리카는 욕망 앞에 무너지는 법이 없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그 격정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관찰하고 실험한다.

  독자/관객들이 불쾌한 것은 에리카의 변태적 행동에 '왜'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필 왜 그런 행동을 할까'에 대한 답은 없다. 에리카도 소설가도 감독도 입을 다문다. 아니,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설명은 원래 불가능하다. 왜 스비야토슬라프 리히터의 어떤 베토벤 소나타 30번 2악장은 그렇게 느릴까? 어째서 그 순간 그런 선택을 했을까? 즉흥적인가? 즉흥적이라면, 그는 원래 즉흥적인 사람인가? 아니다. 피아니스트 리히터와 1963년 11월 28일 라이프찌히 실황공연의 리히터는 같은 사람이지만 그 둘은 또한 다르다. 그날의 베토벤은 왜 느렸는가? 그날은 그렇게 되었어야 했던 것이다. 에리카 역시 피아니스트다. 어떤 날은 휴지에 묻은 정액 냄새를 맡고, 어떤 날은 핍쇼를 보고(그러나 모든 감각을 이용할 것), 어떤 날은 드라이브인 씨어터에서 다른 커플을 엿보며 오줌을 눈다. 절대로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통제하면서. 섹스를 음악으로 표현한 경우는 많았지만, 에리카는 그 '음악가'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그렇다. 대개의 경우가 그렇듯이 에리카(와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그들을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너머의 존재다. 탐구자들.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한쪽 어깨에 올려놓고 자위행위를 하는 사람들. 피아니스트.

  소설과 영화 둘 다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소설은 냉정하게 절제된 서술로 휘황찬란한 행위들과 강박증 사이를 오가며, 영화는 이자벨 위페르의 신경질적인 한 톤 높은 목소리와 강박적인 미장센으로 고도의 압박 작전을 펼친다. 굳이 점수를 주자면 영화에 보너스를 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으니까. 메인 테마나 다름없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3중주 D.929의 2악장, 그리고 '영원히 반복될 것같은' 슈베르트 소나타 D.959의 잔향은 관객들이 에리카를 이해하는 데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 그렇다.

  그녀는 슈베르트를 좋아한다. 
 

  

-외국소설MD 최원호  


p.s: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소설들이 꾸준히 국내에 출간되는 이유는 알 수 없다. 상을 많이 타서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꾸준히 변태적인 그녀의 소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앞으로도 이해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이미 독자 자신이 그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불쾌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소시민을 위한 소설이 있고, 안 소시민을 위한 소설도 있는 것이다. 최소한도로 이 작품을 폄하해서 '세기말 현대 사회의 광증'이라고 하더라도, 이만큼 강렬한 광증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지 않은가? 세기말 현대라는 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계니까. 

p.s2: 물론 영화 역시 막장이라고 욕을 많이 먹었다. 그렇다 치자. 그러나 art는 예술이면서 동시에 장인의 경지에 오른 기술을 뜻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장인의 경지에 오른 최고급의 막장극이다. 이보다 더 '아트 무비'에 부합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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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4-0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막장이라고 욕을 많이 먹었어요? 우와, 상상도 못한 일이네요. 세상은 역시 나와는 다른 이들로 넘쳐나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4-08 18:42   좋아요 0 | URL
저는 타르코프스키나 앙겔로풀로스 같은 사람들 말고 미하엘 하네케야말로 소위 '아트' 취향을 가늠하는 리트머스라고 생각해요. 경계 지점에 있다고 할까..

다락방 2011-04-08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잘 안나요. 전 전혀 줄거리를 알지 못한채로 봤다가 여자가 점점 이상해지는구나, 라고 생각했던 그때 당시의 기분만이 남아있네요.
저 이 영화 원작이 있다는 걸 최근에 알게되서 4월1일에 사두었거든요. 그리고 저쪽에 치워뒀었는데, 지금 읽는 책 다 읽으면 이 책 읽어야겠어요.

치니 2011-04-08 12:16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 제가 저런 댓글을 단 이유는, 저는 책을 읽었는데 영화를 보고나서 여주인공을 연기한 이자벨 위페르가 정말 위대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아 - 다락방 님, 빨리 읽어봐요, 소감이 완전 궁금해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4-08 18:43   좋아요 0 | URL
다 읽으신 뒤의 느낌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제가 예측할 수 없겠으나, 일단 흥미로울 것임에는 틀림없을 거라 봅니다. 재미있다와는 다른 뜻이지만요. ㅎ

비로그인 2011-04-1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마지막 부분(이자벨 위뻬르가 자신의 가슴을 칼로 찌르고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에서 정말 감동...
저도 그 장면에서 나오는 슈베르트의 피아노3중주 D.929 2악장 첫부분, 너무 좋아서 요즘도 즐겨듣는답니다.
자해와 마조히즘, 완벽성에 대한 추구 등의 심리를 너무나 잘 파헤친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기덕도 미카엘 하네케를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기도 했죠..

외국소설/예술MD 2011-04-11 18:42   좋아요 0 | URL
이 글 본문에서는 일부러 중후반 내용을 말하지 않았었죠. 그 변화 과정을 독자/관객들이 함께하는 게 의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ㅎ 사실 뭐 스포일러는 아니지만요.

