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새롭게 발견되며 여태까지 보이지 않았던 존재가 갑자기 부상하는 경우가 있다. '스토커'라든가 '니트족' 따위의 말을 발견함으로써 어떤 사람들이 갑자기 분류되고 눈에 띄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옛날 일본인은 성서 안의 '사랑'이라는 말에 의해 '사랑하다'라는 감정을 발견했다. 혹은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앞으로 언젠가, 아직 말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감정을 스스로의 내면에서 발견해내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66쪽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사전을 갖고 있다. 무엇이든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름을 붙여서 분류할 필요가 있으니까. 다만 타인이 특정한 개념에 대해서 나와 같은 정의를 내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속단하지 말자.그 섣부른 판단에서 빚어지는 감정적 참사의 규모는 결코 작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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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5 - 유적에서 날아온 SOS 사건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5
트롤 글.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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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 동생이 왜 이게 제일 재미있다고 한 건지 잘 몰랐다. 나는 4권이 더 재미있는데. 물어보니 아무 말도 안 하고 손가락으로 4, 6을 번갈아 펴길래 46페이지를 펼쳐 보았다. 그랬더니...

엉덩이 탐정과 엉덩이 탐정의 아버지가 얼굴에 힘을 끙끙 주면서 입으로 방귀를 뀌고 있었다!! 힘을 주느라고 이마에 생긴 주름을 보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악당들의 표정도 너무나 웃겼다. 눈은 너무 커져있고 눈물이 고여 있다. 그리고 입도 눈의 4배만큼 거대화되어 있었다. 그 다음장에는 악당 보스가 쓰러져 있고 옆에 작은 글씨로 지... 지독해 라고 나와 있었다.

 

엉덩이 탐정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책과 나의 인생책 <13개월 13주 13일 보름달이 뜨는 밤에>라는 책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는 이 책은, 전세계 어린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2018년 11월 30일

 

※ 위 감상문은 만 10세 어린이가 직접 쓴 것으로, 부모의 의견과는 약간(이 아니라 많이) 상반된 견해를 피력하고 있음을 꼭... 꼭... 말하고 싶어지는 이 기분 뭐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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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그림동화 1
레이먼드 브릭스 글.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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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어린아이의 기발한 상상과 곰의 특징들을 자연스레 연결하여 쓴 그림책이다.

주인공 틸리는 외동딸이다. 그래서 늘 곰인형과 함께 잠을 잔다. 어느 날, 틸리보다 몇 배는 큰 북극곰이 창문으로 틸리 방에 들어간다. 북극곰은 틸리와 함께 재미있게 논다. 가끔 사고도 쳐서, 틸리가 난감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틸리의 엄마, 아빠는 북극곰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보지 못한다. 그 곰은 오직 틸리에게만 보인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처럼 북극곰과 함께 잠자리에 들고 나서였다. 틸리가 잠에서 깨어나 보니 북극곰이 사라진 것이다. 곰은 원래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 그림책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곰인형과 곰이 아는 사이여서, 인형의 도움으로 곰이 틸리에게 찾아간 것 같다. 인형은 틸리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틸리가 분명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곰 인형은, 틸리에거 북극곰을 만나게 해 준 다음, 때가 되자 북극곰을 고향으로 돌려 보낸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도 예쁜 것 같다. 그냥 봤을 때는 색연필로 그린 것 같은데, 그림이 내용하고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였다.

 

2018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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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이 되기 위해서는, 즉 개방된 태도로 관용과 호기심을 갖고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 공존한다는 사실을 믿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은 세계를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 상상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여러 과정들이 거대한 맥락의 일부임을 의미한다.

(중략)

공감 능력은 유전적으로 물려받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만큼은 인간 본성이라는 개념을 창문 밖으로 내다버리자. 공감 능력은 보통 어린 시절에 발달하고 대개 부모나 학교 교육에 의해 계발된다. 또 성장 경험에 의해 육성되거나 억압되기도 하며, 편견에 의해 제한될 수도 있다. -81~82쪽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사회가 거대한 소시오패스 양성 집단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게 아닌가 무서울 정도다. 표정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회색인간이 문학 속에만 등장하는 메타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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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 안에 있거나 상대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너 사이의 좁혀지기도 하고 넓혀지기도 하는 공간에 불안정하게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그 조그맣고 불안정한 공간과 모든 것을 변화시키며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열정이 아니라 노력이고, 본능이 아니라 본능을 넘어선 태도입니다. 관계에 대한 모든 것은 배워야만 하고 갈고 닦아야만 하지요. 그건 사랑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56쪽

 

어딘가에 단단히 뿌리내렸거나, 밀착돼 있지 못하고 불안하게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것들은 사랑 말고도 많더라. 대부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에 존재하고, 세심하게 살펴보고 다루지 않으면 언제 부서질지 몰라 마음졸여야 하는 것들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그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지만 배우려고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가르쳐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이 글귀를 보면서 한다. 그곳에 사랑만이 있는 건 아닐 것이다. 바싹 말라가는 사회만큼 메마른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려주는 뉴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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