저도 그 엔딩을 말하고 싶었어요. 선셋 대로의 한 장면처럼 우아하고 강렬하고, 그러고보면 욕망을 말하는 멋진 영화들은 그렇게 본능적인 품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저 위대한 여배우들께 경배를.

그러고보니 슈베르트 d.929는 해피엔드에도 나왔었죠. 그 영화도 욕망에 대한 영화, 라고 봐야겠죠? ㅎ
 

원작 vs 영화 

원작- 신 기생뎐 (이현수)

드라마- 신 기생뎐 (이영희, 손문권 / 극본 임성한)

 

 

짝짝짝!

 

  욕망이 불꽃이 떠난 주말 드라마계의 왕좌를 차지한 드라마가 있다. 막장(!)계에서 일가를 이룬 드라마 작가 임성한이 선보이는 <신기생뎐>이 그것. 재벌 2세와 계모와 출생의 비밀에 지레 기함해 원작에 손을 대지 않기엔 이 소설이 너무 아깝다.

  소설의 중심은 군산의 기생집 ‘부용각’이다. 전국의 돈을 모두 벌어들이고 있다는 질시도 옛날, 이제는 몰락만을 기다리고 있는 마지막 기생집이다. 소설은 부용각 사람들의 면면을 품격있는 문장으로 서술한다. 평생 음식만 만들어온 부용각 주인 부엌어멈 타박네와 전국에 이름을 떨친 소리기생 오마담, 영욕의 세월을 지나온 부용각을 마지막까지 잇게 될 춤기생 미스 민, 오마담의 기둥서방과 오마담만을 바라봐온 집사까지. 부용각 사람들은 곧 스러질 부용각을 이루고 있다. 어떤 위기의식도 없이. 분노와 슬픔도 없이. 열정도, 애정도 아닌 평상심으로.

  누군들 아름답고 신성한 사랑을 꿈꾸지 않겠나. 욕된 세월도 세월은 세월이듯이 욕된 사랑도 사랑은 사랑인 것이야. 고백하자면 나는 눈을 뽑아버리고 싶은 적도 있었네. 다시는 앞을 보지 못하도록 눈알을 파내고 싶은 적이 있었어. - 153쪽.

  가장 좋았던 장은 ‘집사의 사랑’이었다. 능소화 향에 취해 부용각에 발을 디딘 이래, 평생을 오마담을 바라만 봐 온 집사. 그는 평생을 애초에 손님으로 부용각을 방문하지 못한 스스로를 원망하며, 오마담의 기생의 일생을 바라본다. 스러져 가야 할 그녀의 일생을 마지막까지 지키겠다는 우직한 열정. 그러나 매일 같은 자리에 꿀물을 놓아둘 정도로 그녀를 증오하는 그의 모습은 선덕여왕을 연모해 불로 화하고 만 지귀의 정념을 닮았다.

  나는 이런 소설이 좋다. 선악의 영역이 아닌, 미추의 영역에 자리한 소설. 소담한 문장으로 삶의 한 풍경을 그저 그려내는 소설. 머리를 올리는 기생과, 사랑을 얻기 위해 물속에 몸을 던진 어린 기생 채련, 끝내 기생의 생을 벗어나지 못하고 기둥서방 사이를 전전하는 오마담. 이들은 확실히 옳지 않다. 그 옳지않음의 대가로 이들은 천대당하고, 사라짐의 운명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사라져가는 것이 어디 기생들뿐이랴. 이 소설은 은근한 맛으로, 사라져가는 것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준다. 흐릿하고 푸르고 먼 안개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 그 마지막을.  

-국내소설/시 MD 김효선 님의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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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4-0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글을 읽으니 드라마가 얼마나 막장일질 잘 알겠네요.정말 임성한 작가는 막장 드라마의 종결자 이십니다,탕 탕 탕!!!(봉 두드리는 소리)

한국소설MD김효선 2011-04-08 10:34   좋아요 0 | URL
드라마를 발췌해서 본 처지라, 마냥 막장에 대해 말하는 건 좀 무안하긴 한데요, 소설에선 부용각 모티프와 예술을 하다 기생이 된 미스 민 모티프만 가져온 느낌입니다.. 아스트랄합니다..

stella.K 2011-04-0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길 내심 바랐는데,
웬 막장질 드라마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것도 50부작!ㅠㅠ

한국소설MD김효선 2011-04-08 10:35   좋아요 0 | URL
영화였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아요. 한 캐릭터 정도만 집중해서 그려냈으면 취화선 같은 영화 느낌도 났을 텐데요. 드라마의 가치관과 소설의 가치관 자체가 맞질 않는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stella.K 2011-04-08 12:49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취화선!
암튼 동양화 같으면서도, 한국적 한과 에로티시즘이면 딱인데 말입니다.ㅠ

나비 2011-04-08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의 삶을 다 볼 순 있을까요?

한국소설MD김효선 2011-04-08 10:37   좋아요 0 | URL
음.. 제가 이 코멘트를 제대로 이해했는진 확신이 안 서지만, 아마도 드라마에선 소설 속 '그들'의 삶이 제대로 보여지긴 힘들 것 같습니다.

다운이 2011-05-18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처음으로 드라마에 흥미를 느끼고 보기시작했어요..
재미있게 앞으로 그들이 펼쳐갈 아름다운사랑 기대해봅니다..
어떤일이 있을지..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